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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문명 1,2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드디어 1991년 1백 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Les Fourmis)』를 발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개미』는 베르베르가 개미를 관찰하기 시작한 열두 살 무렵부터 시작된 소설로 무려 20여 년의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는 개미에 관한 소설을 쓰기 위해 12년 동안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수없이 고쳐썼다. 그는 직접 집안에 개미집을 들여다 놓고 개미를 기르며 그들의 생태를 관찰한 것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마냥개미를 탐구하러 갔다가 개미떼의 공격을 받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박물학과 형이상학, 공학과 마술, 수학과 신비 신학, 현대의 서사시와 고대의 의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형식을 선보인다.
『여행의 책』은 타고난 이야기꾼 베르베르가 선보인 철학적 잠언의 성격을 띤 책으로, 도교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던 그의 또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뇌』에서는 연인의 품 안에서 황홀경을 경험한 표정으로 죽은 신경정신 의학자 '핀처' 박사의 사인을 추적하던 아름다운 여기자 '뤼크레스'와 전직 경찰 '이지도르'는 마약이나 섹스를 넘어서는 인간 쾌락의 절정, 그 비밀의 문을 향해 한발한발 접근해 들어간다.
『인간』은 프랑스에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면서 이미 30만 부 이상 팔린 작품으로,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 스타일의 소설이다. 우주의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경이와 서스펜스에 가득 찬 2인극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나 관습들을 유머러스하게 성찰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와 같은 전작들을 통해 끊임없이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제시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 체계 등에 관한 포괄적인 인간 탐구를 시도한다.
이외에도 천사들의 관점을 통해 무한히 높은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있는 『천사들의 제국』,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나무』, 희망을 찾아 거대한 우주 범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14만 4천 명의 이야기 『파피용』, 웃음의 의미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웃음』, 새로운 시각과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단편집 『나무』, 사고를 전복시키는 놀라운 지식의 향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등 등으로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1천 5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단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 Paradis sur mesure』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예스24 제공]


전작 소설 <고양이>의 연작으로
총 3부작 중 두번째 이야기인 <문명>을 만나보게 되었다.
주인공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가 이번에도 주인공으로
후속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바스테트의 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되어 진행되다보니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을 묘사한 것이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아닌가 싶다.
"집사,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난 당신이 참 괜찮은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둘이 언젠가 중간 매개를 거치지 않고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어요.
당신과 내가 힘을 합치면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거예요.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소통하게 된 고양이들과 인간들에게 영감을 주고 귀감이 될 일들 말이죠.
내가 말하는 목표는 물론 인간에게서 고양이에게로의 권력 이양이에요.
당신들이 축적한 지식을 이용해 우리 고양이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동물을 위해 우월한 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거예요."
<1권> .p166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이 시선에서
그들의 입장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수백만 마리 쥐들이 농촌 지역을 휩씀으로서
전염병이 창궐하고 인간과 많은 동물들이
페스트가 만연한 세상 속에서 대혼란을 겪게 된다.
인간 학살을 도모하고 주도하는 잔혹함을 보이는 쥐들의 우두머리 티무르.
분노의 시초는 실험실에서 괴롭힘을 당한 원한을 되갚아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우리를 학대하고 고통을 가했어요.
우리를 새끼들과 떼어 놓고 좁은 우리에 가뒀죠.
인위적으로 성장을 촉진했어요.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들이 우리와 뗄 수 없는 존재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2권> p81
인간 문명이 멸망해야만 동물들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실소를 터지게 만든다.
동물 실험에 대한 일침도 날까롭게 지적하고 있다.
쥐의 군단 대표로 거대 조직을 만들어 대공격을 감행한다.
제3의 눈을 통해 정보를 얻어 인간 멸종을 계획하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다.
피타고라스의 두 눈 사이에 있는 이 usb 단자 구멍이
끔찍한 동물 실험으로 만들어졌다 함에 구토가 쏠렸다.
통신망처럼 연결된 지식의 연결고리가
결국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멸을 자청하는 것처럼 보여져서 더욱 씁쓸했다.
인간과 고양이들은 쫓고 쫓기며 시테섬으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에서 주인공 바스테르는
세상을 구하려고 온갖 위험을 무릎쓴다.
바스테르의 활약을 보면서
지구의 주인이 인간일거란 낡은 착각 속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 나에게도 강한 영감을 심어줬다.
동물은 인간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작은 개체정도로만 여겼던
부끄러운 생각을 더욱 드러나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과연 문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다음 세대들이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종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로 생겨날 미래란다."
<2권> p259
이상적인 미래란 모든 종들 심지어 식물로까지 범주를 넓혀
존재를 관통하는 생명 에너지로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함께 사는 것.
유기체로 서로 연결되어
종간의 소통과 조화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살아가는 것.
고양이와 인간의 연합이 보여주는
'공존'이란 연결고리가 답이 되어 보이는 걸 보면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갈지 가슴이 뛰기도 한다.
인간을 향한 경고처럼 보이는 책처럼 여겨졌으나
사실 그 안에 영원한 전쟁이 없는 유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고찰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간 중심이 아닌 모든 개체의 공존을 고려한다면
희망이 있다!
어떻게 할텐가..
지금도 여전히 그녀 눈엔 고양이인 내가 반려동물 이상으로 보이지 않나 보지?
인간들의 이 지독한 편견은 대체 언제쯤 깨지게 될까?
<2권> p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