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레시피
이누카이 쓰나 지음, 김보화 옮김 / 벤치워머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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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족들을 위해 요리사를 자청하고 나설 때가 있는데, 에너지가 100%는 아니어도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200%가 넘었던 것 같다. <번아웃 레시피>, 재밌는 책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지쳐있진 않았다. 그저 번아웃을 벗어나게 해주는 심리학 책인 줄 알았다.


이 책은 일본의 웹 콘텐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누카이 쓰나가 쓴 책으로, 가로 세로 한 뼘 정도의 앙증맞은 크기다. 요리할 힘도 없고 외식을 하려니 비싸고 편의점 음식도 질린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배달 음식 중 어떤 것을 시켜 먹을지에 대해 쓰지 않았을까.




라면을 끓이고 밥을 하고 김치볶음밥을 해먹는 일은 간단히 해치울 수 있다. 미역국을 끓이고 삼계탕을 끓여야 한다는 얘기가 달라진다. 가족들이 먹을 시간에 맞춰 재료 준비를 하고 손질도 마쳐야 한다. 재료 손질이 끝난 삼계탕은 한번 삶아낸 뒤에 찬물로 씻어서 기름기를 제거한다. 다시 물을 붓고 대추, 파, 양파 등등 잡냄새 제거용 재료를 함께 넣어서 푹 고아 내면 끝이다.


물론 이때는 번아웃 되지도 않았고 가족과 함께 먹은 삼계탕은 기분을 최고조로 상승시켰다. 맥주나 소주도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숟가락들 힘도 남아 있지 않을 때 밥알은 모래알을 먹은 것처럼 목 넘김이 껄끄럽고 수저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물 한 모금 더 먹고 치운다.




<번아웃 레시피>는 이런저런 간단한 레시피를 몸에 남아 있는 체력에 따라 해먹을 수 있도록 분류되어 있다. '이 정도는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할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쉬운 건 일본 음식이 기준이라 점이다. 미소된장이나 간장을 주로 사용한 요리가 소개되어 있어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는 매콤, 얼큰보단 단짠 쪽에 더 가깝다.


현재 자신에게 남아 있는 체력을 100으로 봤을 때 허기로 쓰러질 지경인 5% 체력만 있다면 토스트나 볶음면, 통조림 요리를 추천했다. 20% 체력이 남았을 땐 주방에 서서 돼지고기 달걀구이, 속성 비빔소바를 그리고 60% 이상일 땐 제대로 요리를 시작해 볼 수 있다. 간단 돈가스덮밥, 돼지고기와 숙주 치즈쯤을 해보면 좋고, 80% 이상이면 볶음밥과 만둣국 등 제대로 된 한상차림에 도전해 보자.




<번아웃 레시피>에는 간단 요리 비법 12가지도 소개되어 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법, 손질된 채소 이용법, 통조림 이용법, 즉석밥이나 냉동밥 사용법 등등. 혼자 살거나 맞벌이하느라 제대로 된 요리를 해먹기 어렵다면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참고해 보자.


이 책을 보고 따라 해본 요리는 '통조림 구운 치킨덮밥'이다. 따뜻한 밥 1공기, 닭고기 통조림 1~2캔(취향에 따라 참치캔도 좋다), 썰어 놓은 파, 그리고 마요네즈 대신 고추장을 넣었다. 난 한국 사람이니까.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간편하게 먹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딱이다.







남은 체력에 따라 레시피를 고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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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대학의 다시 배우는 영어 교실 2 친절한 대학의 다시 배우는 영어 교실 2
이상현 지음 / 길벗이지톡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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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타고 올해도 새해부터 초급 영어로 다시 영어 정복의 길에 나섰다. 영어권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사실상 영어를 자유롭게 말하고 읽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처럼 영어와 다른 어순 구조를 갖고 있다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영어를 사용할 일이 많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이제부터라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면, 나이 불문하고 달려봐야 하지 않을까.




<친절한 대학의 다시 배우는 영어 교실>로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도 10주 차에 접어들었다. 10주 차에도 영어를 매일 쓸 일이 없다면 입에 착 붙이긴 쉽지 않다. 끈기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눈으로만 하는 영어 공부는 수험생이 아닌 이상 소용없다. 1권은 물론 2권도 꾸준히 입으로 말하는 연습을 한다면 해외여행을 갔을 때 물건을 사거나 길을 물어보는 정도로 충분하다. 



지난 9주 차에서는 너무 많이 써서 이제는 한국어 같은 영어 단어, 너무 많이 써서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영어 단어, 매일 뉴스에 나오는 영어 단어, 정말 자주 쓰는 영어 단어, 과거형 만들기 & 발음 총정리, 불규칙 동사 과거 변화, 자주 쓰이는 불규칙 과거 동사 등에 대해 배웠다.


10주 차에는 '~했었나요?'라고 과거형으로 질문하기와 과거형의 부정에 대해 배운다. '~할 것이다' 미래 표현에 쓰는 will과 '~하지 않을 것이다' 부정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난번에도 강조했던 것처럼 새로운 영어 단어를 익히고, 동사의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포인트다. 새로운 단어들은 끊임없이 나온다. 그때그때 확인하고 내 걸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번에 배웠던 -ed를 붙여 과거형으로 만드는 규칙적인 방법과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동사에 대해서도 다시 공부해 보자.


이번 시간에는 과거형으로 질문하는 방법과 과거형으로 부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했었나요?

과거형으로 질문하기



~ 하니?로 물어봤던 Do you~? 대신 

'Did you~?'라고 하면 '~했었니?'가 된다.


Did + 주어 + 동사 + OOO? 

주어는 OOO 동사했었나요?


ex) You live here. 너는 여기 산다.

-> Do you live here? 너는 여기 사니?


ex) You lived here. 너는 여기 살았다. (지금은 살지 않는다)

-> Did you live here? 너는 여기 살았었니? 


~하지 않았어요.

과거형의 부정 


주어 + did + not + 동사 + OOO

주어는 OOO 동사하지 않았어요.


ex) You lived here. 너는 여기 살았었다.

-> You did not (didn't) live here. 너는 여기 살지 않았다.


이제 '~할 것이다'라는 미래 표현에 대해 알아보자.


~ 할 것이다

미래 (의지 표현)


동사 앞에 will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할 것이다'라는 미래 표현이 가능하다. 


주어 + will + 동사 

주어는 동사할 것이다.


ex) I give you an apple. 나는 당신에게 사과를 준다.

->  I will give you an apple. 나는 당신에게 사과를 줄 것이다.



~할 것이니?

미래 질문


'~할 것이니'라는 의문문은 'Will you~ ?'라고 쓰면 된다.


You go to work. 너는 일하러 간다.

-> Do you go to work. 너 일하러 가니?

-> Will you go to work? 너 일하러 갈 거니?


~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 부정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부정 표현은 'will not + 동사'로 쓸 수 있다.


You go to work. 너는 일하러 간다.

-> You don't go to work. 너는 일하러 가지 않는다.

-> You will not(won't) go to work. 너는 일하러 가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Can' 하나로 끝내는 영어회화, can으로 의문문 만들기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자. 또한 현재/과거/미래에 대한 '시제 총정리'도 다시 확인하자. 그리고 영어 기초 쌓기에 기본인 영어 단어도 충분히 연습하자. 








*** 중략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929156079

늦은 배움을 응원합니다. 배움의 설렘을 다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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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인지법(觀人之法), 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 - 사람을 알면 세상을 얻고, 알지 못하면 세상을 잃는다
임채성 지음 / 홍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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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조 유방,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 그리고 유비, 조조 등 난세의 영웅들은 인재를 얻어야만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실수를 바로잡아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곁에 두고 조언을 받아들여 천하를 호령했다. <관인지법(觀人之法), 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은 어떻게 인재를 알아보고, 그렇게 해서 뽑은 인재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관인지법(觀人之法), 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은 4개 파트 ▲지인(知人), 사람을 알아야 한다 ▲용인(用人), 사람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중용(重用), 소중하게 써야 한다 ▲위임(委任), 믿고 맡겨야 한다로 구분되어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인(知人)'은 인재 활용법의 기초이자 핵심이라고 짚었다. 인재와 범재를 구분하지 못하면 뛰어난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용인(用人)'은 인재의 능력을 잘 헤아려서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으로 리더의 핵심 역할이라고 봤다. '중용(重用)'은 사람을 쓰되, 소중하게 써야 한다며,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는 일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위임(委任)은 사람을 썼으면 절대 의심하고 말고, 믿고 맡겨야 한다는 것으로, 의심하는 리더는 사람을 키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봤다.





'지인(知人)' 편에서 관심 있게 본 대목은 위수(渭水)에서 낚싯대를 기울이고 세상에 나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강태공(姜太公)의 <육서(六書)>에서 '장수'를 고르면 8가지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옛날의 장수를 오늘날의 '리더'로 바꿔서 적용한다고 해도 딱 맞는다고 소개했다.


첫째, 리더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 능력을 지녀야 한다.

둘째, 리더는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셋째, 리더는 조직에 충성해야 한다.

넷째, 리더는 높은 인격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

다섯째, 리더는 청렴하고, 물욕이 없어야 한다.

여섯째, 리더는 절개가 있어야 한다.

일곱째, 리더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여덟째, 리더는 술에 강해야 한다.


- 21~22페이지





'용인' 편에서 관심 있게 본 대목은 '유능제강(柔能制剛)' 즉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서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항우와 이에 대비되는 유방의 이야기로 예로 나온다. 항우는 장사에 의로움이 강했지만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고 사람을 죽일 만큼 잔인한 면도 있었다. 반면에 유방은 이렇다 할 배경도 재산도 없었지만 자신을 향한 비판을 경청할 줄 알았다.


이 책에서는 노자가 한 말로 유명한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라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예로 들었다. 몸을 낮추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비유한 말로, 잘 나갈 때일수록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리더 곁에는 좋은 사람들 대신 아부꾼들만 모인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편집장 겸 사장이 있었고 그 위로 회장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바지 사장이었지만 취재기자들에겐 함부로 이야기하고 강압적이고 독선적이었다. 뭐라도 꼬투리를 잡아서 성질을 내곤 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을 것 같다.





'중용' 편에서는 역(周易)에 나오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말을 소개했다. 이 말은 '사물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되돌아오게 된다'라는 뜻이다. 이는 흥망성쇠는 반복되는 것이므로 모든 일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꼬집은 말이다. 공감과 함께 실천해야 할 말이다.


마지막으로 '위임' 편에서는 '교토삼굴(狡兔三窟)'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 말은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라는 뜻으로, 다가올 위기나 고난에 대비해 미리 여러 가지 대책을 철저하게 세워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들이 발생되기도 하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 다양한 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관인지법(觀人之法), 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은 인재를 찾으려면 사람을 보는 안목부터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람을 볼 때는 '시(視)'가 아닌 '관(觀)', 나아가 '찰(察)'의 관점으로 살펴야 한다고 봤다. 사람을 보는 법과 사람을 쓰는 법에 대한 지혜를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살펴보시기 바란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928210977

사람을 볼 때는 ‘시(視)‘가 아닌 ‘관(觀)‘, 나아가 ‘찰(察)‘의 관점으로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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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달처 지음, 고유경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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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는 하루에 100개의 단어만 말할 수 있는 통제된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남자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지만 하루에 허락된 100개의 단어를 세는 ‘카운터’를 손목에 낀 여자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루에 100개의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건지 감이 오지 않아, 이 책의 배경 설명을 (공백을 제외한) 100개의 단어로 요약해 봤다. 딱 요만큼이다.


이 소설은 ‘순수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여성혐오자들이 지배하는 가까운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삼았다. 국민을 고분고분한 양처럼 길들이고 싶어 하는 대통령과 모든 사람이 성경 교리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 목사가 권력을 장악했다.





진 매클렐런 박사는 네 아이의 엄마이자 신경학과 언어학의 권위자다. 남편과 아이 넷을 키우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진은 페미니스트 친구인 재키가 수차례 경고했지만 그땐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그냥 무시했다. 남자들은 바깥 일을 해야 하고 여자들은 집에서 음식을 해서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일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 지도자와 그의 추종자들을 보면서 터무니 소리라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학교에서는 종교 과목을 개설해 남녀의 불평등은 당연한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세뇌 교육을 시킨다. 진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과목은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10대 아들인 스티븐은 이런 교육에 몰입하게 되고 남녀 차별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교육에 세뇌된 것이다.



여자들을 억압하고 구속하는 일에 동조하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여자들의 손목엔 족쇄가 하나씩 채워진다. 진은 말을 배우기 시작한 자신의 어린 딸마저 입을 다물고 사는 사회에 산다는 것이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나서지도 않는다.





누군가 내게 일주일 안에 대통령과 그의 빌어먹을 순수운동을 무너뜨리고, 무능하고 하찮은 모건 레브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면, 난 그들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맞서 싸우지도 않을 것이다. 어차피 아무 말도 하지 못할 테니까.


- 9페이지




이제 여자들은 남자들로부터 모든 것을 간섭받고 정해진 숫자 이상으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주장하던 현대사회가 어느 날 갑자기 유럽의 중세 시대이자 동양의 봉건시대로 회귀한 것이다. '순수'라는 이름 아래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과 닮아 있는 미래의 어느 시점이 배경인 이 소설은 여자들이 조용히 입다물고 살기를 바라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진은 모든 연구에서 손을 떼야 했고 가정주부라는 삶만 주어진다. 남편과 아들 셋은 언제 어느 때고 어떤 말이든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지만 자신은 물론 어린 딸은 그날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양이 정해진 카운터를 차고 살아야 한다. 그녀 역시 이러한 상황에 저항하기보다는 입을 닫아 버린다. 100개 단어 이상 말하면 전기 충격이 가해지는 형벌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진은 정부로부터 실어증 치료제를 만들어달라는 반강제적인 제안을 받는다. 한때 믿고 의지했던 남편마저 정부 정책에 동조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정부의 주요 인물을 암살하고 정권을 뒤엎을 위험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싸우고 싶지만 어떻게 싸워야 할지 모르겠다.

재키가 여기 있었다면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알려줬을 텐데.

재키의 마지막 강의가 생각났다. 어느 4월 말 오후, 조지타운 아파트에서 바자회를 하며 이케아 양탄자와 주방용품, 주전자와 프라이팬 따위를 팔던 날이었을 것이다.

“작게 시작하면 돼, 지니.”

재키가 말했다.


-254페이지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의 작가 크리스티나 달처는 하루에 100개의 단어만 말할 수 있도록 통제된 세상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가까운 미래의 암울한 사회를 그린 디스토피아는 영화나 소설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일부 권력층이 모든 것을 장악해 버리고 지배하는 사회. 그 사회에서는 감시와 억압이 당연시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말과 행동에 자유로운가?



“진, 머릿속에 새겨야 해요. 당신 여자들은 믿을 수 없으니까요. 이제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아요(~ 277페이지 중에서)". 소설의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당신이 진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군가의 입을 틀어막고 사는 걸 당연하게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 것인가? 아니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인가?



색다른 소재의 디스토피아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만 이 책의 도입부에서 중반부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엔 뭔가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으로 흐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끈이 다소 느슨해져 아쉽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927916272


세상의 절반이 조용히 입 다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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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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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3~4일 정도 잠깐 일본을 다녀온 뒤로 일본을 가본 적은 없다. 그때 알게 된 '아리가토, 스미마셍' 정도의 짧은 일본어만 구사할 수 있을 뿐이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내게 일본은 먼 나라란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는 위안부 합의 문제를 비롯해 지난해 6월 일본의 한국 제품에 대한 무역 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을 출입제한국으로 선언하며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똥볼 차기에 진력이 난 터라. 최근 들어 일본이 우리나라에 취하고 있는 이러한 조치들은 우방국이라 생각할 수 없다. 자신들이 지배했던 나라에 대한 자만에 가득 찬 독선일 뿐.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를 쓴 세나북스 최수진 대표는 20대 후반에 일본 어학연수를 시작하며 일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2011년부터 17번에 걸쳐 일본을 다녀왔다고 한다.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 일본 여행하면서 느꼈던 새로운 문화와 경험들로 즐거운 일상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후 1인 미디어로 출발한 세나북스에서는 일본 문화와 관련 서적을 포함해 22권을 출간했다. 최 대표는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본 사람들도 존재한다며, 한국은 일본에게 일본은 한국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며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에서 최 대표는 자신이 지난 8년 동안 일본을 여행하며 경험하고 겪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34개의 일본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에는 다른 작가들이 일본에 대해 썼던 에세이도 들어 있고, 문화적인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잘못된 인식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 잘 모르면서 단순히 일본에 대해 미운 감정만 앞세우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 만화 등을 즐겨봐 왔으면서도 정작 일본 문화나 삶의 방식에 대해선 잘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 책을 보다 보니 일본인들은 정말 만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일본에서는 서점마다 큐레이션을 통해 특색 있는 책을 선별해 구비함으로써 동네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 동네 서점이나 다른 동네 서점이나 특색 없긴 마찬가지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순서대로 책꽂이에 꽂아 두고 손님을 맞고 있다는 점이 닮은 점일 뿐. 하지만 일본의 동네 서점은 연관된 책만 비치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소품을 같이 두고 판매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물과 식물재배에 대한 책을 같이 진열하거나 요리책과 요리도구들을 같이 진열해서 파는 형태다.




보통 관광지에 가면 볼거리와 먹거리 위주로 둘러보고 쇼핑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오는 것이 일련의 관광코스처럼 여겨진다. 일본 교토에서는 이러한 관광코스에 역사적인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를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단순히 먹고 둘러보고 물건을 사던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볼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일본의 전통 여관인 '료칸'에서는 이부자리 까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우리 집도 이부자리를 매일 깔고 갰다. 침대를 사용하는 지금도 가끔은 이부자리를 펴고 잘 때가 있어서 어떤 모습일지 상상은 되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

종로에 있는 서점에도 입점해 있는 무지로 불리는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이것으로 좋다'라고 한다. 카르 사무기라는 회사에서는 전통공예 기술을 이용해 테이프 커터를 만들고 있는데 무려 16만 원이라고. 이러한 일본의 장인 정신은 오래된 기업을 뜻하는 '시니세(10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가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처럼 오래된 기업일수록 물건 하나를 만들더라도 서비스 하나를 제공하는 일에도 확고한 신념과 콘셉트를 가지고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궁금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통해 확진자가 대폭 감소했지만 일본을 비롯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여준 방역조치는 더 이상 본받고 배워야 할 선진국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전 세계 시각은 많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일본에 먼저 다녀올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독서에 좀 더 취미를 갖게 되며 만나게 된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오해를 많이 풀게 됐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일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장인 정신, 목욕 문화, 드라마, 작가, 여행 등에 대해 궁금하거나 잘 몰랐다면 이 책으로 일본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보자. 최 대표의 말처럼 일본의 새롭고 독특한 문화와 문화 현상을 접한다면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해 작성했다.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한 방법을 엿봄과 동시에 그동안 잘 몰랐던 일본 문화를 알게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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