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00권 읽으면 일어나는 일 - 자꾸 행복해지고, 계속 성장하기 위한 자기계발 독서법
남영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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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200권 읽으면 일어나는 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남영화

경북 예천에서 엄마와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어린이집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하던 저자는 2년 전 엄마가 책을 읽고 바뀐 모습을 보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독서를 시작하고 2년이 지난 지금, 네이버 카페 〈하루한권독서연구소〉를 엄마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10대, 20대에 방황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랐고, 답답하고, 억울한 일투성이였던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방황하는 어린 어른이 되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꿈을 찾았고, 자신이 터득한 독서법으로 10대, 20대에게 동기를 유발하는 동기부여 강연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운동도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맞게 검사하고, 시작하듯이 독서도 무조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독서법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독서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효율적으로 책을 읽는 데 도움을 주고자 유튜브 〈모녀작가TV〉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물지도 21?, ?하루 한 권, 독서의 힘?이 있다.

카페 : 하루한권독서연구소 CAFE.NAVER.COM/AHSUWKRRK

블로그 : 꿈꾸는 모녀작가 BLOG.NAVER.COM/AHSUWKRRK2020

유튜브 : 모녀작가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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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다이어리를 산다.

그중에 독서 기록장으로 쓸만한 다이어리를 따로 구입하는 편이다.

연말엔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다이어리 중에 내년동안 내 손때가 묻을

친한 벗이 될 다이어리를 꽤 꼼꼼히 고민하며 산다.

이 시간이 참 의미있고 뭔가 설레서 좋다.

새해 계획을 얼마나 이루었나 보니

올해는 코로나를 핑계로 이루지 못한 계획을 변명할거리들이 많아 좀 부끄러워진다.

대신 책은 꽤 많이 읽었다.

운동이나 어학공부는 사실 게을러 부지런히 하지 못했던건 사실이지만

집콕생활에서 독서는 부지런히 시간을 내어 할애했다.

무엇보다 책을 향한 목마름이 심했던 한 해이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과의 만남이 줄다보니

어쩌면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나 싶다.

올해도 새 다이어리를 구입하면서

내가 읽을 책의 목표량을 설정할테지만

1년에 200권이라는 수는 실로 엄청나보인다.

정신력의 싸움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해볼만 하다란 생각도 든다.

권수를 정해두고 목표를 세우는 편은 못되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자란 생각은 한다.

읽다보면 한 권을 금새 읽는 편이다.

물론 가독성이 좋은 책들에 한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진정한 독서인을 만나면 웬지 모르게 반갑고 도전이 되기도 한다.

제야의 고수를 만난 것 같아 그들의 스킬을 책 안에서 배워볼 수 있다란 생각과

나태해지는 마음을 다잡기에 딱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어제도 읽다만 책을 펼쳐서 읽고

이 책 안에서 더 힘을 내 독서의 시간을 내 삶에 기꺼이 내어준다.

대부분 작은 위험 앞에서 당황하고 뒷걸음질 친다.

이럴 떄 필요한 것은 정글을 살아가는 지침서이다.

'독서'인 것이다.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지만,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한다.

p82

인생의 흘러가는 방향이나 흐름 속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있어야 한다.

갈피를 못잡고 많이 헤메면서 상처들이 많이 나기도 했다.

피하는 법도 맞서는 법도 여전히 다 어렵고 두렵다.

좁은 시야에서 버겁기만 한 상황들은 더 내면 안에 크게 부풀려져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시야를 좀 더 넒힐 필요를 느꼈다.

다양한 경험들을 쌓고 생겨나는 내공도 좋겠지만

요즘 때엔 그마저도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더 몰입하게 되고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독서'였다.

책을 읽을 이유를 찾기보다 자연히 책으로 시선이 옮겨지고

어느순간 붙들고 있던 책에서 인생의 의문들을 하나 둘 시선 밖으로 옮겨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맛에 독서를 하나 싶어 더 책을 보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사서 읽으며

삶을 확장시켜 좁은 집 안에서 다양한 모험을 시물레이션으로 돌려본다.

좀 더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독서 생활을 해 볼 생각에 매일 나를 기다리는 책에 설렌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은 '기회'이다.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독서'로 남은 삶을 새로운 부리와 발톱, 날개를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

평소대로 바쁜 삶을 살아가며 그 모습 그대로 끝낼 것인지.

p258

출퇴근이 없는 육아 속에 파묻혀 산지 오래다.

터울많은 두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 호흡이 더 길어졌다.

내 시간을 가져보는 게 소원이랄 정도로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게 된다.

지금의 때엔 더 온종일 아이들과 생활 반경이 크지 않아

집 안에서 종일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더 힘들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기에 엄마가 책 읽는 시간만큼은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아이들에게 선언하고서는 아이들도 그런 엄마를 이해하는 듯 보였다.

그러다보니 내 페이스를 다시 찾게 되었다.

쉽지 않은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다.

느슨한 연대 안에서 각자 도생하는 것처럼

네모난 집 안에서 현저히 줄어드는 운동량으로 매일의 생활을 이어간다.

쌓여가는 스트레스와 멘탈 관리를 해야 하기에 더 짐이 드는 것 같아 피곤한 요즘이다.

그럼에도 방향키를 쥐고 있어야 한다.

좌초되면 더 끝도 없이 무너질 것 같아 뭔가 단단히 동여 멜 끈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가장 안전한 장치이자 단단한 줄이다.

아슬아슬한 매일의 줄타기 선상에서

잘 버텨갈 수 있는 힘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면역력이 되어주는 책읽기가

내 인생에 더 오래도록 머물러 함께 할 수 있도록 기꺼이 그 시간을 사수하고 싶다.

50페이지 정도 남기고 잠든 어제 읽다만 책을 펴서 읽는 걸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할 생각이다.

나의 가장 좋은 유희 활동인 책으로 오늘도 살 맛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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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 읽는 가족입니다
정미숙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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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 읽는 가족입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미숙

3년 전 책을 만나 매일 꾸준히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매일 반복되는 공허한 삶에서 벗어나 행복한 일상을 누리며 살고 있다. 독서를 통해 가장 바꾸기 힘든 나 자신을 바꿨으며, 가족 독서 모임으로 가족 모두 진정한 삶의 의미와 꿈을 찾았다. 큰딸과 함께 한국 최초 모녀작가로 활동하며, 네이버 블로그 〈꿈꾸는 모녀작가〉와 네이버카페 〈하루한권독서연구소〉, 유튜브 〈모녀작가TV〉를 운영한다. 또한 중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유튜브 〈엄마 책 사주세요〉를 운영하며 청소년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딸과 함께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며 3권의 저서를 펴냈고, 누구나 독서를 통해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갇혀서 일, 육아, 인간관계에 힘들어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현실적인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며 행복해지기 위해 멘토가 되어주는 좋은 엄마이자 강연가이다.

저서로는 『평범한 사람도 특별하게 만드는 독서의 기적』, 『보물지도21』이 있다.

카페 : 하루한권독서연구소 CAFE.NAVER.COM/AHSUWKRRK

블로그 : 꿈꾸는 모녀작가 BLOG.NAVER.COM/AHSUWKRRK2020

유튜브 : 모녀작가TV, 정미숙TV, 슬기로운 독서생활, 엄마 책 사 주세요.

인스타그램 : MISUK_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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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책을 만났고, 인연은 지금도 이어진다.

책이 선물처럼 늘 느껴지는 건 그 옛날 크리스마스 선물로 들어온

전집 한 질이 채워줬던 풍요로움이 아니었나싶다.

아빠의 연말 보너스가 모조리 책값으로 나가긴 했지만,

더없이 따뜻하고 행복했던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만나야만 했던 필연처럼 나에게 다가와

지금은 결코 헤어질 수 없는 끈끈한 사이가 되어버린 책을 난 여전히 사랑하며 조우한다.

책읽는 가정을 꿈꾸게 된다.

적어도 나 혼자가 아닌 가정의 형태를 이루고 살게 되면서부터는 쭉 그런 생각을 한다.

배밀이 시절부터 시작해 한 권 한 권 모인 책들이

이젠 거실 벽을 채워가는 짐이 되긴 했지만, 마냥 행복하다.

가끔은 잦은 이사에 매번 이 많은 책들을 이고지는게 귀찮기도 하지만,

자리잡고 그 자릴 내 자리처럼 채워가는 책들을 보면 마음이 꽉 찬 느낌이 든다.

영혼의 허기를 그렇게 책에 달래기도 하고 삶의 위로를 찾는다.

거창한 계획과 꿈은 없지만,

오늘 읽는 책 한권이 내 삶을 더 가꾸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기는 바란다.

욕심내지 않는다.

엄마인 내가 책을 읽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 읽는다면 좋겠지만

일단은 내가 즐거우려고 읽는 책이기에 나의 만족부터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이따금 엄마가 읽는 책이 궁금해 와서 묻고

같이 그 책을 돌려읽을 땐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함께 책을 읽는다는 건 같이 밥을 먹고 사는 것 이상으로

행복감을 더 해주는 행위란 걸 나는 느낀다.

적어도 우리 가정 안에서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공동체를 이룬 듯한

이 책을 보면서 가족이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기도 하다.

좋은 자극이 되긴 하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가족들과 좋은 것들로 삶을 꾸려나가고 싶다.

엄마가 책을 읽고 중심을 잡으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신이 배우지 못했고, 잘 알지 못하는 것을 혼자서 억지로 떠맡아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책을 읽고 물질적, 정신적 역할을 익혀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엄마는 가족들 뒤에서 뒷바라지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엄마는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야 한다.

p135

이유식을 먹일 때 좋은 것들로만 가득 넣어 아이에게 먹이려 하지만

까칠했던 큰 아이는 좀처럼 입을 벌리지 않는다.

1등급 한우를 사와 만든들 아이 입맛에 맞지 않는 건 저렴한 채소 죽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에

내 수고가 허무하게 느껴져 남은 이유식을 내가 먹고 치웠던 기억이 난다.

뭐든 내가 앞서가면 탈이 난다.

아이에게 맞추다보면 기력이 빠지기도 한다.

균형을 맞추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피곤했다.

그 균형을 잃게 되면 짜증이 나고 못된 심보가 올라와 화를 내기도 한다.

못난 엄마라고 울며 불며 아이에게 사죄하듯 마음을 내비친들 이미 엎어진 물이다.

번번이 이런 좌절 속에서 내 자존감만 바닥이 난다.

문득 아이가 잠든 밤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거실에 덩그러니 앉아 묵은 책을 꺼내 읽게 되었다.

그 책이 지금의 나를 손잡아 주던 떨림의 첫 순간이었다.

어린 시절 산타의 선물처럼 나에게 와준 세계문학전집과 조우하던 밤을

빛의 속도로 다시 조우하게 만든다.

그렇게 삶 속에서 책이 다시 피어오른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읽고 있다.

그 밤이 너무도 행복했기에.

단지 그 이유 뿐이었다.

행복한 가족은 잘 포장된 선물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인생을 보는 것도 바뀐다.

생각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어야 한다.

행복이란 삶에 대한 태도일 뿐이다.

불우했던 환경과 부정적인 태도는 우리가 그것을 극복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그동안의 독서가 기적을 만들었다. 엄마의 독서가 가정의 기적을 만든다.

p319

포장에 서툴다.

뭔가 화려하게 꾸며도 나랑 어울리지 않아

다시 풀고 지우는 나는 영 꾸미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

남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보다

나답지 않으면 그렇게 어색할 수 없기에 차라리 숨고만다.

책은 그렇지 않다.

포장할 필요도 보여줄 필요도 없다.

그냥 좋아하는 책을 꺼내 읽으면 그만이다.

기록을 위해 단순히 끄적거리는 글쓰기로 흔적을 남기지만 그 뿐이다.

대단한 기적을 바라고 읽진 않는다.

다만 책이 이끄는대로 따르고 싶은 마음이 허락하면 그러고는 싶다.

대체로 책은 선한 방향으로 삶의 방향키는 돌려준다.

삐닥하게 살았던 내 시선을 바꿀 수 있었던 건

아줌마들의 수다와 엄마의 잔소리가 아닌 책이었다.

좀 더 읽다보면 아니 더 부지런히 읽다보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제법 어른스러워진 걸 보면 책과 마주한 시간만큼 자라고 있었던게 분명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과하지 않도록

책과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오래도록 질리지 않게 종이책을 붙들고 있을 나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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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 - 차생활자가 전하는 열두 달의 차 레시피
여인선 지음, 이현재 사진 / 길벗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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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여인선

언론사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평일 저녁 세상의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진행합니다.

홈베이킹, 기타, 로드바이크... 취미 유목민으로 살다가 차 마시는 일에 푹 빠졌습니다.

자주 오지 않는 휴가 때면 차 산지로 여행을 떠납니다.

INSTAGRAM @YEOINSUN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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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급작스러운 어지러움증으로

메니에르 판정을 받고서 좋아하는 커피를 서서히 줄이다가

이제는 완전히 끊게 되었다.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것저것 군것질거리들로 입의 심심함을 달래기도 했지만 속이 아려 이것마저도

나에겐 잘 맞지 않는 음식이란 생각이 들어 서글펐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집에 놀러가게 되서 마신 차가

너무 구수하고 맛있어서 다양한 차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꽃을 말린 차부터

이전에 선물받은 홍차와 다기들을 꺼내 보았다.

묵은 먼지를 씻어내고 다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딱히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기보다

내가 편한 방식대로 머그컵 잔 가득 물을 부어

찻잎을 우려 먹기도 했는데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디데일함과 세심함이 엿보이는 차의 세계로 편안하게 끌어주었다는 점이다.

커피와는 다른 맛과 분위기와 멋이 차에는 있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차를 내리는 시간이 참 좋다.

이런 여유조차 없었던 시간을 보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보기도한다.

문득 그럴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다른 맛을 즐기고

취향이 조금 변해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적당한 온도의 물을 끓이며

나에게 주는 차 한잔에 정성을 쏟는 일에 게으르고 싶지 않다.

오늘도 마음 쓸 일이 많았던 나에게 선물같은 시간이니까 말이다.

밖에서는 활동적인 편인 내가 혼자 차를 내리고 명상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변화입니다.

지난해를 벗고 새해를 입는 나는 아직 연약합니다.

1월의 나에게는 자극적이지 않은 백호은침의 여러니 맛과 은은한 향기가 어울립니다.

매년 이 차로 한 해를 시작하는것을 나만의 세리모니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p58

다가오는 1월.

이제 정말 얼마나 남지 않았다.

이달 초부터 꺼냈던 크리스마스트리가 거실 창가에 서 있는 걸 보면

12월의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올해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도 모르게 한 해를 보냈던 것 같아

다가오는 새해는 어떤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야할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백호은침'이란 차의 이름이 순백처럼 느껴져 이 겨울에 참 잘 어울리는 차 같다.

단맛과 감칠 맛을 가진 이 차는 여리지만 우아한 꽃 향기가 난다고 한다.

향이 강한 걸 좀 피하다보니 은은함이 피어오르는 부드러운 향과 맛이

내 개인 취향에 잘 닮아 있는 차 같아 보인다.

저자의 새해의 시작을 자축할 만한 이 차 한모금을 나도 어딘가에서 찾아

공수해와서 마셔보고픈 마음을 일게 한다.

내년 한해는 지금보다 더 고운 마음의 결로 살아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드러운 찻물의 감촉을 느끼고 싶다.

아직 추운 3월 초 주말 저녁,

미지의 바이러스가 국경 없이 무섭게 퍼져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몸도 마음도 아픈 날들이었습니다.

모임을 자주 할 수도 없어 오랜만에 가진 따뜻한 찾자리가 더욱 소중했습니다.

p69

지금의 끔찍한 상황이 일어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던 그 때가 떠오른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활을 이렇게 바꿔놓을 줄을 말이다.

몸이 아픈 날보다 마음이 아팠던 날들이 더 많아졌다.

사람과의 만남이 줄고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살아 남아야할지 걱정되서 밤잠을 설치며 혼자 고민했던 시간들도 많다.

그런 우울감에 눈 앞에 차 한잔조차 즐기지 못하는 각박한 마음이 나를 감싼다.

서로가 얼굴을 마주하고 마시던 티타임은

이젠 너무 사치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지극히 평범했던 일들을 잃게 되었고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이 파괴되었다.

동방미인이라 이름하는 '청차'를 함께 마셔볼 날이 올까.

이 차를 개인적으로도 좋아하지만,

달콤한 향기가 좋아서 우울한 기분을 업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차라 생각한다.

모든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함께 마시고 싶은 차이기도 하다.

단순히 차를 소개하고자 하는 것을 떠나

그 안에 담긴 짧은 일화들이 더 마음에 오래도록 차의 향기와 함께 남는다.

아직 마시지 못한 차들이 너무 많지만,

서두르지 않고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각자의 개성을

내 입에 하나씩 선물처럼 맛보게 하고 싶다.

그런 재미 또한 없으면 삶이 꽤 지루해질테니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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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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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배달합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하영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2002년부터 2014년까지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2003년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 화물연대 파업, 비정규직 갈등, 새만금 간척사업,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 사회갈등 현장을 취재했다. 평소 연암 박지원의 삶을 동경해오다 “21세기 ‘열하일기’를 쓰겠다”는 각오로 2014년 회사를 그만둔 뒤 아내와 함께 1년 2개월 동안 세계일주를 했다. 2015년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이야기경영연구소〉 편집장을 맡아 우리나라 구석구석 숨어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알리는 일을 했다. 2019년에는 〈피렌체의 식탁〉 편집장을 지내며 정책 대안을 추구하는 사회비평 업무를 수행했다. 2020년에는 다시 뜻하는 바가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배달과 물류센터, 대리운전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이라 불리는 현장에 뛰어들었다. 직접 노동을 하면서 기자로서는 알 수 없었던 삶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야식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불금을 그냥 지나치기가 늘 아쉽다.

그래서 어김없이 금요일 저녁을 가볍게 먹고 야식을 배달시킨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그날 그날 땡기는 음식들로 주문을 완료한다.

라이더들의 질주는 관심 외이고 내 눈앞에 배달된 음식에만 마음이 홀려있다.

요즘은 장도 인터넷으로 배달 주문을 시키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이것저것 집 앞으로 배달이 된다.

날씨가 춥거나 더우면 도착할 상품보다도 배달 기사님들의 힘듦이 더 걱정스럽다.

온전하게 잘 배달된 물건을 보면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어

집앞에 작은 메모지에 수고많으시다는 메시지와 함께 간식거리와 음료를 담아 지퍼백에 넣어두기도 한다.

요즘은 주로 배달의 민족을 자주 이용한다.

워낙 간편하기도하고 쿠폰까지 사용하면 제법 이득을 본 것 같아 야식 주문에는 어김없이 이용하기도 한다.

배달 노동자들의 삶을 그렇게 관심있게 살펴본 적이 없다.

단순한 수고로움 이상으로 깊숙이 그 고군분투하는 아찔한 배달의 세계를

이 책을 보며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감사하기도 했다.

쉬운 일이 없다는 걸 더 실감한다.

이 시대의 플랫폼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건 더더욱 말이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고됨과 차도에서 아찔한 레이스를 벌이는 이들의 삶이

너무 고단해보여서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요즘 시국엔 더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그들의 존재감을 김하영 작가의 목소리로 재발견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굉장히 새롭게 다가온다.

쿠팡맨의 사망 사건이 일어나자 쿠팡 노조는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쿠팡맨의 성과 측정은 기준 물량 처리 여부로 결정된다.

하루 기준 물량은 한 번에 140가구 안팎이다.

노조에서는 절대 채울 수 없는 물량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많은 곳, 단독주택이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가 많은 지역과 같은 곳은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쿠팡맨들이 '무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무리는 곧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p62

쿠팡맨의 사고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배달 주문을 줄여야 할지 괜시리 내가 주문한 물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애를 쓰고 수고할 생각에 마음이 불편함이 찾아오기도 했다.

우연히 티비에서 쿠팡맨의 일상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입이 쩍 벌어진다.

가히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짐 더미 속에서

무한궤도로 움직이는 기계처럼 보였다.

분명한 건 사람이 하는 일인데 기계처럼 이용된다고 해야할지

마음이 서글픔이 밀려왔다.

이런 생태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의 삶의 하루가 어떠할지 생각해보면

추운 날씨에 따뜻한 실내에서 먹고 자며 쉬는 내가 너무 호사스럽게 사는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노동 환경이 더 나아지고 개선되야 할 이유는 충분히 많다.

외면하지 않고 좀 더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배달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권리 보호와 강도 높은 노동의 질을 해소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째다'는 라이더들 사이에 신호위반을 뜻하는 은어다.

'깐다'라고도 한다. 신호 바뀌기 직전 예측 출발 정도는 양반이다.

반대편 차선에 차량 흐름이 살짝 끊어지는 잠깐의 틈만 있어도 번개처럼 튀어 나간다.

3000원에 목숨을 건다.

p104

위험 천만한 일들이 도로 위에서 매일 살벌하게 일어난다.

차를 몰고 나가면 아찔할 정도로 위험하게 운전하는 배달 라이더들의 모습에 심장이 쿵쾅거릴 떄가 많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은 치열하다.

돈 3천원에 목숨을 내 건다는 게 참 우스운 표현같지만,

이보다 더 정확히 그들의 삶을 정의내리는 명쾌한 문장은 없어보인다.

조금 늦게 배달되어 불어난 면을 보며 탓하기도 했던 적이 떠오른다.

상기된 아저씨의 얼굴은 나와 눈도 못 마주치고

카드 계산을 완료하고 가시 바빠하던 그 모습이 그 땐 많이 화가 났는데

몸 조심히 음식을 갖다 주신 것으로도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든다.

배달료 3천원도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목숨 걸고 일하며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든 라이더들의 생계를 생각하면

그리 큰 돈이 아니었을 것을 내가 너무 속 좁았던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진다.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집을 따끈하게 데워 책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괜시리 머쓱해진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기사님들..

오늘도 수고했노라 매일의 삶에 힘내라는 응원을 해주고 싶다.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날이 점점 추워진다.

강추위에 꽁꽁 언 몸이지만 이마에 땀이 날 정도로 뛰어다니는 기사님들이

몸 아프지 않고 오래도록 이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천천히 오셔도 되니 조심히만 오세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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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싶지만 불안합니다 - 얼떨결에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 처방전
주서윤 지음, 나산 그림 / 모모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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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싶지만 불안합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주서윤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나 유아교육과를 졸업하여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다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시인으로 활동했으며 책 『누구나 낭만』을 집필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 @WEST__YUN

그림 : 나산

격렬하게 일하고, 격렬하게 쉬고 있습니다.

자신 있는 분야는 휴식이며, 바다를 좋아합니다.

인스타그램 @COLDINATIME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맘편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놀며 살고 싶은데 눈치가 봐진다.

이런 불편함을 안고 있는 것도 짜증이 난다.

자꾸 메여있는 기분이 들어서 놀아도 신나지 않는다.

노는 것과 밥벌이의 균형을 잃게 되면 이것도 저것도 안되니까

자꾸 즐기는 법이 뭔가를 잊어버리게 된다.

그런 무뎌지는 감각들과 원초적인 내 안의 즐거움이 솟구치는 원점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

어떤 조율이 필요할까.

일상에서 불안을 일으키는 마음의 원인을 살펴보고 좀 더 맘껏 놀고 싶다.

재는 게 많아지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늘 피곤하다.

이 책을 읽고 있는 건 마음에 불편함을 안고 있다는 것이기에

좀 더 느긋하게 맘먹는 연습을 하고자 시선을 편하게 책으로 옮겨본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음식을 맛보는 기분이 든다.

천천히 꼭꼭 씹으면 글마다 맛이 다르다.

달콤한 맛이 나는 글이 있고, 쓴맛이 나는 글이 있으며, 심지어는 술맛이 나는 글도 있다.

마음이 건강하지 않을 때는 건강한 글을 읽고, 체하지 않게 꼭꼭 씹으며 하나하나씩 맛보자.

내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p44

마음이 힘들고 무기력해질 땐 서점을 간다.

책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뭔가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이 든다.

헤매던 길에서 조금씩 방향을 잡아 걸음을 걷게 되는 힘이 난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고민없이 책을 몇 권 사오기도 하며 생각을 환기 시킨다.

차분히 독대하지 못했던 내 시간들 내 감정들을

난 아마도 서점에서 종종 발견하고 해소한다.

읽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기분에 따라 읽는 책의 장르 또한 다르면서도 엉뚱하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좋기도 하지만 내가 몰두하고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걱정과 불안을 좀 더 다른 쪽으로 시선을 옮겨가기에 책만한 것이 없다.

나에게 잠과 책은 보약처럼 귀하다.

그래서 일상의 무료함이 커갈 때는 책장에 읽을 책들을 쌓아둔다.

비상 식량 챙기듯이 책을 비축하는 게 괴짜같은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가장 빠른 처방이자 회복을 돌릴 수 있는 최고의 명약이다.

나는 큰 삶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작은 삶은 게을리했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삶들을 게을리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싶다.

안북지족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이제는 나도 시간이 아깝다는 핑계로 하지 않았던 것들, 꼭 성과가 있는게 아닌 것들,

그러나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들로 인생을 채우고 싶다.

p185

바쁘다는 핑계로 위로를 미루며 산다.

마음은 지치고 힘든데 그냥 그대로 끌고 간다.

큰 행복만 바라고 작은 행복을 보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몸이 아프면서 다시 행복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게 된다.

중요한걸 잊고 살았던 것이다.

나에게 적어도 직각적인 보상과 위로가 필요했다는 것을.

거창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아주 작은 사소한 것들로도 충분히 보상이 된다.

화초를 가꾸거나 좋아하는 빵을 사먹는다거나

좋아하는 야식을 배달하거나 보고 싶은 책을 사는 것.

그냥 일상에 널린 하나의 행동에 지나치지 않지만

나에겐 너무 필요했던 사소한 행복이었다.

마음이 울컥하고 힘이 들 때 내가 뭘 필요로 했는지

고생했을 나에게 적어도 좋아하는 무언가로 즉각적인 행동을 보여줄 필요를 느낀다.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꾸며 사는 것에 조금은 지친다.

꼭 그래야 할까도 싶고 작은 삶을 권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기에

삶을 테두리를 잘 정비하며 그렇게 살고 싶다.

어렵게 쥐고 있던 것들로 해방감을 느끼고 좀 가볍게 살고 싶다.

오늘도 놀고 먹고 사는 것에 여전히도 어렵지만,

좀 서툰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를 괜찮다며 토닥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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