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김미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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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이어가는

김호연 작가님의 매니저이자 아내인

김미쇼 북 프로모터님의 고군분투와

책의 여정이 남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워낙 애정하고 있는 <불편한 편의점>을 소장도 하고 있지만

재독과 추천 역시 아끼지 않았던 이 책의 북투어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보였다.

책 한 권이 매개가 되어 이어져가는

길고 긴 여정은 물론이고 사람과의 깊은 연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놀라웠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매력에 한껏 빠져 읽고 느끼는 바가 분명 있을리본다.




작가에게는 존경을, 나에게는 동료로서 존중을 보여준 북라이프의 모두에게도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다.

같은 책을 각자의 언어로 만들고, 그것을 함께 읽을 독자들을 발굴해준

그들의 동지애가 이번 북 투어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렇게 첫 해외 북 투어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다.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의 이상한 편의점 이야기가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p102

K와 스페인 독자들, 번역가와 편집자, 문화원과 서점, 그 안에서 우리가 공유한 시간,

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책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p202

책이 있어야 작가가 있고, 작가가 있어야 서점이 있으며,

서점이 있어야 독자들이 그 책을 만날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이 단순한 진리.

그런 교감과 흐름 속에서 결국 라만차 클럽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북바이북과 같은 동네 책방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p246

김호연 작가님과 함께한 북투어 여정은 물론이고

북 프로모터로서의 역할과 사명이 눈에 띄었다.

160회가 넘는 북토크와 인터뷰,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여러 행사를 기획, 참여하면서 묵묵히 뒤에서

힘을 실어줌과 함께 많은 헌신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었을 노고를

더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독자에게 한 권의 책이 온전히 닿을 수 있기까지

그 노력과 수고가 얼마나 갚진 일인지를 말이다.

여러 손길을 거쳐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물성으로 느끼고 텍스트 속의 맘껏 여행할 수 있는

온기에 힘을 실어준 그 수고를 잊지 못하겠다.

긴 시간과 여러 장소와 나라들을 오가며 이어진 북투어의 여정을 보면서

책 한 권을 둘러싼 수많은 에피소드와

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온전히 독자들의 힘으로 밀리언셀러 작가로 설 수 있었다는

작가님의 말이 아직도 인상깊게 남아 있다.

그 겸손과 사랑이 소설 속에서 꽃 필 수 있어

독자로서 너무 감동이었고, 팬심으로 더 욕심을 내자면

도시 곳곳의 작은 책방에서 작가님을 찾아뵐 수 있는 기회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책 하나로 연결된 공간 안에 둘러싸여

나눌 수 있는 꺼리들이 책에서 책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소설과는 또다른 백미를 느끼게 하는

<불편한 편의점> 번외의 이야기를 다룬 듯

확장된 연결 개념의 한 세트 같은 책 같다.

이 책을 추천하고 소개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의 여정 같으면서도 사람의 기록이 흔적으로 남아있는

경이로운 책의 여정이자 사람과의 연대를 통해

책으로 이어진 사랑같은 책이라고.

이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처럼

못다한 이야기를 전해줄 김미쇼 작가님의 책 여행기를

함께 탑승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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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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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워낙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애정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중 하나인터라

이와 함께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 카페 레이어드의

총괄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료의 첫 산문집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을 산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성공을 다룬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관찰해 나갔던

용기있는 나의 흔적이자 기록물이라 볼 수 있다.

긴 글의 호흡에 지친 나에게

단비처럼 색다른 감성을 자극시키는 묘미에 빠져 읽게 되었다.

스스로를 탐구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생각의 단편에서 떠오르는 영감이

좋은 글이 되어 독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꽤나 흥미롭다.

자신만이 가진 언어의 색이 보여지는 책 속에서

소박한 글과 감각있는 사진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모든 걸 알 수는 없어도, 자세히 보고 느끼는 것, 진짜의 마음을 알고 싶어지는 것,

그리고 가능한 저 마음속 끝에 헤아려지길 원하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면,

너무 행복하고 근사한 인생이 될 것 같다는 바람과 생각은 늘 있었다.

p43

내가 미니멀리즘과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건 그게 일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책이든, 옷이든, 늘 잊지 않도록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는 것이,

내가 나를 잃지 않는 가장 좋은 물리적 장치라고 믿기 떄문이다.

엄마 아빠 들이 식탁 위 가득히 잊지 않을 약들을 빼곡히 줄 세워 두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p126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바 모든 감각을

표현해 나갈 수 있는 것의 동력은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사는 삶이 아닌가 싶다.

그 근원의 뿌리가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면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도 영감을 꺼낼 것이

분명 많았음을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지 알 수 없다.

나를 알아가는 방식이란, 결국 물리적으로 자꾸만 써대는 뭔가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고, 택하고 있다.

고민같은 것 없이, 자주 생각하고 자꾸 써대는 것들이 모여 잘하는 일이 되는 과정임을 알고 있다.

더 이상 의심 같은 건 접어 두고, 거창하든 사소하든 그저 끌리는 대로 쌓여가는 거대한 시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지를 믿으며, 나는 그저 간다.

p247

생각만 할 뿐 실행이 없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여전히 머릿 속에서만 머물다마는 것이 수도 없다.

자꾸 써대는 일이 어떤 큰 결과물을 만들든 못 만들든

부지런히 해나가는 것이 모여

쌓이게 될 무언가를 이젠 맛볼만도 한데

난 여전히 게으른 완벽주의자처럼 시작이 두렵다.

그럼에도 완벽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닿아가길 원하고 움직인다면

언젠가는 비슷하게나마 닿아 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런 신념을 관찰하면서 내 생각을 살펴볼 수 있어 나또한

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잊고 있었던 부분들을 파악하게 된다.

자기가 아닌 누군가를 방향에 두고 사는 일은 역시나 재미가 없다.

일종의 루틴처럼, 나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내가 듣고, 내가 쓴 일기를 내가 자주 읽고,

내가 그리는 그림을 내가 제일 많이 복, 내가 입은 옷차람을 내가 제일 많이 살펴본다.

잘하든 못하든 그럴 때마다, 미처 잊고 있던 나는 이렇구나, 이랬구나 한다.

이게 좋았고, 저게 모자랐고,어조가 그랬고, 그리는 선의 방향이 그렇고,

세심했고 무심했으며, 진심이었고, 이번엔 진심은 아니었구나, 즐겁고 아팠으며,

매번 매일의 레퍼런스를 이렇게나 찾아두고, 익히기도 전에

또 새로운 걸 찾는 내가 있구나, 늘 나를 살피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p258

여기서 가장 확실히 알고 느낀 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사사로운 관찰과 관심이 누적되어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고 앞으로의 내가 있을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살피는 일에 가장 게을렀던 나를 발견하면서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안에 갇혀서

가야할 방향성과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길을

주춤하고서 멈춘 것들이 마음에 걸린다.

나로 살아갈 용기를 찾아가는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료처럼 나만의 생각과 길을 찾아가는

담대한 마음과 지속 가능한 행동력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고 싶지 않다.

그런 신념과 행동이 쌓여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줄 수 있음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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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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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수확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닐 셔스터먼 작가의 신간 소설인

디스톨로지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워낙 전작의 유명세와 인지가 높아

이 책 역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페이지터너의 장인답게 이 책 역시 몰입도가 높았고 가독성이 좋은 책이었다.



총 4권 중에서 첫번째 권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는

생명파와 선택파의 타협 끝에

'언와이드' 법이 적용 가능한 13-18세 아동은

부모의 동의 하에 몸을 해체하여 기증할 수 있게 된다.

어린 아동들에게 임신 중절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게 하고

언와인드가 되기 전 철저한 관리 속에 있다가

타인의 필요에 의한 도구처럼 장기를 이식하는 꼴이 어처구니가 없다.

존엄성의 상실은 물론이고 자율성 또한 침해되어

돈이 없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이

너무 비통하고 분노가 끓어오른다.

언와인드의 결정권이 왜 부모에게 있는 건지

절대적 권력이 이들의 손에 맡겨지는 운명이라니

들끓는 화를 잠시 식혀가며 잠시 책을 덮고 다시 읽어내려갔다.

많은 사람이 장기를 기증했다면 언와인드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것을 지키고 싶어 하지.

죽은 뒤에도 말이야. 윤리가 탐욕에 짓밟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언와인드는 거대한 산업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방치했다.

p322

인간은 우주라 불리는 전체의 일부로서, 시간과 공간에 제한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머지와 분리된 것으로 경험한다.

이는 의식이 만들어 낸 일종의 시각적 망상이다.

이런 망상은 우리를 일종의 감옥에 가두어 놓는다.

우리의 임무는 살아 있는 모든 것과 자연 전체의 아름다움을 포용하기 위해

공감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이 감옥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p455

코너, 리사, 레브.

이들은 스스로의 삶을 찾아 이 지독한 현실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안전기지를 향해 가는 여정이 녹록지만은 않다.

예상은 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도움의 손길도 있고

서로가 신뢰하기도 하지만 배신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사회 제도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함께 응원하며

깊게 몰입해 읽어 내려갔기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다.

아이들의 생명을 가볍게만 여기는 한심하고 끔찍한 어른들을 보며

지금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다를까 싶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우울하고 암울한 현실 속에서

고통받고 생명을 위협받는 아이들이 존재할 것이란 걸 부인하진 못하겠다.

sf소설이지만, 사회,종교,인간사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비판과

윤리와 존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철학적인 면도 엿볼 수 있어

꽤나 강한 자극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2권 <언홀리>에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부디, 그곳에서 탈출해 너희들만의 유토피아에 닿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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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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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의 아픔을 그대로 두고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하는 신선하고 서글픈 감정을 느끼다가도

성숙한 어른들의 묵묵한 침묵 뒤에 숨은 아픔을

볼 수 있기에 그 시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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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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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뜻한 슬픔을 담담히 담아낸 백영옥 작가님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사랑이 주는 달콤함이 아닌

실연이라는 아픔과 슬픔, 아련함이

감정을 파고드는 이별 후의 고통을 어떻게 감내하며 지내야할지

막막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소설 속 이들을 통해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이별은 앞으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실연은 늘 뒤로 온다.

실연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각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고,

끊임없이 자신 쪽으로 뜨거운 모래를 끌어들여 폐허로 만드는 사막의 사구다.

p48-49

세상에 수많은 다른 언어가 존재하고 번역이 필요한 수많은 사랑과 이별의 언어가 있듯,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기약 없는 사랑에 빠지고, 출구 없는 이별에 넘어지고, 후회하고,

다시 또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란 너무 허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p314



말 그대로 조찬 모음에 참가한 실연자들

윤사강, 이지훈, 정현정, 정미도, 한정수 등

이들이 각자의 사랑을 떠나보내는 아픔 속에서도

여전히 그 빛이 사그러지지 않음을 그려내고 있다.

내밀한 상처를 나누기 쉽지 않지만

서로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각자의 사연 속에 헤어짐의 입장차가 있기에 이를 이해해보고

담담히 풀어가는 과정이 오히려 더 큰 공감과 위로가 된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파내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사랑에 빠지고

실연을 당하는 사랑의 굴레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어처구니 없지만 이것이 인생이 아닌가도 싶다.

불가피함을 피할 수 없기에 말이다.

주인공 사강의 사랑 이야기 속에

얽힌 이들이 그 사랑의 시작과 새로운 만남, 이별의 과정을 풀어낸 이야기 중

정수와의 이별 후 서로 상통하는 아픔을

다른 이와 나누고 성장하는 젊은 날의 실연이

마냥 아프기만 했던 기억이 떠올라 힘들기도 했지만 마냥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다는 걸 느낀다.

그땐 자책과 후회로 얼룰진 기억 때문에 죽도록 힘들지 몰라도

분명 지나고 보면 생각이 희석되어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걸

먼저 돌아가 얘기해줄 수 없기에 누구나 겪어야 할 과정인 것을 말이다.

그래서 말이지만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저 부디 밝게 웃음 지을 수 있는 여유를 좀 더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각자가 서로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공유했던 여러 흔적을

정리해나가는 담담한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기까지 한다.

실연의 고통을 삼켜내는 방식이 독특하면서도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만을 건네는 그런 뻔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실연의 아픔을 그대로 두고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하는 신선하고 서글픈 감정을 느끼다가도

성숙한 어른들의 묵묵한 침묵 뒤에 숨은 아픔을

볼 수 있기에 그 시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서 좋다.

남녀간의 복합적인 감정이 얽힌 만남과 이별은 인생에 큰 가르침을 준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항상 대비하고 불행을 피하는 건 불가능한 법.

믿기 힘든 예상을 벗어나는 일들이

무수히 많기에 그 순간을 지나갈 땐 그 의미를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야만 비로소 조금씩 깨닫게 된다.

이 책이 보여준 각자의 실연이 주는 결핍된 상처와 뒤엉킨 인연의 실타래는

아마 한번쯤 경험해 본 바 있으리라 본다.

상실이란 감정의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공감하고 처연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어

모처럼 가슴이 뛰는 기분이다.

그렇게 사랑하며 산다.

그렇게 이별하며 산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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