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며
삶의 숨겨진 지혜를 찾아볼 수 있는
낭만 넘치는 사색의 공간이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갈란투스, 히아신스, 목련, 장미, 백합, 과꽃, 달리아,
사과나무, 벚나무, 배나무 등이 상록수가 자라나는 꿈의 정원처럼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듯한 디테일한 묘사가
감상을 너머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 너머의 세계로 이미 가 있는 듯하다.
황무지를 지나 짙은 보랏빛 언덕의 걸어가다 지푸라기를 힘겹게 끌고 가는
메뚜기를 보며 인생의 고난을 떠올리기도,
저녁이면 헤더 꽃들 사이로 나방들이 전신선들로부터 들리는
말도 안되는 기이한 웃음 소리가,
녹색 동굴에 오랫동안 홀로 살아 온 물고기들이
인간의 말을 들어 온 자연 만물의 모두와 인간이 얽혀 살아가는 인생이 참 묘하게 아름답다.
어쩜 이렇게 작고 작은 미물들에 관심을 가지며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보여지는 그 너머의 마음을 생각하며 글을 쓸까 싶다.
그녀가 내내 글을 쓰는 것처럼 존재의 모든 것들도
그 자리에서 영영토록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지는 듯 보인다.
대체 얼마나 더 섬세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싶어 놀랍고
간간히 책장을 넘기다가 내가 있는 이 곳이
울프의 정원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마저 느끼게 만든다.
삶을 풍요롭게 채워가는 법을 알았던 그녀의
안식처럼 요새가 되어 준 정원 속에서
외로움과 친밀함과 안전함을 느꼈던 것에 안도감이 든다.
그 안에서 부디 모두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길 바라는 그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