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 주성하 기자가 전하는 진짜 북한 이야기
주성하 지음 / 북돋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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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두 지도자가 죽은 후 새로운 젊은 "수령"을 맞이하여 최근 많은 환골탈태를 보이는 양상입니다. 전향적으로 동계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 결정도 그렇고, 이 결정이 연쇄 파장을 일으켜 사상 초유로 거행된 미- 북 정상 회담까지 이어진 경위를 봐도 그렇습니다. 아직 저들의 정확한 저의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확실한 건 우리 쪽의 자세,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통일을 대비하는 자세가 종전과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점 정도이겠습니다.

상대를 적대하든 이해하든, 절멸의 타깃으로 삼든 뜨거운 포옹을 시도하든 간에, 가장 최우선에 놓여야 할 과제는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동아일보 등에 여러 칼럼, 기사를 기고하며 이제는 한국에서도 꽤 지명도가 높은 주성하 기자의 책이며, 북한 사회의 심도 있는 분석이나 고위층에 대한 해박한 지식 면에서 그를 능가할 만한 전문가가 극히 드문 만큼, 여태 단편적인 인식에 그친 우리 독자들에게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실제로 책을 다 읽고 많은 점을 배우게도 되었네요.

몇 달 전 어느 일본 저널리스트가 쓴 책을 읽었는데 그 중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거듭되는 국제 봉쇄와 제재 속에서도 경제의 자생력은 생각보다 강했으며...." 예전 김정일이 살아있었을 당시, 느닷 내려진 "화폐개혁" 조치에 대해 특히 평양 주민들이 큰 불만을 표시하면서 "저런 XX 같은 X" 같은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는 일부 보도를 접하고 의외의 느낌을 받은 적 있습니다. 유일체제이며 소위 "최고 존엄"에 대한 불경스러운 태도가 전혀 용납되지 않는 그들 사회에서 참으로 기대될 법하지 않은 반응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이는 비교적 세련된 평양이나 그들 수도권 일대의 정서이며, 변경이나 농촌에서는 여전히 극히 낙후한, 미개한 복종 일변도의 정서이겠음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여튼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당국이 조장하건 억압하건 간에, 일부에서는 분명 자생적 자본주의 활동이 무시 못할 강도, 범위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PC방도 성행하며 남한 컨텐츠를 몰래 접하고 자극 받은 그 나름의 트렌드가 분명 북한 주민들에게도 "경제하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운 건 사실인 듯합니다. 1%의 부자, 0.01%의 금수저... 사회주의적 평등을 표방하는 체제에서 일어나고 자리잡은 현상치고는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모습들입니다만, 여튼 이런 움직임이 "당장 북한이 붕괴하는 결과만은 막는" 버팀목이자 기반임은 또 분명합니다. 동구권이 무너질 때는 소련의 탱크고도 그 추세를 막을 수 없었는데, 지금 북한은 중국의 원조조차도 넉넉히 못 받는 형편이면서도 요리조리 제재의 구멍을 파고들며 용케도 잘 버티는 형국 아니겠습니까.

한국에서는 특히 교사 등이 일등 신붓감으로 꼽히는데 북에서는 이런 교육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가장 열악한 처우를 받는 편이라고 하니 다시금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네요(하긴 정상인 게 뭐가 있겠나 싶지만서도). 그 와중에서도 유치원 교사, 혹은 김일성대 같은 명문 시설의 "교원"들은 선망의 대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찌감치 "정규 수입"의 범주가 의미없어지고, 가외로 올리는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는 풍조가 자리잡은 덕입니다. 특히 김일성대 교수의 경우는 당국에서도 특별 배려를 한다는군요.

여기 남쪽에서도 공무원들의 수뢰 때문에 사회가 골병이 드는데 공직자들의 부패상은 저쪽이라고 다를 바가 없나 봅니다. 생산성도 떨어지고 그나마 사회의 안정, 평등 말고는 기댈 데가 없는 체제에서 공직자가 부정까지 저지르면 무슨 답이 있겠나 싶은데, 여튼 민간에서 뭘 노리고 공무원에게 뒷돈을 찔러 주는 판이라면 역으로 시빌 섹터에 활력이(그게 무엇이든) 돌고는 있다는 방증도 됩니다. 애써서 좋게 해석해 주자면 말입니다. 아니 다 굶어 죽어가고 거지들만 들끓는다면 공무원한테 뭘 기대하거나 호의를 바랄 여지라도 어디 있을까, 뇌물을 줄 돈은 어디서 나오기나 할까 싶은 게 자연스러운 추론이죠.

예전에 소설가 황석영이 비밀리에 북을 방문하고 귀환하여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기행문, 수기를 계간 창비에 연재한 적 있습니다. 이 덕분에 백낙청, 리영희 양 교수가 당국에 연행되어 큰 고초를 치른 적도 있었죠. 그 글을 읽고서는 왠지 남한 사람시각으로 재해석된 내용이 아니라, 북측의 설명, 입장에 너무 경도된 것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확고한 자신만의 관점을 지닌 유명 작가라서 더 기대가 컸는지도 모르지만). 그게 소위 내재적 접근법에 영향을 받은 소치일 수도 있겠으나, 여태 함께 호흡해 온 남쪽 독자를 더 배려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접을 수 없었죠.

그에 반해, 이 책은 북한의 엘리트가 쓴 책인데도, 적잖이 남한화한 지성인의 시야로 북을 재해석한 점이 돋보입니다. 책은 독자와의 소통인데 어떤 기존의 프로파간다, 교조만을 "충실히" 전달하는 건 문제가 있을 뿐더러, 우리가 호흡하고 그 혜택을 받는 자유체제의 취지와도 잘 맞지 않습니다. 북을 이해하는 데 생생한 팩트의 제시로 큰 도움을 준 이 책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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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경영전략의 미래좌표 방송문화진흥총서 151
이상옥 지음, 이음스토리 편집부 엮음 / 이음스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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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의 <미래 충격> 등 여러 고전들은 지금도 널리 읽힙니다. 노환으로 작년에 이미 타계한 분의 책이, 요즘의 첨단 추세를 시원히 해명하거나 곧 다가올 미래를 예견해 주리라는 기대 때문이 당연히 아니죠. 그가 말한(말했던) "미래"는 벌써,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이거나, 아니면 이미 과거에 편입된 시간들일 겁니다. 그런데도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이 그의 책을 읽는 이유는, 그의 예견이 이처럼이나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놀랄 만큼 많은 대목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의 예견은 과거에 속한 사항이 아닌가? 우리가 다시 그의 책을 읽는 이유는, 이처럼 정확한 예언의 맥락을 찾아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가고 없지만(대신 그의 따님이 있긴 하죠ㅋ), 이 신통한 책의 취지를 다시 탐구하면, 혹시 "후편"에 대한 내용 짐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토플러뿐 아니라 영역을 달리하는 다른 모든 고전도 마찬가지죠. 뻔한 소릴 갖고 혼자만 깨우친 진리인 양 부풀려 떠드는 건 바보들이나 일삼는 짓입니다. 현명한 사람, 혹은 현명해지려 노력하는 사람은 미래의 향방에 주시합니다.

이 책은 앨빈 토플러에 버금간다 할 덴마크의 저명한 미래학자 롤프 옌센이, 믿어지지 않지만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에 저술한, 어떤 의미에서는 "고전"입니다. 21년 전이 먼 예전이라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21년 전이라는 시간의 핸디캡을 딛고 이처럼이나 미래(즉 현재)를 정확히 내다보았다는 그 통찰력이 놀랍다는 뜻에서입니다. 만약 롤프 옌센이 누군지도 모르고, 21년 전의 저술임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있다면, 1) 담론이 시원하다. 다른 이론가의 체계를 엿보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시야에 의해 "이야기(이 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미래는 이야기의 세상이다, 이 정도로 한 줄 요약이 가능할 정도로)"를 풀어놓고 있다. 2) 많은 대중 경제경영서, 혹은 자계서 등이 요즘 써 대는 주장과 내용이 비슷하지만, 고품격의 철학이 전 내용을 관통한다 3) 디테일에는 다소 동의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미래의 대세가 무엇일지에 대해, 실감나는 정신 무장이랄까 시야 전환을 힘있게 촉구해 준다, 뭐 이 정도 반응들이 나오지 않을지 짐작합니다.

21년 전에 쓰여진 책치고는 놀랄 만큼, "4차 산업 혁명"이란 말만 본문 중에 등장하지 않을 뿐, 이 책은 아날로그식 감성이 사회 전반의 산업적 지향을 "다시" 지배할 미래를 생생히 그려냅니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이른바 "제3의 물결"이라 일컬어지던, 정보화의 도도한 흐름이 세계를 휩쓸 시절이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가정마다 PC가 보급 안 된 곳도 있었을 시절이고, 우리가 지금 TV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접촉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MS 윈도라든가)가 아직 결정판이랄 만한 게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정보화 사회가 채 성인기에 접어들기도 전이었는데, 옌센 박사는 "꿈과 스토리와 낭만이, 산업화 시대가 안긴 기계적 효율과 마음의 상처를 모두 덮어버릴 세상"을 논하고 있는 거죠. 물론 아직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리로 향해 모두가 발버둥친다는 것, 이제 그 지점이 대세가 되었다는 것, 이 포인트를 잘 공략해야 시장에서 살아남는다고 기업들이 혈안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동의합니다.

옌센 박사는 놀랍게도, 인공지능이 등장하여(이 말은 물론 이보다 훨씬 앞선 시점부터 등장했었지만, 옌센 박사님이 거론하는 범주는 훨씬 구체적입니다. 게다가 지금 구글(이 책이 쓰여질 무렵 이 회사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과 애플, IBM 등이 컨셉화한 내용[상용화했든, 아니면 마케팅 구호에 아직 머물든 간에]과 거의 일치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예언까지 합니다. 물론 한 번의 대세 전환기에 대량 실업이 발생한다는 건 지난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운 바입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사람들이 잃은 일자리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게 "로봇세"를 물려야 한다는 등의 절박한 논의가 나오는 사정을 반영하여, 아직 그런 위기를 꿈도 꾸지 않았을 무렵의 독자들에게 미리 위안을 건네는(ㅎㅎ) 투로 책을 쓰는 분은 당시에는 한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이는 저자가, 매우 vivid하게 미래를 내다보고 확신을 가진 채 책을 썼다는 방증이죠.

제3의 물결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정보화의 물결이 일상과 문명 전반에 가져다 줄 편의만 꿈꿨을 뿐, 실직이니 직업의 종언이니 하는 걸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뿐만 아니라, 언제나 그래왔듯 이 대세가 적어도 반 세기는 지속되리라 보았죠). 박사님은 정보화사회가 일찍 종말을 맞고, 본인이 내다본 "드림 소사이어티"가 빠른 속도로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 장담합니다. 제가 눈여겨 본 건, 산업화 사회건 정보화 사회건 간에, 이런 변혁의 물결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는 식으로 저자께선 보고 계신 대목이었습니다. 그럴 만도 하죠. 정보화 사회는 그간 사람들이 정을 붙이고 존재의 곁에 가까이 두며 위안을 구했던 많은 추억을, 메마른 부호 덩어리로 대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육체 노동의 상당수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갈아치우기도 했지요(제가 한 달 전쯤에 리뷰를 쓴 <더 박스>라는 논픽션에 그 실상의 상징적 일부가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 산업혁명(1차, 2차)의 물결은 수공업 장인들의 설 자리를 대거 빼앗았습니다. 러다이트 운동 같은 것은 그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는 심각한 파문 중 하나였고요.

스토리를 만들고, 팔고, 산다! 이는 2년 전쯤 제가 이미 읽고 리뷰도 여기 남겼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에도 나옵니다(이 책이 그 책보다 훨씬 앞서서 저술되었습니다만). 요즘은 아이들 수학 커리큘럼(국가에서 기획, 집행하는)에도 이 개념이 반영되었을 정도로, 파편적이고 냉정한 지식 덩어리는 미래(현재) 사회에서 퇴출되어 가는 게 현실입니다. 저자는 잃어버린 꿈과 낭만, 그리고 가슴을 가득 물들이는 "스토리"야말로, 사람들이 진정으로 소비하고 향유하는, 그래서 존재의 일부로 편입하고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궁극의 상품이자, 모두가 제작자로 나설 수 있는 산업의 장이라고 말합니다. 기업 역시, 고용주가 피용인과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쌓았던 과거와 달리, 생산의 본체를 이루는 만인 경영의 시대가 열려, 종업원의 모임이 곧 기업이 되는, 계급 구조와 산업화 사회의 본격 해체를 선언합니다.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소비하는 세상에, 독점적 대량 생산 설비가 무슨 소용이겠냐는 뜻입니다. 이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에서, 저자는 "마르크시즘은 이 점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도 하는 대목이 있는데, 아마 요즘 독자들은 무슨 소린가 싶을 겁니다. 물론 이 책은 소련 붕괴 한참 후에 저술되긴 했지만요.

학교 다닐 때 저는 어느 미국인 저자가 쓴 책을 부교재로 삼았던 수업 시간에, "예컨대 코카콜라 광고 같은 건 아무런 실용적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지 않다. 그럼 소비자는 왜 이런 광고를 소비하며, 기업은 무슨 까닭으로 거액을 들여 집행하는 것일까?" 같은 질문(과제)을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신입생이었기에, "경제학 논리에만 파묻혔기에 이런 어리석은 의문이 드는가 보다"하고 넘겼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엉뚱하게도 "그래, 이런 건 다 쓸데없는 사회적 비용에 지나지 않아"라며, 교재의 취지에 맞게 세계관까지 새로 세팅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영문판으로 대략 십 년 전에 읽고서야, 학부생 시절의 그 당돌한 반발이 오히려 정당했다는 각성이 들더군요. 그 광고는 (방향이 건전하든 그렇지 않든, 꿈이든 환각이든 간에) 시청자에게 "스토리"를 팔고 있었던 게(심지어 지금도 그렇죠) 분명하고, 오히려 시대를 앞서갔던 셈입니다. 나만의 꿈을 정직하게 간직하고, 타인에게 희망과 긍정을 불어넣는 능력으로, 미래에는 서열(!)을 매기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 뜻에서, 저자는 "드림 소사이어티야말로 그 이후의 단계가 없는, 사회 발전의 궁극적 귀착점"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곱씹을 만한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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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 없다면 극복하라
김성오 지음 / 희망소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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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이라는 단어는, 보통은 주체인 우리들 인간이, 다른 객체인 물건이나 재화, 혹은 사람에 대해 가지는 불건전한 감정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집착을 제때에 놓지 않으면, 집착이 거꾸로 우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는, 인간 관계의 파국이고, 우리 정신에 깃드는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놓아 버리다가는, 속된 말로 정신줄까지 놓아버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이 책의 제목처럼, 먼저 인생 그 자체를 바르게 보고(여기까진 그래도 많은 이들이 그리 실패를 겪지 않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놓아줄 때에 제대로 놓아 주고, 마지막으로 내려 놓는 그 요령과 타이밍을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럼 어떤 사람인가. 중국 본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합니다. 책 소개에 의하면, 고액의 보수가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고, 은거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중이라는 군요. 이 책 p68~69를 보면, 이 점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자신은 절대, 나인 투 파이브,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을 못 하는 인간이다. 이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이는 저자가, 그간 어디엔가에 소속됨을 느끼지 못한 대서 연유한 공허감이, 실은 자기기만의 허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참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p173에 나오는 바처럼,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속된 말로 멍때리고 있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p221에 나오는 원칙 "누구건 간에 도피 여행을 떠나는 순간이 필요하다."입니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여행이란 결국 자아를, 익숙하지 않은 타지에서 발견하는 일입니다. 참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일은, 완전한 비움을 통해 나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으로도, 또 아예 머나먼 타지로 향하는 실천을 통해서도, 다 가능하다는 말이겠어요.

p252에 보면 유명한 영화대사가 나옵니다. "거절당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거절하는 것이다. " 저도 이 영화 <동사서독>을 보았습니다만, 어찌 보면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도리어 문제를 말소하는 선택입니다. 시험을 치러 가지 않으면, 오답을 찍는 좌절은 없겠지만, 동시에 그 시험에 합격한다는 기대도 전혀 가질 수 없게 되죠. 결국 인간은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맺기란, 도피한다고 해서 도피가 될 수도 없는, 자기장의 영역과도 같아서 순리에 따라야만 합니다.

저자는 우화와 실화를 다양하게 열거하며, "삶을 내려놓기"에 어떤 테크닉과 각성이 적용되는지 실감이 느껴지게 가르쳐 줍니다. 그 중에는 만화가 샤타(夏達)이라는 분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분은 이 책 뿐 아니라, 제가 읽은 중국어권 저자의 책에 하도 자주 등장해서, 대체 어떤 분인지 이번에 인터넷에서 찾아 봤습니다. 1981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33세인데, 이 책 저자 쑤쑤(素素) 뿐 아니라, 다른 저자들도 입을 모아 그 미모와 청순함을 칭찬하곤 했습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입니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자아를 참된 모습으로 발견하고, 불편하며 불필요한 아집에서 해방된 인생은, 이런 미모를 그 나이에도 간직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것참. 만약 그 말이 옳다면,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이 가능하겠네요.

이 책은 추상적인 잠언만 나열하는 게 아니고, 꽤나 실용적인 해결책도 나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는 거죠.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저 수동적인 대응만으로는 극복이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운동을 통해 풀어야 하며, 이 운동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통해 몸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까지 가져온다는 자기 체험상의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보디컴뱃, 라틴댄스 같은 활동도, 스트레스 탈출 요법으로 저자는 권합니다.

이 책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자계서이고, 힐링 매뉴얼을 표방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편집도 천연색이고, 내용도 전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 위주라서, 아무 생각 없이 책장만 넘겨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긴 힐링을 시켜 준다면서, 그 독해 과정에 불편함이 따르는 책만큼 이율배반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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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의 전략 -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투자법 24
장진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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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경영사상가들의 업적과 이론은 학문적 영역에서만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맨들에게 경영 지침을 제공해 줍니다. 흔히 경영인이라면 "탁월한 감"으로 기업을 이끌어간다고도 하지만, 또 그런 직감적 요소를 특정 국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막연한 감만으로 큰 조직체(작은 사업체라도 마찬가지입니다)를 경영할 수는 없습니다. 관리와 시장 개척에는 체계적인 준비와 실행 과정, 그리고 피드백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 모든 과정을 즉흥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습니다. 하다못해 룸살롱 사장도 낮에는 도서관에서 필요한 학문적 정보를 검토한다며 자랑하던데, 얼마나 그 정수를 새로 깨닫고 자기것으로 소화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론 없는 실천이 엄청난 맹목임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CEO 선까지 갈 것도 없이, 일반인이 자신의 인생을 "경영"할 때에도 어떤 비전과 철학에 기반해야만, 실패와 좌절을 가능한 한 적게 겪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이클 포터의 정립된 이론 그 핵심 중, 경영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요긴하게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한 명제만 모아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제가 삼 주 전쯤 피터 코틀러의 이론 중 중요한 부분을 풀어 주거나, 동아시아의 현실에 맞게 잘 개량해서 학계와 일반에 제시한 어느 일본인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나 마이클 포터나 사실 일반 독자가 읽고 바로 무리 없이 소화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론에 정통한 다른 학자가 이 큰 간극을 요령 있게, 솜씨 좋게 메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피터 드러커도 누구를 위해서건 필요하듯, 마이클 포터도 시간에 쫓기는 여러 수요층을 위해 이제는 나올 때가 되었지요. 요약본이 나와도 되도록이면 학문적 권위를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분의 솜씨면 더 좋겠죠.

저자 조언 마그레타는 현재 하버드 경영대 소속의 Senior Associate이며, 역시 현직으로 HBR의 편집자 위치입니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서문에서 "왜 (이런 성격의 책에, 그리고 마이클 포터 같은 세계적 권위자의 업적을 요약하는 작업에) 내가 집필자로 나서야 하는가?"를 두어 단락 정도 분량으로 따로 설명합니다. 그녀는 HBR의 핵심 필진 중 (당연히, 그리고 여전히) 한 명인 마이클 포터와 오랜 시간 동안 필자와 에디터 사이의 관계로 교감했으며, 본인 자신이 이 분야 이론에 정통한, 전미 범위에서 손에 꼽을 만큼 빼어난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녀는 마이클 포터의 독보적 업적이 구축된 영역인 "경쟁"과 "전략"이라는 주제에 대해, 포터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실천적 의의가 훼손되지 않게, 최대한 쉽고 최대한 실제 적용에 도움이 되게끔, 평이한 언어와 풍부한 실례를 들어 서술합니다. 학문적 자격과 독자의 이해 편의,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만한 역량을 갖춘 저자가 확실히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론이건 개념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잡지 않고서는 출발조차 할 수 없습니다. 조언 마그레타, 그리고 마이클 포터는 이 점에서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전략"에 대해 매우 간명한 정의를 내립니다. "전략은 곧 탁월한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 정의는 마그레타 편집장만의 의견이 아니라, 그 세련되고 주도면밀한 이론 전개가 정신의 특질을 이루는 포터 교수 본인이 직접 마련한 문장입니다. 다시 말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전략은 이미 전략도 아니라는 뜻이죠.

여기서 우리는 책의 편제를 다시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두 파트로 나뉘었는데, 1부의 주제가 "경쟁", 2부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위 문단에 소개한 "전략"의 정의는, 2부가 아닌 이 1부에 벌써부터 등장합니다. 왜일까요? 책의 목적도 실용에 있고 경영이론을 공부하는 것도 현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함인데, 책의 내용을 전개할 때 구태여 형식에 얽매일 건 없죠. 이처럼이나 실용적으로 "전략의 정의를 경쟁 논의에서 벌써 내세우는" 이유는, 경쟁에 대한 논의부터가 전략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략 없는 경쟁은 토대 없는 건축이며, 이런 이유에서 저자(들)은 전략이 무엇인지부터 독자에게 제시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명제가 또 하나 등장합니다. 경쟁은 반드시, 라이벌들을 제압하고 경쟁력을 상실시켜야 승자, 최고가 될 수 있는 걸까요? 마이클 포터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경쟁은 결국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지, 라이벌의 제압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가 대뜸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의 실용적이고 간단한 정의"를 이처럼 책의 앞부분부터 가르치는 것도 다 이런 고려가 작용해서입니다.

자 그러면, 포터 교수와 마그레타 여사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보다 현명한, 그리고 실용적인 경쟁"은 무엇으로 내용이 채워져야 한다는 걸까요? 이건 문제 제기 단계에서 암시된 바와는 달리 그리 달달한 컬러는 아니고, 오히려 더 살벌한 제안입니다. 혹 실망할 분들이 있을까봐 미리 밝히는 건데요, 이분들이 제시하는 "성과를 내는 경쟁"은 결국 객관적, 절대적(다른 업체와 비교할 게 아닌)인 경쟁력 강화에 중점이 놓여 있네요. 고객,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기업은 백날 "경쟁"을 해 봐야 손해이며, 설령 시장에서 선두 주자라 한들 허울뿐인 점유율만 높을 뿐, 수익, 성과가 안 납니다.

여기서 저자들은 (좀 진부한 감이 없지 않으나) 애플의 예를 들며, (전통적 경제학 용어를 빌리면) "독점적 경쟁 시장에서 대체되기 어려운 상품, 서비스를 생산하라"고 합니다. 이 역시 제가 저 위에 잠시 언급한 어느 일본분의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상통합니다. 라이벌을 제압하기보다, 라이벌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키우라는 뜻입니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탑 독이 되라는, 더 독한 충고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역시, 라이벌에 대한 (소모적 구태를 통하지 않은, 진정한 선제적, 본원적) 제압임도 우리는 다 눈치챌 수 있죠. "도전의 불씨"마저 근절해 버리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지혜가 요구됩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조건 생산 단계에서 후려치기만 하면(내부 공정이건 외부 하청이건) 다 되는 걸까요?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에서도 새삼 이 점이 주목 대상이 된 적 있죠. 마이클 포터는 이런 비용 절감 문제에 대해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오히려 어떤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이, 최종 생산되는 상품에 어떤 가치를 추가하는지를 잘 살피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지는 않으나, 이 점은 경영학보다 순수(협의의) 회계학에서도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되는 이슈입니다. 특정 이벤트를 비용으로 계상(計上)할 것인가, 아니면 거꾸로 자산(의 일부)에의 평가를 할 것인가는 매우 까다로운 논의를 거치는 딜레마입니다. 물론 가치 평가를 허술히하면 기본적으로 보수성이 지배하는 회계 원칙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포터는 좀스럽게 "절약"에만 매달리는 기업가가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합니다. 제4장이 제2부("전략" 논의의 본격 전개) 처음에 자리하면서 "가치는 모든 전략의 시발점"으로 부각되는 건 마그리타 여사의 탁월한 센스입니다.

연속성은 장기 전략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미덕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흔히 전략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최초의 프레임을 너무 고집하면 이미 전략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도 하죠. 저자는 이에 대해 반대합니다. 디테일에 변화를 주되 그 뼈대마저 교체되는 전략은, 이 전략을 접하는 외부(고객 혹은 라이벌)에 혼란을 주며, 끝내는 전략의 설계와 집행의 주체인 조직에게마저 타격을 입힌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시어즈(미국의 유명한 백화점)의 예를 들며, 실제로 저는 삼전의 최근 15년을 보면 마케팅 부문에서 뭔가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특히 전략의 연속성은, 지금 그 조직이 무엇을 내세우고자 하는지, 그 "핵심 가치"의 설정에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회사, 조직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유지되는 한, 가치의 전달 방법은 보다 유연한 모습을 띨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고, 단기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대세를 그르치기가 참 쉽습니다. "방법 이슈"가 아니라 온존해야 할 핵심 가치의 침훼(侵毁)에 이르는 실패가, 어느 기업에서건 비일비재한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전략의 얼개를, 그리고 특징들을 제시하면 "아 이건 마케팅에 관한 논의구나"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이(특히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면 뛸수록)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 포터 교수는 "전략은 마케팅보다 (개념상, 그리고 실제 적용상) 고차원의 개념"임을 강조합니다. 이런 차별점을 분명히 부각하기 위해, "전략"을 논의하는 파트에서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그렇게나 강조한 것입니다. 조직이 생산하고 창조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기업의 생존 전략에서 중핵에 놓여야만 하며, 마케팅 섹터란 이에 비하면 그저 지엽말단의 비중이고, 위에 쓰인 용어를 다시 끌어들이자면 "전달 방법"의 variation에 지나지 않습니다.

책은 말미에 포터 교수와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특히 일반 독자에게 난해했던 개념과 이론 구조에 대해 본인의 명료한 육성으로, 다소나마 친절하게 "전달, 소통"이 이뤄져서 그를 존경해 온 독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됩니다. 권말부록으로는 용어 해설, 그리고 (에디터다운 꼼꼼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참고 문헌 목록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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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터[672]번째 책이야기

대한민국 No. 1 루미온3D 사용자 카페의 Limion3D / 강석거

내가 몰랐던 책 책이야기 텍스터(www.texter.co.kr)
대한민국 No. 1 루미온3D 사용자 카페의 Limion3D / 강석거
■ 책 소개
자동 3D 건축물 CG 초고속 렌더링 소프트웨어, 루미온 8의 국내 첫 본격 가이드북!
대한민국 No. 1 루미온3D 사용자 카페의
Lumion3D

루미온(Lumion)은 캐드 도면을 3차원 건축물 렌더링으로 변환하여 보여주는 솔루션으로 1998년에 설립된 네덜란드 와몬드 소재의 ACT-3D 사가 개발했다. 루미온 제작사인 ACT-3D 사 홈페이지(https://lumion.com)에 따르면 “전 세계 건축회사 상위 100개 사 중 67개 사가 사용”할 정도로 루미온은 전문가들에게 인기 있는 솔루션이다. 그동안 루미온은 국내에 저변을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그간 스케치업, 3ds Max나 브이레이와 함께 소개하는 책 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드디어 약 1만 회원 수를 자랑하는 ‘루미온3D 사용자 카페(cafe.naver.com/lumion3d)’의 강석거 저자가 루미온을 주인공으로 한 본격 루미온 가이드북을 선보여 루미온 사용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책에서도 스케치업과 3ds Max 모델링도 소개하지만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루미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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