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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이 포스팅은 북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지인 중에 갤러리 대표가 있어서 가끔 미술관이나 갤러리 전시회에 초대받을 때가 있다. 전시회 오프닝에 참석해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지만 현대미술은 복잡하고 추상적인 표현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난해해 보이기도 한다.
'그림을 볼 때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라는 명제를 던진 <감상의 심리학>은 지각심리학자인 서울대 오성주 교수가 쓴 책으로,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의 인지와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탐구해 소개한 심리학 책이다. 이 책은 감상자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심리학적 실험과 연구를 통해 분석하는 한편, 예술품을 감상할 때 어떻게 보면 좋을지에 대해 소개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보통 현대미술품들을 많이 보게 된다. 여기서 현대미술이란 19세기 말 인상주의부터 시작해 20세기 초의 야수파, 입체파, 추상주의, 그리고 20세기 중반 이후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등으로 이어지는 예술 사조를 지칭한다. 현대미술은 전통적인 예술 형식과 기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예술가들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변화에 대응하며 다양한 실험과 혁신을 추구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현대미술은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사진, 비디오,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활용한다. 또한 개인적 경험, 사회적 이슈, 철학적 개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이러한 예술품들은 일반인들에게는 미적 즐거움과 문화적 이해, 창의성과 상상력 등을 자극하고, 예술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고, 이를 표현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을 있도록 해주는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p.51
20세기 들어 화가들은 시각적 속성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물체들의 거리, 크기, 색, 형태, 방향, 위치 등을 자유롭게 해체했다. 이에 따라 그림들은 점점 알아보기 어렵게 변했다. 대표적인 것이 형태와 색의 해체이다.
p.127
캐리커처란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여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다. 얼굴의 경우에는 눈, 코, 입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이 요소들 사아의 거리 등이 특징이 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평균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평균 얼굴'에서 벗어난 요소가 특징이 될 수 있고, 이 특징을 과장한 것이 캐리커처가 된다.

지난 3월 2일에는 신라호텔에서 열린 'Art X Seoul 2025'에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연결_경계를 허물다'를 주제로, 60여 개의 갤러리와 50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현대 미술 작품들을 선보였다. 또 지난 3월 8일에는 청담동에서 열린 한 전시회 오프닝에 다녀왔는데, 50여 점 이상의 토끼 조형물과 작가가 그린 몇몇 스케치 그림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그런데 이렇게 마련된 전시회에 가보면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과 만날 때가 많은데, 현대미술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작품이 전통적인 형식이나 주제를 벗어나 감상자에게 낯선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감정을 탐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제안한다.
기존의 심리학 책들이 주로 인간의 행동과 정신 과정을 일반적으로 다루는 반면, 이 책은 예술 감상이라는 특정한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자의 심리적 과정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예술 감상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를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그림을 매우 짧은 시간(0.1초)만 보고도 상당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그림 앞에 평균적으로 10초 이내로 머무르며, 짧은 시간 내에 작품을 더 볼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의 시각 체계가 짧은 시간에도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214
몸으로 하는 감상법을 실제 감상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조선백자의 일종인 달항아리는 둥글둥글하여 보고 있으면 만지고 싶고 안고 싶어진다. 비록 실제로 껴안지는 못하더라도 머릿속으로 손과 품으로 감상하게 된다.
p.276
그림에서도 리듬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림의 리듬은 시간상이 아닌 공간상에서 드러난다. 김환기의 <봄의 소리>를 살펴보자. 이 작품은 연한 파란색 바탕 위에 초록, 파랑, 빨강의 작은 요소들이 배열되어 있다. 어떤 요소는 키가 크고, 어떤 요소는 키가 작으며, 가까이 붙어 있거나 조금 떨어져 있기도 하다. 요소들의 색깔, 크기, 그리고 간격에서 공간적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전통적인 미술서적이 작품이나 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감상자의 경험과 심리에 주목함으로써 감상자가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예술심리학 분야의 다양한 실험과 연구 결과를 소개해 그림을 볼 때 우리의 인지와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 책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술관을 한 번 휙 둘러본 뒤,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돌아가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현대미술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전문적인 용어나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배제하고, 친근한 어조로 설명하여 미술과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감상의 심리학>은 예술 감상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감상의 깊이를 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미술 감상에 관심은 많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거나, 예술 작품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이 참고해 보면 좋다. 또한 미술관 방문 시 감상 경험을 향상시키고 싶거나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예술품들을 감상할 때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