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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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려 다 읽고 나서 참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서 이처럼 하루하루를 전투하듯 살아가는 걸까요? 니체는 일찍이 말한 적 있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괴물이 되고 만다." 생(生)이란, 나를 먹어치우려는 천적, 나에게 적대적인 환경과의 지속적인 투쟁으로 채워집니다. 나에게 먹히는 피식자 역시, 제 생명을 걸고 필사적인 도주를 행하니 나의 일격을 피하는 순간 그가 바로 승자입니다. 약한 자는 약하게 태어난 대로 강자를 피하며 살아갈 방도가 있으니 세상이라는 격전장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을지는 아무도 모르나, 그 과정에서 상처만 가득 입은 채 내가 괴물로 남는다면 이는 너무도 슬픈 일 아닐지요.

(*문충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려서부터 특별한 머리를 타고난 소년 서이준. 하지만 그의 재능이 마냥 축복만은 아니었습니다. "곧 모두의 날이 옵니다. 준비해야 합니다." 수수께끼 같은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날은 도둑처럼 온다. 준비 없이 그날을 맞는 자는 새신랑 앞에서 전혀 단장을 못했던 신부처럼 너무도 부끄러워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형사 민성후는 모든 게 비틀어진 공간에서 중력과 에너지의 이질적 파동을 느끼듯, 이 천재소년의 괴이한 진술을 듣습니다. "죽은 사람은 슬프지 않잖아요. 왜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는 거죠?" 소년은 하나만 알고 둘을 알지 못합니다. 조문객들이란, 뭇 사람들이란, 원래 자신을 위해 이기적으로 울 뿐인 존재들입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조.효.익(p108)" 일부러 또박또박 끊어 읽는 이명도의 속셈이랄까 심리는 우리 독자들도 어느 정도는 눈치챌 수 있을 듯합니다. 회색 눈동자 증후군(p59, p228)이라고 들어 본 적 있을까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눈동자의 색이 변하는 현상인데, 다미앵이라는 광인이 16세기 중반 프랑스의 국왕 루이 15세를 암살하려 들었다가 잡혀 거열형에 처해진 적 있었습니다. 집행 중 그의 머리는 하얀 색으로 변했다고도 하죠. 사람의 신체는 환경의 극단적 변화를 겪으며 어떤 기이한 변화를 겪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돌연변이도, 진화의 급작스러운 발생도 어쩌면 비슷한 기제를 통하는지 모릅니다.

현해탄 건너 열도의 중심지 도쿄는 우리네 서울과 닮은 바도 많고, 갖은 음모와 탐욕이 판치는 현대 자본주의의 압축적 무대이기도 합니다. p174에서 민창진(민성후의 부. 현재 식물인간 상태)은 피를 말리는 긴장 상태에서 대체 무슨 운명이 그를 기다릴지 필사적으로 추론해 보지만 여전히 답은 오리무중입니다. 이케부쿠로[池袋]에서 구입한 선불폰이 그의 행적을 모호하게 가려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올리에라 호텔을 황급히 떠나, 저 멀리 후쿠시마의 대참변 뒤에 과연 어떤 사정이 숨어 있는지에 대해 생각만 해도 전율이 느껴지지만, 세상이 통째로 뒤집힐 만한 그 비밀은 누군가는 나서서 끝까지 지켜 내야만 합니다. 이치가 본래 그렇기 때문이죠.

권 실장(p232). 무책임한 사람입니다. 돌연한 사태의 진전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격노한 모습을 보이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당신은 대체 무엇을 했냐고 질문 받는다면 그 입에서 어떤 변명이 나올까요? "자살로 위장한 타살(p252)!" 보통, 허탈한 블랙 유머로 "자살당했다"고도 하죠. 우리 주변에서는 이처럼 대체 무슨 곡절인지도 모른 채 여러 사람이 죽어나갑니다.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는 시국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세상이 이럴진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평한 일상을 이어가며 천진난만하게 공터를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놓여야 하는 건지 눈물이 주루룩 터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천재 서이준은 답을 알고 있을까요.

아, 민성후는 드디어 권총을 집습니다(p275). 일이 여기까지 왔는데, 지독한 놈인 줄은 알았지만 그 역시도 놈에게 쉬이 양보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제 세상의 운명도 그의어깨가 지고 있는 셈, 건곤일척의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할 때입니다. 방독면, 방독면. 세상에 그 어떤 독가스가 퍼져도 누군가는 나서서 사랑하는 사람과 죄 없는 영혼들을 구해 내야 합니다. 가능하면 그 과정에서 나도 내 자신으로 온전히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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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임용한 지음, 손무 원작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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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박사님은 국방TV에서 제작 방영했던 토전사 시리즈를 통해 큰 인기와 영향력을 얻은 분이며 사실 그 이전부터 전쟁사 관련 대중서 저술로 유명했던 분입니다. 최근 계엄령 사태에 대해서도 한 말씀을 남기기도 했는데, 지금도 YTN 등에서 틀어 주는 <전쟁과 사람> 몇몇 회차에 출연하여 허준 MC, 이세환 기자, 윤지연 아나운서 등과 함께 다시 좋은 컨텐츠를 만드시는 모습을 보면 시청자로서 반갑기도 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손자병법>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보는 통찰이 담겼기에 이천오백년이 지난 지금도 고전으로 존중됩니다. 임 박사님도 토전사 등에서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사건 이면의 독특한 사정이나 맥락을 잘 짚어 주기에, 해당 고전의 주해자로서 이보다 더 적격인 분이 없다 싶었습니다. 책을 받아보고 큰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손자병법은 모두 13편으로 되었는데 임 박사님도 이 편제에 맞춰 내용을 이어갑니다. 역시 임 박사님답게 동서고금의 중요 전쟁사를 자유자재로 원용하며 이 오랜 동아시아 고전의 내용에 생생한 주해를 달며 원전의 볼륨을 훨씬 풍성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p122(제3편 謀攻 중) 같은 곳을 보면, "병력이 대단히 열세이면 전투를 피한다"는 구절에 대해, 저자는 이게 정말로 항전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나마 최선인 방법을 모색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같은 말이라 해도 수백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면 의미라는 게 바뀌게 마련입니다. 또 워낙에 중국이란 나라가 땅이 넓다 보니, 이 전선에서 일이 잘 안 풀리면 다른 theater에서 재도전을 모색한다는 뜻도 관용적으로 품는다는 의견을 저자는 제시하는데, 임 박사님의 책들은 이런 독자적이고 살짝 변칙적이기도 한 해석의 독창성이 그 읽는 맛 중 하니입니다.

p123에서 저자는 분진합격(分進合擊)이라는 전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는 12세기 몽골 기병들이 본격적으로 발전시킨 택틱스라고 할 만한데, "여러 개의 여단으로 산개(散開)하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다 결정적 타깃 앞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으로 적을 타격하는 것입니다. 이런 공격의 위력이란 이치상으로 누구라도 납득하고 상상할 만하지만, 몽골 군대의 특별한 성공 비법이 있었다면 그건 그들만이 실전에서 구현할 수 있었던 기동력 덕분일 것입니다. 또 저자는 십자군의 요새 운용법에 대해, 부족한 병력을 기술로 대신했다고 진단하는데, 크라크 데 슈발리에(Crac des chevaliers)가 <손자병법>의 "적은 분산, 아군은 집결" 원칙을 저 성채라는 구조물로 달성했다는 탁월한 분석이 있습니다.

"수비는 내게 남음이 있게 하고, 공격은 적이 부족함이 있게 하는 것이다(p181)." 임 박사는 이 구절을 두고, 손자병법에서 가장 난해하다는 평가를 소개합니다. 이 구절은 제4편 형(形)에 나오는데 4편의 제목은 진형(陳形)이라고도 칭합니다. 바로 앞 페이지에서 저자는 태평양전쟁의 시발점이 된 진주만 폭격에서, 왜 미군을 더 철저히 무력화할 수 있었던 유류저장고 파괴를 단행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평소의 지론을 다시 전개합니다. 토전사 해당 에피소드를 시청한 이들에게는 익숙할 듯합니다. 이어 저자는 독소전으로 화제를 옮겨,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도 소련군 포로의 엄청난 숫자가 결과적으로 독일군의 자유로운 기동에 큰 방해가 되었음을 지적합니다. 

기세(氣勢). 사람 사이의 싸움이라는 게 참 묘해서 분명 어느 한쪽의 역량이 상대방에 크게 못 미쳐도, 이 기세라는 것이 뜻밖의 국면에서 작용하기라도 하면, 마치 1526년의 파니파트 전투처럼, 명백한 언더독 바부르가 이브라힘 로디를 패퇴시킨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p238에서 이릉의 전투를 분석하며, 적의 기세에 휘둘리지 말고 나의 기세를 조절할 줄 알라는 문장으로 이 장의 취지를 요약합니다.

1차 대전 직전 독일 육군은 필승의 방책이라 할 슐리펜 작전을 마련해 두었으나, "지나치게 대담한 계획이었던 탓에 독일 참모본부의 심장이 나약해진 탓으로(p286)"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저자는 결론내립니다. 반대로 2차 대전 때에는 간이 부은 히틀러가 만슈타인의 낫질 작전을 기다렸다는 듯 승인하여, 허를 찔린 프랑스 육군을 대파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기세" 라면 바로 이런 걸 두고 이름이겠는데, 요아힘 페스트 같은 이는 그저 "도박꾼의 행운"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제11편 구지(九地)에는 박사님 말씀대로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이 자주 쓰입니다. 사실 <손자병법>뿐 아니라 중국 고전 대부분이 이와 같습니다. 박사님은, 어렵게 파고들면 한도끝도없이 어려운 이 고전에 대해 최대한 쉽게, 또 박사님의 장기인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며 경쾌하게 해석해 줍니다. 지금으로부터 1800년 전에는 위 무제(조조)가 주석을 달았고, 이제 인류의 간교한 지혜가 끝을 모르고 발달한 현황을 낱낱이 반영하여, 박식한 임 박사님이 고전에 이처럼이나 팔팔 뛰는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손자병법의 타이틀을 빌린 세계전쟁사로 읽어도 되겠으며, 버나드 로 몽고메리의 책보다 더 실용적이고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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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인사이트 - 예술에서 배우는 삶의 가치
김영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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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계측적, 수치적, 정량적 접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와는 별개로 예술의 영역을 유보하고, 때로는 예술만의 심미적 기준과 기능을 더 우위에 놓는 것은, 예술을 통해서만 가능한 통찰, 카타르시스, 나아가 정신적 평온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1954년작 <십자가형>을 보면 4차원 초입방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수의 십자가형을 묘사했는데, 이처럼 뛰어난 예술가들은 번거로운 계산, 검증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단 한 번에 진실에 도달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입니다. 이런 걸 두고 예술적 통찰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의 이 책은 그 수많은 미술품 감상을 통해 추출한, 삶과 자연과 생리와 일상 여러 국면에 대한 수상록과도 같습니다. 예를 들어 p45를 보면, "잠(sleep)"이라는 주제어에 대해, 수백 년 동안 천재들이 전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작품 속에 묘사한 바를, 매우 쉽고도 재미있게 풀어 줍니다. 그림이란, 손기술만 뛰어난 기술자가 번잡한 색깔과 선을 잔뜩 늘어놓은 게 아니라, 그 안에 자신만의 감정,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인류 역사에 남은 화가, 조각가들은 그저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은 우리 시대에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최초의 표현이 탁월해서 불멸의 명성을 얻었으니 말입니다.

풍만한 여인들을 자주 그린 루벤스의 <헤라와...>는, 눈이 100개나 달린 아르고스가 헤라의 명을 받아 암소(이오)를 지키는데, 헤르메스의 음악에 속아 잠에 빠지고 소도 못 지키고 목숨까지 잃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p45)에서, 잠은 이처럼 인간에게 원초적인 공포를 부르는데, 죽음과 잠이 매우 닮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 나오지는 않으나 H J 드레이퍼가 20세기 초에 그린 <율리시즈(오뒤세우스)와 사이렌들>도, 바다의 요정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정신이 홀린 선원들의 상태를 일종의 "잠", 혹은 죽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도판은 없으나) 저자께서 (영어 제목까지) 언급하신 고야의 그 작품을 제가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는데, 시대를 훨씬 앞서간 초현실주의 화풍이 놀라웠습니다.

p84에서 저자는 마르크 샤갈에 대해 말하는데, 샤갈뿐 아니라 유명한 작가, 예술가 중 많은 이들이, 대표님 평가처럼 우리가 이미 세월의 검증을 거쳐 어느 정도 정착된 평가로 접하는 것과, 그 사람들 당대에 무슨 평가를 받았는지와는 생각 외로 갭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975년생이고, 일종의 보트피플 출신 예술가인, 덴마크 국적의 자인 보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른바 고향에서 추방당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다는 점에서 샤갈과 닮았다고 평합니다. 책에 나오듯이 베트남 글자(쯔놈)으로는 Danh Vō(자인 보. 보가 성씨입니다)라 쓰며, 한자로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1975년생이니 한자 이름은 아예 갖지 않았을 수 있죠.

p144에서 저자는 아마 자신의 최근 기획과도 관련이 있었을, 런던 서펜타인 박물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냅니다. 세즈터 게이터라는 흑인 남성 건축가를 저자는 책에서 언급하는데, 이름이 정말 어렵습니다. Theaster라는 저 이름을 디애즈터라고도 읽는가 봅니다. 여튼 구글에 찾아보니 유명하신 분인지 그에 대한 정보는 많으며, 50대 초반이지만 수염이 하얗게 세어 할아버지처럼 보입니다. 이 사람은 시카고(미 일리노이 주) 출신이라고 하며, 이 책에서 시카고 코드가 또 있나 해서 이리저리 찾아 보니 p154에 시카고 미술관에서 개최한 반 고흐 관련 행사가 나오네요. 역시 저자가 기획자라서 그 눈에 보이는 바가 남들과 다르신가 봅니다.

p226에 보면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로서의 예술, 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픽셀에 대해 저자가 깊이 있게 성찰한 바가 나와서 독자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유도합니다. 컬러 도판도 많아서 이해가 더 쉬워지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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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단기공략 지텔프 공식 기출청취 - 5일만에 청취 완벽 공략 ▶ 65점 달성!
G-TELP KOREA 문제 제공, 서민지.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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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지텔프 점수 취득이 필요한 수험생들에게는 일반적인 수험서 외에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청취영역에서 분명 지텔프에는 타 시험과 다른 특징이 존재하며, 만약 이 포인트만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면 수험 기간은 크게 단축될 것입니다. 이 교재 p14에서 설명하듯이, 지텔프에서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 최강은 바로 청취 영역입니다. 저는 시원 공식 지텔프 시리즈를 다 훑어 보았는데, 거듭 읽어 봐도 이 머리말의 점수별 공략법 부분은 정말 잘 쓰였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난이도가 낮은 문법에서 점수가 샌다면 그 사람은 지텔프에서 대책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또 이 청취 파트에서는 최대한 내 약점을 보완하되, 수험 시간이 한정되었다면 자원을 다른 영역에 지혜롭게 배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전략 코칭 오버뷰는 수험생이 최소한 다섯 번을 읽어 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계획을 만들어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실전에서 풀이 시간이 부족해도 최소한의 형식이랄까 문제 풀이의 루틴은 지켜야만, 막무가내 찍기 수준을 면했다고 할 수 있죠. 지텔프뿐 아니라 토익도 마찬가지인데, p26 이하에 자세히 나오듯이 청취에서는 질문이 시험지에 인쇄되지 않기 때문에(아니라면, 그건 이미 독해 시험이지 청취가 아니죠), 수험생이 질문을 듣고서 그 내용을 간단히 적곤 합니다. 이걸 노트테이킹이라고 하죠. 토익은 모를까 지텔프는 쉬워서 노트테이킹 필요 없다고도 하던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고 호랑이도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 전력을 다한다고 합니다. 정석을 지켜서 나쁠 건 없고, 이 교재의 이 대목이 매우 유익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p27 중단을 보세요. 최고입니다. p100 이하에는 질문 노트테이킹만 5회분으로 따로 연습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p56 이하에는 파트2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 자세한 전략이 나옵니다. 우선 담화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풀어 주며, 이어서 질문 유형과 풀이의 포인트를 짚어 줍니다. p57 중단 같은 곳을 보면, 정답 단서가 언급되는 빈출 표현이 예시되는데, Today, I'm going to tell you about~ 이라든가, We are pleased to inviter you to~ 같은 게 그러하다고 하니 수험생들은 이런 말이 귀에 들리기 시작할 때 더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p63에서는 패러프레이징 연습이 설명되는데 제 느낌으로 시원의 영어 쌤들은 이 paraphrasing의 수험 가치를 대체로 꽤 높이 평가들 하십니다. p91 이하도 함께 참조하세요.

교재가 청취 교재이므로 음원은 필수입니다.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하고 다운받아 소장할 수 있고, 꼭 회원가입 안 해도 문제에 찍힌 QR 코드를 스캔하면 개별 음원이 바로 재생됩니다. 그런데 개별 음원의 플레이어 오른쪽을 클릭하면 다운로드 옵션이 바로 나옵니다. 제가 직접 해 보니까 다운도 바로(로그인 없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하나 모아가도 되겠습니다. 음원은 모두 다운받으면 91Mb 정도 용량이며, 압축 해제하면 112Mb 정도 됩니다.

p48의 31번 문제를 풀어 보면, 에밀리와 루이스가 대화를 나눕니다. 목소리들은 아주 전형적인 듣기평가 목소리들이네요. 알래스카에서 춥다고 에밀리가 불평하는데, 루이스는 건물의 난방 시스템이 고장났냐고 묻습니다. 에밀리는 그게 아니며, 날씨도 그저 평소와 같지만, 자신이 일생 동안 따뜻한 데서만 살았기 때문에 이 날씨에 적응이 안 된다고 대답합니다. 답은 그래서 ⓓ이며,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수능보다 아주 약간만 더 어려운 정도입니다.

기출 문제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 특히 돋보입니다. 해설은 대체 왜 이게 오답이며, 역대 지텔프에서 매력적인 오답으로 수험생들을 함정에 넣었던 유형도 상세히 분석합니다. 공식이라는 타이틀에 값하는 알찬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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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동사 활용 쓰기 노트 - 원어민 MP3 음원+동사 활용표+동사 활용 총정리 노트+동사 색인+단어 색인
김수경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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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는 서양인들이 배우기 몹시 힘든 언어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인들은 자국어와 이 언어가 문법적으로 매우 닮은 데가 많아서, 서양인들보다는 쉽게 배운다고도 평가됩니다. 그러나 생김새, DNA 구조가 매우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1년의 집중 학습 기간 없이는 한국인이 일본인과 의사 소통을 한다는 건 (일부 한자어 제외) 불가능합니다. 이는 네덜란드인과 독일인, 포르투갈인과 스페인인이 대략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과 대조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동사활용은 일본어 초중급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고비이며, 이 고비만 넘기면 일본어의 난코스 하나가 정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어 동사도, 푸르다, 푸르러, 푸르니, 흐르다, 흘러, 흐르니 등의 예처럼 어려운 활용(conjugation)이 많습니다. 다만 일상에서 워낙 압도적으로 연습할 상황이 많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그 난이도를 모를 뿐입니다. 따라서 일본어 동사도, 한국인이라면 이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코스를 거친다면 얼마든지 통달할 수 있습니다.

책은 모두 2파트로 나뉘는데, 파트 1은 서론과 같습니다. 일본어 동사의 특징을 살피고, 이어 활용 형태의 개략을 살핍니다. 이 파트 1은 모두 3개의 챕터로 이뤄졌는데, 제 생각에는 이 파트 1을 아주 주의깊게 반복 학습해야 할 듯합니다. 기초가 부실하면 이후에 아무리 고층을 쌓아올려도 흔들흔들 구조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파트2에서 문형이라든가 구문, 자주 쓰이는 특징적인 표현을 배우는데, 이 파트2는 제 생각에 정말 확실히 배워 두면 중고급 코스에서 큰 도움을 받을 듯합니다.

일본어 동사는 대개 3그룹으로 나뉩니다. p12를 보면, 1그룹은 ます형으로 활용시킬 때, 어미 う단을 い단으로 바꾼 다음, ます라든가, ます, ました, ません, ませんでした 등의 어미를 붙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이 뜻은 차례로, 현재, 과거, 현재부정, 과거부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어보다 변화는 단순합니다. 2그룹은 る를 삭제하는 게 핵심입니다. 3그룹이 문제인데, 규칙이 없으므로 무조건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말에는 이렇게 완전 불규칙인 동사는 없지 싶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p70의 12과를 보면 과거형을 만들 때 쓰는 た형의 2그룹, 3그룹 동사들을 집중 훈련합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る를 삭제하는 게 핵심인데, お[落]ちる(떨어지다)의 경우가 예로 나옵니다. 그 외에도, 信[しん]じる(믿다), 忘[わ]する(잊다) 같은 동사가 예로 나옵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3그룹, 완전한 불규칙 동사를 배우는데, する(하다)의 경우 그냥 규칙 없이, 과거 시제는 그냥 した(했다)가 됩니다. "스루"가 "시타"로 바뀐다... 부조리하지만(?) 원래 그렇다니 반복 연습을 통해 익혀야 하겠습니다.

p118에서는 금지형 활용을 가르칩니다. 특이하게, 1, 2, 3그룹의 활용이 같다고 합니다. 또 어간 뒤에 な만을 붙이면 되므로 방법도 매우 간단합니다. 예로는 聞く(きく)라는 동사가 들어지는데, 뜻은 "듣다, 묻다"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듣다와 묻다는 정반대 뜻인데 이 단어가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는, 한자 聞(문)부터가 그렇게 두 상반되는 뜻을 가지니 일본어도 덩달아 그렇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한자를 쓰긴 하지만, 이로부터 만들어진 contronym의 예는 없습니다.

일본어에는 사역수동형이라는 게 있는데, 그 뜻에 대해서는 p150 상단에 자세히 설명이 있습니다. 1그룹은 う단을 あ단으로 바꾸는 게 핵심입니다. 2그룹은 역시 る를 삭제하고, させられる를 붙이면 됩니다. 每朝弟にアニメを見させられる(매일 아침 남동생이 애니를 억지로 본다), 娘の話を聞いて、いるいると考えさせられる(딸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가지를 생각게된다). 책에는 이렇게 두 예문이 나오는데, 모두 해당 문법 사항을 익히는 데 유용한 문장들이었습니다.

부록에는 동사활용표, 동사 색인, 그리고 단어 색인까지 실려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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