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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교육법 - 사교육 없이 아빠가 아들딸을 특목고.영재원 보낸
김형섭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11월
평점 :
거꾸로 교육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형섭
40대 중반의 평범한 대한민국 아빠. 지방대를 나와 고달픈 비정규직을 전전하다가 현재는 환경부 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 시절 만난 아내와의 사이에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저자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딸을 영어영재교육원과 인천국제고에 입학시켰고, 아들을 수학경시대회에 입상시키고 과학영재교육원에 합격시켰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아이들과 함께 사랑과 신뢰, 존중으로 만들어낸 소박하지만 따뜻한 결실이다. 아이 마음속 100점짜리 아빠가 되기 위해,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딸에게 아빠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교육 없이 아이를 특목고, 영재원으로 보냈다는
교육서는 타이틀만 봐도 책을 집게 만든다.
영웅서처럼 내 아이를 구원할 책인냥
눈에 불을 켜고 책을 본다.
요즘들어 자꾸 불편한 마음이 든다.
내가 자꾸 뭔가 하려고 하고 앞서는 행동들이
아이에게 좋지 못한다는 걸 생각하게 한다.
초등학교 땐 좋은 공부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이것저것 엄마표로 진행했던 것들이
아이의 기질이나 현실적인 피드백 앞에서 와르르 무너질 때가 많아
중요한 걸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비법서만 찾으면 될 줄 알았던 내 오만함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행복 추구권이 보장돼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아이들은 과연 얼마큼 공부하고 얼마큼 놀아야 균형 잡힌 삶, 행복한 사람을 살 수 있을까?
옆집 엄친아를 이길 때까지, 반 1등을 할 때까지, 전교 1등을 할 때까지 공부해야 할까?
스스로 시작한 공부에 재미 들이는 아이.
부모가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자기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아이는 훨씬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한다./p80-81
큰 아이가 2학년 기말 시험을 완전 망쳤다.
스스로 멘탈 관리에 실패했고 벼락치기 공부법이
나에게 맞지 않음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듯 보였다.
공부 방법이나 그동안의 패턴들을 바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할까도 고민하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주변 친구들은 다 다른 교육 기관이나 개인 과외의 도움을 받아
고득점을 노리며 공부한다.
매일 멘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응원을 하다가도 마음이 불안해진다.
이번 시험의 결과에 가장 충격을 받은 건 사실 나였다.
나이에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은 다음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공부할건지 구체적으로 따지고 있는
나의 조급함이 아이에게 눈치보게 만드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답답했다. 원리나 방법을 가르쳐주고
좀 더 옆에서 돕고 싶은데 아이는 혼자서 잘 못하면서도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말이다.
그 고집을 꺾고 엄마 방법대로 하자고 하면
공부에 임하는 자세가 마지 못해 따라가준다는 식이라 그것도 참 별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 잘하는 집 아이들은 다들 억지로 시켜본 적이 없고 스스로 찾아서 잘만 하는 것 같은데
내 아이는 그런 자기주도적이고 파고 드는 성격이 없어서
계속 시험 앞에서 좌절하고 무너지는 걸까.
엄마의 잘 짜여진 계획 안에 아이가 들어와주면
엄마는 신이 날지 몰라도 아이의 표정은 생기가 없다.
내 욕심이 너무 앞섰구나란 생각에 이것마저도 접는다.
그냥 아이에게 맡기고 부모가 기다려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하고 있는 때이다.
결과가 어떻든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그 양만큼 공부하는 만족감을 느끼며 지낸다.
폭망한 시험은 금새 털고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서
혼자 뭔가를 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응원 정도로 뒷 편에 물러서 있어야 함을 스스로 되내인다.
아이의 행복 추구권..
잊을만하면 다시 소환해서 곱씹어보고
아이의 자리를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부모로 내가 먼저 자라야겠다.
자식의 성공이 부모의 부귀영화 수단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별 쓸모도 없는 토끼를 잡으려고만 하지 말고 그냥 같이 놀아주는 기분으로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이 부모 옆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p102
아이가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내 평가가 되는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싫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의 부모가 눈치보고
목소리 높일 수 없는 게 참 우스운 현실이다.
공부로 평가받는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되지는지..
어른이 되서 보면 좋은 대학 좋은 학과가
그렇게 큰 도움이 되었나 싶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내 자신을 더 칭찬하고 싶을 때가 많다.
혼자 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더 내 인생을 사는 데 의욕적이고 진취적일 것이다.
공부와 상관없이 말이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또한 다르지 않다.
아이의 성적에 기분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잔소리를 퍼붓다가 한동안 아이와 깊어진 관계의 골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한참 걸리기도 했다.
아이의 성적이 내 사회 생활에 수단이 되었던 건 아닐까.
좀 내려놓고 이 상황을 편안히 받아들이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 일텐데
그런 어른스러움이 한참이나 멀어보인다.
이 책의 교육적 접근법이나 공부하는 배경과 실천 팁들에
눈이 가긴 했지만 사실 관계의 회복 안에서
아이를 신뢰하는 법을 더 깊이 생각해보게 했다.
사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다.
아이와 원만하고 두터운 관계 안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아이의 공부 습관 모두를.
사실 내 아이의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도 우스운 꼴이지만
늘 선급하게 내가 앞서고 혼자 무너졌다가 다시 서는
불안하고 연약한 모습이 오히려 부모인 내가 그랬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아이는 연연하지 않았다.
휘청거리고 힘들어도 했지만,
다시 털고 일어서는 건 나보다 빨랐고,
오히려 내가 해보겠다고 날 다독거리지만
내가 아이에게 온전한 믿음을 주지 못해 자책하기도 했다.
내년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집콕 생활이 이어질게 뻔하다란 생각이 든다.
온종일 아이의 동선이 다 파악되는 좁은 생활 반경 안에서
아이의 공부와 생활을 꽤 가까이서 바라보는 내가
도움을 주고 싶어 앞서는 욕심을 제어하고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고 좋은 관계 안에서
아이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그런점에서 이 책을 비법서로 여기기보다
가장 근본이 되는 밑바닥부터 하나씩 부모인 내가 고쳐갈 부분들을
분명히 인정하고 개선할 방법을 끊임없이 떠올려보게 만든다.
양육자로서의 책임을 다 한다는 의지 아래에
숨어 있는 욕심을 좀 내려놓고 아이가 좀 더 의욕적으로
자신의 생활에 뛰어들 수 있도록 좋은 관계 안에서 돕고 싶다.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것만큼이나
건강한 생활 습관 교육법을 지나치지 않게 터득해 일상을 꾸려보는 건 너무 중요한 일이다.
무리 하지 않고 지나치지 않도록.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