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분 초등 고전 읽기 - 초등 3, 4학년에 시작하는
이아영 지음 / 비타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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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분 초등 고전 읽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아영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다. 이후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 사서를 거쳐 현재 강남구립못골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다. 인문 고전 독서 연구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경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책 읽기를 통해 놀랍게 변화하는 아이들을 10년 넘게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인문 고전 독서가 주는 잠재적 힘을 몸소 체험했다. 초등, 중등 시절 사서 엄마와 함께 일찍 고전을 접한 두 딸 역시 그 시절의 읽기가 꿈과 진로, 인생의 방향을 정할 때 유용했다고 말한다. 어엿하게 자란 두 딸은 논술 전형으로 나란히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여전히 더 많은 이들에게 고전 독서의 유익을 알리고 싶다는 저자는 《하루 20분 초등 고전 읽기》에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가족 고전 읽기 방식을 소개했다. 실제 초등 4학년 아이들과 동양 고전을 함께 읽고 있는 엄마들의 사례도 수록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전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더불어 초등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서 이 방식을 실천하고 경험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이 교육에 있어서 책읽기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읽기 능력이 참 중요해지고 절실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 많고 많은 책 중에 왜 고전인가..


고전읽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사실 아이들 책을 읽히고 고르다보면

고전을 권하고 읽히기가 참 힘들다.


어른들도 고전읽기에 상당히 부담감이 느껴지고 힘겨운 것처럼

아이들도 접해보지 못한 책에 대한 두려움 또는

내용의 깊이에 난해함에 겁을 먹거나 주저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고전은 늘 읽히기 힘든 책이었다.


그러나 그런 편견을 버리면 고전 읽기는 쉬워진다.


큰 아이가 초등 6학년에 접한 '톨스토이 단편선'이란 책을 읽으면서 쓴 글을 보면

고전은 길고 어렵고 지루한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400쪽이나 되는 책을 다 읽고선

고전이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읽기 힘들어했지만 서서히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아이에게 고전을 접해주고 싶었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토라'와 '탈무드'를 읽으며 자란다.


그들의 지적 수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새계를 선도하는 민족이란 걸 봐도

고전의 힘은 어릴 때부터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느낀다.


그러면 무얼 망설이겠는가..


그렇게 고전 읽기를 이 책을 좋은 가이드 삼아

편하게 접근하기 좋아 지침서로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려면 지금부터 인문학에 주목해야 한다.

그 인문학적 상상력을 습득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나는 인류의 지혜가 녹아 있는 인문 고전 독서를 권하고자 한다.


고전은 기본적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렇기에 성찰을 담고 있고 시대와 사회 변화에 따른 다양한 시각을 내포한다.

p104


지식을 얻음은 물론이고 독립된 인격체로 나아갈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고전 읽기는 너무 매력적이다.


당장이라고 아이와 시작하고 싶어 의욕이 앞선다.


이 책에서 가족들과 고전 독서 하는 방법을 잘 설명해두고 있어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막막함과 고민을 덜 수 있어 좋다.


명심보감 책이 집에 한 권 있긴 한데

이번 기회에 아이들 것까지 한 권씩 각자의 책을 주문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에 밑줄도 긋고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여볼 생각이다.


필요성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읽기로 실천하지 않으면 아는 것에서 그치기에

이 책의 좋은 사례들이 온전히 내 몫이 되기 위해

가족들과 좋은 고전으로 쌓여가는 행복을

함께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가슴이 설렌다.


고전이 주는 힘을 느끼고

<명심보감>을 통해 앞으로 우리 가족이 독서로 성장해 나갈 모습을 기대해보고 싶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편지 주고 받기는

나에게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어

작은 아이와 사춘기 큰 아이와도 함꼐 나누고 싶은 활동이었다.


고전 독서가 어렵긴 하지만

같이 시작해서 함께 해나간다면

아이와 책 읽기에 대한 거부감보다 좋은 추억거리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성장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고전 독서의 세계에 빠지기 위해 준비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마음 가짐을 이 책으로 다지면서

아이와 앞으로 선물처럼 다가올 여정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길 바래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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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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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추억하며 음식과 삶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담백하고 섬세한 책이라 계속 곱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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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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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천운영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보여 새로운 여성 미학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신동엽창작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얘기를 쓰는 천운영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한다. 대학시절 그의 자취방은 공부하던, 회의하던 친구들이 저녁마다 주막처럼 들러서 국수를 말아먹고 갔던 곳이다. 애들 교육은 못 시켜도 이웃에 떡은 돌렸던 할머니의 천성을 이어받았다는 천운영은 남들 음식 해 먹이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뚜렷한 사회 인식이 아니라 토익, 토플, 상식 따위이기에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공권력에 쓰러졌던 시절, 천운영은 손목에는 청 테이프를, 옆구리에는 대자보를 끼고 다녔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출석만 부르고 도망가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소설가의 꿈은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고 말한다. 4학년 때 들은 평론수업 시간, 당시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평론을 쓰는 과제에서 선생님이 그의 평론을 재밌게 읽고는 차라리 소설을 써보라던 한 마디가 순간 한 줄기 빛으로 천운영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당시 평론을 논설문이 아닌 현실을 빗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썼다는 천운영은 선생님이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소설가의 길과 우연히 마주쳤다. '잘 하는 것 하나 없지만 소설은 잘 쓸 수 있겠다'는 확신에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대로 진학했고 2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몰라도 아는 척 하며 메모를 했다가 저녁 때 서점에 들러 모두 읽어버리던 천운영은 그 2년 동안 평생 읽은 책보다 대여섯 배 많은 책을 읽었다. 천운영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이었던 소설에 대한 꿈을 키운 서울예대 2년은 "소설에 관해 얘기하는 친구도 얻었고, 좋은 선생님도 만났고, 소설을 고민하는 열정을 배운" 시기였다고 한다

천운영은 소설을 쓰면서 매 순간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다.「바늘」의 미와 추, 「명랑」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요즘 고민까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씹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한다. 천운영의 소설들은 다르다. 그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자못 의식적일 정도이다. 가령, 「바늘」의 주인공은 남자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젊은 여자이고, 「숨」에는 마장동에서 소머리를 분해하는 일을 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당신의 바다」는 곰장어를 구워 파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고물상(행복고물상), 유원지의 도깨비집 관리인(유령의 집), 건축공사장 노동자(등뼈) 등 천운영 소설의 주인공들은 최근 한국 소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인물들이다. 그렇게 낯설고 독특한 이들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천운영 소설의 특징이다. 직접 발품을 팔고 꼼꼼히 취재한 노력이 돋보이거니와, 그것은 이웃의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스24 제공]






# 음식에세이 # 돈키호테의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소설가 천운영의 산문집인 <쓰고 달콤한 직업>에서

음식과 사람이야기가 담백하고 재치있게 쓰여져 인상 깊게 남아 있었는데

실제로 스페인 식당을 운영하는 저자의 에세이집을 만나게 되어 대단히 반가운 마음에 설레었다.


이 책은 돈키호테를 추억하며

소설속 음식의 자취를 추적해 나간다.


각 장에서 소개되는 요리 재료와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이야기들.


소설 <돈키호테>를 통해 스페인 요리가 주목되는 책이다.


요리책과 소설책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매력에 푹 빠져 읽게 만든다.


덕분에 집에 있는 두꺼운 두 권의 양장본으로 구성된

소설 <돈키호테>를 다시 꺼내볼까 하는 충동을 일으킨다.


꽤 많은 음식들과 얽혀 있는 소설 속 캐릭터와의 어울림이

전혀 어색함없이 잘 어우러져있다.


여태까지 접해보지 못한 스페인 음식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가 들려주는 음식 이야기에 흠뻑 빠져

스페인 요리의 다양한 음식들과 맛깔난 표현들이 섬세하게 쓰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텍스트 안에서 살아 움직이듯 내 앞에

한 상 가득 거하게 차려진 배부름이 느껴질 정도로

그 디테일과 맛과 멋이 따로 떨어지지 않는 멋진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산초가 가장 좋아하는 오야의 일종인 푸체로라 하지 않고,

굳이 오야 포드리다라고 한 이유.

그가 결국 먹게 된 요리가 쇠고기 재활용 요리 살피콩과 약간 쉰내가 나는 우족 요리였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게 음식 가지고 장난치더니 결국 쉰내 나는 우족이나 줄 거라면,

냄새 팍팍 나는 염장 고기 말린 것을 듬뿍 넣은 오야 포드리다를 달라고.


"인생 별거 있소? 살거나 죽거나지.

그러니 있는 그대로,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면서 평화롭게 함께 먹도록 합시다.

하느님이 아침을 여실 때 모두를 위해 여시는 것 아니겠소?"

p184


산초가 좋아하던 오야 포드리다.

온갖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고깃국.


이 음식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공작 시나리오에 놀아난 폭소극에 웃지 못한 일인으로서

그 씁쓸함을 목구멍에 겨우 넘기고서

산초가 갈수록 현명해지는 걸 보면서

마지 못해 웃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내 모습 같아서.


호사스러운 음식을 뒤로하고

약간 상할 듯 말듯한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고깃국

한 사발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


살거나 죽거나 하는 인생살이에

빡빡한 인생을 뒤돌아보게 되는 산초의 말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오야 포드리다의 맛과 함께.


돈키호테가 무수한 고난 속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누었을 때, 산초가 굳은 빵 하나를 내밀며 이런 말을 했다.

빵과 양파만 있다면 그 어떤 고난도 좀 견딜 만하지 않겠느냐고.

p244


당신과 함께하면, 빵과 양파라도.


서약의 문장이기도 한 이 말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당신 곁에 내가 있고 내 곁에 당신이 있는데

빵과 양파만 먹고 산다 해도 괜찮지 않냐는 말이

애달프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


정말이지 눈물 나게 달콤하다.


곡기를 끊으며 고행의 길을 외롭게 가는

외톨이 기사에게 동행자라도 있으니 좀 덜 외롭다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말이 다른 어떤 멋진 말보다도 힘이 되는 건 그 안에 건네는 위로가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 다정함이 빵과 양파라는 음식 속에서 샙롭게 느껴지니

알싸한 매운 맛 뒤에 단맛으로 균형을 맞추는 양파와

딱딱하게 굳은 빵이라 할지라도 뜨근한 양파 수프 안에 녹아들여져

촉촉해짐으로 변신하는 이 둘의 조화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하늘이 정해 주신 날까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먹으면서 생을 이어나가겠다는

산초가 들려준 속담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그렇게 매일 배를 불리며 살 음식들과 씨름하며 살테지.


돈키호테도 산초도 그의 말이 철학적으로 들리는 건

나이가 더 들고 나서였다.


이젠 그들이 먹었던 음식과 인생 이야기를

이 책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가장 편하게 돈키호테를 대면했던 시간이었다.


그의 삶과 밥상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난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져들어

이 책을 덮고서 다시 두꺼운 양장본 책 소설 <돈키호테>를 집어들었다.


다시 엄숙한 미치광이의 이야기 속으로 출정 준비를 시작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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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제시 베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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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제시 베링

솔직하고 재치 있는 글쓰기로 유명한 심리학자.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아칸소 대학교 부교수와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의 부교수 및 인지문화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웰스 대학교 상근연구자로 강의 및 집필 활동 중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성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을 기탄없이 풀어내며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2009년부터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기고하고 있는 칼럼은 2010년 인터넷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웨비 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 밖에도 『뉴욕』, 『코스모폴리탄』, 『가디언』, 『뉴 리퍼블릭』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2010년에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로부터 ‘올해의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저서로는 『종교 본능』(김태희, 이윤 옮김, 필로소픽, 2012), 『거시기는 왜 고 따위로 생겼을까Why is the Penis Shaped Like That?』 등이 있다. 트위터는 @jessebering, 웹사이트는 www.jessebering.com.
변태스러운 만큼이나 정이 넘치고 매혹적인 『PERV, 조금 다른 섹스의 모든 것』은 진솔한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말한다. “우리 모험의 끝에 황홀한 오르가슴이 있다고 약속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러분이 왜 지금처럼 살게 되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될 거라고 ‘확실히’ 약속할 수 있다.”


[알라딘 제공]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내면 안에 있는 죽고 싶다란 마음을

숨김없이 파헤쳐 보이는 책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책이 아닐까 싶다.


벤자민 플랭클린이 말한 "열 명 중 아홉은 예비 자살자다"의 발언에

우울과 자살에 노출된 현실 속에서

우린 어쩌면 불가피함이 아닌 자발적인 죽음의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느낄 수 있다.

10대는 물론이고 2,30대 모든 연령 층에서

자신들의 걱정과 불안으로 시달리는 문제들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어떤게 판단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현실 앞에선 더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극한으로 모는 심리가

압박으로 죄여져 오면 죽음만이 이 문제에서 자유롭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착각.

​뇌의 이성적인 부분은 이렇게 끝날 일이 아니라고 달랜다.

그러나 비이성적인 부분이 달려들면 상황이 악화되니

자살은 피치 못할 일일까.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평생 살면서 불안하지 않은 순간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수심 어린 마음은 자살이 자연발생하는 토대요,

우울감이 검은 곰팡이처럼 퍼지는 곳이다.

p31

사는 게 죽는 것만큼 극심한 고통을 가져다 주는 걸 경험한 저자 역시

어두운 충동이 생기기를 기다리다 잠복하다, 다시 되돌아오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 책을 쓰면서 자살의 심리학적 비밀들을 감정의 먹이가 될 술수들을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경험을 토대로 알려주기에 더 진정성 있어 보였다.

이성과 감정의 충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질문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뇌가 우울 속에 주입한 조용한 노력은 둘 중 한 가지 결과를 낳는다.

하나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일을 해보자는 인식이다.

다른 하나는 무수한 가정의 미로, 이러면 어떨까 하는 터널,

최악의 시나리오의 어두운 골짜기를 헤맨 끝에 결국 출구가 없다는 담담한 결론이다.

p97

우울한 사람들이 현실주의와 비관론에 사로잡혀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상황이 닥치면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때에 긍정적인 피드백보다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복잡한 사회적 신호를

오래 고심해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사는 게 다 이런거라 푸념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자살을 계획하는 우울하고 지루한 세부사항들도 실행을 미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진짜 유서에서 긍정 감정이 발견되기도 해서 사람들은 놀란다.

p172


자살을 준비하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는다.


이런 마음은 더이상의 미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입박한 죽음이 현재를 오롯이 집중하게 만드는 감정의 긍정적인 변화에 미혹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인지가 붕괴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죽음의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법에 대해

책 속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경험들이 오간다.


죽음과 절망 너머의 삶이란 작은 자락을

조금이라도 붙잡는 마음으로 마음 졸이며 살펴보게 만든다.


살아야 할 이유와 삶의 가치가

자살의 속임수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생각의 방향이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이 책으로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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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천재들 -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이선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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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천재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스즈키 도시오

주식회사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 1948년 나고야시에서 태어났다. 1972년 게이오기주쿠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 도쿠마쇼텐에 입사, <주간 아사히 예능>을 거쳐 1978년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주의 창간에 참가했다. 아니메주의 부편집장, 편집장으로 12년 남짓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연을 맺어, 1984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제작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85년에는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에 참가해, 1986년 《천공의 성 라퓨타》 1988년 《반딧불의 묘》와 《이웃집 토토로》, 1989년 《마녀 배달부 키키》 등 다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제작에 관여한다. 89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에 전념. 이후 1991년 《추억은 방울방울》부터 2016년 《붉은 거북 ~ 어느 섬 이야기》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발표한 모든 작품을 기획, 프로듀스했다. 2014년 제64회 일본 예술선장문부과학 대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영화도락』, 『스튜디오 지브리의 현장 스토리』, 『지브리의 철학』, 『스즈키 도시오의 지브리 땀범벅』, 『바람에 실려』, 『지브리의 동료들』이 있다.


[예스24 제공]







매니아층이 두터운 지브리 만화는

굉장히 넓은 팬층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탄생한 작품 하나 하나의 제목들을 보면서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화에 담긴

그때의 추억을 회상해보게 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들이 가진 매력은

불안정함을 깨고 나와 자신만의 색을 주도적으로 찾아가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일깨워준다.


개인적으로 최애하는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를 보면

고양이 짖와 함께 수련 길을 떠나는 키키가

쉽지 않은 여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며

빵집에서 배달일을 도우며 여러 조력자들을 만나게 되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색이 잘 드러나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또한

늙은 소피가 저주를 풀어가는 여정에서

의연한 태도로 단단해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OST 또한 영화만큼이나 유명하다.


아름다운 배경과 어울리는 영화 음악은

감수성을 자극하는 잔잔하고 풍성한 선율로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책 속에서 이들만의 독보적인 창작론과 세계관을

살펴볼 수 있어서 다시 지브리의 영화를 조우하는 감회가 새롭다.


미야의 집필 방식은 굉장히 독특해서,

내게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연필로 계속 글을 쓴다.

그리고 한 시퀀스가 끝날 때마다 원고를 보여준다.

p83


기본 설정 또한 간단히 해서 이해하기 쉽게 보여줄 뿐 아니라

인상적인 장면을 아주 짧은 시간에 집필해 낸다는 그의 모습을 보면

역시나 그의 명성을 짐작할만하다.


미야는 성실함으로 똘똘 뭉친 사람으로,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타입니다.

반면 다카하타는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행복하게만 살면 되는 사람으로,

그 연장선에서 영화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타입니다.

p99


각기 다른 개성과 캐릭터를 가진 작가들마다의 스타일을

살펴보는 재미 또한 있다.


미야의 만화가 좀 더 만화다운 캐릭터로 움직인다고 한다면

다카하타의 작품은 애니메이션임에도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배우의 표정이나 연기를 비디오에 담아 그림 그릴 때 표현하고

목소리와 그림의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고 얼굴의 움직임까지 재현할 수 있어 굉장히 리얼해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추억은 방울방울>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캐릭터 얼굴의 입체감에 이렇게 신경을 썼을 줄 몰랐다.


<컨트리 로드>라는 노래 가사의 번역을 두고서

미야와 곤 짱 사이에서

충돌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여러가지 애를 썼음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앞으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방향이 어떤 새로운 영역으로 스며들지

관심이 쏠리는 건 사실이다.


지브리의 마법이 오래도록 생존해 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 탄생될 작품으로 기대해본다.


더욱이 작품과 작가들의 유기적인 관계는 물론이고

각자의 세계관이 확고하게 드러남이

누군가에겐 영감이 누군가에겐 또다른 대립의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스튜디오 지브리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이들의 유연한 태도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들은 이미 최고의 자리에 서 있다.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찍고 있는 이들에게서

한 수 배워봐도 좋을 기획성과 세계관을 드려다보고

앞으로의 만화 영화 산업에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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