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 - 교과서 속 과학을 쉽게 알려주는
이화 그림, 정완상 글 / 성림주니어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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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완상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초중력이론으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국립경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블랙홀, 양자대수, 분수미분, 초통계 등의 이론물리학 분야를 연구하며, 약 300여 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지금은 새로운 양자 현상에 대해 연구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아인슈타인이 들려주는 상대성원리 이야기』, 『퀴리 부인이 들려주는 방사능 이야기』,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과학방송국』 등 150여 권의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있다.

저자는 책뿐만 아니라 EBS에서 과학자 이야기를 20회 방송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있는 과학을 전하고자 꾸준히 노력하며 활동 중이다. 또 과학·수학 영재들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개인 유튜브 방송으로 미래의 과학자, 수학자를 키우겠다는 멋진 포부를 지니고 있다.

그림 : 이화
홍익대학원 메타디자인학부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였다.

그린 책으로는 『떠나요, 별난 우주 탐험』, 『야채별 외계인의 모험』, 『싸이의 과학대모험』, 『에스더의 싸이언스데이트』, 『판타지 수학원정대』 등이 있다. 현재 일러스트레이션뿐만 아니라 광고, 브랜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DLGHK82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가올 우주 시대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찬 아이에게

과학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책을 만났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다른 행성에서도 살 수 있을지 모를 시대가 오면

로켓이라는 이동 수단이 보편화될지도 모를 그런 날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우주의 역사와 원리, 변화에 대한 접근을

이 책처럼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과학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흥미가 있어야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이 그런 재미와 즐거움, 호기심을 다루기에 참 괜찮은 책이란 생각을 한다.


우주를 우리의 생활 공간으로 만드려는 노력이

많은 과학자들의 수고로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의 우주를 책임질 미래의 과학자가 될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을 통해 우주과학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가까운 우주 시대의 희망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이 책과 같은 좋은 책들을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호기심 천국인

우주탐험에 궁금증을 안고 아이와 책장을 펼쳐본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책에서 보면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를 보면 동아줄을 타고 올라간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이 우주 엘리베이터의 원리와 흡사하다면 어떨까.


1895년 러시아의 치올콥스키가 줄을 이용해 우주로 화물을 이동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이 시작점이 되어 정지 위성에서 35800킬로미터 길이의

케이블을 지구로 내려 엘리베이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 케이블은 탄소나노튜브로 긴 길이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이게 가능하면 인공위성까지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갈 수 있다니.


멀지 않은 미리엔 우주로 탭배를 보낼 수 있는 일이

정말 가능해진다는 게 놀랍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UFO와 외계인의 존재.


많은 영화들이나 사진 자료로 익히 알고 있는

이들의 존재에 대한 미스테리함은 아이들에게도 늘 관심 대상이다.


과학자들 또한 외계의 전파를 조사해 찾으려는 계획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도 확신할만한 자료를 수집하진 못하고 있다.


아이들과 보았던 영화 <콘택트>에서 기억할만한 대사가 있다.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에만 지적 생명체가 산다면 그것은 공간의 낭비일 거야."


미지의 세계이자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의 생명체.


아직 풀지 못해 남아 있는 과제들이 많지만

풀지 못하고 있기에 더 간절해지는 이 문제들을

관심을 가지고 뜨겁게 집중해 보면 좋지 않을까.


영화 <승리호>를 보면서 우주에 부유하고 있는 쓰레기를 보면 많이 놀랬다.


더이상 지구에 살기 힘들어진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구.


다른 행성에 인간이 살 수 있게 되도록

새로운 보금 자리를 마련하는데

자본과 기술력을 마련이 되어야겠지만

꽤나 큰 스케일에 압도되어 푹 빠져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책에서도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이 나온다.


우주 논개법, 태양 돛단배를 이용하는 방법,

레이저 빗자루 방법, 우주 끈끈이 방법 등으로 우주쓰레기를 거둬들인다.


인공위성이 안전하게 돌도록 지구를 에워싼 우주 쓰레기 처리에

과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책의 제목에도 나와있지만,

우주 나이가 138억 살? 정도 되었다는 건

숫자만큼이나 어마어마하다.


그 나이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허블의 법칙으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하면


초속 1미터= 비례상수 x 2미터

초속 2미터= 비례상수 x 4미터


이 식을 이용해 현재 우주의 모습이 만들어 질때까지의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우주가 한 점이었다가 지금 모습이 될 때까지의 시간.

약 138억 년.


이 모든 데이터와 그런 계산 값이 나온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신비롭다.


이 외에도 태양계와 빅뱅, 타임머신, 평행 우주 등

다양한 우주과학에 대한 접근들이

재미있고 쉽게 풀이되어 있으니

술술 막힘없이 읽어볼 수 있어 좋다.


게다가 부록으로 풀어보는 낱말 퀴즈북 또한 유용하다.


각 챕터마다의 간단한 퀴즈를 통해

한번 더 어려운 낱말이나 용어를 풀어볼 수 있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한 권의 책으로 알차게 우주과학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더 많은 호기심으로 앞으로의 우주개발을 도울

미래의 자녀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을 이끌 수 있도록

좋은 책으로 탐색하며 그 길을 걷도록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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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 죽음을 마주한 자의 희망 사색
정영훈 지음 / 모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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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영훈
대원외고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KBS 기자로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등을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문화복지부에서 교육행정팀장을 맡고 있다.

우울증을 겪고 정신과 치료와 더불어 마라톤에 입문해 풀코스 3회를 뛰면서 회복했으나, 2018년 가을 혈액암 중 하나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 끝에 현재는 눈에 보이는 암은 없는 상태로 추적 관찰 중이다.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걷기가 최고라고 생각해 주변에 권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죽음을 마주한 자의 희망 사색



오늘도 눈을 뜨고 아침 밥을 준비해 가볍게 먹고

차 한잔 내려 아침 독서를 시작한다.


차 한잔과 책 한 권만으로도 가슴이 꽉 차는 느낌이다.


내 일상의 순간들이 이토록 아름답고 소중했던가.


나에게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어준 이 책의 작은 음성에

불안의 감옥 안에 살았던 더욱 불안했던 나약한 사람이 들려주는

삶과 걷기, 비로소 보이는 감사와 평온한 일상이

온전해지는 배열로 다가와줘서 고마웠다.


걷는 날보다 뛰는 날이 많아지면서 심장이 펄떡이고 있음을 느낀다.

죽기보다 살기를 선택한 자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뛰면서 기다린다.

너를 만나게 되기를.

거울 속에서 눈 맞추기를 외면했던 너란 존재를.

p31


가장 순수의 상태로 되돌려 놓게 되는

걷기와 뛰기.


아픔과 고통 속에 갇혀있던 어두운 장막들이 걷히고

햇빛과 공기, 물과 땅이 내가 자연과 하나됨으로

가장 온전한 상태로 내 몸과 마음을 되돌려놓는다.


온종일 갇혀지내는 내가 나가 걷고 좀 뛰어볼까 싶었던 마음이 드는

오랫만의 생각이 반가웠다.


걷게 되면서 보게 되는 세상의 배경을 보고 싶다.


여러 각도에서 뜨고 지는 태양을 느껴보고도 싶다.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지면에 힘을 붙이고

한 걸음씩 내딛는 기운과

바람의 숨결이 온 몸에 전해지는 기분을.


'일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있던 그대로 그렇게 있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구구단처럼 쉽고

명백한 사식도 역시 빼앗기고 없어져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뜨거움을 알게 되는 걸까.'

p77


아무렇지 않은 그저 그런 일상의 풍경들이

이토록 아름답게 보이는 건 왜 일까.


소중한 것을 잃게 되고서 비로소 알게 되는

안타깝고 어리석은 생각을 너무 늦게 발견하게 된 것이

한탄스럽고 화가 날까 싶지만,

그럴 기운 조차도 없을 나약해진 몸과 마음의 상태를 먼저 돌봐야 함이 애석하다.


이같은 평온함이 오래도록 내 곁에 있어

내가 편히 살아갈 수 있었음에도 화려한 빛을 내고 있지 않은

무탈한 일상에 더 감사해진다.


이렇게 잊혀지는 것은 자유고 평화다.

그렇게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말이다.

아프고 나서 달라진 점은 이제 모든 것을 욕망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잊혀지는 것도 모두 두렵지 않다.

잊고, 오늘을 산다.

p280


모든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지는 상태이면

욕망이 없는 가벼운 상태로 살아가게 될까.


사람들에게서 기억되고자 노력하고

애썼던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자유할 수 있고

쉽게 받아들여진다면 모두에게서 멀어진 거리에서

맘 편히 지낼 수 있음을 나 또한 생각지 못했다.


그저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걸을 힘이 있다는 것.


가장 원초적이지만 기본적인 욕구와 소유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 있었다면

진작부터 행복이 안으로 스며들어 있음을 느끼지 않았을까.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책 한권이 주는 위로와 죽음에 대한 삶의 소중함을

이 책 안에서 진하게 느껴본다.


아픔과 통증을 이겨내고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내 안의 기쁨과 행복들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겸손하고 차분한 마음 가짐으로 오늘도 살아감에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


더도 말고 지금의 상태에 더욱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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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생각들 -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오원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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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생각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원
O.ONE

ARTIST이자 WRITER 그리고 기술자이자 생활인. 모든 작품의 소재는 생활이라는 믿음이 있어 열심히 회사를 다닌다. IT 회사를 오래 다니며 기술을 구경하고, 꽃가게를 운영하며 꽃을 구경했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구경한 것을 글로 쓰고 설치·조형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 지구에 온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며 매일 산책을 한다. 《수다스러운 꽃》과 《27컷, 꿈을 담는 카메라》를 쓰고, 몇 번의 전시를 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


걷기조차도 귀찮아하고 게으른 내가

우연히 보게 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상당한 매력에 푹 빠져

한동안 걸어야겠다란 생각으로 무작정 집 앞을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콕 생활로 복귀하면서

모든 일상이 멈춘듯 조용히 무료하게 보내게 되던 나에게

다시 혼자 걷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끌어내 주는 책을 만났다.


홀로 고독하게 심심하게

길 위를 걷고 있는 뚜벅이.


그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산책 이야기 속에 마음을 기울이며 푹 빠져 읽었다.



드라마틱한 여행이나 대단한 경험만이 그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성실하게 걷는 걸음의 합이 그 사람의 삶이자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의 삶 또한 비슷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p16-17


달라보인다 하면 약간의 배경과 폼.


허세부리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걷고 싶었던 걸까.


숨은 내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깨부수게 된 건

별 다를게 없다는 단순한 생각 하나였다.


아파트 주변으로 괜찮은 공원이 있음에도

잘 나가서 걷질 않았다.


매일의 산책이 순례길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걸으며 생각하는 똑같은 합을 지나쳐 생각했었다.


그 가방을 들고 그 옷을 입어야 그 사람이 되는 걸까.


왜 똑같아 보이려 하고

애써 그 모습을 쫓으려 했던 걸까.


내 안의 만족감이 적어서

자신없이 뒤로 숨은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부끄러운 생각들이 곧장 두 손을 들고 나온다.


올해도 별 수 없어보이는 한 해가 될테고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영역 안에서 지낼 것이기에

산티아고 순례길은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게 사실이다.


꽤나 멋진 조경과 호수가 있는 집 앞 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걷는 것으로 대신할 생각을 해본다.


걷기의 매력 그 무언가 안에

정리되어야 할 마음들과 대단할 게 없는 인생 살이에 대한 애씀을 좀 버리고자

천천히 오늘부터 걸으려 한다.


내 집 둘레부터 시작이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에서 "한 도시를 아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도시의 사람들이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꽃'을 바라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든, 마음으로든.

p123



수없이 많은 이들이 꽃이라는 배경의 길을 지나쳐 간다.


나또한 가끔 산책로를 걷다 만나게 되는

꽃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았다.


나이탓인지 요즘 들어서는 꽃이 있는 길을 걷는 기분도

꽃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다르다.


가끔은 그 자리에 그 꽃이 오래도록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마주치고 싶다.


꽃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이것은 걷는 마음에 설레임을 더해준다.


걷지 않으면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걸음 내딛기까지

여러 마음들이 오가지만

단칼에 변명을 베어버리고 일어선다.


오래도록 또박또박 이 길 위를 혼자서 때론 함께 걷길 희망한다.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 오가는 생각과 시간을 함께 하며

내 몸도 마음도 돌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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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서지은 지음 / 혜화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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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서지은

싱글 워킹맘이자

장래 희망이 작가인

보험 설계사

FACEBOOK.COM/SEO.JIEUN75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정직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별 탈 없이 무던하게 보내는 나날들이

가끔은 참 무료해서 지루하기도 하다.


아무 일이 없다는 것.

별 거 없이 살아간다는 것.


특별할 게 없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등교를 챙기기 위해 아침밥을 준비한다.


꽤 오래도록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가끔은 특별한 아침을 맞이하고도 싶다.


서둘러 출근 준비할 직장도 없고,

바쁜 약속이 있어 외출할 있도 없는

그저 그런 하루를 밋밋한 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있는 것처럼

가끔은 무기력해지는 전업맘으로 산다.


평범하게 살아간다.


내가 붙들고 있는 책 한 권으로

덧칠하는 색은 좀 더 화려한 색감으로 빛난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려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요즘의 나는 많은 영감들로 내 색을 찾아가는 것 같아

조금의 밋밋한 것도 멋처럼 여겨져 좋다.


그렇게 이 책도 좋은 배경을 칠한 좋은 색으로

오늘의 아침을 꽤 괜찮게 꾸려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더해준다.


글에는 신기하게도 힘이 있어 글이란 잎맥처럼 뻗어 가는 것임을,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알게 되었다.

꽁꽁 깊숙이 묻어 두었던 꿈, 욕망, 이런 것들을 꺼내 먼지를 후, 불어 손끝으로 살살 문지르며

서지은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이토록 글이 쓰고픈 사람이었구나,

글은 길이자 삶임을 다시금 깨달은 마흔다섯, 내 장래 희망은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p16


꿈과 욕망.


그 언저리를 배회하며 지냈던 시간들.


감히 뛰어들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빙빙 돌며 주변을 맴돌다

책 속에 안착하고서는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작가가 되고픈 꿈에 사로잡혔다.


가능성을 따지고 들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잴거 다 재고서 제대로 시작한 일이 얼마나 되던가 싶어

무작정 읽고 읽다보니 쓰고 있다.


그 길 위에서 좀 더 오래 머물며 꿈을 이루게 될지

소소한 욕망을 채우게 되는 걸로 만족하며 말지

이도 저도 아닌 길을 가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두 마음 가운데

좀 더 희망적인 생각이 좋은 기운으로 남아 있는 쪽으로 기대여

꽤 오랜동안 책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고

무감각하게 보내는 뻔한 일상에

작은 너울이 이는 건 움트는 새싹처럼 반갑기만하다.


그 감각을 붙잡고 오래도록 일렁이는 마음에

괜찮은 패들보드 하나 사서 재미나게 타고 노는 것처럼

뜨겁고 반짝이는 일들에 신나게 즐기고 싶다.



무엇이 되었든 언젠가는 옅어지고 어떻게든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내가 공을 들여야 할 지점은 어떻게든 속의 '어떻게'에 방점을 찍는 일일지 모른다.

오늘의 오늘 어떻게 웃음을 짓게 할 작정인지,

어떻게 멋진 사진을 남길 것인지 살뜰하게 고민하며

미래의 어느 날 과거의 오늘에 담긴 나를 바라보며 흐뭇해할 수 있도록.

p89


나이 따위 내 경력 따위

다 던져버리고 행복에 더 충실히 보낼 수 있는 하루를 꿈꾸는 것.


반드시 사수해야 할 생각이 아닌가 싶다.


그다지 추억하기엔 좋지 못한 기억 따위에서 벗어나

좀 더 근사한 꿈을 꾸고 나를 돌볼 수 있는 시간들로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로 앞으로를 꾸려가고 싶다.


새삼 나이 들어 가는 나에게 서글픔보다도

좋아하는 것에 떨림에 감각이 집중되어 살고 싶다.


저자가 전하는 인생 철학과

힘든 시간을 뚫고 지나온 삶들로 채워져간 희망이

중년의 여성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해준다.


살아갈 시간들에 앞으로의 나날에

내 삶을 이끄는 선한 동력을

책이 전하는 메시지 안에서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애써 오늘도 웃으며 맘 편히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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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독한 날 - 정수윤 번역가의 시로 쓰는 산문
정수윤 지음 / 정은문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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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독한 날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수윤
1979년 서울 출생. 작가, 번역가.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시작으로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이노우에 히사시 『아버지와 살면』, 와카타케 치사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일본 산문선 『슬픈 인간』, 사이하테 타히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등 시·소설·산문·희곡에 걸쳐 일본 근현대문학을 이끌어온 다양한 명작을 우리말로 옮겼다.
어린 시절 읽고 또 읽은 세계문학전집 한 질의 영향으로 문학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무엇을 꿈꾸며 살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장을 다니다가 와세다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학 작품을 번역하며, 꿈속처럼 살고 사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모기소녀』가 있다.
여러 분야 창작자들과 5년을 함께 보낸 공동 작업실 벽에 ‘日日是好日(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돌아보면 작업실을 오가며 늘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마다 고독한 시절을 보냈다. 고독한 시간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순수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아닐까. ‘日日是孤日(날마다 고독한 날)’이 언제나 좋은 날의 시작이 되길 바라며, 나의 첫 산문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시로 쓰는 산문집은 많이 접해보지 못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일본 고유의 시 와카.


낯설기도 하고 생소한 느낌이지만

번역가의 힘을 빗대어 풀어낸 이야기라

읽어내려가는 어려움이나 막힘이 없다.


두 언어의 조합이 낯설듯 싶지만 묘하게 스며들어간다.


여행의 추억을 단지 기억으로 더듬어봐야 하는 요즘

느긋한 마음으로 일본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그 풍경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은 책 안에서 만나보았다.


곧 오겠노라 그대는 말했지만 늦가을 긴긴

밤을 지새우다 지새는달 보네

p124


사소한 기다림부터 특별한 기다림까지.


인생에서 기다림을 포기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유들이

다양한 사연들로 얽혀있다.


나에게 또한 해마다의 기다림이 존재하고

사사로운 기다림이 기다린다.


아이가 무사히 학교를 잘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을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금요일 저녁이면 가끔 시켜먹는 별미 야식을 촐촐해진 배를 잡고 기다리고

먼 출장 길에 오른 남편을 그리움 가득 기다리며

주문한 물건의 배송을 설레임으로 기다린다.


기다림 속에 여러 마음들이 오가는 건

사람 사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출판사에서 연락을 기다리는 저자의 기다림 역시

기다긴 시간 공을 들여 쓴 글에 대한 보상의 시간들을

만끽하게 될 때까지 조급하지 않으려 마음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그 마음씀이라는 게

묘하게 공감되고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인다.


기쁨과 슬품 둘은 모두 똑같은 마음일지니

눈물 흐르는 데는 서로 구별이 없네

p127


여러 공모전에서 고배를 마신 소설책 한 권이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로 상을 받게 되어 수상소감을 하게 된 저자는

울먹이는 마음 울컥하는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서

눈물과 웃음을 보인다.


스쳐지나가는 그간의 시간에 대한 서글픔과

영광을 돌릴수 있는 기쁨이 오가는 마음을

짧은 소감안에서 만날 수 있는 걸 보면

기쁨과 슬픔을 따로 보기도 힘들다.


여러번의 고배를 마시며 이직을 고민하던 때에

뜻하지 못한 진급 소식은 큰 기쁨이 되었다.


그간의 아픔과 설움이 씻겨내려져가는 듯한 기분에

눈물과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같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정이

내 안에서 아직도 살아 움직인다는 게 묘하게 가슴 벅차다.


사이가 좋은 사람끼리 둥글게 모인 밤이면

비단 자르듯 싹둑 일어서기 아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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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시 안에 계속 머문다.


그리고 추억하게 되는 그 때가 너무 기분 좋아서 떠올리게 된다.


언제봐도 좋은 이들과 다시 모여

오래도록 앉아 이야기 나눌 그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내게 주는 기쁨이 이토록 사소했는지 몰라도

나에게 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산다는 건

삶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속하게 만다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의 이야기로 밤을 지샐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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