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일단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김시옷 지음 / 채륜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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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시옷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는 사람. 언제까지고 따뜻하고 위안을 주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인스타그램 @siot_k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인생이 뭐라고 이렇게 사는 게 힘이 들까.

여전히 작은 선택 앞에서 고심하고 다다른 결론 앞에선 두렵다.

어른인 듯 아직 자라지 못한 내 한심한 모습을 마주하기가 참 한심하게 느껴질 때면 내가 참 별로다.

언제쯤 걱정없이 호기롭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너무 사소해서 더 마음이 가는 이 책의 정다움이 좋다.

말없이 실실 웃으면서 끄덕여지는 그렇고 그런 하루의 삶이 말이다.

별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그게 내 이야기 같았고

사소한 것에 오래도록 마음이 머물러 있다.

나에게는 여전히 뿅 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리셋 버튼 같은 건 없었다.

아마도 오늘과 비슷할 내일을 또 묵묵히 살아가야만 했다.

p45

좀 맘에 안드는 인생이라면 다시 재부팅할 수 있으면 좀 더 나으려나.

리셋 버튼이 없기에 꾸준히라도 삶을 살아간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 뒤만 돌아보며 앞을 나아갈 생각을 못할테니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꾸 겁이 나는 건 그동안의 실패와 두려움이

또 나에게 엄습할 것에 긴장하게되고 먼저 겁을 잔뜩 먹는 과정들을 답습한 결과일까.

꽃길만 걷고 싶은데 살아온 길을 보면 참 가시밭길이 따로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용케 잘 걸어왔다란 생각이 든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이라 한번 사는 삶 좀 사는 동안 재미나게 지낼 수는 없을까.

오늘도 그 생각에 잠시나마 딴 짓을 하고 책을 읽는다.

그래야 걸어갈 맛도 다리에 힘도 붙으니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않고 요리조리 그 말을 피하다가, 결

국 제대로 고백도 하지 못한 때가 있었다.

행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온갖 행복의 순간을 미루고 미루다 병을 만들었으니,

역시 나는 엄마와 오빠의 말처럼 좋아하는 것을 아끼다가 똥을 만들어버리는 바보일지도 모른다.

p78

살갑지 않은 성격 탓일까 표현에 늘 주저주저한다.

상대에 좋다는 말도 먼저 하는 법이 없고, 시키면 더 못하니 성격 탓만 늘어 놓기에는

나이 꽤나 먹은 지금에 와서 변명거리처럼 들릴 뿐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행복의 순간도 지나고 나서 알게 되는 병이라도 앓고 있는 건가.

아이들이 제법 컸다.

언제 저렇게 컸나 싶다.

엄마는 크게 해준게 없는 거 같은데 참 잘 커줬다.

볼이 빵빵한 얼굴로 엄마에게 온갖 애교를 떨던 두 아이의 어릴적 모습이 광속으로 지나가버렸다.

그 시절을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그 순간을 더 즐기지 못한 걸 지금은 너무 후회한다.

그런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난 여전히 후회하고 지금 이 순간도 후회할 일을 만들며 산다.

어리석어도 한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당장 이 하루에 느낄 수 있는 행복과 사랑을 미루지 말아야 하는데...

그 버릇 좀 고치면서 살면 삶이 한결 더 부드러워질 것을 알만도 한데 말이다.

진지한 대화보다 유머러스함으로 분위기를 띄워본다.

삶이 좀 가볍고 재미나면 더 유쾌하니까.

저마다의 위로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목에 힘주며 얘기하긴 싫다.

그냥 툭 가볍게 던지는 말 안에도 진심이 들어 있다는 걸

상대가 좀 제대로 짚어만 준다면 우리의 대화는 그걸로 충분하다.

흥미로운 대화를 한바탕 나눈 것처럼 글과 그림 안에서 마음껏 즐긴 기분이다.

내일도 별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겠지만 오늘도 한 권의 책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렇게 나를 위로하며 사는 삶을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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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 미쳤지, 내가 퇴사를 왜 해서!
장예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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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장예원

전 SBS 아나운서, 방송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스물 셋, 누구보다 빨리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해 〈TV 동물농장〉과 〈장예원의 씨네타운〉등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방송을 진행하다 2020년 독립을 선언했다.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인간 관계와 꿈에 대해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다. 서른의 문턱을 넘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며 느꼈던 고민이나 직접 부딪히며 깨달았던 것들을 나누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INSTAGRAM@YEWON0714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스크린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은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만 같아

뭔가 모를 판타지를 안고 있다.

작가로 만나보게 된 장예원 아나운서의 에세이는

어떤 모습으로 그녀를 보여줄지 궁금하긴 했다.

홀로서기로 제법 어른티를 내며 살아가는 것도 같은데

여전히 현실은 녹록지 않음에 좌절하는 어른 아이의 모습이 마치 나같아서 더욱 공감한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며 보긴 했지만

무심한 듯 툭 건네는 말 한마디에 생각이 머무는 문장들이 있다.

그렇게 책을 보며 천천히 쉽지 않은 인생 여정을 살펴보았다.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는 것, 마음이 아프다고 솔직히 말하는 데도 이렇게 크나큰 용기가 필요하다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빙판에 외롭게 서 있던 그녀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기대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 것처럼, 이제는 나도 괜찮은 척을 그만두기로 했다.

튼튼한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나는, 또 우리는 연약한 사람이었다.

p54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살면 살아갈수록 선택할 일도 책임질 일도 많아진다.

그 안에서 균형 맞춰 다시 살아갈 용기를 배우는 것도 많은 넘어짐에서 오는 것일텐데 번번히 두렵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어딘가에 기대어 살 이것저것을 찾아헤매는 연습은 필요하다란 걸 너무 잘 안다.

그런 시간들이 어느 누구에게나 다 필요하다는 것도 말이다.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똑같은 색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흥미롭기도 하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 사는 게 막 어렵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다가올 나의 인생은 분명 다를거다.

더 달리고 싶지만 뜻하지 않게 긴 휴식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반대로 너무 바빠서 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당연히 후자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든 내 앞에 펼쳐진 레이스에서 지치지 않도록 나만의 속도를 지키며 며 꾸준히 달려 나가고 싶다.

지금 당장 앞날을 계획하지 않아도 조금도 두렵지 않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나를 믿는다!

p153

무엇이 맞는 판단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그런 기로에 서서 방황하던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갈래의 길을 계획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설프게 느껴진다.

그냥 오늘의 할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며 천천히 오늘의 하루를 즐기는 것으로

괜찮은 하루가 쌓이면 내 자존감도 회복되어 갈 것 같다.

못 다 읽은 책을 꺼내 다시 읽는다.

천천히 좋아하는 일을 찾으며 좀 더 오래 지속할 일에 만족하며 살고 싶다.

그 과정의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댓가일지도.

오늘도 나를 돌보며 잘 지낸 하루에 수고했노라 말해주고 싶다.

내일은 좀 더 유쾌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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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책을 펼쳤다 - 위로가 필요한 모든 순간 곁을 지켜준 문장들
우혜진 지음 /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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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책을 펼쳤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우혜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상상 이상의 경험이었다. 분명 나는 존재하는데 나의 하루에는 내가 없었다. 그저 버티던 나날들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뒤늦은 사춘기를 맞이했다. 아이를 위해 육아서를 읽기 시작해서 우연히 책에 재미를 느꼈다. 책 읽는 시간은 오롯이 나를 만나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낮에는 아이에게 에너지를 쏟고 밤에는 책으로 충전하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점차 육아가 쉬워졌다. 마음도 편안해졌다. 이제 책은 일상이 되었다. 독서 덕분에 사춘기를 이겨내고 꿈꾸는 엄마로 바뀌었다. 모든 엄마들이 책을 읽기를, 아이의 꿈을 위해서 자신의 꿈을 내어주지 않기를 바란다.

#블로그 @DNGPWLS001

#인스타그램 @WRITER.HYEJIN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엄마로 살아가는 시간이 계속된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아이들과 부둥켜 울고 웃으면서 지금껏 버텨온 것 같다.


이 낯선 환경이 철부지 엄마가 된 애기 엄마였던 시절엔

모든 게 긴장되고 요령도 없었다.


지금이라고 뭐 크게 달라졌겠냐만은

흐른 시간동안 아이들도 크고 나도 컸다.


키는 성장이 멈춘 나는 그대로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속도를 보면 아이들이 훨씬 월등하다.


그 시간동안 더 일찍 붙잡고 있지 못했던 책 이야기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감사한 구원투수와도 같다.


책의 힘에 빗대어 살아온 육아의 걸음이

이젠 아련한 기억으로 스쳐지나간다.


물론 지금도 터울 많은 두 아이들 덕에

어린 둘째를 보살피는 양육자로서 성실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책과 함께 말이다.


이 친구가 없었으면 난 아마도 여러번 가출을 희망했을 것이다.


그렇게 겁많고 소심하고 잘 울고 잘 삐지는 나에게

완급조절이 확실한 처방전이 분명했으니까.


이같은 나처럼 낯선 육아의 민낯을 함께 보낸 엄마들 중에서도

책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반갑기만하다.


그 고충과 그 설움, 아픔들을

책과 균형을 맞춰 살아간다는 건 정말 다행이지 싶다.


엄마들은 어떤 시점에서 한 번은 경력단절녀가 된다.

짧게는 육아휴직부터 길게는 퇴사까지 하면서, 우리의 인생에서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 시기를 아이와 잘 겪어낸 이후, 엄마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 막막한 순간이 다시 꿈꾸는 기회가 될 수 있다./p33



마음을 채우고 생각을 정리하는 중요한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독서와 산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이 두 가지만 실천할 수 있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여

건강한 삶이라는 든든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p119



모든 건 다 때가 있다.


아이가 걸어야 할 시기엔 걷고

말을 배우는 시기에는 말을 배운다.


조급하게 그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는데

초보엄마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서툴러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시기엔 아이에게 엄마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내 시간의 대부분이 아이에게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나를 돌보지 못한다는 것도 잊은채 열심히 살아간다.


경력 단절을 피할 수 없으며

꿈이란 것도 별 생각없이

부지런히 끼니를 챙기고 아이의 두 손과 두 발이 되어 뛴다.


그 시간을 누가 보상해주진 않아도

곁에서 잘 자라주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마음 벅찰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없어진 것 같아 서글퍼질 땐

다른 돌파구를 생각하다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내기로 맘 먹는다.


독서... 크게 돈이 들지 않은 취미생활이지만

책을 읽는 것이 나를 단단히 세워줬던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쓴다. 무엇이라도.


기록하며 남기는 걸 좋아했기에 매일 꼬박꼬박 쓰진 않아도

해마다 취향에 맞는 다이어리를 사서 일기를 쓴다.


정적인 이 활동들이 나에게는 더없이 잘 맞는 친구처럼

평생을 함께 할 벗과도 같다.


엄마의 삶도 내 삶도 소중하기에

적당한 균형을 맞추는데 이젠 힘을 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한 것도 속상하기에

완벽하진 않아도 적당한 비율에로

나도 살고 아이들도 살 수 있는 건강한 텀을 둔다.


밤독서를 즐기게 되면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잠든 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한자라도 더 읽을 책을 보며 가슴 떨려한다.


이 시간들이 지금과 앞으로의 나를 더 단단히 세워줄 도구가 될 수 있을거라 확신하고 싶다.


좀 더 오랫동안 책을 가까이 두고

평생 해도 질리지 않을 이 활동을 유난 떨지도 게을리 하지도 않으면서

엄마와 나와의 경계를 잘 유지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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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증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 - 몸마음머리 독서법
서안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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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증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서안정
책육아로 20년을 키운 아이들이 무한한 가능성으로 원하는 꿈에 가까워지는 결과를 통해 책육아의 힘을 느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3,0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고민하며 아이를 키웠고, 그 결과 사교육 없이 세 아이를 영재로 키울 수 있었다. 유아교육 전문 푸름이닷컴에서 육아 멘토로 활동했으며, 생활 속 교육, 놀이 속 학습을 실천한 이야기들을 강연으로 풀어내고 있다. 〈EBS 생각하는 콘서트, 아이, 왜 놀아야 하나?〉, 〈TBC 제3교실, 사교육 없이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육아 이야기〉, 〈TBC 제3교실, 아이는 다양한 경험과 대화 놀이 속에서 자란다〉 등에 출연했으며 조선일보, 한국일보, 베스트베이비 등 여러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를 행복하고 똑똑하게 키우는 방법을 들려줬다. 전국의 도서관, 교육청, 시·군청, 초등학교, 유치원, 건강가정지원센터, 복지관, 문화센터 등에서 부모교육 강연 및 영재교육 담당자 연수를 하고 있다. 아이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독서교육, 놀이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함께 놀고, 같이 책을 읽고, 즐겁게 바깥세상으로의 체험여행을 통해 아이들과 더불어 엄마 역시 성장함을 배웠다. 세 아이를 키우며 배우고 느끼고 실천한 것들을 《엄마 공부가 끝나면 아이 공부는 시작된다》,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초간단 놀이육아》, 《내 아이 위대한 힘을 끌어내는 영재레시피》 등에 담아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몸마음머리 독서법


책육아의 소신을 이어가는 고수맘들의 성공 사례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다.


사교육없이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란 참 벅찬 일이다.


남들 눈에도 미련해보이기까지 한다.


언제까지 책만 읽으면 되는 줄 보자는 식의

좋지 않은 눈치도 받아본터라 철학이니 소신이니 따위가

어떤 날은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별 가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팔랑거리는 귀로 어디 학원이 좋고

여기 과외 선생님이 최고라면서 말하는 엄마들의 카더라통신을 듣고 있자니

나도 동참해야 할까 싶어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런 소음들이 없는 집으로 들어와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다시 책을 펼친다.


아니, 책을 읽혀야 한다. 읽어야만 한다.


"길은 걸음으로써 만들어진다"고 카프카가 말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책육아가 아니라 내가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을 적어둔 책'을 읽고 실천하는

책육아를 시작하면서부터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p6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똑같이 책이 필요하다.


온전히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기에 몰입하는 것보다

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엄마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최근엔 더 실감한다.


그 시간이 쌓여 엄마도 아이도 비로소

책을 통해 좀 더 자유롭고 행복감을 느낀다.


정말 거짓말처럼 다른 세상을 맛보게 된다.


더욱이 요즘 같은 때엔 집에서 온종일 있다보니

이런 좋은 습관으로 온 가족이 책읽는 분위기를 가지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지만

엄마가 책을 읽음으로서 아이도 엄마도 같이 성장한다고 하니

당장에라도 책을 읽어주고 내 책을 보며

어떤 삶을 지향하는지 목표와 방향성을 다시 생각해봐도 괜찮지싶다.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는 책 지도는 좀 더 구체화한다.


여러 실천 독서활동 팁들도 책 안에 가득하다.


책을 읽고 좋아하다보니 공부도 잘하게  됐다는

좋은 결과로 빛나지 않아도

난 책읽기가 즐거워서 읽었으면 좋겠다.


좋은 성적이라는 결과물적인 독서도

사실 기대해본 바가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생각을 먹고 나서는

책읽어주는 것에 굉장히 조바심이 생겼다.


이걸 귀신같이 아이들이 눈치 챈다.


그때부터 뭔가 모르게 아이들이 책읽는 걸 눈치보고 재미없어 한다.


여러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내가 왜 책을 좋아했는지 생각을 떠올려보니

아무도 강요하는 사람이 없었고 마냥 좋으니까 읽었던 것 같다.


힘이 들지 않았고 즐겁고 재미있으니까.


다른 이유가 없었다.


책읽기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해피엔딩이 아니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스스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엄마이고 싶어

나를 내려놓는 연습도 많이 했다.


아이가 원해서 가져오는 책은 부정하지 않고 읽어주는 것이 좋다.

큰아이를 통해 책 읽기에도 단계가 있음을 알았고 여러 전문가들도 아이의 나이에 맞게 책을 읽어주라고 했기에

그 말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세상엔 죽어도 따라야 하는 절대 규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p175


오히려 그 규칙이란 게 내 아이를 망치고 나를 망치는 길이 될 수 있다.


그런 지혜를 엄마인 내가 좀 더 소신을 가지고

내 아이의 관심사와 성향을 먼저 올바르게 파악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절대 규칙이란 없기 때문에

천천히 가더라도 좀 빠른듯 싶어도

지금 내 아이가 원하는 걸 따라가주면 되니까.


20년이란 긴 시간동안 엄마도 같이 성장한다.


아이만 크는 게 절대 아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좋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다.


저자처럼 훌륭한 책육아 멘토가 가까이 있다면

혼자 가는 길이 외롭진 않을테지만

이렇게 책으로 관심을 놓지 않고 보고 있기에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이제 부지런히 아이와 실천하며 사랑할 일만 남았다.


책을 읽어주고 눈빛을 주고 받는 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이들은 건강히 자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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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궈징 지음, 우디 옮김, 정희진 해제 / 원더박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궈징
페미니스트, 사회 활동가.

대학을 졸업한 2014년, 신동방요리학교 문서 작성 담당직에 지원했다가 남성만 채용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해당 학교를 법정에 고소, 중국 최초로 제기된 취업 성차별 소송에서 승리를 거머쥔다. 3년 뒤인 2017년,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074직장여성법률핫라인’을 만들어 취업 성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법률 지원을 해 주는 활동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광저우에서 거주하다가 2019년 11월 우한으로 이사했다.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난 2019년 12월 말, 원인 불명의 폐렴이 우한에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코로나19의 시작이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2020년 1월 23일 우한이 봉쇄되었고, 이날부터 궈징은 봉쇄된 우한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전염병 시대 보통 사람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기록한 일기를 써서 위챗 모멘트와 웨이보를 비롯한 SNS에 올리기 시작한다.

궈징의 일기는 웹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물리적 봉쇄를 깨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사람들 사이의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SNS에 연재된 그의 일기는 총 200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뉴욕 타임스》, 《뉴요커》, 《가디언》, BBC 뉴스, 《서울신문》 등 여러 해외 언론에 소개되어 봉쇄된 우한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연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역자 : 우디
대학에서 중국어를, 대학원에서 중국 정치외교를 전공했으나 졸업 후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인간이 활자를 번역하는 마지막 시대가 될지도 모를 이 시대에 번역가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는 순진한 생각 끝에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흔치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 기존에 소개된 중국어권 도서들의 한계를 뛰어넘어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책들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소개해 나가고 싶다.

《픽스》, 《그라운드 제로》, 《하루 한 번,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한자의 유혹》 등을 번역했다.

해제: 정희진

여성학 연구자. 융합 글쓰기/인문학 강사. 다학제적 관점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삶의 어떤 순간과 동일시할 수 있는 책 앞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독자이자, 글쓰기의 윤리와 두려움을 잊지 않는 필자이기를 소망한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아주 친밀한 폭력》, 《낯선 시선》, 《혼자서 본 영화》를 썼으며,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미투의 정치학》 등의 편저자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로 번아웃이 온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또한 올해 초부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현실로 다가와 잃어버린 1년이란 시간을

보상 받을 수도 없고 너무 마음 아픈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에 속상하기만 하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고 금방 잡히겠지 생각했는데

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과 일상에 괴물처럼 공존해버린

지금의 처지가 너무 안타깝고 슬프기만하다.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기에

매일의 삶을 그래도 살아나간다.


마스크를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음식점은 되도록 아이들과 잘 가지 않고,

급하면 배달 정도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누구보다도 철저히 한다고 할만큼

자발적으로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


정말 힘이 든다. 아니 속상해서 눈물 날 때도 있다.


특히나 마음껏 뛰놀고 한창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나이에

너무 가혹한 지금의 현실 앞에서

그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어른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쓰린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먼저 이 일을 겪은 누군가에 의해

생생히 전해지는 코로나 19 사태를 좀 더 가까이서 관찰하게 된다.


지금은 충분히 느끼며 살지만

두렵고 고독했을 그 시간들을 부지런히 기록으로 담은 책은

독자들에게 읽혀짐으로서 그 얼굴을 드러나게 만드니까 말이다.


종말이 찾아온다고 해도 다들 전과 다를 바 없이 욕망과 공포를 느끼겠지.

그러니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사람도 만나려 하지 않을까?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사이란 서로에게 오직 상대방밖에 없는,

어찌 보면 애처롭지만 또 어찌 보면 안전한 그런 관계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을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거다./p148


종말에 대한 공포를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바이러스가 안고 온 재난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말 끔찍한 일상의 공포가 너무 가속화 되고 있다.


과연 이 공포의 끝은 어디로 이어질까.


희망이 있을까.


멀리 떨어진 부모님을 못본지가 딱 1년 되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멀리 있는 부모님을 만나 뵈러 갈 수 없어 참 가슴 아프다.


마지막 때엔 사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소박한 꿈은

단지 꿈일뿐 현실에선 불가능한 그림이 되는 걸까.


"봉쇄가 해제되면 제일 먼저 뭐 할 거예요?"

정말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봉쇄가 해제되면 훠궈를 먹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데,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훠궈는 여럿이 모여서 먹어야 분위기가 나니까./p286


봉쇄된 우한을 뉴스에서 보고 경악했다.


그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왜 이 지경에 이른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원망스러웠다.


비극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안에서 생존하고자 치열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흡사 우리와 지금 다른 게 뭘까 싶다.


봉쇄 되진 않았지만, 생활도 사람과의 관계도

이전과는 판이 다르게 느긋한 연대 안에서 비대면으로 살아간다.


봉쇄 되면 훠궈를 먹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참 마음 아프다.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식사를 하던

그 때 그 당연한 것들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

그게 하나의 희망이자 바램이라는 것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한 현실이 너무 비참해져서

마음이 무너지다가도 다시 살아남을 방법과 공존하는 삶을 배우는 걸

부정하고 싶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게 참 마음 아플 뿐이다.


따뜻한 봄날이 다시 오길 그토록 바래보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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