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 시골책방에서 보내는 위로의 편지들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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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임후남

1985년부터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사 출판국, 웅진씽크빅 등에서 인터뷰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다. 2018년 도시 생활을 접고 경기도 용인으로 이주, 시골책방을 차렸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시집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내 몸에 길 하나 생긴 후』, 산문집 『시골책방입니다』,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등 다수가 있다. 현재 출판사 생각을담는집과 함께하는 시골책방 생각을담는집을 운영하고 있다.


[예스24 제공]







시골책방에서 보내는 위로의 편지들


책방이 좋다.


다른 어느 곳보다도 더..


둘러쌓인 책 속에서 고립되어 있는 시간이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는 듯하지만,

그대로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책읽는 시간이었고,

새로운 세계로 닿아있는 시간이기에 너무 소중하다.


밥벌이에 대한 고민으로 떠안고 사는 고민도 있겠지만

분명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러 사는 이유가 있으리라.


젊음이 소진된 나이가 되어서

전원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 어른들을 보며

조금 이른 나이에 난 그 삶을 어느 순간 동경하게 되었다.


좀 더 빨라지면 더 좋을 내 아지트를

도시가 아닌 한적한 곳에서

책과 함께 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늘 꿈꾼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런 로망이 현실이 되어

눈 앞에 멋진 롤모델로 서 있는 실체였다.



생활이 낭만이 아니어도 저는 낭만적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담벼락이 허물어진 날에도, 빗물을 퍼내는 날에도 저는 일상을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생활, 그것이 뭐 별거 있을까요.

밥 한 그릇이라도 예쁘게 담아 먹고, 좋은 음악으로 마음을 위로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그러다 꽃도 보고, 나무도 보고, 하늘도 보는 것.

흙을 꾹꾹 밟으며 살아간느 것.

그러다 내 마음을 가만 들여다보는 것.

내 상처를 꺼내 다독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

p47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전원 생활과 책방지기.


도시의 멋들어진 삶보다도 더 아름다운 삶이라 생각이 들어

늘 동경하고 그런 삶을 꿈꾼다.


현실 안에선 복작이며 몸이 피곤한 날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낭만을 지키며 살아가는

무해한 일상들이 나에게 더 큰 영감을 준다.


각자의 처한 환경이 다르고,

이상만 꿈꾸기엔 각박한 현실 안에서

무슨 낭만을 찾나 싶지만,

품위라는 겉멋이 아닌 속이  꽉 찬 마음으로

 삶이 아름다움으로 물들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건 꽤나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


"내가 언제나 갈 수 있는 책방이 있고, 책방주인이 반겨준다는 것이 내 삶에 안정감을 줍니다.

터줏대감처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책방, 함께 나와 늙어가는 책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마치 일상의 도피처, 벙커 같은 곳입니다.

오래된 나무처럼, 붙박이처럼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p149


 너무 내 맘 같아서 이 말이 머릿 속에 맴돈다.


시간이 흘러서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책방 주인도 책방도 함께 늙어가는 오랜 편안함이 베여있는

나만의 아지트같은 동네 책방을 나도 점찍어 두고 싶다.


전원 생활을 꿈꾸는 나에게

근처에 그런 책방 하나쯤 있었으면 싶고,

없으면 내가 그런 아지트 하나 만들어보고 싶은 꿈도 품고 산다.


신간 읽는 할머니..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고 멋지다.


오래도록 책을 읽기 위해 시력을 보호하고

침침해지지 않기 위해 안구 운동과 루테인을 챙겨먹고 있기에

나이 들어서도 거뜬히 책을 읽어내는

무리없는 체력으로 살 수 있는 할머니로 살고 싶다.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공간 속에서 머물며

살아간다는 건 정말 멋진 축복이지 않을까.


그런 이상이자 염원이 닿아 있는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실제하는 그 곳에 존재하는 시골 책방지기의 이야기에

사뭇 가슴이 설렌다.


자연을 느끼고, 때때로 혼자 앉아 책을 읽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천천히 흘러가는 시골의 생활과

나 자신이 되어가는 온전한 시간이

세월 속에서 더 여물어져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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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부엌 - 삶의 허기를 채우는 평범한 식탁 위 따뜻한 심리학
고명한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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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부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고명한
어린 시절엔 튀는 것보다 집단 속에 스며들기를 좋아했지만 당연한 것들, 평범한 것들에 대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즐겼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매일 반복하는 먹는 것, 요리하는 것, 일어나고 잠자는 것,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일상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고려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인문학과 음악 심리치료는 학문을 넘어 일상의 의미 부여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삼성물산에서 직장인으로 일할 때도 반복되는 삶에서 ‘다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박사과정 수료 후 숙명여대와 고려대에서 심리학 시간강사로 지내는 동안에는 따스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평생의 직장, 주부로 살아가면서 일상에 의미를 더하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렇게 인생의 본질을 궁리하며 블로그에 차곡차곡 적어 넣다 보니 《생활의 미학》과 《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라는 책을 쓰게 되었다.

《나를 치유하는 부엌》은 일관성 있게 살아온 생활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자존감, 애착, 긍정, 자기실현 등 따뜻한 집밥 속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들은 저마다 다르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다. 여전히 새벽 네 시에 눈을 떠 하루를 어떻게 더 깊이 있게 보낼지 고민하고, 해가 뜨면 부엌으로 가서 가족을 위해 따뜻한 밥을 차린다. 이 하루가 다채롭고 아름다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블로그 BLOG.NAVER.COM/BABPOOLK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전업주부로 산지 꽤 오랜 시간동안

부엌이란 친근한 공간 안에서 맘껏 유영하며 산다.


칼질도 어설프고 예상치 못한 맛에

인상을 잔뜩 쓰며 먹던 신혼의 어설픈 손맛이

이젠 제법 내 엄마의 손맛을 닮아간다.


이 곳에서 매일 밥을 짓고 산다.


그렇게 부엌에 붙박이처럼 사는 나이지만

많은 위로와 따뜻함이 있는 이 곳이 참 좋다.


그런 사소함이 좋아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평온했다.


이 곳, 이 시간.


내가 있어 더 빛날 수 있는 이 곳이 마냥 좋다.


그 강력함은 엄마의 주문 대로 건강해지겠다는 나의 긍정적인 믿음이 더해진 결과다.

나의 아들 또한 내가 끓인 곰탕과 함께 건강히 자라겠다는 믿음을 먹으며 성장했으리라.

슬며시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나는 커다란 들통 가득 곰탕을 끓인다.

그리고 진한 국물을 대접에 담으며 마법의 주문을 걸 듯 온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이 음식을 먹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p95


코로나 사태 이후로 외식은 거의 하지 않고

삼시세끼는 집에서 해결하니

아이들도 전보다 더 건강해진 기분이다.


전보다 더 부지런 떨며 도전해보지 못한 숱한 음식들의 레시피를 찾아

좋은 엄마 코스프레에 열심이다.


정수기 물보다 뭐라도 넣어 끓여 먹는 물이 맛있다는 건

아침마다 주전자에 물부터 끓이는 걸 먹다보니

그 심심한 맛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심심한 야식도 뚝딱 만들어 먹고

밤이 되면 조용히 불 꺼진 주방에 앉아

거실에 켜진 조명 아래에서 책을 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하루의 고단함, 내 수고가 참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하루가 다르게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막내의 볼살을 보며

저체중을 걱정하던 때가 아득한 옛 이야기 같다.


그런 뿌듯함이 내가 부지런히 움직여

음식을 만들고 정성을 쏟은 덕이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내가 엄마의 집밥을 항상 그리워하는 것은 허기를 느낀 나의 위장을 달래주려

누구보다 빠르게 부엌으로 달려가던 엄마의 모습에서 더없이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내오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

입맛이 없어도 먹어야 한다며 귀신처럼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차려내는 눈썰미,

밥숟가락 뜨는 내 모습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무한한 애정,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차려내는 민감함,

모든 것이 엄마의 사랑이었다.

p163


이따금 엄마의 집밥이 그립니다.


친정에 못 가본지가 꽤 오래되다보니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진다.


내 손으로 분주하게 움직여 차린 음식을 식구들이 맛있게 먹지만

정작 냄새 맡고 이리저리 정신없었던 나는 음식을 잘 뜨지 못한다.


편안하게 차려진 정갈한 엄마의 밥상 앞에서

어지러움없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앉아

그저 편히 한 숟갈 뜨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따라 유난히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엄마의 집밥은 가장 편안한 안식처이자

강력한 애착의 연결고리이다.


엄마의 살냄새가 좋아서 매일 밤 엄마 손을 꼭 잡고 자는

작은 아이의 애착처럼

엄마의 손길을 쓰다듬고 싶어하는 내 안의 크지 않은 내가 있다.


그 소박하고 따뜻한 밥상이

나에겐 보내는 엄마의 손길이었다는 걸

여러 해 밥을 짓고 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강한 유대감이 그릇에 담긴 수북한 밥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교하고 배고플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 볼 생각에

피곤하지만 좀 더 힘을 내어 본다.


집밥으로 보살펴야 할 내 가족들을 향한

내 무한한 사랑을 오늘도 보여줘야지.


'그거 아니? 너희가 먹는 건 엄마의 사랑이야.'


따뜻한 음식 안에서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이

사랑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이 공간 안에서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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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 어렵지 않게 하나씩! 처음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케이트 아넬 지음, 배지혜 옮김 / 미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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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케이트 아넬


영국의 방송인으로, 「데일리 메일Daily Mail」, 「CBBC」, 「BBC」 등 다양한 매체에서 칼럼니스트 및 진행자로 활동했다. [이케아], [피플 트리] 등의 브랜드와 협업하며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생활 습관을 실천해 왔다. 2015년 유튜브 채널 ‘ECO BOOST’를 개설해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마음가짐과 실천 노하우를 자신만의 유쾌한 에너지로 전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 유기농 인증기관인 영국 토양협회Soil Association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INSTAGRAM: @kate_arnell
Youtube: https://www.youtube.com/channel/UC3pE1IqHqbdf3vqtaALL4nA
역자 : 배지혜
뉴욕 시립대 버룩칼리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유학 시절 재미있게 읽은 작품을 한국어로 옮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글밥 아카데미’를 수료한 뒤 현재 ‘바른번역’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적당한 소비와 사용에 있어서

쓰레기를 덜 만들어 내고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습관이 좀처럼 쉽지 않다.


저장 강박이 있어서인지 재어놓고 사는 살림살이들이 많고

밖으로 좀처럼 나가거나 버려지지 않는다.


작은 실천이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일이 되기에

그 첫걸음이 좀 낯설긴 해도 제로웨이스트를 향한 거대한 걸음이 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실천 방향과 습관이 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 용기를 사용해 장보는 습관은

뭔가 모르게 낯선듯 보이지만 괜찮은 방법 같아 보여

어제 용기를 챙겨나가 집 앞에 새로 생긴 디저트 가게에서

고른 빵들을 담아왔다.


양념육도 용기에 담아 달라고 하니

내가 낯설어해서 그렇지 웃으시며 잘 넣어주셔서

별거 아니지만 개인 용기 사용을 텀블러 사용 이상으로

더 많은 빈도로 사용해봐야겠다란 자신감이 생겼다.


재사용 가능한 물건을 잊지 않고 챙기는 습관이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뭔가 기여한 것 같은 기분이 꽤 좋았다.


물건을 살 때 여러번 고민하고 평생 쓸 수 있음직한 것들만 고르려고 노력한 뒤로는

확실히 버릴 물건도 덜 생기면서 마음도 가볍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대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가지고 산다.

옷장에 실제로 입는 옷은 몇 벌일까?

서랍장 속 쌓여있는 잡동사니는 정말로 쓰는 것들일까?

p131


버리는 것이 힘든 건 자꾸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기 합리화에 빠진다는 함정이다.


분명 쌓아둔 물건을 보며 관리하고 청소하는데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도리어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많다.


그걸 알면서도 왜 이런 짓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한 어리석음에 빠져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해보인다.


옷장에 옷은 가득 차 있는데 늘 입을 옷이 없어 고민하고 또 사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전보다 외출할 일도

누군가를 만날 일도 거의 없어

옷장에 먼지 쌓여가는 옷들이 가득이다.


맘먹고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기부 마켓에 옷들을 정리해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건의 추억들에 그 시간을 내 안에 그대로 두고 싶은 미련도 많았지만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방법도 괜찮다 싶어

이렇게나마 추억의 순간을 작은 앨범에 모아봐야겠다란 생각에

아이들과 이번 주 정리를 서두를 계획이다.


정말 아끼는 물건만 보관하고

앞으로 좀 더 신중한 소비로 물건의 수명과

버려질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한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


쉽사리 잘 버리지도 못하는 맥시멀리즘인 나에게

다소 힘든 도전처럼 보이지만

정돈된 살림 살이만큼이나 마음도 정갈하게 비워진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실천해야 할 방향이 맞다는 생각이 분명 들었다.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작은 습관이 주는

가벼운 마음과 행복을 좀 더 누리며 살고 싶다.


오늘 배달음식을 가서 포장해 올 때 챙겨갈 용기를 잊지 않을 것!


작은 걸음을 떼는 것 같아 제로 웨이스트와 이제 친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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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를 만나다 -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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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를 만나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건숙

후반 인생은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채우려고 합니다. 그 첫 출발로 생애 최초 나 홀로 제주행에서 나 자신과 첫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곧이어 코로나19가 찾아와 제주 대신 뒷산의 숲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나와 함께’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후반 인생을 맞을, 후반 인생을 걷고 있는 모든 분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와 《책 사랑꾼 그림책에서 무얼 보았나?》가 있습니다.


[알라딘 제공]







혼자가 익숙하지 못한 나였다.


누군가에 기대어 의지하며 살아가고

곁에서 나를 돌봐줄 이가 늘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나이다.


속이 빈 강정처럼 텅 비어버린 마음 안을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채워준다는 법은 없다.


같이 살아가지만

결국은 혼자 우뚝 서서 해야할 일이

내 몫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런 내가 나로 온전히 서기 위해

나를 만나는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몸이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하루하루 목표를 이뤄가면서 성취감을 얻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내가 가장좋아하는 것이기에 즐거운 일이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답을 얻어야겠다는 것보다는,

읽고 쓰는 과정 자체를 즐겼다.

p143


읽고 쓰는 삶으로 활력을 불어넣게 되며

무기력한 삶이 빠른 심폐소생으로 회복되는 걸

나또한 경험했고 그러고 있다.


작년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것이 제한되고

타인과의 거리가 전보다 훨씬 멀어지면서

자발적인 거리두기에 여념이 없이 살고 있다.


그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억눌린 감정,

두려움과 공포, 무기력와 상실감들이

몸살처럼 어깨를 짓누르는 듯 몸과 마음이 피곤해져만 갔다.


스스로를 살리고자 책과 교감했던 시간들이

전보다 더 값지게 다가온다.


중년의 나이에 뭔가 새로운 도전은 더 망설여지고

일 년 넘게 새로운 만남도 기존의 사람과의 관계도

굉장히 낯설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든 나의 생기를 찾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게 무언지 무얼 하고 싶은지

묻고 또 물어보면서 난생 처음 나를 제대로 파악하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들여다보는 시간까지 가지게 되었다.


전형적인 집순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고역은 아니지만

때때로 갑갑한 마음을 가벼운 산책으로 달래도 본다.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가족들과

집밥으로 먹는 즐거움을 채우고,

좋아하는 책을 잔뜩 쌓아두고 읽고, 글을 쓴다.


이런 활동들이 집 안에서 오밀조밀 일어나는 모습이지만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어 만족하며 지낸다.


책과 교감하는 삶의 기쁨을 맛본 사람이라면

더없이 공감할 무한한 감동과 만족감을

좀 더 많은 이들이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채우는 시간이란 걸

달콤한 책읽기에서 느끼며 살아간다.


우리는 누구나 늙어가고, 나이 들면 최신 기술을 다루는 지식이나 정보에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유행가 가사도,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젊음도, 늙음도 모두가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중년의 욕심일까?

어쨌든 나는 늙어가면서 익어가고 싶다.

p247


전보다 흰머리도 주름도 기미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걸

더 빨리 소모되는 체력과 에너지에서 느낀다.


그렇다보니 몸을 살살 굴리고

어디에 에너지를 쏟고 채워야하는지를

살아가면서 부딪혀 가며 나를 다루는 법을 배워간다.


전보다 좀 덜 나를 소모하면서 산다.


늙어가는 노화의 시간을 막진 못하지만

마음은 좀 더 여기에 머물고 싶을 때가 많다.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도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경계하며 산다.


열정이 넘치진 않지만,

내 작은 에너지를 내 안에서 충분히 발휘하며

삶을 유연하게 살아가고 한층 여유로워지고 싶다.


멋지게 그리는 노년의 아름다움을 벌써부터 그려나가기보다

하루 하루 내가 늙어가는 것이든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든

살아가는 시간동안 좀 더 자연스럽게

나를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그 안에서의 시간을 즐기며 살고 싶을 뿐이다.


이따금 나와 비슷한 코드의 벗을 만나게 된다면

심심치 않은 재미와 위로를 함께 나눌테고,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평생 살아간다면

힘든 인생길도 좀 더 가볍게 생각하며 살아갈테지.


그런 나이고 싶고, 그런 나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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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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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봉달호
본캐 편의점 점주, 부캐 글 쓰는 작가.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이 글들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으로 세상에 나오며 작가라는 직업이 추가되었다. 그 후 반나절은 집에서 글 쓰고, 반나절은 편의점을 지키는 반업 작가의 삶을 아슬아슬 이어가는 중이다. (스스로 편의점을 ‘본진’, 글 쓰는 책상은 ‘멀티’라고 부른다.) 손님과 알바생에게 썰렁한 아재 개그 던지는 몹쓸 버릇은 여전하고, 일본과 대만 편의점을 취재하며 세계로 오지랖을 넓혔다. 국민일보, 아웃스탠딩,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어느덧 편의점 9년 차 점주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DARO_BONG

그림 : 유총총
오래도록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그림 에세이 《(그렇다면〉 좋은 하루를 만날 거야》를 출간했고, 인스타그램에서 ‘총총이네 그림일기’를 연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YUCHONGCHONG_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저자의 저서

<매일 갑니다, 편의점>에 이어 또 한번 편의점 이야기를 만나보게 되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이란 공간 속에서

꽤나 유쾌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많이도 공감되고 진정성이 느껴지던 책이었다.


사람 냄새 나는 이곳이 책을 읽고 더 눈에 밝혀

사람들의 표정을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


이번 책에선 어떤 다양한 일상과 풍경이 담겨있을지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세상에서

내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어려움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여전히 지키는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 코 끝이 찡해진다.


내가 배가 고파 뭐든 하나라도 먹고 싶은 날에는 꼭 완판이 된다.

모든 먹거리가 사르르 사라진다.

삼각김밥 하나까지 흔적 없이 다 팔린다.

텅 빈 진열대를 보면서, 물론 기분이야 좋지만, 오장육부가 꼬르륵 밥 달라 아우성 친다.

p94


편의점 머피의 제1법칙.


'완판'의 법칙..

묘하게도 유독 먹고 싶어 가끔 들리는 편의점에서

내가 찾는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


그 흔한 삼각김밥도 나에게 허락할 단 한개도 남아 있지 않을 땐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다.


머피의 제2법칙, 접객 부정기 법칙,

제3법칙, 알바 펑크의 법칙,

보너스로 줄 펑크의 법칙까지.


손님의 입장에서도 점주의 입장에서도

이 법칙을 유쾌하게 웃어 넘기긴 때론 너무 디스크가 커보인다.


그럼에도 샐리의 법칙이 주는 깜짝 서프라이즈는

편의점을 향한 애정을 더욱 돈독하게 하니

그런 행운을 기다리며 편의점 문을 연다.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뒤흔들어놓았다.

그동안의 가치, 판단, 질서, 상식을 전복했다.

매출이 급감했다.

그것은 완만한 내리막 수준이 아니었다. 완벽한 몰락이었다.

p157


끔찍한 재앙과 공포에 휩싸였던 지난 한해

많은 상실과 아픔, 공허함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지금도 별 다르지 않은 상황은 여전하지만

살아갈 기운을 좀 더 내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보며

살아봐야겠다란 의지를 더 다잡게 된다.


편의점또한 매출이 급락하고

인건비마저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여기저기 들리고

매일 지옥문을 오가는 점주들의 마음을

이 책을 보며 더 헤아려보게 된다.


우리 편의점에 확진자가 뜨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래야 하는 것도 참 웃픈 현실이다.


재택 근무가 가능한 일도 아니기에

매일 노심초사 불안의 연속으로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시의 상점들 속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자영엽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활자로 보고 있기에도 가슴 답답해진다.


자주 가는 아이스크림 할인 매장도 무인 점포로 바뀌면서

하나둘 그 모습과 형태가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편의점이라는 낯선 환경이

이젠 제법 익숙한 환경이 되어갈 거란 생각에


봉달호 점주님 또한 미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을 넘은 셈이니

내 일을 지키고자 하는 열의에 긍정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렇게 오늘을 지키며 살아가는

용기와 신념을 응원하며

내 길 가운데서 두려운 마음으로 나아가지 못한 일에

나또한 조금 용기내어 살아보고자 마음 먹게 된다.


"오늘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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