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아빠와 떠나는 민주주의와 법 여행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양지열 지음, 박유나 그림 / 특별한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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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중앙일보 기자이며 정치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양지열 변호사가 저술하고 박유나 작가가 일러스트를 곁들인 책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대성한 전문가들이 자녀분에게 나긋이 들려 주는 듯한 내용으로 이어가는 책은, 아무 관계 없는 독자가 보기에도 흐뭇하고 마음이 뿌듯해지는 느낌입니다. 대한민국은 반 세기를 훌쩍 넘기는 긴 시간 동안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런 희생과 분투의 산물이자 선물이니, 기성 세대가 그 의미에 대해미래 세대를 향해 들려 주는 이야기는 대단히 유익하고 교육적이라 하겠습니다.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두 9일에 걸쳐 아버지가 딸 민주와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일반론, 기본권론, 통치구조론, 시민참여, 선거제도, 재산법, 가족법, 형법, 노동법 등의 주제로 모두 아홉 파트를 이룹니다.헙헌법은 모든 법의 아버지와 같으므로 책의 절반이 넘는 분량이 할애되었습니다. 저자의 평소 관심사를 반영하듯 선거와 시민참여, 노동자의 권리 등에 대해 큰 비중이 놓인 게 눈에 띕니다. 또 사람 사는 세상의 기본적인 질서를 규정한 민법에 대해 제7장과 8장에서 자세히 풀어 주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법은 당위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에서 작동되는 유효한 규칙과 질서이기도 하므로 어린 세대는 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생존에 유리해지고 정당한 권리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p96) 권력 분립을 설명한 코너에 이 제목이 붙었습니다. 씁쓸한 말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애초에 사람이 같은 동료, 동족을 온전히 믿을 수 있었다면 법이나 공권력이라는 게 필요 없었을 터입니다. 권력이 한쪽에 집중되면, 그 권력은 모두의 공공복리와 행복 추구를 위해 작동하기보다 그 반대 방향의 해악을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입법, 집행, 사법(재판) 등으로 세 분야에 갈라 놓은 헌법제정권자의 결단이라는 건데, 아무리 법관의 독립성이 보장되었다고 해도 신성불가침 무제한은 아니라서 국회가 헌재에 두고 그 파면 여부를 탄핵소추할 수 있음이 헌법에 보장되었다고 변호사 아빠는 딸에게 가르칩니다.

저자는 기자 출신이라서인지 책 곳곳에 언론 관련 사항을 첨가하여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p128 같은 데를 보면 게이트키핑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헌법에도 언론의 자유가 규정되었으므로 이는 헌법 내용 본연의 사항 설명이기도 합니다. 가짜 뉴스는, 세계적으로 망 연결이 완성되다시피한 기술적 발전과, 소셜미디어에의 의존도 증가에 힘입어, 이제 지구인들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자유와 권리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는 법인데, 그 편익만 향유하고 의무를 방기하려 든다면 이는 개인의 윤리적 타락과 사회의 아노미 상태를 유발할 수 있겠습니다. 게이트키핑은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를 지키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는 점 독자들이 유념했으면 합니다.     

p179에서 어린 민주가 아빠에게 묻듯, 요즘은 음식점에서 밥을 사먹어도 키오스크 등을 써서 주문을 완료하곤 하며 이 과정이 숨쉬듯 자연스럽기에 무슨 법적 절차 같은 것이 낄 여지가 없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변호사 아빠는, 대부분 일상처럼, 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기에 간과하기 쉬우나, 행여 불법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 일이라도 발생하면, 그때부터는 재산법(그 중에서도 계약법)이 개입합니다. 이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어서, 법의 원리가 생활 곳곳에 이미 스며들어 시민들의 평온이 깨어지지 않게 암암리에 작동 중입니다. 어린 학생들은 이를 모르기 쉽지만 사실 아침에 학교에 평화롭게 등교하는 것도 시민법(civil law)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죠.

나에게 먼저 위해를 가한 범죄자에 맞서 내가 내 신체를 지키려 드는 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형법도 이런 권리를 보장하는데 이게 정당방위이며 한국 형법에서는 제21조에서 규정합니다. 법은 지나치게 당연한 이치에 대해서는 일일이 명문화하지 않는데, 21조의 진짜 의의는 (이 책 p232에서도 암시하듯) 오히려 거꾸로 정당방위의 요건을 엄격히 정해, 위법성 조각사유를 남용하여 새로운 불법이 무한정으로 확산하지 않게 배려하는 데에 있다고도 하겠습니다. 아빠가 딸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 형식이라서 내용이 쉽고 친근하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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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보다 재미있는 디자인
최경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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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이면서도 심오한 필치와 내용의 머리말을 읽기만 해도 우리 독자들은 이 책이 담은 멋진 내용과 주제를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미술과 디자인은 둘이 아닌 하나였다.(p5)" 그러던 것이 20세기 들어서 실용적이고 산업적인 용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른바 순수미술로부터) 디자인이 분화했다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20세기에 태어나 자란 이들은 이런 비정상적인 양상을 정상인 양 착각할 만한 환경에서 자라고 살아 왔던 거죠.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 최경원 교수님은 최근 들어 "대중의 엘리트화"가 두드러진 트렌드로 부상한다고 진단합니다. 대중의 기호를 만족시키려 실용적으로 분화했던 디자인은, 이제 다시금 고도의 예술성을 추구하게끔 변모를 시도합니다. 책 제목은 저렇게 "미술보다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붙었으나, 사실은 작금의 디자인이 미술과의 일체였던 본래 자리로 돌아오는 중이니 디자인이나 미술이나 똑같이 재밌어지는 분야라고 하겠습니다. 현대인이란, 무릇 재미를 놓치면 현대에 살 자격이 없어집니다.

화랑 LUMINEO. 저는 가 보지 못했지만 이 임대 화랑은 신주쿠역 서쪽에 위치했다고 합니다(p45). 전시의 컨셉에 맞게 날카롭고 세련되면서 고급진 외관을 연출해야 하는데, 저자의 시각으로는 "조형 요소를 모두 제거하여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듯하나 주변들과 역동적 관계를 이루며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앙상한 골격(과 텍스트)만 남아 허공을 배회하는 모양인데도 공간을 최대한으로 채운다니 대단한 역설입니다. 비결이 뭘까요? 나의 공간이 비었으니 그 틈을 타(他)가 촘촘히 밀고들어오는 이치입니다. 디자인의 효과와 원리를 통해 세상사의 새로운 이치까지를 배우는 듯합니다. 

p201을 보면 행사 포스터 1점이 소개됩니다. 한눈에 봐도 "뜨거운 한국 희곡 일본 초연!!!(느낌표가 세 개입니다)", "인류 최초의 키스(공연 제목)" 등의 한글이 들어옵니다. 저자의 해설에 의하면 이 연극에 실제 키스 장면은 없고, 감호소를 배경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블랙을 통해 어두움과 두려움을 (압도적으로) 부각하면서도 화이트를 통해 일말의 희망을 남겨 두었다는 게 저자의 해석입니다. 왜 사람의 얼굴 옆모습이 저렇게 크게 배치되었나. 디자인의 기본 테크닉 중 하나이지만 (실제로는 극중에 안 나오는) 키스를 암시하려는 의도라고 저자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디자인의 문법을 독자들은 이런 실례를 통해 귀납적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p100을 보면 소프트방크에서 내놓은 트로피칼이라는 휴대폰 광고가 있습니다. 휴대폰 광고로서뿐만 아니라 광고 일반의 관점에서도 대단히 파격적이고 관찰자을 당혹하게도 만드는 도안입니다. 다소 산만한 듯도 하나, 누구 눈에도 유쾌하고 즐거워 보이는 인상인 건 분명합니다. 또 정신없는 와중 이 핸드폰이 방수(防水) 기능을 갖추었음도 분명히 다가옵니다. 효과적인 디자인은 그 기능성에 대해서도 남김없이 유감없이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도 성공적입니다. 저자는 "딱딱하고 기술집약적인 게 보통인 전자제품 광고에서 이런 자유분방한 광고가 주는 효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p237에는 의류브랜드 Dean M의 포스터 하나가 나옵니다. 해체주의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대뜸 자크 데리다를 떠올릴 텐데, 등을 돌린 채 뒤를 돌아보는 여인의 모습을 잡았는데 얼굴의 일부가 흰색으로 지워졌고 그것도 구도의 중심부가 그리 처리되어 충격을 줍니다. 이 기획에서 해당 브랜드는 일관되게 deconstruction, 즉 "해체"를 메인 컨셉으로 잡았는데, 그 "해체"의 액션이 화면 안에서 불규칙합니다. 저자는 바로 이를 두고 동아시아 고유의 여백의 미, 혼돈 속의 역동성이 잘 표현되어, 서양인 모델의 외모 개성과 팽팽한 긴장 속에 조화를 이룬다고 평가합니다. 저자의 시원시원한 해석과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디자인이 얼마나 재미있고 영감을 자극하는 분야인지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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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석의 주도주·성장주 투자법
한옥석 지음 / 미래지식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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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석 대표는 한국경제TV 채널 같은 곳의 밤 10시 이후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전문가이며, 마치 오래된 컴퓨터처럼 시황을 냉철히 정리하는 내러티브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분입니다. 시황 진단은 냉정해도, 개별 종목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보고 이를 시청자에게 짚어 일러줄 때에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인상도 받습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더이상 내집 마련이 어렵기에 많은 젊은 직장인들은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관심을 쏟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현실이라는 게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차트 보는 법, 주식 투자의 기본기와 패러다임, 현재 한국 증시와 산업의 상황을 깔끔하게 짚으며 어떤 투자가 개인들의 향후 생존을 도와 줄지를 자상하게 가르칩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경영학과 학부 3학년 때쯤 배우는 과목 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재무관리(finance)입니다. p124에서 저자는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에 대해 언급하는데, 앞에 "행동(혹은 행태)"라는 접두어가 붙은 분야가 대개 그렇듯, 심리학을 경제학 등에 접목한 대니얼 카너먼 등의 성과 방법론을 대거 응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특징적 개념들이, 경제학보다는 심리학 기반 쪽이 매우 많습니다. 이 페이지에 나온 과신편향, 확증편향, 대표성 편향 등은 모두 원래 심리학에서 연유한 개념들입니다. 또 저자는 정통 경제학 이론인 합리적 기대가설론, 효율적 시장가설론 등을 간단히 소개하며, 주가를 예측할 때 어떤 점들에 주안을 두어야 할지를 참신한 관점에서 재조명합니다.

요즘 경제방송을 보면 전문가들이 나와 볼린저 밴드에 대해 자주 언급합니다. 타 방송의 박병주씨 같은 분이, 제 기억으로는 자주 기대는 논거로 쓰곤 하던데, p152를 보면 저자는 스스로 "(이 개념의) 대중화를 주도한" 역할이었다고 평가합니다.책에도 나오듯이 이 보조 지표의 장점은, 매도냐 매수냐 일도양단으로 분명한 결단을 촉구해 주는 데에 있겠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저자는 운으로 때려맞힌 성과와, 치밀하게 사고하고 전략을 짜서 안출된 결과 사이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보통 주식 전문가들이 "초심자의 운(beginner's luck)"을 거론하며, 어쩌다 요행으로 들어맞은 걸 놓고 자기 실력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하는데, 이 저자께서는 괄호 우선의 원칙을 지켰는지를 두고 연산의 적실성을 평가하셔서 제가 해당 대목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같은 주장을 해도, 어떤 비유를 하느냐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는 게 이런 부분에서도 증명된다고 할까요.

주식은 너무도 변수가 많아 아무리 치밀한 전략으로 임해도 역부족이라는 게 그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에라 어차피 운에 달린 것이라며 근거 없이 막연한 감으로만 결정을 내리면 이는 노름꾼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시골 투전판에서 담요 깔고 못 먹어도 고라며 화투짝을 랜덤으로 내리치는 쾌감과, 투자자의 이지적이고 합리적인 전략 행동 동기라는 건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주식 투자란, 이런 도박과 자칫하면 도매금으로 떨어지기 쉬우므로, 첫째도 둘째도 충동이 아닌 공부와 연구에 기반해야 하며, 뭐 그렇다고 언제나 최선의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결정의 이성적인 근거는 확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p154에 나오듯, 볼린저밴드뿐 아니라 다른 뭐라고 해도 결국은 다 후행성이라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일개 보조지표를 놓고 만능인 양 착각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p188에서도 "대부분의 기술적 보조 지표들은 후행성"이라고 하시는데, 한 대표는 차트를 잘 보는 분인데도 (차트 만능론에 빠지지 않고) 이처럼 기술적 분석의 한계를 언제나 환기하는 데에서 독자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도 그렇지만 차트 설명이 정말 꼼꼼하고, 그래픽도 굉장히 컬러풀합니다. 어떤 책들은 차트 예시가 좀 투박해서 독자 입장에서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하는데 다른 출판사들이 이런 점은 좀 참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챕터에서 저자가 풀어 주는 스토캐스틱 이야기도 다른 데서 못 보던 재미있는 해석이 많으니 읽어 볼 만합니다.

5장은 미래성장 테마주, 6장은 건전한 포트폴리오 꾸미는 방법이 설명됩니다. 다른 주식 책에서 자주는 볼 수 없는, 펀더멘털 프린시플 같은 게 의외로 강조되어 독자들이 신중하고 섬세한 투자 마인드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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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위기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현훈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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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라서 언제나 외풍에 취약한 대한민국, 상처를 쉽게 입는 산업과 경기의 앞날에 대해 정확하고 예리한 진단을 내려 오신 이현훈 대표의 새 책입니다. 오늘 새벽 5시(한국시각) 트럼프가 시퍼런 판때기를 준비하여 발표했듯, 상호관세 25% 부과라는 엄청난 불이익을 받아 앞으로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야 할지 막막한 게 한국 경제의 미래이겠습니다. 이럴수록 전문가의 냉철한 진단을 참조하여 기업이나 개인이나 시의에 맞는 생존전략을 준비해야 하겠네요.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신분제라는 게 영원할 것 같아도 세상을 떠받치는 경제 구조가 뒤바뀌면 마치 썩은 문짝처럼 발길질에 떨어져나가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함께 들어선 새로운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불평등이라는 게 있고, 저자는 소수의 부르주아를 다수의 프롤레타리아트가 떠받드는 새로운 역사적 모순이 등장했음을 지적합니다. 저자는 2022년 기준 상위 10%가 세계 부의 77.7%를 차지하는 현실(p71)을 지적하는데, 이로 인한 사회 불안정과 동요를 어떻게 핸들링할지가 현대 문명의 과제 중 하나라고 보는 듯합니다.

AI의 발달 때문에 앞으로는 산업, 경제활동에의 참여에 있어 사람의 몫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권위 있는 예측이며 우리들도 직장에서 생업의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중입니다. 지금 한국의 인구가 급감하는 현상을 지적하며 국가 소멸의 위기를 논하는 이들이 많지만, 어차피 사람의 비중이 줄면 나라 안에 사람 수가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이 많아야 그 많은 자영업자들이 먹고살 것 아닌가. 당연히(ㅠ) 자영업자들도 대거 폐업의 위기에 내몰리고 청산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많은 인구는 이제 국가의 자산이 아니라 짐덩어리일 뿐인데 이걸 인구 오너스(onus)라고 부릅니다(p106). 고령자 비율이 높아 보너스가 아닌 오너스가 되어가는 인구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또한 국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버드의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지적하며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러너업인 중국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고 오래 전에 지적했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두 나라 사이의 대결이 임박한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p164)합니다. 미국은 중국의 도전을 묵과할 수 없고, 중국 역시 내부 모순을 외부로 요인을 전환하여 해소하려면 밖을 향해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예측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 말이죠.

1차 대전은 통일 제국 독일이 내부로부터 끓어오르는 불만을 대외 개전을 통해 무마하려고, 또 2차 대전은 히틀러가 독일 국민들에게 남발한 공수표를 부도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터뜨렸다는 게 저자의 견해입니다. 미 중 양국이 이처럼 전쟁을 항한 동력을 충분히 쌓았는데 조만간 한번 뭔가가 터지지 않겠습니까? 전쟁은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엄청난 피해와 비극을 몰고 오겠지요. 마침, 보복관세 부과라든가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라는 게 과거 2차 대전 앞두고서 연쇄적으로 각국에서 시행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죠.

p178을 보면 1980년대 제조업 강국 일본이 마치 블랙홀처럼 세계의 달러를 빨아들여 세계를 지배할(?) 듯하자 미국이 플라자 합의를 이뤄 인위적으로 약달러 강엔 환율을 만들고, 이후 경쟁력이 떨어지고 성장 의지와 건실한 노동 풍조가 사라진 일본이 지금 보듯 저렇게 식물화한 과정을 되짚습니다. 저자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중국을 앞으로 저렇게 일본화(p198)하여, 인구고령화, 첨단기술 보유 상대적 부족, 지정학적 갈등 심화 면에서 더 불리한 단계로 몰고 가려는 게 미국의 전략임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앞으로 중국이 "일본화"의 길을 더 가파르게 밟을 것이라고 내다보는데, 물론 책 중에서도 지적되듯 40년 전의 일본보다 중국이 훨씬 유리한 면도 있으므로 과연 이 예측이 그대로 맞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이 와중에서 대한민국은 뱀처럼 지혜롭게 장기 비전을 마련하고 실수 없이 스텝을 밟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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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지텔프 기출VOCA - G-TELP KOREA 공식 지정 지텔프 핵심 빈출 어휘 1,500개 수록
시원스쿨 어학연구소.곽지영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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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에서 가장 기본되는 사항은 아무래도 어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휘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지문을 읽어낼 수 있고, 심지어 듣기(=청해) 영역에서도 대본에서 뭘 말하는지 더 효과적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소리만 듣고 무슨 뜻인지 안다고 보통 착각하지만, 영어는 고사하고 그게 한국어라고 해도 그 말의 뜻이 처음부터 머리 안에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도 그저 소음 이상이 아닙니다. 어휘는 귀로 듣는 모든 정보를 이해하는 근간이 되며, 우리는 기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기보다 뇌를 가동하여 보고 듣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공인어학시험마다 특성을 타는 어휘 집단이 미세하게나마 따로들 존재하므로 그 시험에 최적화한 기출 어휘를 꼼꼼하게 훑는 공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두 30일 코스로 나눠어진 체제입니다. 이 책에서 정해 둔 분량을 하루마다 완수해 나가면 30일 후에는 지텔프 어휘만큼은 마스터가 되게끔 배려했다는 뚯이겠습니다. 어휘는 출제 빈도에 따라 그 중요성이 ★★★★★부터 ★까지, 다섯 단계에 따라 분류되었습니다. 책 맨앞에 알파벳 순서에 따라 인덱스가 제시되었는데 별 다섯 개는 다섯 개대로, 별 두 개짜리들은 그것들대로 따로 묶어졌습니다. 여러 모로 수험생들의 편의를 배려한 편집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은행 영어에서 통장은 passbook이라 하고, 돈을 인출하는 건 withdraw라고 합니다. p122에 별 네 개가 붙어 이 단어가 제시됩니다. 그 (파생) 명사형이 withdrawal이라는 것까지 밑에 작은 글씨로 함께 나옵니다. 이 단어에는 부가적인 뜻으로 (약속 등을) 철회하다, 물러나다 등의 뜻들이 같이 제시되었습니다. 얼마 전 실시된 지텔프 시험에도 나왔던 be integrated with 같은 표현이 p123에 나와 있습니다. 이 단어(integrate)도 별 네 개짜리 중요도입니다. 또 그 옆에는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들도 함께 나오는데, combine, merge, incorporate 등도 그냥 입만 열면 술술 나오게끔 연습이 잘 이뤄져야 하겠네요. 

요즘은 AI가 사람의 역할을 위협하기 시작하는 시대입니다. p189에는 artificial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단어 아래에는 간단한 일러스트까지 곁들였네요. 아무래도 요즘 사용빈도가 부쩍 늘어나서인지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따로 표제어를 밑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artificial의 중요도는 ★★★라고 합니다. 모든 단어에는 고유 번호가 일일이 매겨졌는데, 이렇게 하면 나중에 확인하거나 찾아보기가 더 편해지겠네요. 예를 들어 0453번 단어 advocate은 동사로서 옹호한다는 뜻도 있고, 명사로서 지지자, 옹호자 같은 뜻들을 또 담기도 한다고 설명됩니다.

단원이 끝나면 연습문제를 통해 학습도를 체크합니다. 예를 들어 p224를 보면 DAY 14 부분의 daily practice가 나옵니다. 영어와 우리말 뜻을 연결하게끔 하는 문제도 있고, 문장을 제시한 후 블랭크 안에 어떤 단어가 들어가는 게 가장 적합하겠는지 묻는 문제도 있습니다. 요즘 코스닥에 상장되는 바이오 섹터 회사들 중에는 그 상호에 "파마수티컬"이 들어가는 곳들이 많은데, 그 단어가 p223에 나옵니다. 단어 번호는 0558이며, pharmaceutical이라고 씁니다. 중요도는 ★라고 하는군요. 중요도 ★의 다른 단어로는 pollutant가 같은 페이지에 있는데 이 단어는 가산명사입니다. 그래서 바로 밑에 나오는 예시 표현에서 environmental pollutants라고 해서, 뒤에 -s가 붙었습니다. 복수(plural)라는 뜻입니다.

선거권, 참정권이라는 뜻으로 suffrag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p341에 이 단어가 제시되며 간단하게 vote와 바꿔쓸 수도 있습니다. 아마 20세기 초 여성참정권 운동 관련 글을 읽을 때 자주 보기도 했던 단어이고 관련 주제 영화들도 있습니다. 중요도도 생각보다 높은데 ★★★★입니다. 숙어로서 give one's suffrage for~라는 것도 교재에 나오는데 간단히 support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지텔프에 자주 출제된 어휘가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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