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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KOREAN 1 - Beginner Level ㅣ MY FIRST KOREAN 1
김대희 외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5월
평점 :
한국어는 외국인 입장에서 무척 배우기 어려운 언어입니다. 따라서 교습 커리큘럼이나 교재가 무척 섬세하게 구성되어야만 하겠는데요. 이 책을 보면 첫째 "주제별 상세한 문법 설명과 다양한 활동 제공", 둘째 "한국어, 영어 2개 국어 대본 수록", 셋째 "영, 일, 중, 베 4개 국어 단어 자료집 제공"이라고 특징이 소개됩니다. 저는 무엇보다, 외국어 교재는 상황이 다양하게 세팅되고 그에 따른 생생한 표현들이 내용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어도 요즘은 새로운 표현들이 고안되고, 기발한 신조어들도 새롭게 생산되는 편입니다. 한국말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외국인들의 입장에 서서, 내가 그들이라면 이런 말을 일상에서 직장에서 쓰고 싶겠다는 공감과 이해가 선행되어애 하겠는데, 이 교재는 그런 흔적이 잘 배어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나서, 솔직하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45에 보면 가상인물 비비안과 민호 사이의 대화가 나옵니다. 토론토에 한국 마트가 있냐는 질문이 나오는데, 이 교재는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또 토론토는 MLB 구단 블루제이스의 홈베이스인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활약도 했었지요. "새로운 단어와 표현" 코너에 보면 "살다"라는 동사에 ㉣라는 표시가 있는데, 이는 외국인이 배우기에 상당히 어려운 부분인 ㄹ 탈락 현상을 가리킵니다. "너는 어디에 사니?" "이 시계는 백화점에서 산 물건이야." 같은 예문을 보면 "살다"의 어간(語幹)인 "살"에서 ㄹ이 탈락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한국어에서는 규칙이며, ㄹ 불규칙 등으로 파악하지는 않습니다(외국인에게는 규칙이건 불규칙이건 어려운 건 매한가지이겠습니다만).
p60을 보면 "~고 싶다"는 표현에 대해 영어로 설명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영어가 세계 공용어이기 때문에 이 교재도 영어를 통해 기본 설명이 진행됩니다. 제가 잠깐 해석을 해 보면, "~고 싶다"라는 종결 어구는 동사의 어간(stem)에 붙어서, 평서문에서 화자의 욕망을 표현하거나, 의문문에서 듣는 이(상대방)의 욕구를 표현한다...라고 학습자들에게 설명하네요. 예를 들어 "뭐 먹고 싶어요?'라는 문장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말을 듣는 사람의 욕구, 희망이 무엇인지를 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교재를 볼 때 가끔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설명이 가끔 나와서 지루함을 풀어 주듯이, 이 교재도 간간이 한국 문화의 이런저런 면모를 일러 주는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p71 같은 곳을 보면, 한국의 식사 예절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어른이 마실 것을 나이 어린 사람에게 내어줄 때에는 두 손으로 공손히(=to show respect) 받아야 합니다"라는 문장이 영어로 나옵니다. "식사가 끝나도, 어른이 먼저 자리를 뜰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예의에 맞다"라는 문장도 있네요. 또 "식탁에서는 그 자리의 최연장자가 수저, 젓가락을 들고 나서야 나머지 사람들이 비로소 식사를 시작한다"고도 합니다. 외국인이 봐도 흐뭇한 미풍양속이 맞습니다.
p90을 보면 과거 시제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past tense라고 해서, 한국어 과거형의 표현을 분명하게 "시제"라는 틀에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피곤하다의 과거형은 피곤했어요, 현재형은 피곤해요 등으로 그 활용형을 바꿉니다. 이게 보어와 결합할 때는 "이다"라는 서술격 조사를 쓰는데, 예를 들어 사전의 기본형은 "친구이다"인 것을, 친구예요, 친구였어요 등으로 시제에 따라 변화시킵니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는 연습 문제를 통해 동사 활용 연습을 시킵니다. 저스틴이 지금 어디에 있어요? 한인 타운에 (있어요/있었어요) 라는 문제에서, 학습자가 골라야 할 바른 선지는 "있어요"입니다. "있어요?"라고 물었으니 그 답도 "있어요"라고 더 간단히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피아노를 칠 수 있어요"라는 문장은 영어로는 can이란 조동사를 써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도 "있다"라는 동사를 쓴다는 게 외국인 입장에서는 좀 이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민우는 영미한테 커피를 사 주었어요"라는 문장에서, "주다"라는 동사는 (앞에서 배운 것과는 달리) give라는 뜻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호의에서) 행위하다"를 표현하는 조동사(auxiliary verb)라고 설명합니다.
컬러풀한 편집에 다양한 용례가 나오면서도 정확한 문법 설명이 믿음직한 교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