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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감정 - 민망함과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은 삶에 어떤 의미인가
멜리사 달 지음, 강아름 옮김, 박진영 감수 / 생각이음 / 2021년 3월
평점 :
웅크린 감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멜리사 달
MELISSA DAHL
멜리사 달은 뉴욕 매거진의 더 컷THE CUT 수석 편집자로 건강과 심리학 보도를 이끌고 있다. 2014년 NYMAG.COM의 인기 있는 사회과학 웹사이트 SCIENCE OF US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글쓰기 분야와 관심사는 성격, 감정, 정신 건강이다. 그녀의 글은 뉴욕 매거진 이외에도 ELLE, PARENTS, TODAY.COM, 뉴욕타임스 등에 게재되었다.
역자 : 강아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사회학을 전공하고 동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한 후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마스 룸〉, 〈널 만나러 왔어〉 등의 번역서가 있다.
감수 : 박진영
《나는 나를 돌봅니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등을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심리 # 웅크린감정
민망함과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은 삶에 어떤 의미인가
평소에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전형적인 집순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따금 불편해지는 상황은 언제나 여러 사람들과 대면할 때 이뤄진다.
어색함이 감도는 기류를 도저히 참지 못해서
민망한 웃음꾼을 자처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애쓴다.
아무말 하지 않고 정적이 흐르는 그 때 그 상황과 분위기가
왜 그렇게 끔찍히도 싫은 건지.
왜 그런 불편을 겪으며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는지.
나의 어색함이 타인에게 비춰질 것에 대한 불편함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싫다.
어색함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질적인 것이 문제인지 성격과 무관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
무엇 하나 단정짓기 모호한 상태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좀 더 자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어 유익했다.
"충족되지 않은 기대"가 어색함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면,
이 상황이 그토록 어색한 것도 그 때문일 수 있다.
별개의 사회적 상황에서 우리가 수행할 서로 다른 역할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이것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우리를 향한 누군가의 기대는 좌절될 수밖에 없다.
p65
고프먼이 말한 인간 관계란 "어쩌면 무한정한 순환"이라고 말하는데
서로를 숨기며 드러내는 일에 익숙해진 우리가
한 곳에 섞여 있을 때의 어색함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로 보인다.
개인의 역할에 충실하지만
경쟁적 관계에서의 시선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하는 건 사실 좌절을 경험하는 상황이 될 뿐이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색하고 민망하기에
이런 감정 또한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라고 넘겨집기도 쉽지 않다.
조금씩 간극을 줄이면 나아질까.
가끔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으면 어색하고 민망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목소리와
타인에게 들려지는 목소리의 차이를 실제로 크게 느껴보지 못하기에
내가 아닌 듯한 이 실체에 대한 어색함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할지 의연하지 못한 태도를 조금은 고쳐볼 필요를 느낀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외현적 감시이론으로 설명한다.
어떤 행위에서 자신에게 너무 많은 주의를 쏟은 나머지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될 거라는 개념이다.
p141
사람이 많은 곳에 이목이 집중되면 이처럼 난처하고 어색한 상황이 없다.
준비해 온 말을 수줍게 꺼낸다기 보다도
너무 우스꽝스러운 광대같아 보이는 내 모습이 스스로 싫어질 때가 많다.
분명 말을 더듬고 긴장해서 땀을 흘리며
굳어진 발은 전혀 미동 없이 꼿꼿한 자세로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요지부동 어색한 채 서 있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정말 끔찍하다.
공포의 한 순간이 펼쳐지는 것처럼
어색함이 토네이도처럼 소용돌이 친다.
사람들을 지나치게 신경쓰다보면 생기는 당연한 모습처럼 생각될 테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을 뒤집어
주위 사람으로부터 시선을 분리시켜 나를 쳐다볼 가능성을 높이 두지 않고
좀 더 분리해서 생각해보면 조금 안심이 되긴 한다.
춤추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아무도 없으니까!
p162
굉장히 시크하고 무심해보이는 말인데
나에겐 가장 임팩트 있는 말이었다.
아무 상관 없으니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라는
여지를 남겨주고 안심 시켜주는 말이었다.
집착하고 붙잡고 있던 생각의 틀을 바꿔 생각하게 만드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메모해 두었다.
누군가에게 관심 받지 않으면 인생을 잘못 산것처럼 느끼고
누군가에게 관심을 많이 받게 되면 민망함을 견딜 수 없이 불안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지
책을 보며 더 고심하며 내 안을 들여다 보았다.
분명 나는 관계중심적인 사람으로서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불편하게 생각한다.
내 관점에서 아닌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다지 큰 문제로 여결질 만큼 불편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는 시각에 대한 습관적인 노력이 조금은 필요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어색함과 민망함이 굉장히 크고 특별한 문제라고 인식하면 무겁기만 하다.
좀 더 내 마음을 분석적으로 들여다보며
다양한 테이터로 연구한 이들의 검증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며
감정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았다.
어색함의 형태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전보다는 이 상황을 솔직하게 받아들여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위장용 웃음 뒤에 가려진 웅크린 감정을 드러내서
적어도 나에게만은 숨기지 않는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좀 더 나와 가까워지는 최선을 방법을 찾아서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