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 삶의 교양이 되는 10가지 철학 수업
필립 휘블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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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필립 휘블
PHILIPP H?BL

1975년 독일 하노버 출신. 훔볼트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뉴욕 대학, 옥스퍼드 대학 등에서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했고 언어철학, 형이상학, 과학론을 연구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슈투트가르트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이론철학을 가르쳤고, 2017년부터는 철학 매거진에 ‘휘블의 깨달음’을 연재 중이다.

역자 :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꿀벌 마야의 모험》, 《피터 틸》, 《케인스톰 아일랜드》,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이해의 공부법》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철학

#하얀토끼를따라가라 


책의 표지에서

시계 토끼를 쫓아 새로운 시간 여행의 시작이 열리는 앨리스의 이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끝도 없이 복잡한 모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앨리스의 걸음을 따라가다보면

정말이지 숨이 가쁘다.


지금 우리의 삶이 전보다는 더 무기력해진 요즘

오랫만에 심장이 쿵쿵 뛰는 가쁜 호흡으로

책 속에 푸욱 빠져 읽게 된다.


낯선 철학의 세계 안에서 인생의 뜻밖의 진리와 깨달음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가치를 선물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우리 뇌에 있는 향유의 중추는 끊임없이 아름다운 것이 입력되기를 추구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기본값이 있지만, 대개는 개인적인 경험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오랫동안 이어진 다툼의 해답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미적 감각은 때로는 보편적이고 때로는 개인적이다.

p292


보편적이라는 것이 아름답다라고 정의하는 이들이

서로 동의한다는 가정하에 연결지어져 생각하게 된다.


미에 있어서 감각과 감정이 우리를 분명 자극시킨다.


반복적이거나 대조적일 수 있고,

은유적이거나 이목을 끌 수 있겠지만

대개는 보편적으로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는 미학의 주요 현안이고 예술은 조금 다른 측면이라

서로 가까이 놓여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기도 하지만

더 예술의 영향력이나 범위가 훨씬 다양하다는 점에선 다른 것 같다.


문학적 관점에서 상징과 은유적 해석이 주는

느낌과 감각은 굉장히 특별하다.


단순히 미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기에

그 범위가 훨씬 넓다라 볼 수 있겠다.


그것이 문학일 수도 음악이나 그림일 수도 있다는 점에선

수많은 생각과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예술의 놀라움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얼마나 명확한 답을 낼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끝을 알고 있지만 영원히 젊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 어떤 주장도 죽음은 무의미하거나 바람직하다고 우리를 설득할 수 없다.

거대하고 차가운 우주에서는 아이러니와 유머와 어쩌면 내맡김까지도

우리의 존재를 그럭저럭 괜찮은 것으로 만드는지 모른다.

p422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제한적으로 확 다가오고 오싹하며 두렵다.


이런 두려움은 타고나는 것이며 진화적 근거를 기반에 두고 있다고 한다.


더이상 돌이킬 수도 없고 끝이라는 의미로

죽음이 삶의 어떤 기능적 역할을 하는지 고민해보게 된다.


영원한 젊음을 위해 인간은 그 삶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자연을 회손하고 무질서를 만들기도 한다.


그 대가는 정도의 선을 넘어서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이 유기체의 일부라 한다면

삶과 죽음은 자연계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기에

죽음 또한 삶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해보면 어떨까.


영원한 삶이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끝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생의 짧은 순간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아닐까.


모처럼 철학이 삶에 필요한 이유와

삶의 가치를 다각도로 접근하며 배워볼 수 있어서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철학 입문서로 읽어보기도 좋고

얕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삶의 연장선에서 배워가야 할 흥미로운 해답을

천천히 그 걸음을 따라가며 읽길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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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 평범한 일개미의 작가 데뷔 프로젝트
서양수 지음 / 두사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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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서양수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씁니다. 퇴근 후 쓴 글을 모아 책으로 엮다 보니 벌써 네 번째 출간이네요. 퇴사가 낭만처럼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저는 퇴사 대신 퇴근 후 ‘내 책 쓰기’를 추천합니다. 최근에 저는 직장 동료인 ‘선배 K’를 코칭했고 그는 정말 작가의 꿈을 이뤘습니다. 심지어 그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놀라운 현상을 함께 지켜봤죠. 이 책에는 바로 그 코칭 스토리와 선배 K의 작가 데뷔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와 함께 나눴던 고민과 수다와 풀리지 않는 궁금증과 해법을 찾아가던 길을 복원하려고 합니다. 그간의 출간 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시행착오와 실수까지 가감 없이 공유할 예정입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나만의 책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첫 번째 출간을 응원합니다.

《단지 결혼을 하고 싶은 건데 이게 다 무슨 일이래요》, 《세상의 서쪽 끝, 포르투갈》, 《러시아 여행자 클럽》을 썼습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SUSKI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글쓰기 단기 특강부터 시작해 몇 주 완성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글쓰기, 내지는 책쓰기 모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종종 이웃하는 블로거들이 하나 둘 책을 출간하는 걸 보면

확실히 출판 장벽이 전보다는 낮아진 걸 실감한다.


장벽 높은 문예 등단은 너무나 먼 산처럼 보이고

좀 더 진입 장벽이 낮은 여러 경로들을 찾다보니

이런 모임들 안에 속해 나름의 경로를 발견하게 되는 걸 알 수 있었다.


혹은 이 책처럼 요즘 다양한 글쓰기 책 출간에 대한

이모저모의 정보를 모아서 친절하게 잘 안내 역할을 해주는 책들이 많이 있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까지의 모든 전반적인

출간 과정을 세세히 알려준다.


관심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라

좀 더 유심히 관찰하며 살펴보게 된다.


평범한 직장인도 전업주부도 학생도

누구나 할 것 없이 글을 쓸 수 있고

좀 더 나아가면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낼 수 있다.


출간의 기회를 잡기 위한 노하우를 이 책 안에서 세세히 살펴봐도 좋을 것이다.


글쓰기의 루틴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꾸준히 실천해 나갈 수 있는 루틴이 자리잡아 있으면 더 도움이 될만하다.


많은 작가들이 시간을 정해 놓고 글을 쓰거나

하루에 한 꼭지씩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마감 시간이 없는 글쓰기는 늘어지게 마련이다.


나 또한 쓰다 안쓰다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는 글이 있어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를 더욱 절실히 느낀다.


생각해보니 마감에 대한 압박이 없었고

구체적인 목표와 양을 정해두지 않고 막연히 썼던 것 같다.


오랫동안 지체된 글쓰기에 아니 책쓰기에 다시

자판을 두드려 볼 생각에 뭔가 모르게 아득해진다.


책에서 요약된 출간을 부르는 글쓰기 루틴 6단계를

가볍게 살펴보고 시간 활용과 안배를 잘해서

자신만의 글쓰기 루틴을 꼭 만들어 가보길 권한다.


스킬까지 구사하려 하기보다

기본기가 탄탄한 꾸준함이 더 좋을 것 같다.


아마 나에겐 그런 스스로에 대한 압박과 경계가 없어

자유로운 글쓰기와 책읽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소탈할 것도 없는 별 거 없는 이력임에도

내가 과연 글을 쓸 수 있으며, 출간이 가능할까란

의심을 품고 있다면,

일단 그냥 쓰라고 말하고 싶다.


나 또한 별반 다르지 않고 어설픈 필력으로 대들고 있긴 마찬가지다.


결국 알고 있느냐보다 어떻게 내 글에 적용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수영을 잘하는 법이나 주차 잘하는 법을 책으로 아무리 익혀 봤자

스스로 연습하지 않으면 결국 기술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p90


정확한 팩트는 이것이었다.


이론에 바싹하더라도 실천에 약하면 흐지부지 되기 마련이다.


적용이 없으면 결과물 또한 없다.


일단 쓰라는 말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더 실감한다.


글쓰기의 기술을 다룬 책들이

출판 시장에 넘치도록 많고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출판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잘 정리해둔 책이 분명하다.


읽으면서 충분히 이해하고 열정을 끌어 올렸다해도

적용하지 못하는 건 말짱 도루묵이라는 사실을 엄연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다양한 책들을 살피며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좋지만

집중해야 할 무언가에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더 많은 부수적인 시간들을 낭비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갈 필요를 느낀다.

나에겐 몸으로 익히는 글쓰기가 지금은 필요해 보였다.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쓰는 활동.

몸에 익숙해지는 가장 기본이 되는 루틴을

자연스러운 습관처럼 저절로 움직일 수 있는 익숙함 말이다.

거기에 더할 것은 마감을 스스로 정해두는 것.

이 둘을 베이스로 깔고 목차와 대상 독자를 고려하고

자기 소개와 초고, 퇴고, 탈고의 과정을 모두

거침없이 써내려 갈 수 있는 부지런함이 더 해지면

출간이란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쭉 살펴보고

지치지 않도록 마음을 정비해가며

글을 쓰고 책을 쓰면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어딜 가서 물어볼 수도 없었지만

궁금했던 출간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해 해결한 기분이 들어

이젠 좀 더 집중하며 나만의 글을 쓰고자 마음 먹게 된다.


출간의 그 순간을 만끽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부지런히 거침없이 써내려 가자.


쓰는 순간 이미 나에게 넘어온 카드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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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 - 작게 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안가연 지음 / 봄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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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안가연
꿈 포기, 학업 포기. 어린 시절 포기만 하고 살아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을 더 사랑하고 싶어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채운 새로운 나, 츄카피를 만들었다.

언제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후로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기로 다짐했다. 요즘엔 빠르게 살기보다 나름의 속도로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어른이고 싶다.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 중이며 네이버 웹툰에서 〈자취로운 생활〉을 연재했다. 유튜브 채널 〈에치츄〉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포켓몬스터 에세이 《서로 생긴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본캐가 아닌 부캐에 대한 고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거창하게 뭔가 정해 놓아야 할 대상처럼

요즘의 흐름을 쫓기듯 따라갈 생각은 없었고

그냥 가볍게 부캐 하나 정도 재미나게 만들고 키우면

뭔가 모를 일상의 심심하지 않을 자극이 될만해 보였다.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도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보니

저절로 흥미를 찾게 되는 이상적인 부캐가 연상되는 것 같았다.

책을 읽다 글을 쓰면서

좋아서 하는 이 자발적인 활동들이

나의 부캐로 나를 수식해 줄 수 있으면 좋을 것만 같다.

부캐로 다시 인생 리셋도 좋지만

중요한 건 나라는 실체에 대해 본질을 잃지 않고

나로서 나답게 살아가는 걸 더 초점에 맞추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내가 좋아하는 생각과 시선 안에서

글을 살피며 재미있게 읽었다.


꿈을 향해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결코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고.

누군가의 작은 응원과 작은 칭찬 속에 꿈을 키우길.

같은 꿈을 달려나가며 위로를 건네는

작은 한마디 한마디를 부디 놓치지 않길.

p56


왜 혼자란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 걸까.


고독하고 외로워서일까.


본래 의존적이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살길 좋아하는데

살면서 더 혼자란 생각을 뜬금없이 많이도 하며 산다.


내가 애쓰며 해나가는 모든 일들이

혼자 잘나서도 아닌데

모든게 나의 업이라 생각하고 짊어지고 책임지져 나가려는

구석진 생각들이 날 괴롭힐 때가 많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 더 별로인 내가 될 땐

이 같은 말을 잘 기억해두고 싶다.


혼자가 아니라고.


작은 손길도 눈빛도 나를 기다려준 시간만큼이나

굉장히 소중한 존재들 사이에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말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의심을 갖지 말고

시간 낭비 아닐까 하고 양심에 찔려하지도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당신의 아주 작은 날개가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반드시 큰 날개로 변해 있을테니까.

p85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p144


많은 부분에서 망설여한다. 주저하는 일도 많다.


그렇다보니 생각을 드러내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아마도 혼자 품은 의심 안에서

많은 걸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많은 의심을 품고

지웠다 썼다는 반복하다보니 생기는 시간 지체가 아닌가 싶다.


지체가 되면 다행이지만 아예 무산시켜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마도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할 것이다.


명확하게 내가 좋아하는 지를 몰라서 갈팡질팡하기도 했지만

이미 알고 있음에도 평가와 시선이 두려워

밖으로 나를 내던지는 걸 상당히 꺼려하고 있다는 걸 안다.


좀 더 과감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좋은데

여전히 배부른 눈칫밥을 먹고 사려니 피로만 쌓인다.


그런 생각 따위 좀 집어치우고

당장 해도 좋을 그것을 맘껏 좀 해보고 살면 좋겠다.


잘되면 좋을테지만, 망해도 괜찮은

두둑한 자신감을 옆에 차고 일보 후퇴보다 전진을말이다.


하고 싶은 걸 좀 하고 살아야겠다란 생각은 이미 가득하기에

이젠 그냥 해보는 것에 용기내어 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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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향해 헤엄치기
엘리 라킨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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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햇살을 향해 헤엄치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엘리 라킨
ALLIE LARKIN

엘리 라킨은 이타카 컬리지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세인트 존 피셔 컬리지에서 작문을 공부하며 첫 작품인 《기다려(STAY)》의 초고를 완성했다. 이후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글쓰기를 향한 갈망을 잊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첫 장편소설인 《기다려》와 차기작인 《나는 왜 당신이 될 수 없는가(WHY CAN’T I BE YOU)》가 큰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섰다. 《나는 왜 당신이 될 수 없는가》는 곧 영상화될 예정이다. 현재 라킨은 남편 제레미와 겁 많고 충직한 저먼셰퍼드 스텔라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역자 : 이나경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르네상스 로맨스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메리, 마리아, 마틸다》 《어쌔신 크리드: 르네상스》 《어쌔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불타버린 세계》 《세상의 모든 딸들》 《피버 피치》 《애프터 유》 《로그 메일》 《세이디》 《프랑켄슈타인》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햇살처럼 따뜻한 위로 속에서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힘이 있는 책.


아픔과 상실이 주는 고통 속에서

영원히 헤매일 것만 같지만

사실 나를 지탱하고 있었던 주변을 바라보면 아직 삶을 살아갈만하다.


혼란한 상황들에 부딪혀 살다보면 다시 일어날 힘이 상당히 고갈된다.

그럼에도 이따금 책을 보며 또 다른 결의 위로를 얻으며

다시 걷게 되는 것 같아 두 다리에 힘을 모으는 연습을 위해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영원한 건 없는데, 넌 영원한 결정을 하려고 하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세월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장 두려운 일은 충분히 열심히 사랑하지 않은 것이란다.

사랑이 잘 되면, 우리는 안녕을 고할 때를 선택하지 않아.

그건 그냥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

그러니 네게 가능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어라 사랑하는 것뿐이야.'

p563


실패한 인생이란 자책으로 평생 자신을 괴롭히며

이 일들이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내일도 멋진 아침을 꿈꿀 수 있다면

인생을 사는 게 마냥 괴롭지는 않아 보이지 않는가.


삶을 계획하는대로 살아갈 수 있는가.


그런 오만함 속에서 여전히 갇혀 산다면

당장 상실 속에서 위로하는 법을 찾길 바란다.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상처도 끌어안게 되고

좋은 일을 기억할 순간이 찾아온다.



뜨거운 물이 다 떨어질 때까지 욕실 바닥에 주저않아 있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나는 거기 앉아서 목까지 차오르는 고통에, 가슴을 찢는 고통과 정말로 외롭다는,

항상 정말로 외로웠다는 끔찍한 느낌에 숨이 막히지 않으려고 애썼다.

세상은 규칙에서 위안을 받는 사람들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에는 폭풍우 속에서 아빠가 독 위에서 죽는 걸 본 애들이 가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p478


주인공 케이틀린이 가진 상처와 아픔.


이혼에 얼룩진 인생과 남은 것이라곤 애완견 바크뿐인 빈털털이 삶.


그런 불안한 밤들을 혼자 외로워하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던 그녀의

심리 묘사 속에서 묘한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


결혼 생활이 주는 안정감도

그녀를 단단히 지탱해줄 무언가가 상실된 텅빈 마음을.


그럼에도 곁을 지키는 바크와 주변 인물들이

그녀의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모든 면에서 최고인 환희.

그때 우리는 온전히 살아있었다.

p345


"밀어내버려. 하늘의 구름처럼.

감정에 휩싸이는 건 나중에 해도 된다.

이건 명상이야. 도움이 된다면 주문을 찾아."

p528


케이틀린의 삶이 처절하고 비극적으로 보이는 듯하나

그녀를 위로하는 이들에게서 사랑하는 법도

다시 웃는 법도 배우는 시간이 된다.


그녀의 할머니 나넷은 나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다.


네넷이 주는 힘있는 에너지는

나이와 비례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자로서의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대범함을 노년의 여유로움과 가벼운 위트 속에서

안온함을 느끼게 되는 건 왜 일까.


내던져진 인생처럼 망가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책 속 인물들의 강한 연대와 주인공 케이틀린의 향한

아름다운 지지와 응원이 나에게도 따뜻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아직 삶을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 긴 레이스를

우린 넘어지기도 일어나기도 뛰기도 한다.


잠시 땀을 닦고 쉬어야 할 때라면

충분히 목마름을 해소하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돌아온 길을 천천히 살피는 것보다

남은 긴 여정을 또 다시 한번 땀흘리며 뛰어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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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짠다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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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짠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TASNEEM ZEHRA HUSAIN)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퍼즐에 푹 빠져 있었다. 숨은 패턴 찾기든 단어 맞추기든 논리 퍼즐이든 보이기만 하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연보다 더 두뇌를 자극하는 것은 없었기에, 물리학에 푹 빠지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끈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키스탄 여성으로서는 최초였다. 그 뒤로 11차원에서의 초대칭 플럭스 배경을 분류하는 연구를 했다. 이탈리아에서 대학원생으로 있다가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 생활을 했다. 연구원으로 있을 때 고향인 라호르에 LUMS 과학공학대학 설립을 도왔고, 지금은 바로 그곳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창의성이 예술에서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개념, 개념을 다루는 온갖 방식, 그 상호 작용이 우리 자신과 우리의 생각을 빚어내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고,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교양 과학서 편집과 발간에도 참여하는 이유다. 현재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머물고 있으며, 두 번째 책을 집필 중이다.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으며, 글을 쓰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청소년을 위한 지구 온난화 논쟁〉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노화의 종말〉,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논픽션과 픽션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내용 전개나 구조가 특이한 책을 만났다.


여성 물리학자가 쓴 소설로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을 거쳐

물리학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풀어낸 멋진 소설이다.


지적 호기심은 물론이고 세계를 탐험하는

연구자들의 시선과 닿지 못했던 과학의 세계 안에

조금씩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딱딱한 과학서, 학술서로 접근하기 보다는

묘한 감동과 시적 표현들이 난무하는

아름답고 경의로운 책이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든다.


담고 있는 과학적 이론과 설명이 책을 술술 넘기게 하고 있진 않지만

천천히 호흡하며 곱씹고 넘어갈 부분들이 많아

이 책은 굉장히 호흡이 긴 책이라 봐야 한다.


조금씩 꺼내 먹는 달달한 디저트처럼

어려운 과학을 다양한 문학 작품과 어울려

읽는 재미가 배가 되는 기분을 천천히 스며들어 읽기 권하고 싶다.


하늘의 혜성은 태양에 얽매여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도는 천체라고 설명되었다.

꼬리를 태우면서 날아가는 혜성은 어떤 무시무시한 질병을 퍼뜨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더 이상 "불길한 전조"와 "미래 세대에 닥칠 불행의 조짐"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불타는 모습은 그 어떤 전조가 아니라, 그저 태양을 도는 우리 행성처럼 확실하게 규정된 궤도를 따라

지루하게 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혜성은 운명의 전령이 아니었고, 따라서 두려워할 대상도, 인간사에 조언을 해줄 존재도 아니었다.

p123


현상을 현상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다.


우주의 여러 현상들을 단순히 다양한 운동의 통합으로 이해하고

지구에 작용하는 현상이라고

여기는 정도로 생각을 이해하고 넘어가도 좋지만,

운명을 판가름 하는 듯 혜성의 불길한 전조를 점치며

자신의 운명마저 그에 맡기는 모습이 조금은 아이러니 해진다.


인간이 우주 탐사와 정복에 앞장 서고 있지만

한편으론 운명에 속박되어 있는 모습 같아 의아하다.


오히려 규정된 궤도를 돌고, 끊임없는 반복되고 있는 자연 현상에

그저 속박되어 있는 건 천체인데

작은 선입견에 빠져 큰 그림을 볼 줄 모르는

인간의 옹졸한 모습이 유난히 작아보이는 건 왜 일까.


'시공간의 모양'을 이야기할 때 생기는 한 가지 문제는

시공간이 무형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말은 정확히 무슨 뜻일까?

고등 수학을 더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

우리의 놀이터가 속한 세계의 모양이 바뀐다는 것뿐이다.

p231


어쩌면 양자역학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가장 강력한 교훈은 이것인지도 몰라.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것 말이야.

겉으로는 별개인 양 보이는 것들이 더 깊이 파고들면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경이로운 근본적인 현실의 서로 다른 측면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나.

아마 자연의 진정한 모습이 감당할 수 없을 만치 엄청난 까닭에 우리는 걸러진 이미지만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몰라.

p297


우리가 중력이라 부르는 것이 휘어진 기하학의 한 표현이라면

질량을 가진 물체도 빛도 휘어질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별에서 오는 빛이 태양을 스칠 떄

살짝이  경로를 바꾸게 된다는 걸

이미 그 옛날 아인슈타인은 방적을 통해 빛이

휘어지는 정확한 각도까지 예측하였으니 실로 놀라울 뿐이다.


이런 지적 호기심이 가득찬 밤이면

밤하늘의 별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캄캄한 우주 공간안에서 천제가 숨기고 있는

많은 비밀들을 하나씩 파헤쳐 볼 때 오는 쾌감과

아직 모르고 있는 자연의 범주 안에서

우린 얼마나 예의를 지키며 사는지도 고심하게 만든다.


물리학에 빠져들면 혼란만 가중한다고 생각하고

입자와 파동이 뒤섞인 영역 너머에서

너무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 끝이 어딜까 싶어 아득하기만 한 자연의 짜임새를

쉽게 간파하긴 힘들겠지만

작은 조각이라도 그 실마리를 가지고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가는

연구자들의 노고와 다양한 이론을 결합시켜

굉장한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단번에 간파할 수 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학문적, 문학적 접근이 굉장히 신선했던 책이라

이 책이 담고 있는 풍성한 과학 이론들 안으로

좀 더 가까이서 그 세계를 동경하며 관찰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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