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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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마감을 지킨다는 것.


생각보다 고된 일이란 걸 가늠한다.


글이란 게 술술 잘 풀리는 날도 있겠지만

한 글자도 전진하지 못할 때도 있기에

집필의 괴로움 속에서 늘 씨름하고 있는 작가들의 고충을

이 책 속에서 더 가까이 지켜보며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기가 찰 정도로 진전이 없는 슬럼프에 빠진 글쓰기에서

어떻게 헤쳐나올지 또한 궁금했다.


밥벌이의 괴로움이 마감으로 치닫게 되면서

삶에 불쾌감이 느껴지는 때는 얼마나 창작이란 고뇌가 몸서리치게 싫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써야만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마감 원고와 삶의 균형을 고심해보게 만든다.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밖으로 나오다 이번에는 격자문에 머리를 내리친다.

"으음, 으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따위 글을 써봤자 뭐가 된단 말인가.

그저 노동의 기록에 지나지 않는 것을.

p43


나는 아침에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문소설은 한 회당 원고지 네 매면 충분하니 금세 쓸 듯해도 펜을 들기 전에 이미 두세 시간 허비한다.

다 쓰고 나면 일이 고된 만큼 두세 시간 넋이 나간다.

결국 하루에 활동하는 시간을 전부 신문소설에 뺏겨버리니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펜이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의 괴로움이란, 뼈를 깎아내는 것처럼 견디기 힘들다.

p121



글이 안 써질 때만큼은 몸에 있는 모든 활기가 다 소진된 느낌처럼

심연의 깊은 곳으로 침잠한다.


이런 시간을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겪는 시간이라지만

참 생각보다 괴롭고 힘겨워보여서

곁에서 지켜만 보고 있기 안타까워 보인다.


작가의 고통이 대중의 가슴을 때리려면

작가의 심장과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도 생각난다.


평정심을 가지고 글을 쓰기란 여간해선 힘들다.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수포로 돌아가기도 하고

완전한 포기 선언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팽개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니..


어느 장단에 놀아나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글 쓰는 일에 회의감이 휩쓰는 많은 나날들을

고독함 속에서 버티고 견딘다.


그래도 써야 한다는 의무와

지켜야 하는 마감.


성실한 의무 수행을 위해 고행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작자들의 모습 속에서 다른 듯 같아 보이는 그들이 묘하게 닮아 있었다.


의무로 쓰더라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어서 다행처럼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위태로운 살얼음판에 서 있는 것처럼

숨통을 조여오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마감.


지켜야만 하는 마감이

작가들에겐 매번 한계를 부딪히게 만드는

자기 검열이라는 부딪힘과 싸우고 힘겨워하기에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창작의 세계에 쉽사리 발을 들이기가 어려워보인다.


그럼에도 완성된 한 편의 글 속에서

환멸과 기쁨, 눈물과 환희로

마무리 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열심히였던 그들만의 삶을 늘 동경한다.


지독하게 외로운 글쓰기 속에 빠져 울고 싶은 날도 많겠지만

그들이 그토록 글을 쓰게 만드는 힘도

그 안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한 권의 책도 쉽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왔을 그들의 시간을 충분히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써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면

고심하고 있는 부분들을 이 책 속에서 털어내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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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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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벤 윌슨

케임브리지 대학교 펨브룩 칼리지(PEMBROKE COLLEGE)에서 역사학 최우수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머싯 모옴 상(SOMERSET MAUGHAM AWARD)을 수상한 《자유의 가치: 자유의 쟁취와 상실의 과정》 〈선데이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에 오른 《심해의 제국: 영국 해군의 흥망》《전성기: 지구촌 시대의 여명》 등 지금까지 총 5권의 책을 출간해 극찬을 받은, 영국의 젊은 역사 작가다. 현재 〈타임스〉〈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 중이다.

역자 : 박수철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인류의 문화, 충돌, 연계의 빅 히스토리』,『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역사를 바꾼 위대한 장군들』,『VIENNA 1900(비엔나 1900) : 삶과 예술 그리고 문화』,『세계 문화 여행 - 터키』,『세계 문화 여행 - 스페인』,『세계 문화 여행 - 스위스』,『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 : 우리가 잃어버린 보수의 가치』,『열정, 몰입, 혁신이 넘치는 신뢰 주식회사』,『창조성, 신화를 다시 쓰다』,『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5분 철학 :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답할 수 없는 80가지 이야기』,『1434 : 중국의 정화 대함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불을 지피다』,『문자의 역사』,『언어의 역사』,『대통령의 조건 : 우리는 철학이 있는 리더를 원한다』,『미국의 아킬레스건』,『한권으로 읽는 철학의 고전 27』,『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대통령은 없다: 대통령이 갖춰야 할 10가지 조건』,『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등 다수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문명사를 이해하는데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는 건

굉장히 현명한 접근이라 본다.


오늘날 인류의 대부분이 도시로 유입되어 살아가기에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도시 발전과

집약된 산업들과 연관지어 사는 모습을 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이 책을 보며 더 이해며 분석해보는 좋은 시간을 가져보았다.


역사로 가득 채워진 도시 로마를 보면

시골 마을에서 제곡의 대도시로 성장하는 동안

사치스러운 관행이 유입되면서 광할한 제국을 건설하면서 발생되는 염려가 현실이 되었다.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목욕탕 또한 의문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그 관행은 당대 큰 도시들보다 뒤쳐져 있던 시기에

로마를 뒤떨어진 곳으로 폄하한 마케도니아인들의 부정적인 평가에 더 열을 올렸던 것이다.


아그리파는 기원전 25년에 목욕탕 건설 공사를 지휘했으며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는 대규모 목욕 시설이 로마인들에게 유증되면서

합법적인 공공건물로 승격화 되었다.


제정 시대로 넘어가면서 오락 공간이 공공 생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목욕을 타락과 퇴폐로 부추기는 관습 정도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도시 거주자들에게 필요한 요소로 여기는 도시성의 증거로 보는 편이

나또한도 훨씬 제대로된 이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이야기로 파생될 수 있는 물과 도시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문다.


목욕탕이 문명화된 도시를 보여주는 증거처럼

유럽 여러 지역의 유적들을 살펴보며

도시화로 접어드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읽다보니

결코 가볍지 않은 사교생활이 일상생활의 관습 내지는 도시 생활자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셈이란 걸 알 수 있다.


몽마르트르 언덕 벨빌 언덕, 에펠탑이 있는 멋진 거리가 생각나는 파리.


유명한 관광 명소이자 예술과 문학이 살아있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문학적 낭만과 영화에서의 강렬한 즐거움이

건축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보이기에

상상 속에서 느끼는 이 도시에 대한 판타지는

역사와 문화를 통해 더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한다.


산업시설과 빈민가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던 19세기와는 다른면모로

오스만의 급격한 대도시 개조 작업이 착수되면서

근대적 도시 생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근대 도시의 쓸쓸함과 쾌락, 소음, 격렬한 에너지.

당시 소외와 고독과 불안을 포착한 인상파 미술의 절묘한 관찰은

또 다른 관점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헐리우드 영화의 주요소재로 자리 잡은 도시, 뉴욕.


물리적인 규모에서나 인구면에서나 압도적인

이 도시에서 히어로들의 멋진 활약을 보이는 멋진 배경을 가진 이 도시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대공황과 범죄, 교통체증, 사회적 붕괴, 경제적 동요, 고층 건물로 우려되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지만

여전히 이 곳은 대도시의 진보를 알리는 등불로서 핫한 곳 같다.


영화라는 매체에서 이미 많이들 관심이 쏠려 있기에

앞으로의 미래상에 대해 더욱 기대되는 도시이지 않을까.


여러 도시들을 살피며, 문학과 예술이 현대 도시 생활에 기대여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도시를 재조명하는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역사적 배경과 사실을 파헤쳐가는 재미가 있기도 했다.


물리적 형태를 갖추게 된 도시의 모습을

그 이전의 세계로 거슬러 올라가 쇠퇴와 몰락,

극적인 변화들을 겪게 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되는 걸 보며

신흥 도시로 급부상하게 된 그 과정을 파헤쳐보는 묘미가 있었다.


앞으로의 도시화 역사에 새로운 도시들과 도시 문화의 출현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예상하게 한다.


도시들의 역사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도시는 기후변화를 염두한 자연 친화적인 도시의 형태로

팽창과 과열을 막는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인류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 도시가

취약한 전염병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또 다른 해답을 내려줄 수 있는 혁신적이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해가길 바래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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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 삶의 무기가 되는 책읽기의 쓸모
김애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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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애리
독서프로그램과 자기계발 강좌 등 교육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주)와이빌 이사. 삼성전자 중국어통번역사를 거쳐서 KEIT(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홍보팀에서 사보기획자로 일했다. MBC 라디오, TBS 교통방송, 국군방송 등에서 고정 게스트로 책을 소개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 국립중앙도서관 및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 다양한 기관과 매체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해왔다. 삼성전자, 미래에셋대우, 한국도로공사, KAIST, 이화여대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 학교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책에 미친 청춘》,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등이 있다.

부모님의 사업 실패 후 죽을 것 같은 절망에 빠졌던 저자는 1,000권의 책을 읽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 매일 치열하게 책을 읽자 삶은 역전되었다. 25살에 첫 책을 내고 10권의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이다. 한때 스스로를 ?낙오자?라 생각했으나 지금은 강연자이자 독서컨설턴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다양한 도전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책이야말로 가장 흔하고 사소하게 삶에 마법을 걸 수 있는 도구?라 말한다. 단돈 만 얼마로 단 몇 시간의 투자로 심장이 요동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오직 책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모든 책읽기란 실천하는 것이어야만 효과를 높이고 성장할 수 있다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가 소개하는 최고의 독서법은 ?읽고 쓰는 독서?이다. 매일 1꼭지 분량의 글을 읽고 네 줄로 써서 정리하는 독서법으로 100일간 실천해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외에도 3개월 독서대학, 1년 독서대학, 매일 하루 세 줄 읽기 독서법 등 저자가 20년간 꾸준히 실천해온 독서 노하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삶의 무기가 되는 책읽기의 쓸모



작년 한해 뜻밖의 일이 일어나면서

손발이 묶인 것처럼 집 밖의 생활을 거의 하지 못하고

답답한 하루 하루를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지냈었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도 일상의 모습들도

굉장히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해왔다.


처음 겪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온종일 아이들과 집 안에서 복작이며 지냈다.

 

올해도 별 다를 바 없는 풍경이겠지만

이전보다 더 책에 둘러 지내고 있는 일상은 전보다 달라진 모습이기도하다.


위기 속에서 평정심을 갖기 위해

숨통을 뜨이게 만드는 책읽기가 제법 내성이 쌓여가는 것처럼 익숙하다.

독서로 인생을 채워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물살에 같이 합류하여 더 넓은 책 속으로의 여정을 함께 하고자

이 책의 열정과 의지에 뜻을 함께 하고 싶다.

인생을 어떠헤 시작하고 가꿔야 할지 까마득할 때도 책은 구원투수가 되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목표를 이뤄가는 다양한 기법도 책을 통해 배웠다.

늘 부족한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나만의 장점과 가능성은 어떻게 파악하는지 등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기술을 익혔다.

p37​

​뻔해보이는 말처럼 독서로 인생을 바꾼 일화들이

종종 소개되는 글을 보면 '책'이라는 도구에 대한 강한 의심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성공의 발판을 삼는다라고 하기보다

책은 삶을 더 완성도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정직하고 가장 확실한 도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가장 힘이 들때 위기 속에서

책을 읽는 이들이 말하는 구원투수라는 그 존재감에

나또한 꽤 공감하는 편이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지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되어주는 책은 내가 손을 뻗어 읽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갈급하게서 때론 맹목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긴 여정을 함께 하다보면 주도권을 내가 잡게 되면서

책을 끌고 밀고가 아닌 함께 동행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여전히도 부족한 부분들을 헤아리면서

초심을 잃고 있는 시점에선 다시 그 힘을 되찾기 위해

다른 이들의 독서 형태를 일부러라도 기웃거리며 살핀다.


책을 읽을수록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나이 드는 것도 크게 두렵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도 전혀 외롭지 않다.

일상에 무기력이 끼어들 틈이 없고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은 날이 갈수록 길어진다.

p204


책을 읽으며 얽매이지 않는 삶.


좀 더 자신과 맞닿아 있는 형태로

책과 함께 기대여 돕고 살아가는 인생.


내가 원하는 삶이자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나이 들어 가는 내가 좋아지는 마법이

책을 통해 내가 더 곱게 나이 들도록 마음의 평안과 건강을 돕는다.


오래도록 읽어야 할 책이기에 최근에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을 챙겨먹곤 있지만,

건강한 삶과 책읽는 삶이 분리되지 않도록

그렇게 내 생애동안 지켜나가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작년 한해 고립된 생활, 느슨한 연대 안에서 살아가면서

삶의 모습이 많이도 바뀌어 적응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상당 시간동안 이 시간이 익숙해져가면서

많은 시간동안 차분히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필요에 따라서가 아니라

밥먹고 양치하는 습관처럼

책에 스며들어가는 삶의 온전한 형태로 존재하듯이

그렇게 좋은 도구로의 책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고 쓴다.


책이 좋아서 책에 더 가까이 머물며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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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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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홍진호

‘독일문학과 운명처럼 만난 남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연주의와 세기전환기 독일문학, 독일 희곡과 공연예술, 환상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학창시절 처음 헤세의 작품을 읽고 감동한 이후 줄곧 문학을 공부해온 학자로서 독일문학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특히 여러 매체를 통해 대중과 만나면서 문학 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삶과 세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욕망하는 인간의 탄생』, 『낮은 인문학』(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라이겐』, 『독일 전설 1, 2』(공역), 『다른 한편』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세기전환기 문학 속의 성()」, 「환상과 현실: 환상문학에 나타나는 현실과 초자연적 사건의 충돌」, 「꿈의 노벨레: 꿈속의 현실과 현실 속의 꿈」, 「통계로 살펴본 독일 연극과 공연예술의 현황」 등 다수가 있다.


[예스24 제공]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고전 문학을 잘 즐기는 편이 못된다.


그럼에도 그 필요성은 분명히 알고 있다.


지적인 도구로서 일반적인 독서와는 다르게 고전만이 주는 삶에 대한 성찰과 교훈이 있다.


고전 속 세계와의 만남은 낯설지만

시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처럼 설레이기도 한다.


낯선 두려움에서 시작되서 그런지

내용을 이해하기가 다소 난해해서인지

자주 꺼내 보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책에 한번 몰입해 읽게 되면

다른 세계와 연결된 기분 속에서 우리 삶의 모습을 찾기도 하고

때론 나와 내 세계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도 한다.


현실 속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에 때론 휩쓸리기도 하고 변수가 많은 인생사에서 정신줄을 놓고 살고 있으나

고전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우리가 애써 책에 손을 뻗히기 전까진

그 문학적 성찰과 즐거움을 맛 보기 힘들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매혹적이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고전의 매력을 한껏 분출시켜 말해 줄 이 단어가 적당해보인다.


그 고전의 깊이와 매력에 한껏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으로 허락해보길 추천한다.


'데민안'은 구체적인 '내면'의 뜻과 무관하게, 삶의 의미와

자기 자신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과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즉 모든 가치를 부정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상실했음에도

 이를 대체할 새로운 무언가를 아직 찾지 못한 시기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p18


데미안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자라나고 있는 싱클레어에게

투영한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소외됨이 싫어 주목받고자 한 거짓말이

덩치 큰 크로머에게 두고두고 시달림을 당하고,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또 다른 죄의식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싱클레어.


그럼 경험들이 젊은 날을 되돌리고 싶은 후회되는 그림자들이기도 하다.


데미안을 통해 크로머로부터 자유를 받은 싱클레어는 성숙한 길을 걷게 되는 걸까.


인간 내면을 찾아가는 깊은 통찰과 심리학에서 들어본 자아,

철학이 살아가며 방황과 고독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산들바람처럼 여겨진다.


자아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헤세의 이야기들이

여러 감정들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동안 참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얼킨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묘미가 있어 탐독하는 즐거움이 분명 있다란 사실이다.


그레고는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다.

그러고는 자신이 이부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246


아직도 전율이 느껴지는 이 책의 도입부.


사람이 벌레로 변하다니..


놀라운 충격을 받으며 파격적인 도입부로

카프카의 <변신>이란 작품을 만나보게 되었다.


벌레로 변신한 후의 모습들을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 소외를 보여주기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인간의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노동력을 잃은 인간이 사지로 내버려지는 비참함,

인간을 시계부품처럼 여기는 존재감의 괴리.


존재적 불안을 느낄 수 있는 인간 소외 문제를

가장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닌가 싶다.


긴 호흡으로 세심하게 마음을 써 가며 읽게 되는 고전은

작품마다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고전 문학으로 해소할 수 있는 삶의 진정한 재미를

더 많은 문학 작품 속에서 책읽기의 즐거움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 무한한 세계로의 유쾌한 여행을 시작해보길.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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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 수업 -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차병직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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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 수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차병직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구성원 변호사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 법과대학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 《사람은 왜 서로 싸울까》 《사람답게 아름답게》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단어의 발견》 등을 썼고, 공저로 《지금 다시, 헌법》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위대한 개츠비》 《세계사 최대의 전투 : 모스크바 공방전》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고유의 무게를 확보하는 방식의 하나가 자기만의 생각인데, 이 책은 그 예시의 하나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흔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생각은 보통 눈을 감고 해도 좋지만,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면서도 가능하다. 바깥을 뛰쳐나가기도 귀찮고 눈을 감기도 싫으면, 책을 펼쳐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모든 문학 작품은 구상이든 추상이든 삶의 풍경화다. 글로 묘파한 삽화를 곁들여 불분명한 몽상의 그림을 문자로 번역한 것이 《존엄성 수업》이라는 이름표를 단 두터운 메모장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사전적 의미로서의 존엄성은 '감히 범할 수 없는 높고 엄숙한 성질'을 뜻한다.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부정하거나 범할 수 없는 고상한 성질을

철학적 의미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고유의 영역을 우린 인권이라는 이름 하에

처절한 싸움을 계속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다움이 뭔지,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존엄성의 무게를

어떻게 현실 속에서 균형 맞춰 살아가야 할지 좀 더 고민해보게 되는 책을 만났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먼저다.

긍정적인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표현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인간으로 만드는 일이다.

탄생하는 순간의 존재는 이름만 인간일 뿐이지 내용은 없다.

그 본질을 고유한 방식으로 채워 가는 과정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삶의 과정이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p35


가치와 의미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이 머문다.


존엄성의 주체가 되는 인간은 자신의 실질을 채워 가는 과정을 거친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기 행위의 총화"라고 말했다.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 가는 조건들을 충족시켜 갈 때

삶의 과정 안에 모든 것을 채워나가는 인생이라는 시간을 완성해 나간다.


본질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늘 심사숙고한다.


인간이기에 짊어진 과업을 가지고서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때로는 연민과 자긍심, 우월함을 느끼며

존엄이라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게 된다.


행복의 덕목이 인간 윤리와 가치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행복을 인간의 의무로 설정함으로써 가능했다.

행복은 단순히 개인이 향유하는 이익이 아니라 인간의 의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행복해야 한다.

따라서 행복을 삶의 목표료 삼아야 한다.

그런데 거기서 그쳐서는 안 되며, 저마다 행복을 추구하는 일상의 노력이 타인의 행복에 기여함과 동시에

공동체의 행복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p138


개인의 쾌락이나 이익에 머무는 것이 아닌

전체의 선을 증가시키는 행위.


행복의 근원적 덕목을 철학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개인의 행복을 정의와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았던 플라톤,

최고의 선이 행복이자 인간의 최고 덕목이라 꼽은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목적이기도 하고, 윤리의 의무로도 보이는 행복.


행복 추구권의 권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최소의 선이 행복이라면 어떻게 살고 싶은지..


구체화 되기도 정확히 표현하기도 힘든 행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연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절대적인 것도 아니며 상대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행복의 실체를 더듬기엔

조건도 요건도 꽤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저마다 목표로 삼는 행복이 다르기에

쉽게 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행복추구권.


행복의 추구라는 표현의 근원에 깔려 있는

인권이나 헌법 보장이 포함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행복하도록 노력하고 국가나 사회에 이또한 요구할 권리로도 존중받아야 한다.


행복의 정의를 다루기엔 굉장히 모호한 부분들이 많다.


앞으로도 소멸하지 않을 이 가치에 대해

행복할 권리와 윤리적 의식을 생각하며

존재 가치의 권리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 속의

재판권, 노동권, 아동권, 동물권 등을 천천히 살펴보며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다시금 진지한 태도로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진다.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과

그 가치와 다양성을 파악하여

삶의 본질을 채워가는 가치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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