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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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수잰 레드펀
SUZANNE REDFEARN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끊임없이 소설적 상상력을 작동시키는 이야기꾼이자 진정한 페이지 터너.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2013년 학대하는 남편에게서 자신과 두 아이를 구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허시 리틀 베이비』를 발표해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남편 없이 TV 스타가 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삶과 내면의 갈등을 들여다본 『평범하지 않은 삶』을 발표하며 가족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서사로 풀어내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두 가족의 조난과 그 이후 벌어지는 갈등을 생생한 캐릭터와 감각적 묘사로 그려 낸 『한순간에』를 발표해 평론으로부터 경이로운 소설을 썼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한순간에』는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에 한동안 머물렀고, 전 세계 13개 언어로 알려지게 되었다.

레드펀은 건축을 하듯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핵심을 파고들며 플롯을 만드는 작가다. 현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러구나비치에 살면서 주거 및 상업 설계 전문 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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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그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면 내가 찰떡같이 믿고 있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운 심리 묘사와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깊이 파고드는 면을 발견했기에 조금 아찔해졌다.


잠잠했던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게 된 한순간에 일어난 사고.


가볍게 떠나는 가족 여행이 이런 비극을 초래할지 캠핑카에 올라서기까지 아무도 몰랐다.


엄청난 몰입감으로 책을 읽게 된다.


아빠 잭이 사슴을 피해 핸들을 꺾게 되면서

벼랑 아래로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아빠 옆에 앉은 핀은 죽었다.


아빠는 심한 부상을 입게 되고,

엄마 앤은 중간에 차를 타게 된 카일과 함께 구조대를 찾으러 나간다.


차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밴스와 이를 따라가던 클로이.


이를 외면하고 혼자 감행하는 모습에서 나중에 이들의 깊어진 관계의 골이 걱정이 되었다.


모는 차에 남은 사람들을 돕는 영웅적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핀은 영혼이 되어 이들을 모습을 보며 주변을 떠돈다.


이 점이 흥미롭다.


전지전능한 입장에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장면들이

책에 그대로 묘사되고 있는게 잔인하면서도 지독한 인간 본성의 모습으로 드러나면서

살겠다는 살고야말겠다란 의지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끔찍해보였다.


다행인지 아닌지 구조되어 살아남은 자들은

남은 생을 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며 산다.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아빠와 자식을 잃게 된 엄마 앤의 고통스러운 나날들.


밴스와 클로이의 심리적 갈등과

지적 장애를 가진 오즈의 장갑을 뺏고 방치한 밥.


살아도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의 방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슴이 조아려져서 숨막히게 답답함을 느꼈다.



개인적인 희생을 치러야만 진실한 선일까?

풍족할 때는 누구나 관대할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으면 누구든 이타적일 수 있다.

p310


내가 캐런의 비겁함을 탓할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서 자기 자신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우리는 그런 용기와 힘을 갖고 태어났을까?

만일 그렇다 해도 용기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 걸까?

p311



한순간에 일어난 처참한 사고.


이 속에서 영혼 핀의 시선에서 그려진

그들의 실상이 보여주는 인간 본성의 모습은 너무 잔인무도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을 욕할 사람이 있을까.


극한 상황에서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생존 본능을

어느 누가 비난하고 그들을 할퀼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남은 이들이 떠안게 되는 상처와 저마다의 비밀은

더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음을 선택했더라면 마음 편했을까.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이 지옥의 블랙홀에서 그들은 벗어날 수 있을지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란다.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지 않을 도덕적인 양심이 좀 더 앞섰더라면

이런 치욕스러운 결과를 평생 떠안고 살아가지 않아도 좋았을테지만

그 순간에 이타적인 마음을 발휘하며 관대할 수 있기란 쉽지 않다.


그럴 용기가 없다는 것을 비난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극도로 두려웠을 그들의 심정이 너무 사실적이고 분명해서

폭풍우 속에서 살고자 버둥거리던 그들과 나도 함께였던 기분이었다.


부디 이 비극에서 벗어나오길 간절히 바랬을 핀의 영혼을 생각해보면

더 이들 가족이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봐진다.


모두의 절망감이 회복되길 독자의 입장에서도 두 손 모아 바래지는

숨막히는 책의 스토리에 빨려 들어가듯 읽게 된다.


늦은 밤에 숨 죽이고 읽으며 조용히 책장을 덮게 만드는 이 책을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무런 변주가 없는 일상에도 감사할 것들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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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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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시선
1세대 영화 유튜버. 2014년 9월에 영화 유튜브 채널 ‘시선 플레이’로 시작해, 현재는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김시선’ 채널로 영화계 최고의 인기 유튜버로 거듭났다.

1세대 독립영화잡지 《시선일삼》을 발간했고, ‘찰리 채플린에서 스탠리 큐브릭까지’라는 영화사 100주년 강의, KBS2 라디오 〈음악이 있는 풍경 이정민입니다〉에서 ‘김시선의 무비어게인‘,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수업, 좀비기획전 영화 토크 등 다양한 곳에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KBS 라디오 〈김태훈의 시대음감〉 ‘시선의 시선’의 고정 게스트, 영화감독에게 직접 영화 이야기를 듣는 팟캐스트 〈김시선의 영화코멘터리〉 운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ㆍ왓챠의 공식 리뷰어, 모더레이터, GV 진행, 인터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마음껏 영화를 보고 듣고 말하는 중이다. 영화 잘 아는 할아버지가 되는 게 마지막 꿈이다.

그림 : 이동명
한 가지 그림체에 머물지 않는 가출형 그림쟁이,

세상 모든 취향대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광고 인쇄물과 영상 삽화, 출판물까지

그림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그리고 있습니다.

INSTAGRAM @_268D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영화 마니아 정도는 아니지만 주말이면 꼭 영화 한편은 본다.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가족 영화를 즐겨본다.

영화 검색을 매번 큰 아이에게 맡기는 편이지만

밑천이 바닥이 난건지 요즘은 영화 정보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골라보는 영화 중에 괜찮은 작품을 선택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없이 반갑게 느껴진다.

이미 작가님의 시선을 거쳐 평가된 영화들로

소개글만으로도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당장 이번 주엔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가족들과

이 책를 공유하며 읽고 각자의 리스트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한 편의 영화로 나누게 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한 주를 살아갈 생기를 더해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영화를 기록하는 것도 일기와 다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봤는지, 감독은 누구인지, 어떤 배우가 출연해서 어떤 역할을 연기했는지,

영화의 러닝타임은 몇 분이고 상영 포맷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적다 보면 끝이 없다.

p51


하루에 2편씩 1년이면 7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는 저자를 보니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란 생각을 너무 단순하게 건너 짚었나보다.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들을 보고 다 기억은 하는지

부지런히 영화를 보는 원동력은 무언지 궁금해진다.


책을 읽고 독서 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영화도 기록으로 남긴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처음 생각해보았다.


사실 영상물을 따로 기록해서 남기기보다

러닝타임 안에서 몰입감있게 보는 정도로 만족하며 그쳤는데

역시나 공책에 글을 써서 남기는 방법은 아날로그적이지만 뭔가 멋지다.

이런 수동적인 작업에 매력을 느끼는 건 왜 일까.

소멸되어 가는 많은 것들을

내 방법 내 식대로 지켜나가는 법을 나도 고민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 더 오래도록 심취하면서

기록적으로 흔적을 남기는 연습을 지금도 찾으며 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이 오래도록 나와 함께 한다면

영화든 책이든 나에겐 꽤 오랜 취미 이상의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한다.

근육을 키우는 제일 좋은 방법은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거다.

무심히 지나간 풍경, 사람, 동물, 뉴스들을 보는 거다.

때론 당신의 '줄리아'가 하는 말을 잘 듣는 것도 좋다.

그게 어려우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싶다면 공포 영화를 분해하고, 사랑을 애타게 찾고 있다면 멜로 영화를 분해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싶다면 SF 영호를 분해하고.....

p192-193

영화 <데몰리션>에서 아내가 갑작스런 사고로 죽게 되나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데이비드를 보면서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장인의 조언대로 전부 분해하며 고쳐나가고자 마음 먹은

데이비드의 파괴적 시작은 나에게 후련함을 느끼게 해준다.

답답했던 마음에 울림과 떨림을 주는 이런 시도는

비단 나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도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고

애써 참아왔던 감정이 많이 딱딱해지고 몹쓸 상태에 이르기전에

내 감정 상태를 잘 느끼며 살아야겠다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 한편으로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당장에 냉장고를 분해할 엄두가 나진 않지만

잘 보지 않던 장르를 넘나들며

닥치는대로 보고 싶기도 한 영화 목록들을 쭈욱 살피며

작품 속 인물 탐구에 푹 빠져보며 마음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영상만 플레이하면 친절히 안내하는 영화의 세계는

 좀 더 접근이 편하다.

​가벼운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오늘은 뭘 볼지 고민해본다.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니 몇 달치의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가 쉽게 작성됐다.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으로

앞으로 소개될 많은 영화 리스트들을 공유하며

좋아하는 걸 픽해서 보는 재미로 삶이 더 즐거움으로 채워지면 좋겠다.

집콕 시대에 좋은 영화를 친절히 소개받고

새로운 감각을 되살리는 영화 한 편으로 마음이 배부른 시간이 되어 다음 시간을 기약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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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 여전히 버겁지만,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서정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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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임서정
내가 없이 산 20대를 지나 내가 중심인 삶을 살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다 보니 N잡러가 직업. 스페인 포르투갈 가이드북 집필 작가, 유튜브&강연 영상 편집자, 온라인 컨설팅 & 마케터. 매 순간 후회가 없을 순 없지만, 카메오가 아닌 주인공인 내 인생을 위해 오늘도 살아갑니다.

인스타그램 @TRAVELSALLY_SJ

블로그 HTTPS://BLOG.NAVER.COM/TJWJD3590

브런치 HTTPS://BRUNCH.CO.KR/@TJWJD3590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마흔이면 아이들도 자기 위치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일테고

나는 전보다는 육체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좀 더 홀가분하게 생활하게 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에 속박된 시간 안에서

더 바쁘게 하루 세끼를 꼬박 챙기며

아이들과 외부 생활과 단절된 채 집 안에 갇혀산지 오래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통제되고

잃어버린 시간들이 많아짐에

많은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이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나이 하나 더 먹는 것에 그치던 한 해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해본다.


생각이 많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을 흘려보내고

좀 더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에 더 부지런한 때를 보내야 할 필요를 더욱 느낀다.



내게 서른이 완벽한 어른이 아닌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건,

새로운 시작을 결정한 나이이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나에게 좋을지 나쁠지 모른 채 불안함을 숨긴 채

시작을 한 데서 오는 불만족 때문이지 않았을까.

p111



마흔에 접어든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야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 명확하지 않던 바들이

하나씩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여태껏 어른 흉내내면서 살았던 자라지 못한 어린 마음을

애써 숨기며 살았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선택 앞에서도 늘 자신이 없고

불안했던 나를 스스로 마주할 자신조차 없어 더 안으로 숨어 지냈다.


그렇다보니 그런 불만족함이 쌓여갔던 것 같다.


마흔이란 나이는 좀 더 이런 나를 불안에서 꺼내볼 용기가 조금은 생기는 때이기도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지냈었기 때문에

나를 돌아보며 집중한 시간이 없었다.


답답한 문제들이 눈 앞에 여전히 많지만

홀가분하게 모든 걸 털어낼 순 없어도

적당히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연습의 과정 속에 있다.


나이를 먹는 것과 함께 따라오는 부수적인 문제들을 떠안고도

좀 더 유연해지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속도대로 산다고 해도 내 인생은 끝나지도 않을뿐더러 어느 순간 '나'라는 중심이 생겨 있을거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고 나를 위한 애씀이 스스로 만족스러워질 때까지,

타인과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그들의 속도에 내가 맞춰 사는 게 아닌 내 속도에 그들이 들어와

나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말이다.

p162



천천히 걸어도 내 보폭대로 걷는 게 좋다.


넘어지지 않는 속도와 거리감을 익히며

부지런히 걸어왔던 긴 시간을 무시하며 살진 못하겠다.


남들과 보폭을 맞춰 걷다가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스텝이 꼬이기라도 하면

더 큰 데미지를 얻게 될테니 그냥 내 속도로 천천히 걷고 싶다.


내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걸 요즘은 더 절실히 느낀다.


애써 불필요한 모임들이 강제적으로 없어지고

요즘은 한가롭고 심심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 시간이 참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지만

보고 싶었던 책들을 맘껏 읽고

먹고 싶은 음식을 편안히 만들어 먹는다.


오히려 안으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때란 생각에

부지런히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자 애쓴다.


나를 채울 수 있는 애씀의 시간들이

만족감으로 가득 차길 바랄 뿐이다.


나로 살아가는 것에 용기없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온전히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요즘의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중이다.


그런 와중에 심심치 않은 재미를 주는 책들로

마음의 결을 다듬으며 지내는 시간에 하루의 행복을 느끼며 산다.


오늘 읽은 책을 마져 다 읽고 잠들 시간이 쌓여가면

나도 어느 새 훌쩍 성장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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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일하는 방법
김개미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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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개미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2005년 [시와 반시]에 시, 2010년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앵무새 재우기』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동시집 『어이없는 놈』 『커다란 빵 생각』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레고 나라의 여왕』 『오줌이 온다』 등을 냈다.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제1회 권태응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언어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기술번역에서 출판번역까지 다양한 부문의 번역 일을 한다. 20여 개 언어를 해독하는 ‘언어괴물’로 불리며, 여러 미디어 업체와 출판사의 언어 자문 및 감수를 맡고 글도 쓴다. 비교언어학, 언어문화 접촉, 전문용어 연구 등 언어와 관련된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불안한 남자』, 『블랙 오로라』, 『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미친 듯 푸른 하늘을 보았다』, 『언어 공부』, 『파리덫』 등을 옮겼고 『콩글리시 찬가』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등을 썼다. |||피아니스트.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피아노 연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모스크바 프로코피에프 예술기념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파리 그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서울종합예술학교 피아노과 전임교수, 추계예술대학교와 상명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한국페스티발앙상블, 가일 플레이어즈의 멤버이며 KBS 클래식 FM [KBS 음악실], KBS 제1라디오 [문화공감] ‘김주영의 올 댓 클래식’ 코너, KBS 팟캐스트 [김주영의 그때 그 사람] 등을 진행했고,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 아카데미의 [김주영의 클래식 인터뷰], [정오의 음악회]를 진행 중이다. KBS 클래식 FM [실황특집 중계방송] 진행자이며, 저서로는 『클래식 수업』 등이 있다. |||작가,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의 주인장.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MBC 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의 DJ를 맡고 있다. 문학도 쓰고 철학도 공부하고 음악도 만들고 과학도 좋아하고 춤도 춘다. 궁금한 것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아 어디 한 곳에 속하지 못하고 경계를 이리저리 넘어 다닌다. 지은 책으로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독서의 기쁨』 등이 있다. |||글을 쓰는 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매체를 엮어 활동하는 미술가, 1인출판사 돛과닻 대표. 문학과 미술을 공부했고, 눈빛이 닮은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 있다. 주로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 또는 익숙한 사물이나 사회문화 현상의 이면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MBTI 검사 결과는 언제나 전형적인 INFP가 나온다. 인생이 한 방의 홈런이기보다는 사소한 기록 경신의 우아한 집대성이기를 꿈꾼다. 저서로 『모나미 153 연대기』(2019), 『사로잡힌 돌』(2019), 『메타유니버스: 2000년대 한국미술의 세대, 지역, 공간, 매체』(2015, 공저), 『벽』(2011) 등이 있다. |||20년차 디자이너이자 문화해설가. 시각디자인과 광고디자인을 전공했다. 애프터컬처 대표 및 하이디자인 이사를 겸임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프로듀서, 문화재청 자문위원, 문화해설가, 게임 스토리 작가, 콘텐츠 기획자, 타로 마스터, 디자인 컨설턴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일일덕(一日一德)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론이 이론을 낳고 이론에 대한 해석에 또 다른 해석이 덧칠되면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폐쇄적인 학문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구 동기를 찾는 사회학을 지향한다. 대학교수가 직업이고 그것으로 만족 못해 글을 쓰고 또한 니은서점이라는 골목길 독립서점에서 마스터 북텐더 자격으로 사람들에게 책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표작은 언제나 아직 집필하지 않은 다음에 나올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수보다는 사회학자라는 호칭을 더 좋아한다. 캠퍼스에 갇혀 있는 교수보다는 평범한 삶을 관찰하고 해석하고 대리하는 헤르메스이고 싶기 때문이다.

지은 책으로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 아도르노와 쇤베르크』 『계몽의 변증법 야만으로 후퇴하는 현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노동의 이유를 묻다』 『텔레비전, 또 하나의 가족』 『아방가르드』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와 ‘자전적 사회학’의 첫 번째 시도였던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 『구경꾼의 탄생』 등이 있다. |||기자로 일을 시작했고, 라디오 방송과 칼럼으로 음악 이야기를 해왔다. 한화클래식 공연기획 프로덕션 JSBACH 실장, 성남아트센터 홍보미디어실, 공연기획부 과장을 지냈다.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매거진 [클럽 발코니] 편집장, 제이에스바흐 프로덕션 실장, 인터넷 음악방송 [술술클래식]의 공동 MC를 맡고 있다.
|||1971년 인천 출생. 중국 현대문학 박사로 중국어 출판번역과 기획 일을 하며 숭실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과에서 겸임교수를, 한국출판산업진흥원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역서로 『이중톈 중국사』, 『죽은 불 다시 살아나』, 『암호해독자』, 『책물고기』 등 60여 권이 있으며 저서로는 『번역가 되는 법』과 『중국 출판과 인터넷문학』이 있다. 역서 『죽은 불 다시 살아나』가 2005년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후보에 올랐고 역서 『책물고기』는 2019년 중국 우수수출도서상을 받았다.|||이노션 ECD. 윤종신을 좋아한다. 그가 ‘크리에이터는 읽히는 순간 죽는다’고 한 말을 맘 깊이 넣어두고 광고를 만든다. 아버지를 좋아한다. 아들 원고를 처음 읽은 아버지가 보낸 문자다. ‘꼭 써야 할 경우가 아니면 책 함부로 내는 건 죄다. 삼가고 또 삼갈지어다. 아비.’ 그 아비의 그 아들처럼 예상불가형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노어노문학과 연극영화학을 전공했다. 공상집단 뚱딴지 수석 단원이자 극단 [연애시절] 대표다. 2인극 페스티벌 연기상, 서울세계단편영화제 은상을 수상했다. 20여 년간 연극,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고, 이따금 연극·영화 연출 및 제작을 했다.
|||출판 교정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차, 유공 등에서 근무했다. 1996년 문화부 자료를 교정 본 것을 시작으로 출판사, 박물관 등에서 팩트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예스24 제공]







코로나 시대가 도래할거라 예상치 못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시대에는 좀 뒤떨어져 살아왔다.


책 속에 다양한 직업의 형태와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이 시대에선 꽤 최적화된 이상향이란 생각이 들었다.


벌써부터 첫째아이는 엄마가 읽는 책을 옆에서 눈치껏 읽다가

프리랜서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혼자 일하는 1인 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뭐 이 사태가 이렇게까지 심해질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에

자신의 관심사를 소신있게 지키며

자유롭게 일하는 형태의 모습이 얽매이지 않아 좋아보인다.


모이지 않고 단독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거리들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더욱이 집에 있는 걸 무리없이 즐기고

집콕 생활에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는 피로도를 가지고 있다면

조금 외톨이로 살아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혼자서 꾸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책 속에서 혼자인 그들의 삶을

천천히 따라가보면서 그 세계 안에서의 자유로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게 된다.


개인적이지만 결코 혼자도 아닌

느슨한 연대 안에서 살아가는 이상적인 삶을 고민해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단한 자기 규율까지 만들어가며 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삶이 나에게 적합한 형태의 삶임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을 직접 조직하고 이끌어가는 감각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혼자 일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독과 고립 속에서도 온전한 충만감의 조각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p29


처음 만났던 인물이 좋아하는 유튜버 <겨울서점>의 김겨울님이라 반가웠다.


디지털 세상과 담 쌓고 지내던 나에게

유튜브란 재미에 푹 빠져 살게 했던 매력 만점의 김겨울님의 일상을

책으로 살짝 엿볼 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혼자 실실거리며 웃음이 난다.


유튜버들의 삶이 막연하게 느껴긴하나

좋은 책을 소개하고 책이란 세상 안에서

낯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더 점점 더 알게 된다.


지금은 구독자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평생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재미삼아 오래도록 지속하고

대면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일상에서의 소통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 수 있는 삶을 조금은 용기내 뛰어들고도 싶다.


자칫 혼자 일하면 게을러지거나 느슨한 일상이 되기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겨울님의 일상은 나에겐 굉장히 타이트하게 느껴졌다.


크게 짜놓은 루틴에 따라 더 세세하게도 파고들어 일하는 모습이

그 분야에선 단연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다.


게다가 유튜브 영상 촬영과 원고 쓰기 등

바쁘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동경을 표하고도 싶다.


혼자 일하는 고독감보다도 자발적인 고립의 상태가

불완전해 보인다기보다 안정적으로 보인다.


이따금 찾아오는 위기도 있겠지만,

역시나 책의 내공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그녀의 부지런한 책 사랑이 이 또한 견딜 힘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에

그 삶이 동경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모처럼 영상이 아닌 텍스트의 형태로 겨울님을 만나

요즘 일상을 엿본 것 같아 반가움 마음 가득이다.


폐쇄적인 시공간을 휴식으로 누리는 여유가 모두에게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발이 묶인 상황이 생계의 고난으로 직결되는 직업군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꿋꿋이, 열심히, 적극적으로 혼자여야 할 것이다.

p210


이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걸린다.


눈에 밟혀 메모를 해두고 다시 생각을 꺼내본다.


비대면 시대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처리해야 할 부분들이

다른 것으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다.


1인출판사로 출판 업무를 혼자서 감당하며 배우는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언제고 나도 이 일을 꿈꾸고 있다.


혼자 일하는 게 쉽진 않을테지만

나또한 집순이로 오래도록 불려진 바

이 환경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하루의 공간이 집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게

다소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나에겐 더없이 완전한 형태로 보여진다.


다만 동선이 너무 뻔하다는 흠이 있기에

건강을 위한 홈트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일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이 될지 미지수이다.


혼자인 삶을 오래도록 잘 유지하고 보수하면서

꿋꿋하게 견뎌나가야 할 것이다.


개인의 형태가 이 시대에 더없이 필요할 형태이기에

혼자임에 주저할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혼자인 형태로 일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찾아나가보고 싶다.


혼자이지만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스킬을 고심해봐야겠다.


책과 노트, 펜.


이것들과 함께 박자를 맞춰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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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 1일 1페이지 일상의 따옴표
호다 코트비.제인 로렌치니 지음, 김미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호다 코트비
HODA KOTB

NBC 모닝 토크쇼 〈투데이〉의 공동 진행자다. 1998년부터 NBC 〈데이트라인〉에서 기자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그녀의 저서 《호다, 그리고 10년 후(HODA AND TEN YEARS LATER)》 《나는 너를 쭉 사랑해 왔어(I’VE LOVED YOU SINCE FOREVER)》 《너는 내 행복이야(YOU ARE MY HAPPY)》 《내게 하는 말(THIS JUST SPEAKS TO ME)》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네 번의 에미상 수상에 이어 2019년까지 여러 차례 그레이시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피바디 어워드(2006), 에드워드 R. 머로 어워드(2002)도 수상했다. 현재 뉴욕에서 남편 조엘과 두 딸 헤일리, 호프와 함께 살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1일 1페이지 일상의 따옴표


일상의 새로운 변주를 마주할 수 있는 게

나에게는 '책'이었다.


좋아하는 문장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재미를

보너스로 얻을 수 있어 넷플릭스보다 더한 개미지옥을

책의 문장 속에서 느끼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반짝 열심히 보던 미드도 이젠 접고

하루가 마무리되는 늦은 저녁에

조용히 책 한권 빼들고 눈치보지 않고 읽는 시간이 사치스러운 나만의 시간이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 다이어리를 준비해

하나는 독서 기록장으로 쓸 생각이라

두툼한 데일리지에 차곡 차곡 밑줄 그은 문장들을

옮겨적는 재미에 푹 빠져든다.


이 책은 부담없이 읽기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한번 읽어봐도 좋지만

단번에 읽기보다 하루 하나.

한 문장을 필사하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더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하루의 생명력을 불러일으켜 줄

에너지원을 이 책의 좋은 문장으로 더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래서 더 곱씹어보고 손을 부지런히 써본다.


엄마의 눈을 보면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한 사랑이 뭔지 알 수 있다.

p28


손자 손녀보다 내 자식이 더 보고 싶다는

나이 들어가는 친정 엄마를 보고 있자면 이젠 가슴 아플 때가 많다.


몸 상태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아 속상한 요즘

전력을 다해 자식과 남편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던 그 젊은 날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상당히 기력이 쇠해졌음을 느낀다.


그러나 엄마의 눈동자는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향해 있다.


그 관심이 조금도 줄지 않았고

그 사랑이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두 아이를 엄마로 살아가면서

나 역시 자녀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상당히 크다고 하지만

내 엄마만큼의 희생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더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러울 때가 많다.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다부진 팔과 다리가 이젠 힘이 없어 흐느적 거리지만

처진 눈매에 덮힌 뜨거운 눈빛만큼은

나를 또렷히 바라보고 엄마의 변함없는 사랑에 울컥해질 때가 많다.


그 덕분에 지금껏 잘 살아가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아이는 어른에게 세 가지 본보기가 된다.

아무런 이유 없이 행복하기, 뭔가에 늘 분주하기,

원하는 것은 전력을 다해 요구하기.

p190


가끔 아이들이 부럽다.


어른이 되서 현실을 따지며 살다보니 여유가 없이 지내는 것 같아

참 기분이 별로 일때가 많다.


뭐 하나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때를 부릴 누군가가 있지 못하다.


행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유를 만들어 생각하고

나른해지는 일상에 더 무기력하게 지낼 때가 많다.


원하는 것이 있어도 쉽사리 다가기지 못하고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로 숨는 것에 더 익숙해져간다.


어른이 되고 나서 더 비겁해진다.


더 변명거리들만 들고 소심하고 고약한 늙은이가 될까 염려스럽다.


내 맘껏 나를 표출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기나 할지 모르겠다.


집콕중에도 늘 거실을 엉망으로 휘젓고 다니며

땀이 나도록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며 그저 웃음만 난다.


나도 저렇게 마음껏 웃고 떠들며 놀고 싶다.


뒷처리는 누구의 몫일까를 재지 않고서 말이다.


걱정은 내일의 문제를 내쫓지 못한다.

오히려 오늘의 평화를 쫓아낸다.

p232


걱정을 산더미처럼 안고 잠자리에 누우면 좀처럼 잘을 이루지 못한다.


눈을 감아도 떠도는 문젯거리가 머릿속에 이미 한짐이다.


머리만 대면 코를 골고 자는 남편이 부러울 지경이다.


잔건지 만건지 무거운 머리로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도 하지 못하고 앉아

어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또 끌어안고 하루를 보낸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건

명확하게도 딱 거기까지만 생각을 구분짓고 넘기는 연습이다.


걱정이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은 오늘의 평화를 파괴시키고 있는 꼴이니 참 괴롭기만하다.


의식적으로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평화로운 사색의 시간을 꼭 사수할 필요를 느낀다.


비싼 스파를 즐기거나

피부 미용을 위해 고액을 투자하고 있진 못하지만

이들보다 더 가치롭고 더 생기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인생의 문장을 만나는 일에 게을리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이 책을 보며 필사와 사색의 좋은 시간을 가진 셈이니

매일 하루 꽉 채워질 마음의 위로가 기대가 된다.


그렇게 오늘도 책에 둘러싼 공간 안에서

따뜻한 차 한모금과 좋은 책 한권으로

영혼의 쉼을 얻는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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