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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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사이토 다카시

저자 :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일본 최고의 교육 전문가. 도쿄대학교 법학부와 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거쳤다.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했으며, 지식과 실용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과 강연을 선보여 독자들의 지식 멘토이자 롤모델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어떤 지식도 대중이 알기 쉽게 해석하고 설명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문

학, 역사, 철학부터 공부법, 처세술, 글쓰기, 대화법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백 권에 달하는 저서를 발표했다. 2001년 출간된 《신체감각을 되찾다》로 ‘신초 학예상’을 수상했고,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2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어른의 말공부》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잡담이 능력이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외 다수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역자 : 황미숙
이와이 ?지 감독의 영화들이 계기가 되어 시작한 일본어로 먹고사는 통번역사. 늘 새롭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고, 항상 설레는 인생을 꿈꾼다. 경희대 국문과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일본어과 석사 취득.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꿈을 디자인하다》 《타임 콜렉터》 《평생 내공 첫 3년에 결정된다》 《뇌와 마음의 정리술》 《1일 15분 활용의 기술》 《요약력》 외 다수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다른 사람은 무슨 책을 읽는지 습관적으로 엿보게 된다.


세상에 많고 많은 책들을 다 읽을 수는 없고

지나치기 아쉬운 책들이 너무 많으며

선별하기조차도 버거울 땐

다른 사람들이 읽는 책에 관심이 자연스레 흘러간다.


가장 빠르고 가장 간편하게 좋은 책을 따올 수 있어

제법 괜찮은 책을 목록에 나열해 취향껏 고를 수 있어 좋다.


이따금 책 사이 사이 그런 책들을 살펴보고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새로운 책들을 업데이트하려 나름 노력한다.


저마다의 독서법과 인생책이 있듯이

다른 사람의 독서 일대기를 들여다보는 건

새로운 독서 인생과 삶의 가치관을 배워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또한 차분히 살펴볼 필요를 느껴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 생활을 살짝이 엿본다.


독서의 즐거움은 책의 세계를 천천히 음미하는 데 있다.

'미독'. 깊은 세계를 접하고 그것을 즐기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마음이 없으면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지는 못할 것이다.

누구나 본래 가진 지적욕구를 바탕으로 깊은 세계를 접하고 즐기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독서의 시작이다.

p45


다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읽은 책들을 다 기억하는 편이 못되는터라

어떤 형태로든 기록해 놓지 않으면 남겨진 기분이 들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지 못했다.


항상 여러 권의 책들을 쌓아놓고 교차로 읽으며

다독이 나에겐 잘 맞는 편이라 생각했지만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에서 실속없이 읽고 있진 않나 점검해보게 된다.


더 깊은 정보와 더 깊은 사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음미하는 독서는 되도록이면 빠른 시간보다

천천히 진행되는 가운데 느긋한 마음으로 하나 하나 살펴보며

내 마음과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더 큰 애정을 담게 될테니

이또한 나쁘지 않아 보인다.


미독의 깊은 세계 속에 푹 빠져 읽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어

고전 문학 중 한 권을 고심해서 골라 봐야겠다.


이미 아는 것을 확실한 지식으로 정착되고, 새로운 지식과의 '연결'도 눈에 들어온다.

'아, 그거랑 같아' '여기서 이어지는구나'하고 이해되는 것이다.

지식이 계속 연결되니 가속도가 붙어서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p118


감히 엄두도 안나는 책들이 있다.


언제쯤 시원하게 이것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막연하고 잘 모르는 분야를 파고들어 보겠다는

내 의지가 가상해서라도 언제쯤은 조금이라도 그 겉면이라도 핥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남들이 100권 정도 읽어서 이해된다면 난 101권쯤 더 읽고

조금 이해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여전히도 잘 늘지 않는 지식의 속도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고리를 찾으면

그런 통쾌함에 책을 더 찾아 읽는지도 모르겠다.


앎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란

참 모호하면서도 묘한 구석이 있어

잘 하진 못해도 부지런히 읽는 것으로

나의 독서를 비관하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


'어려워도 도전하고 싶은 불후의 명저'의 목록을 보고서

잠깐 멈칫하면서 책장을 둘러보며

아직 손 때 묻지 않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젠간 읽을테지만, 읽을 책도 많은데..

라는 핑계 삼아 늘 뒷 켠에 숨어지내는 말없는 책을 붙들고 고심해본다.


이렇게 나의 독서 열기를 또 한번 불지펴줘서

앞으로도 더 읽을 행위에 동력이 되어줘서 고맙기도 하다.


지금 그 때가 온 것인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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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 오늘의 행복을 붙잡는 나만의 기억법
마담롤리나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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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마담롤리나
일러스트레이터.

살아지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아 쓰고 그리기 시작했으며 오직 창작만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꾼다.

《더 포스터 북 BY 마담롤리나》를 출간했고《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등 다수 도서에 표지 그림을 그렸으며 SM 엔터테인먼트, 마켓컬리, 아웃백, 삼성전자 등과 협업한 바 있다.

WWW.MADAME-LOLINA.COM

INSTAGRAM @MADAME_LOLINA_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감정 가득한 일러스트 속에서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마담롤리나의 에세이를 만났다.


따뜻한 그림에서 마음이 포근해지고

청량한 느낌마저 품고 있는 그림에서 오는 기분 좋음이

꽤 오랫동안 머무는 것 같아 책의 만남이 상당히 설레었다.


무엇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지 정도는

내가 잘 알고 있어야 하기에

곰곰히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건 무언지

내가 어떨 때 행복한지를 떠올려보았다.


사실 이런 생각만으로 그간 나를 짓눌렀던 무거운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바꿔 생각해보니

어깨에 잔뜩 쌓인 짐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좋아하는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거나

빵순이답게 빵지순례를 다니며 좋아하는 빵을 고르거나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둔 음악을 사운드 빵빵한 스피커로 듣는다든지

즉시 위로와 즉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알고보면 굉장히 작고 사사로운 것들이었다.


그런 좋은 것들을 곁에 두고 계속 오랫동안 즐기며 살고 싶다.


삶을 버텨 내는 힘은 웃는 순간들로 키워지는 것이 아닐까.

허리를 젖히고 물개 박수를 치며 웃다가 넘게 되는 고비들이 제법 많으니까.


현실을 바꿔지는 못해도 충분히 견뎌 나갈 수 있도록

나를 웃게 하는 일들을 자발적으로 찾아다니고 싶다.

p69


웃음의 유익함이 삶에서도 빛난다.


좀 더 가까이 두고 살아야 할 웃음 넘치는 삶에

그간 많이 소홀하며 살지 않았나 싶다.


배꼽 빠지도록 웃어본 적이 언제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렇진 않더라도 신작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가끔 몸개그를 보이는 막내 아이의 재롱을 보며

추천받은 재미난 웹툰을 보면서

유쾌함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들이

삶의 중간 중간에 섞여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마저도 없으면 얼마나 삶이 삭막해질지

생각만으로도 우울하고 끔찍하다.


일억 천금을 얻게 되는 헛된 희망에 기대고 싶진 않고

그저 매일 작게나마 웃을 수 있는 일들이

삶의 곳곳에서 잘 보여지길 바랄 뿐이다.


결국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서 살아가야 하고,

그것은 혼자의 일이지만 나만이 겪는 일은 아님을 안다.

나는 앞으로도 여전히, 나의 한계 속에서 스스로의 비빌 언덕이 되고

다른 이의 팔에 매달리기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어 주는 든든한 팔이 되고 싶다.

p210


완벽한 지침서가 없고 변수가 많은 삶에서

내가 부딪히며 일어나는 모든 일들과 감정의 변화들을

오롯이 내 몫으로 받아들인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

더 비극적인 삶의 주인공처럼 나를 홀대하면서

다독거림에 익숙하지 않아 늘 외면했던 나에게

이젠 좀 나를 돌보며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의 한계를 잘 알기에

같이 다독여줄 상대가 필요하다면

 서로에게 기대어 살 좋은 벗이 되어주며 살아봐도 좋아보인다.


여전히도 나를 내팽개칠 때가 많지만

좀 더 너그럽게 나를 감싸주는 법도 함께 배워가고 있다.


조금씩 내 삶에 색을 더해보며

다채로운 즐거움들을 가까이 두고

내가 좀 더 웃게 되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지쳐 있는 마음에 위로와 나를 사랑할 준비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좀 더 잘 웃고

좀 더 즐거운 것들로 나를 꾸며 나가는

유쾌한 삶으로 신나게 나아가길 바라며

오늘도 나를 웃게 하는 물건과 공간 안에 둘러 쌓여 좀 더 쉬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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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 - 당신과 나누는 이야기 대화의 희열
아이유 (IU) 외 지음 / 포르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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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








즐겨보는 방송이었던 <대화의 희열>에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세계 안에 공존하는 만남이

나에겐 꽤나 특별한 프로그램이라 본방 사수를 놓치지 않고 봤다.


또 한번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서 어찌나 설레이던지.


방송과는 다른 텍스트 속에서

글의 흐름 속에서 게스트들과 나누는 대화를 떠올려보며

각기 다른 주제가 가진 무게와 깊이를 좀 더 집중하며 차분히 읽기 좋았다.


빠질 수 없는 게스트에 대한 궁금증과

책에 실린 이들의 대화에 집중하며 읽기 신났다.


여러 게스트들 중에서도 두 사람의 대화가 특히나 좋았다.


"프로그램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거예요.

그러면 실패해도 누구 탓이 아니라 내 몫이에요.

하고 싶어서 했는데 반응이 별로면, 그냥 어쩔 수 없는 거죠, 뭐."

p140


희극인 김숙님의 의연하고 호기 넘치는 발언이

늘 통쾌함을 선사해주기에 참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꼽는다.


불편한 발언이 아니라 소신있는 말과 행동이

강단있으면서도 유연해서 좋다.


그 안에는 분명 그녀가 지키는 자신의 세계가 있으며

시원하게 내뱉는 말 속에 뿌리가 있어서

가볍게 웃으면서도 임팩트를 남긴다.


무명기와 공백기가 길었음에도 그 시간을 아무렇지 않지 않게

지나갔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삶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었음에

그런 불편함도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의 최종 꿈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하는데

가장 평범함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목표 안에

자신을 가두는 일보다도

내가 맘 편하고 좋은 일을 자유롭게 시도하면서

나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라는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나도 좀 더 나답게 살기 위해

너무 속박하며 살고 싶진 않다.


나답고 당당할 때 비로소 나다워지니까

좀 더 나를 하고 싶은 걸 하도록 내버려두고 싶다.



특별히 가족들 식사 준비 시간에 항상 듣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팬심으로서도 음악의 다양성이 좋아서

주파수를 고정해두고 듣게 되는 라디오 방송이다.


배철수님와 유희열님과의 대화 중에 '철든다'는 게 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강하게 미칠 수 있는 자리이기에

보람과 두려움이 공존한다는 그의 말 중에


"두려워하지 않는 힘은 괴물이 된다."


그 힘이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강한 에너지원 같아서

음악 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자유롭게 세대를 아우르되

꼰대처럼 굴지 않고 서로 평등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신을 경계하며 사는 모습이 참 멋져보였다.


나이 들어서 더 멋지고 편안한 인상을 주는 그의 음악과 인생이 참 부러워보였다.


 철이 드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자칫 힘을 주어 사는 게 나에겐 오히려

나를 가둬둔 모습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사는 꼴이라 참 별로 처럼 느껴진다.


유희열님 말처럼 만화책이든 음악이든

뭐가 됐든 철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한가지만큼은

젊게 살았으면 한다는 말에

너무 철들려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동안 음악과 소통하고

좋아하는 것을 그 자리에서 편안하게 지키고 있는

배철수님의 주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나보이는 건 왜 일까.


좋아하는 그 열정만큼은

나이들어 적당히 타협해가는 현실 앞에 굴하지 말고

좀 더 오래도록 좋아하며 살아도 괜찮을 법한 이야기를

두 사람의 대화 안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소개되는 음악들 중에 맘에 드는 곡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려두고

좋아하는 책을 몰두하며 보는 재미를

주름이 깊어 가도 취향껏 즐기고 싶다.


대화 속에 끼여 긍정을 찾아가는

삶의 좋은 이정표를 찍을 수 있는 순간들이어서

책읽는 시간이 무척 소중했다.


서로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순간을

뜨겁도록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이 책 한 권이

굉장히 큰 감동과 여운을 안겨줬다.


삶의 박자를 좀 더 나에게 맞춰

좀 더 유쾌하게 살아봐도 좋을 좌표를 던져줘서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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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온기 -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작가의 숨
윤고은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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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짧은 단상이나 경험이

멋들어진 글로 완성되어 제법 사소한 일상이

멋진 위로처럼 느껴지는 그런 따뜻함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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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온기 -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작가의 숨
윤고은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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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온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윤고은

소설가. 라디오 디제이. 여행자. 지하철 승객. 매일 5분 자전거 라이더. 길에 떨어진 머리끈을 발견하면 꼭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사람. 책이 산책의 줄임말이라고 믿는 사람.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예스24 제공]







​​#흐름출판 #빈틈의온기 


일상의 짧은 단상이나 경험이

멋들어진 글로 완성되어 제법 사소한 일상이

멋진 위로처럼 느껴지는 그런 따뜻함이 있는 책을 만났다.


생각을 곱씹으면서 나도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 맞아!'

맞장구도 쳐가며 책장을 술술 넘기며

신나게 책을 읽고 있었다.


조용한 위로로 다가오는 이 책은

기운 차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작은 조명 아래에서 소소한 책읽기의 묘미를 더해준다.


내 일상도 이처럼 다채롭고 제각각이지만

묘하게 비슷한 온도 속에서 살아가는 기분 나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새벽에 깨어 있으면 책장이 수상해 보일 때가 있다.

섣불리 건드린 책 한 권이 그 에너지를 누적해두었다가 내가 잊고 있을 때

툭, 옆으로 눕거나 아래로 추락하기도 하니까.

영화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그 순간 조금은 긴장할 것이다.

책장 뒤에 무엇이 있을지 나는 모른다.

p35


한 번 빠지면 질리도록 본다.


특히 영화는 더욱 그러하다.


볼 때마다 해석과 느낌이 달라지니 새로울게 없음에도 새롭다.


나의 책장 뒤 세계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게 만드는 영화가 있었으니

영화 <인터스텔라>도 다섯 번 넘게 본 영화였다.


어떤 의도가 있을지

우리집 대부분의 짐으로 차지하고 있는 여러 책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족들이 다 잠든 밤, 혼자 나와 거실에서 읽다만 책을 읽다

무심히 배경 삼아 있는 책장을 보고 있노라면

한동안 그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영화의 오랜 여운이 남아서 일까.


모스부호라도 배워야 할까 싶어

괜히 책을 뒤적거려보기도 하고

시원한 물로 애써 목을 축여보기도 한다.


좋아하는 의식의 흐름대로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꽂혀 있는 책들이

조금은 난잡해 보여서 주말에 마음 먹고 책장 정리를 할까 싶다.


가장 좋아하는 공간에 취향을 반영한 물건이지만

때때로 책 너머의 세상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건

나의 변덕스러움일지 모르겠다.


꽂히는 문장에 또 마음을 털려버리고

마음껏 생각에 파묻혀 사는 게 고독하면서도 유쾌하다.


그런 기분을 내 책장에 둘러쌓여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냥 즐거워진다.


지하철의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아무리 눈에 익었다고 해도,

여전히 이렇게 생경하게 다가와 잔상으로 남는 풍경들이 있다.

코로나 시대의 단면이겠지.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긴급돌봄과 무급휴직, 폐업과 기약 없는...

모두 처음 접하는 상황이 만든 간이역들이다.

p168


전보다도 재채기를 많이 참고 산다.


발열도 증상도 없음에도 외출시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재채기는 꽤나 민폐 행동처럼 여겨져

스스로를 엄청나게 통제하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통제력을 잃고 분출되는 재채기에 뜨거운 눈초리를 어떻게 참아내야할지

여전히 어렵고 여전히 힘겹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통제 안에서 살다보니

익숙하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익숙해져간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원격으로 노트북 하나씩 차지하고서 수업을 듣고 있다.


밖에 나가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집에 앉아 분출되는 에너지를 삼켜야 하는 작은 아이를 보면

자꾸 시큰거리게 되는 내가 싫어진다.


어디에 위안을 두고 어디에 마음을 써야 할지

한동안 굉장히 방황했었던터라

어른이 되어 더 담담하고 지혜롭지 못한 것에 후회와 자책이 되기도 했다.


외출 전 문 앞에 걸어둔 마스크를 꼭 쓰고

날이 좋을 땐 아이와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대단할 게 아닌데 눈이 부시도록 따가운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이

고된 칩거 생활에 위로가 되어준다.


'이 모든 상황들이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지.'

라며 위로를 더해주는 것 같아

페달를 밟는 힘이 하나도 힘들지 않다.


잊기 쉬웠던 단편의 일상이

보통의 나날이 소중했었더란 이제야 새삼 느낀다.


그러고보면 지금의 시간도 계속 흘러가고 있을테지만

시름 속에서 잘 느끼지 못하고 있는 찰나의 기쁨과 감사도

매번 까먹고 사는 게 아닐런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럴테지만,

좀 더 오래도록 기억을 밟고

상기시키며 복기할 수 있는 추억을

조용히 책속에서 찾아 보며 오늘도 살아갈 힘을 얻어본다.


작은 틈에서 항상 새로운 걸 발견할 때가 많기에

지금의 순간도 잊지 말고 기억해두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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