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
이현경 지음, 선미화 그림 / 책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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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



<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는 매일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SBS 러브FM [이현경의 뮤직토피아]를 진행하는 DJ 이현경 씨가 새벽에도 잠 못 이루는 청취자들과 나눴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뭐해?' 하면서 뜬금없이 새벽에 문자를 보냈을 때, '어.. 그냥... 그러는 넌 안 자고 뭐해?'라고 되물어 오는 친구처럼 이 책에는 정겨움과 애틋함, 슬픔 등이 여러 가지 빛깔로 담겨 있다.



작지만 소중한 새벽 마음들을

차곡차곡 담아낸 출판사 에디터와

자신의 서툰 위로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무수히 많은 별들을 붓 칠한

그림 작가와 함께 엮었어요.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든든하고 따뜻한 마음들이

'함께'여서 참 다행이에요.




가끔 새벽녘까지 잠 못 들 때가 있다. 기획안을 쓰지 못했거나 원고가 밀렸거나 그냥 하릴없이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눈은 반쯤 잠겨 스마트폰 들여다 보기도 버겁고 지루할 때는 라디오를 켜 놓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고 멍 때릴 때도 있다.


모두가 잠들었다고 생각하는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 그 시간은 누군가에겐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했다. 미처 끝내지 못한 하루와 일찍 시작하는 오늘이 교묘히 겹쳐지는 새벽 시간. 평일이지만 월차를 내고 늦은 새벽까지 여유를 부릴 때 모두가 잠든 것처럼 고요한 새벽에 혼자서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희미한 내 그림자의 움직임에 흠칫 놀라기도 한다.


아무에게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이야기도, 누구에게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도 라디오에 꾹꾹 눌러 보낸 사연 속에는 영화 <라디오스타>처럼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진심을 담아 전하는 DJ의 말소리를 새벽에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그 새벽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란 주제로 마법 같은 시간인 새벽에만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소리들을 담았다. 두 번째 장에서는 '괜찮은 게 괜찮지 않아서'라는 주제로 각자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적었다.


세 번째 장에서는 '지금 이대로도 좋은 행복을 찾아'를 주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네 번째 장에서는 '나에게 익어가는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기'라는 주제로 힘든 삶이지만 자신에게 익어가는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고 다시 한번 자신을 믿어보는 다짐에 대해 소개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오늘 너의 하루를 응원할게!'를 주제로 그런 우리들의 오늘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들을 담아냈다.


중학교 다닐 때 라디오를 신주 딴지 모시듯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밤 10시 이후 잔잔한 팝 음악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는데... 새벽 시간, 라디오에서만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진솔한 이야기들을 보다 보니 책장을 덮기가 아쉬웠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한 편 소개한다.


잠 못 이루는 그대에게

158 ~ 161페이지


얼마 전 팟캐스트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가

잠이 안 와 고민이라는 11살 소녀의 하소연을 들었어요.

잠이 오지 않아 12시까지 버티다가 다음날 늦잠을 자면

학교 가기 싫고 부모님께 혼나기도 한다면서.

이러다 내 인생이 엉망이 되면 어쩌지 걱정을 하는데요.

수많은 청중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지만

자기 이야기를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웃음이 절로 나더라고요.


... 중략


볼륨을 살짝 낮추고

눈을 감고 귀만 열어놓은 채

하루의 감사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편안한 자세를 취해주세요.


어른 음료는 처음에는 수면제 역할을 하지만

결국 술이 깨면 잠도 깨니 되도록 삼가시고요.

음악 소리, 라디오 식구들이 보내온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겁니다.

그렇게 서서히 꿈나라로 갈 채비를 하세요.


제가 동행할게요.




이 책은 잠 못 드는 새벽에 보통 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도 좋지만 책 중간중간에 들어 있는 일러스트 그림이 편안함을 더해 준다. 지금도 가끔 새벽에 깨서 먼 산 바라보듯 멍 때릴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럴 때 읽으면 더 좋은 책이다.



책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2363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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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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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고 싶다면, 돈이 선택하는 흐름을 읽어라



미래를 예측할 때 과거의 역사를 잘 들여다 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한진수 교수가 쓴 <돈의 선택>은 문명의 수레바퀴를 처음 돌린 돈의 탄생부터 돈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돈이 선택하는 흐름을 따라간다.


<돈의 선택>은 2500년 경제사에서 결정적인 장면만 뽑아 소개했다. 한 교수는 오이코노미코스에서 실크로드와 인클로저를 거쳐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그리고 복지국가까지. 각 장면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라고 주문했다. 각각의 사건이나 인물, 현상, 변화들에 주목하면 오늘날의 변화를 좀 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오이코스(oikos)는 집 또는 가계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오이코스 경제란 '집 경제'를 뜻한다. 역사학자들은 고대 경제를 '오이코스 경제'로 부른다. 당시엔 대가족으로 구성되며, 대규모 농장과 다수의 노예를 소유했다. 오이코노미코스(oikonomikos)는 '집 관리', '집 운영'이란 뜻으로 사용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오늘날처럼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 떳떳하거나 회사를 크게 키우는 일이 용납되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 동안 조물주만큼이나 건물주가 부러움을 사는 일은 없었다. 특히 장사를 해서 이윤을 남기는 행위는 옳지 않은 일로 여겨졌다. 르네상스 시대만 해도 이자 수취 같은 이윤 추구는 심할 경우 파문에 해당하는 죄였다.


<돈의 선택>을 읽다 보니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당시엔 경제학사 과목이 가장 듣기 싫은 과목 중 하나였다. 은퇴가 멀지 않았던 김모 교수는 20년도 더 됐다는 한 권의 노트를 펼쳐 놓고, 가끔 고개를 들어 몇 마디 할 뿐. 1시간 넘게 줄줄 노트를 보고 읽는데 강의 시간을 보냈다. 아이러니한 일은 무수히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한 과목보다 이 과목은 출석만 잘 하고 선배들이 건네준 족보만 잘 챙기면 A학점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이 책의 한 교수처럼 돈의 흐름을 역사적으로 짚어준다거나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해 과거와 비교해 가면서 설명해 주었더라면 경제 분야에서 한자리를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당시에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로 유명한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도 읽어볼 생각조차 못 했다.




한 교수는 경제의 역사를 모르고서는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적 삶이 차곡차곡 쌓여온 것이 경제의 역사라며, 경제의 역사엔 유구한 '돈의 흐름'이 강물처럼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부를 움켜쥐는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역사를 통찰하고 전망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했다. 변화의 길목에서 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돈의 선택'을 읽어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2020년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100년 주기설이 나올 만큼 바이러스도 역사처럼 반복해서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약 800년 전에도 흑사병이 번져 세계는 대혼란에 빠졌었고, 100년 전에는 스페인 독감이 대유행하며 5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1차 세계대전으로 희생된 사람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수치로 알려져 있다.


<돈의 선택>은 세계를 제패하며 영원할 것 같았던 로마 제국도, 유라시아를 평정했던 몽골 제국도 어느 순간 내리막길을 걸었다며,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많은 변화들이 예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교수는 팬데믹 이후 찾아올 두 갈래의 길에 위기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변화의 길목에 서 있는 우리 모두는 생존을 위한 경제의 흐름 즉 돈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할 때다. 그렇지만 돈은 불공평하다. 똑같은 종목으로 장사를 해도 누군가는 돈을 쓸어 담고, 누군가는 폐업을 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누군가는 엄청난 부를 일구는 반면,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조그만 부마저 시장에 헌납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시장에 무수한 돈이 쏟아지고 그만큼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심해지면서 불공평한 돈이 앞으로는 또 어디로, 누구에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돈의 선택>은 경제의 역사를 고대, 중세, 근대 전기, 근대 후기, 현대까지 5가지의 시기로 나눠 설명했다.


중세까지는 동양의 문명과 경제가 서양보다 앞섰지만 근대 이후 동양은 서양의 식민지가 되었고, 자본주의 영향으로 근대와 현대는 서구 중심의 세계가 되었다. 한 교수는 경제사를 이렇게 구분한 이유로 고대는 노예제, 중세는 봉건제, 근현대는 자본주의로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대와 중세에는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토지가 핵심 생산 수단이었다. 자본주의가 탄생하면서 핵심 생산 수단은 토지에서 자본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근현대에는 공장이나 기계 같은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경제력을 쥐게 됐다는 것이다.


경제는 살아 움직인다. 돈의 선택도 움직인다. <돈의 선택>은 경제사를 34가지 핵심 키워드로 추려내 먹고사는 문제의 역사를 읽고, 돈의 흐름을 되짚어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 경제사의 주요 사건을 토대로 각 시대마다 돈이 어느 곳으로 모였는지, 돈의 선택이 인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 부의 지도를 그리며 설명했다.


이 책은 매일같이 바뀌는 돈의 흐름 속에서 자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운용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장기적인 경제관과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중앙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2291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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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어 필 무렵 - 드라마 속 언어생활
명로진 지음 / 참새책방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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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란 무엇인가?

주인공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 죽도록 애쓰는 것


- 시나리오 작가 심산



<동백어 필 무렵>은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명로진 씨가 '인간성은 말로 드러난다'라며, 국내 드라마 25편을 분석해 소개한 책이다. 특히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언어생활을 들여다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드라마 한 편을 보는데 머물지 않고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회 현상들을 끄집어내 드라마 속에서는 어떤 대사로 이것들이 표현됐는지 소개했다. 또한 이 책이 배우이자 작가로서 연기와 저술의 접점을 맛보았던 자신의 미디어 인생 30년의 결산이라고 설명했다.



유명해진 드라마에 끌린 이유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대사 즉, 언어생활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캐릭터들의 말투가 사람들의 눈가 귀를 사로잡는 끌림의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겠다고 반문했다.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캐릭터는 한두 마디의 대사로부터 되살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방영됐던 〈다모〉의 구체적인 장면들은 잊었어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극 중에서 명장면이나 유명한 대사들은 개그 프로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단골 메뉴처럼 패러디 되곤 한다. BGM이나 OST만 들어도 극 중 인물의 성격과 내면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아도 특정 장면만은 또렷이 기억났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오래도록 그 드라마나 캐릭터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그 인물의 언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연기자로 얼굴을 알린 명로진 작가는 기자로 잠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인디_칼리지 대표로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인문학과 글쓰기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심산스쿨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는 그의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현재 50여 권의 책을 쓴 저자로 구수하면서도 시니컬한 입담을 글 속에 잘 녹여내는 다재다능함을 갖추고 있다.





<동백어 필 무렵>은 동료 선후배 배우들로부터 그가 보고 느꼈던 드라마의 속 사정과 함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곁들여져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중점을 둔 부분은 앞서도 이야기했던 드라마 속 언어생활이 어떻게 캐릭터를 완성시켰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 마디로 그 드라마가 뜰 수 있었던 이유를 드라마 속 캐릭터가 갖고 있는 특유의 언어생활이라고 봤다. 그 시절의 대중들의 관심을 잘 표현하는 동시에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던 것은 대사 즉 언어라고 설명했다. 사랑도 말로 하고 미움도 말로 한다며,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이 통용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에서 추려낸 언어생활의 모습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총알이 튀고(미스터 션샤인) 피가 솟구치며(허준) 사랑 때문에 피와 총알이 엉킨다(미안하다 사랑한다), 직장에서도 전쟁터 못지않은 긴장이 흐르고(미생) 직장 상사와 죽일 듯 대립하며(스토브리그) 암흑세계 뺨치게 음모와 배신이 난무한다(태양의 남쪽).





지난해 방영됐던 〈동백꽃 필 무렵〉을 나 역시 재밌게 봤다. 동백이를 연기한 공효진은 드라마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녀가 대상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건 카멜레온처럼 연기 변신을 해온 자신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용식이를 비롯해 건물주 규태, 규태 아내, 아역 필구, 용식 어머니, 동백 생모, 파출소 변 소장, 게장 골목 아줌마까지 찰진 대사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곱 살 때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미혼모 동백이(공효진)는 초등학생 아들 필구(김강훈)를 데리고 홀로 사는 여인이다. 일가친척도 하나 없고 내세울 배경도 없는 작은 소도시 웅산의 술집 주인이다. 내가 이 드라마에 주목하며 봤던 건 그런 동백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 용식(강하늘)의 무한 애정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기냥 첫눈에 반했고요, 작전이니 밀땅이니 그딴 거 모르겠고... 용식입니다, 황 용식이...!”, 라고 말하던 용식이의 말투 때문이었다.


건물주 규태(오정태)가 이런저런 추태를 부려도, 시장 아줌마들이 때로 몰려와 남자 홀리는 잡부로 오해할 때도, 깡패가 와서 겁을 줄 때도, 아이의 생부(김지석)이 찾아와 아들을 데려가려 할 때도 욕하고 성내지 않는다. 어쩌면 저럴 수 있을까? 동정받아야 할 비련의 여주인공은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실제로 저런 상황에서 놓인 인물이라면 드라마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물론 동백이처럼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고 해서 꼭 소리 지르고 생떼를 써야 하는 건 아니다.





그는 동백어의 특징 중 하나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아이(I)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초등생 아들이 말썽을 피우자 동백이는 "그럼 엄마가 힘들어."라고 말하고, 사랑을 끊임없이 퍼 주는 용식을 보며 독백한다. “이 사람이 나를 고개 들게 하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다.”고...


작가는 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이들의 특징이 '동백어'에 잘 드러난다고 이야기했다. 남 탓하고 좌절하고 세상을 향해 온갖 욕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동백이는 살얼음 판을 걷는 것 같은 위험천만한 인생을 살고 있어도 꿋꿋하게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말투에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동백꽃 필 무렵>을 비롯해 <다모>, <스카이캐슬>, <응답하라 1988>, <허준>, <미스터 션샤인>,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생>, <시그널>, <제빵왕 김탁구>, <커피 프린스 1호점>, <내 이름은 김삼순> 등 국내 드라마 25편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 속 장면들과 캐릭터들이 다시 떠오르며 드라마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른다. 드라마를 봤을 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들녘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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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의 10분의 문학 - 가장 빠른 공부법! 단 10분에 수능문학이 완성되는 기적!
문학캐스터 레몬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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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문학을 10분에 뽀개는 문포자 구원 해설서가 있다고?!




<레몬의 10분의 문학>은 문학캐스터 유튜버로 활동 중인 레몬이 10분 안에 문학작품 전문을 쉽고 재미있게 해설해준 내용을 책으로 담았다. 이 책에는 수능 출제 가능성이 높은 고전소설, 현대소설 44개 작품에 대한 전문 해설과 함께 유튜브 강의에선 선보이지 못한 그림과 해설까지 알차게 담았다. 따라서 이 책은 문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레몬의 유튜브 강의 동영상을 직접 들어보면 작품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작품마다 제공되는 QR코드를 사진앱으로 찍어보면 해당 작품의 강의로 바로 연결되어 학습의 편의성을 높였다.


​유튜브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레몬의 강의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인물의 성격과 특징을 잘 살린 그림과 함께 문학을 한층 더 재미있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문학은 문학의 영역으로 남겨두면 좋을 것 같은데, 수능에서 문학은 빠지지 않고 단골 메뉴처럼 등장해 수험생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레몬의 10분의 문학>에는 그동안 어떤 작품에서 어떤 내용들이 출제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기출 부분이 표시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출제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레몬이 강의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미 배운 작품이라도 수능과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해 문학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꼼꼼하게 살펴보자. 특히 저자가 직접 그림 한 장으로 정리된 ‘작품 인물관계도’를 비롯해 전체 내용을 단 10줄로 요약한 〈떠먹여 주는 레몬노트〉가 별책부록으로 제공된다. 10줄 갈무리를 통해 까다로운 줄거리 및 인물 파악 문제 등도 쉽게 풀 수 있다.




고전 소설의 지문 중 일부가 수능 문제로 출제되곤 하는데, 실제 고전작품을 읽어 보면 이야기 구성이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에 대해 레몬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러 가지 이유들 중에 아래 3가지 정도로 축약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고전이 재밌기도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째, 고전 소설의 창작법은 현대 소설의 창작법과는 다른다. 특히 고전소설은 이야기가 말로 전해지거나 베껴 쓰여지면서 조금씩 이야기가 첨가되고 등장인물이 바뀌는 경우도 생겼기 때문이다.


​둘째, 판소리나 무가처럼 창자(노래부르는 사람)나 지역에 따라서 내용이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놀부가 박타는 대목은 조금씩 다르다.


​셋째, 이본이 많은 만큼 번역본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고전 번역서를 현대인들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된 것이다.


이 책에는 이춘풍전, 심청가, 전우치전 흥보가, 금방울전 등 고전문학 23개 작품,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동행, 칼의노래, 누이와 늑대 등 현대문학 21개 등 총 44개 작품 전문이 탄탄하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소설을 공부할 때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인물의 성격’, ‘고전소설 속 인물의 칭호 변화’, ‘인물의 말에 담긴 속뜻’ 등을 레몬만의 특별한 필기로 담아냈다.


기존의 딱딱한 해설은 피하고 어려운 용어도 쉽게 풀어 설명했다. 원문의 핵심 용어는 그대로 살리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작품을 다 읽은 뒤에는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OX 문제를 통해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핵심 체크’, 작품 속 중요한 표현과 헷갈리는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개념 노트’까지 마련되어 있다.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21747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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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여왕
가와조에 아이 지음, 김정환 옮김 / 청미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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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수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나쟈와 요정들의 환상적인 모험기



<수의 여왕>은 저마다 자신의 운명수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운명수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어떨까. 이 소설은 운명수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나쟈와 요정들이 펼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이상한 나라의 폴>이 떠올랐다.


<이상한 나라 폴>에서도 폴은 딱부리, 삐삐, 찌찌와 함께 대마왕이 잡고 놔주지 않는 니나를 구하기 위해 이상한 나라로 모험을 떠난다. 장난감나라, 카드나라에는 대마왕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버섯돌이가 훼방꾼으로 등장한다. 니나를 구하는 날 때까지 이상한 나라로 폴의 모험은 계속되었는데, <수의 여왕>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몹시 궁금했다.



요정들의 리더인 멤은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수의 여왕>의 첫 씬은 바깥 세계와 단절된 바위벽으로 둘러싸인 작업실 같은 곳에서 그들의 주인인 여왕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요정들로부터 시작된다. 잠시 쉬는 시간에 멤은 동료 중에서 가장 어린 카흐에게 '운명수의 거품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직감한다. 운명수의 거품화는 수백 년에 이르는 수명과 건강한 몸을 타고난 요정들을 괴롭히는 유일한 질병을 말한다. 나이를 먹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자에게만 나타는 병이다.


한편 열세 살이 된 나쟈는 여왕의 양녀지만 왕손으로서의 대우는 전혀 받지 못하고 산다. 나쟈는 <성스러운 전승>의 시작 부분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암송해왔지만 성인식을 치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구절, 단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암송해야 한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전승


태초에 수(數)가 있었다.

모든 존재의 근원이자 어머니 수. 수의 여왕인 최고신은

대기를 낳고 신들을 낳고 대지를 창조하고

요정을 만들고, 그리고 인간을 만들었다.

어머니 수는 모든 자식에게 수를 하나씩 부여했다.

생명 그 자체, 우리를 형성하는 운명수를...




<수의 여왕>은 운명수로 상대방에게 저주를 거는, 아름답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메르세인 왕국의 왕비에 대항하여 왕비의 양녀가 된 나쟈가 자신의 잔혹한 운명을 극복해 나가는 환상적인 모험을 그렸다. 나쟈를 도와 운명수의 비밀을 풀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이들로는 요정 리더인 '멤' 외에도 덩치가 크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인 '기멜', 기멜의 사촌으로 덩치가 큰 '달레트', 말이 없고 신중한 성격의 '자인', 멤의 육촌으로 밝은 성격의 '카흐'가 있다.


왕비는 저주를 걸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나쟈가 좋아했던 왕비의 큰딸 비앙카는 8년 전부터 행방불명 상태다. 저주와 마법의 세계는 <해리 포터>의 구성과 닮아 있다. 요정들의 도움으로 한 걸음씩 성장해 가는 모습도 비슷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적인 지식들이 새로운 판타지의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카드 나라의 숫자들이 때로는 질서 정연하게, 때로는 촤르르 소리를 내며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야기 구성이 크게 새롭진 않다. <수의 여왕>도 비극적인 삶을 사는 주인공 나쟈가 요정처럼 새로운 인물들의 도움을 받아 운명수라는 사건을 해결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로 이어진다.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결말에 이를 지가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된다.


8년 전에 일어난 참극으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언니 비앙카가 행방불명된 이후, 나쟈는 메르세인 왕국에서 왕비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살고 있다. 왕국의 왕비이자, 나쟈의 양어머니는 적수에게 저주를 걸어 없애버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무시무시한 인물이다. 우연히 이상한 편지를 받게 된 나쟈는 편지에 적힌 곳에서 신비로운 거울을 발견하게 된다.


거울을 자신의 방으로 가져온 나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자신도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거울 속에서는 앞서 나왔던 5명의 요정들이 왕비의 지시에 따라서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운명수'를 분해하는 계산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세계에서는 계산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데, 요정들은 왕비에게 납치되어 감금된 뒤, 억지로 이런 일들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요정들은 나쟈에게 자신들이 이 거울의 방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줄 열쇠인 운명수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베일을 벗는다.


요정들과 함께 성에서 도망친 나쟈는 '최초의 1인'의 직계 후손들이 살고 있다는 낙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낙원장과 그녀의 딸 타니아를 만나고, 그들의 도움으로 요정들은 운명수의 거품화를 피할 수 있는 힘을 다시 회복한다. 한편 이들은 이곳에서 왕비와 왕국의 비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왕비의 악행과 언니의 죽음에 감춰진 비밀, 그리고 자신의 운명의 수에 담긴 처절한 슬픔과 마주한 나쟈는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는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수의 여왕>은 보잘것없는 운명수를 가지고 태어난 나쟈가 거대한 운명수를 소유하고 있는 왕비에 맞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 수학과 판타지의 만남으로 새로운 세계관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이끈다. 청소년들이나 수학을 포기했던 수포자들이 보면 좋을 소설이다. 수를 매개로 한 이야기 전개는 새롭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청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21539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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