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수업 - 슬픔을 이기는 여섯 번째 단계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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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수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데이비드 케슬러
DAVID A. KESSLER

세계 최고의 슬픔과 애도 분야 전문가다. 그는 삶과 죽음의 맨 가장자리로 몰린 수천 명의 사람과 함께해오면서 행복의 비밀을 배웠으며 비통한 상실을 겪은 뒤에도 그 지혜를 잃지 않았다. 저서로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공동으로 집필한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이 있으며,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환영, 여행, 붐비는 방VISIONS, TRIPS, CROWDED ROOMS》,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등이 있다. 특히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은 테레사 수녀의 극찬을 받았다. 루이스 L. 헤이와 함께 《스스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YOU CAN HEAL YOUR HEART》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슬픔과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의사, 간호사, 상담사, 경찰, 응급 구조대원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교육을 하며 보내고 있다. 9ㆍ11 테러 이후 미국 적십자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특별 예비 장교이기도 하다. 그가 만든 웹 사이트 GRIEF.COM은 슬픔에 빠진 수많은 이들에게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도움을 제공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상실의 아픔은 깊은 우울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욱이 가까운 가족을 잃은 아픔은

산사람에게 안겨진 크나큰 고통임에 분명하다.


절대 수용하고 싶지도 받아들이기도 힘든 현실을

정교한 단계로 나뉘어 죽음의 의미를 회복해 나갈 수 있을까.


무거운 마음으로 뜨겁게 아니라고 발버둥치면서 책장을 넘겼다.


암 진단을 받은 파라 포셋은 "왜 하필 나지?"라고 묻지 않았다.

자신이 희생자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편으로는 암에 걸린 것이 좋은 일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p112


어쨌든 살아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것.


죽음에 가까운 병에 다가갈 수록 살아 있음이 더 절박하고 절실해진다.


병과의 싸움도 멈추지 않겠지만,

여전히 남은 삶을 기여코 살아가겠다란 의지와

전과 다는 의미있는 삶이 주는 선항 영향력은 참 아프고 찬란하다.


의미 찾기의 여섯 단계중 그 첫 번째가 슬픔의다섯 번째 단계인 수용이라고 말한다.


상실의 고통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건 얼마나 힘든 시간이 될까.


단계 단계만다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를 정도로 힘들다.


벌써 진입 단계조차도 상상하기 힘든 고통이 따르는 것 같다.


왜나면 아직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테니까.


고통의 바닥에서 머물러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야만 평화로운 수용을 허락하는 때가 오니까.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의미를 다시 재해석하고

고통보다 더 큰 가치를 알아가는 것.


이건 삶의 의미를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가르침이 된다.


사람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 사람과의 관계의 문까지 닫히지는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똑같은 강도의 슬픔이 늘 반복해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의 관계의 문을 찾아 여는 것이다.

슬픔 속에 남겨진 이들이 느끼는 고인과의 유대감은 '건강하지 못한 슬픔'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이다. 누군가 죽어도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듯 유대감 역시 지속된다./p357


실체로 나타나 있진 않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법.


완전히 끊어내려고도 하지 않고

사랑 안에서 서로 유대감은 가지며 지금의 현실도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것.


앞으로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배워야 할 삶의 수업으로

첫 과제부터 막히는 나에게 단계가 진행될 수록 마음이 무겁고 엄숙해지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당장에 좋은 집을 가지고 비싼 차를 타는 것이

죽음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가치가 달라지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가 바뀐다.


죽는 그 날까지 재미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주변에도 넉넉한 사랑을 나눌 수 있고

가끔 깜짝 선물도 보내는 여유와

나에겐 더없이 아끼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상실를 수용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삶의 수업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싶다.


모든 인생은 끝이 있기에

지금의 삶이 더 가치롭고 살아 있는 자들에겐

죽은 자를 애도하는 마음 그 이상으로 삶을 더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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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유령 웅진 모두의 그림책 36
윤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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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유령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윤지
윤지는 나옹, 은곰, 래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나옹, 은곰, 래오는 길에서 만나 가족이 되었어요. 작고 여린 발로 거친 도시의 삶을 살았던 우리 고양이들과 아직도 비바람을 맞으며 길에 있을 고양이들을 생각하며 〈식빵 유령〉을 지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그들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지은 책으로 〈마음 조심〉, 〈대단한 방귀〉가 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빵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우리집 빵순이, 빵돌이에게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 도착했다.


식빵을 거처 삼아 사는 유령 이야기..


추억의 영화 '고스트바스터'에 나오는 유령이 떠오르는데

그보다도 훨씬 귀엽고 앙증맞다.


게다가 성격 또한 난폭하지 않고

순하디 순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으니 아이들에겐 더없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빵집 주인이 영업이 끝나고 돌아가면

식빵 유령은 홀로 빵집을 지킨다.


지나가는 길고양이가 살금 살금 들어와

어지럽히면 엉망이 된 곳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어김없이 찾아와 고양이는 식빵 위에서 조는데

그 모습이 식빵 처럼 푸근하고 거대해보인다.


표정도 따라해본다며 우리집에서 가장 살찐 엄마 모습이

고양이랑 가장 닮았다고 아이들이 놀린다.


제법 비슷하긴 하다.


잔뜩 화가 난 식빵 유령은 날을 잡고 가만두지 않으리라 마음 먹는데

이게 웬걸 생쥐가 나타나 식빵을 마구 갉아먹고 있는게 아닌가.


위기의 순간에 고양이 녀석이 나타나 상황을 종료시킨다.


미운 털이 잔뜩 박혀있던 고양이는 이제 제법 식빵 유령과

없으면 허전한 사이가 되고 만다.


정이 든거다. 아주 끈끈한...


도통 빵집에 나타나지 않는 고양이를 걱정하던 어느날

식빵 유령 곁에 불현듯 나타난 고양이 유령.


이 부분에서 책을 읽는데 정적이 흐른다.


'뭐야, 고양이 죽었잖아.'


불쌍하다며 떠돌이 고양이가 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 나라에 간게 너무 마음 아파하는 아이 모습을 보면서

괜히 마음이 먹먹해진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기에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쓰인다.


우리집 아파트에도 길고양이들이 산다.


가끔씩 털이 숭숭 빠진 늙은 고양이 한마리가

이리저리 걸음을 옮겨다니며 주위를 어슬렁 거리다 어디론가 가버린다.


오늘 날씨가 제법 추웠는데 갑자기 아파트 길고양이가 생각나는 모양이다.


이번 겨울도 무사히 잘 버티면 좋을텐데..


다음번에 보면 길냥이에게 먹을거라도 주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령은 고양이가 궁금해졌어.

'눈도 오는데 어딜 간 거야......'


식빵 유령 곁에 늘 고양이 함께 있었다.


없는 빈 자리의 공간이 이리도 컸는지

그런 고양이를 그리워하는 유령의 모습을 보면서 참 안쓰러움을 느낀다.


생각해보면 가장 소중한 건 곁에 있는 건데..


따뜻한 그림책 한 권으로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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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유진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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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시마 노부요리
일본의 저명한 심리 카운슬러이자 (주)인사이트 카운슬링 대표이사. 25년간 8만여 건의 임상 상담을 진행했다. 미국 사립 애즈베리 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브리프 테라피인 FAP요법(FREE FROM ANXIETY PROGRAM)을 개발해 트라우마와 같은 다양한 심리 증상을 치료해냈다.

저자가 집필한 30여 권의 저서는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저서로는 『쉽게 흔들리는 감정을 지금 당장 없애는 법』 『늘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것을 단번에 바꾸는 방법』 『무의식의 힘으로 무적으로 살아간다』 『지배당하는 사람들』 『무시하기 기술』 등이 있으며,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고 느낄 때 읽는 책』 『남보다 내 마음이 우선입니다』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1%의 마법』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때가 때이니만큼 사람들의 정신적 고충이 극에 달하고 있다.

외로움도 불안감도 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

어디다 마음을 둬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의 안정감을 얻기 위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며 사색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내가 좀 더 괴로움 속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긴 하지만,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괜찮은 방법인 듯하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마주하는 법을

조금씩 다스려 나가는 방법을 천천히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라는 전제를 세웠기 때문에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흥미를 느끼는 화제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자라 결국 점점 더 외로워지는 것입니다./P57


타인과 구별되어 나에게만 집중된 삶을 살면 훨씬 자유롭다.


외로움 마저도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산다는게 참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반드시

자발적인 경계와 수긍이 필요한 것 같다.


남과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내가 굉장히 별로처럼 느껴진다.


나의 가치가 바닥이 나면 겉잡을 수 없다.


그런 분리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다를 수 밖에 없지만, 그걸 알고 내가 지켜야 할 경계와

내가 그럼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한지 좀 더 세심하게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외로움도 내 문제니까

나를 챙겨야 하는 것도 내 몫이다.


'나만'이라는 외로움은 주변 사람들의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는 생각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나의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고,그 외로움의 빛으로 지금의 나를 비추는 것만으로도

'나만'이라는 외로움을 없앨 수 있습니다./p163


이런 말을 종종 남편에게 퍼붓는다.


당장에 집이 없는 것도 자식들 교육도 내 형편이 남들과 비교해 보기에

너무 형편없어 보이면 나만 이런 궁상을 떨고 있나 싶다.


한없이 처량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으면 더 이 감정에 몰입하고

더 비굴하고 더 외로워만진다.


그러나 외로움의 색을 끼고 주변을 보면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산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어떤 고민없이 외로움없이 그저 화려하고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봤고,

그 깊은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나 역시도 누군가에겐 꽤 괜찮은 삶을 사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처럼

깊은 문제들로 고민하며 산다는 걸 얼마나 알겠는가.


외로움도 좀 더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 또한 맘을 다스리는 연습이 될거란 생각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져 더 온갖 잡생각이 나를 가두는 것 같다.


당장 오랫동안 부모님을 못뵙고 있어서 그립고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에 굉장히 외롭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누가 외롭지 않고 힘들지 않을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일체감이 꽤 힘이 된다.


마음을 터놓게 하고 안심하게 만드니까.


나만 그런게 아니니까. 안심하라고 하면 참 우스울까.

그런데 먼저 삶을 살아본 어른들이 다 그렇게 말하신다.


'다 그렇고 그런거라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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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인문학 -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
권기복 지음 / 웨일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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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인문학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권기복
인문학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다. 현재는 읽고, 쓰고, 그리는 생활인문인.

삶에 대한 작은 공부들이 모일수록 좋은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

어려운 인문학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림과 글재주를 그러모아 어려운 것들 중에서는 가장 쉽게 느껴지도록?노력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쉽게 읽어지는 인문서를 찾아보는 편이다.


지식의 파편들이 너무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기도 하고

거대한 지식 앞에서 넉다운 되어 버릴 때가 많아

늘 읽고는 싶지만 손이 잘 가질 않는다.


최근에도 읽고 싶은 인문서적을 구입했는데

이 책을 언제 읽을지 고민스럽다.


이유식을 거쳐 천천히 쌀밥의 먹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수고로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쉽게 뭔가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건 당연한 말씀.


이 책이 그런 지식의 다양한 파이들을 조각 조각

아주 헤쳐보고 다양한 사유로 받아들일 수 있게

참 잘 써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거부감없이 이 책을 받아들어 읽기만 해도

이미 상당 부분 나에게 빠져나가지 못할

인문학의 매력 속으로 진입해 있다는 걸 조금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의 아픔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고 성장한다는

삶의 보편적 서사가 있었다면, 이제 사랑의 아픔은 필사적으로 피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사랑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나의 자존감을 걸고 뛰어들어야 하는 영역이, 실연은 삶을 뒤흔드는 재앙이 되었다./p33


세월이 흘러도 이별과 상실의 아픔은 고통 그 이상으로 아프다.


삶의 데미지가 엄청나기에 다시는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많다.


상대에 쏟은 애정과 시간을 차라리 나에게 돌리겠노라고.


나르시시즘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건

바로 이런 에너지 소비에 대한 부분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커다란 부분이 인생 안에서 뚝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썩 좋진 않으니까.


인생에서 실패의 두려움은 누구나 안고 산다.


웬만하면 이를 줄이고자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사랑이라고 하면 그냥 먼 산 보듯이

딴짓하는 사람들이 느는 건 다시 사랑하는 것도

다시 시작하는 것도 너무 힘드니까.


좀 더 아파도 더 많이 아파도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램이고 희망이지만

너무 가혹한 현실 앞에선 늘 소심하고 바보처럼 굴긴한다.


그렇게 또 살아가는게 인생이니까.


돈은 사회적 상상의 산물이다.

우리가 돈을 단순히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으로 상상하는 것과

각자의 고유성을 원활하게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로 상상하는 것에 따라

돈의 성격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다. 다시 말해, 돈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 상상을 투영해 돈을 이끌어나가는 것./p134


돈과 웬수지고 살아가는데

과연 내가 이끌고 나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란 절망감에 늘 휩싸여 산다.


기쁨의 증폭기가 되기엔 너무 먼나라 이야기 같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고

돈의 역할이 삶에 적절히 잘 배치될 때

삶의 질 또한 높아질 수 있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책에서 말하는 돈과 인간, 인간 관계 안에서의 돈, 사회 시스템 안에서의 돈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나에게 이 세 관계는 각기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에 많이 치우쳐 있으면 불균형으로

신뢰 자산이라 생각지 못할 돈의 노예가 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끌려다니는 쪽을 선택하지 않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사이클 속에 산다면

지금쯤 물음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애써 사유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인문학적 사고가 삶에 맞물려 돌아가면 꽤 인생이 깊어보인다.


인문학적인 명제들 앞에서

답을 해결하고자 알고자 해답부터 알려하지 말고

지극히 나만의 관점을 찾아가는 연습을 천천히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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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 김은섭 암중모책
김은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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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은섭

도서 평론가. 인터넷 세상에서는 리치보이(Richboy)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1세대 온라인 서평가다. 제아무리 좋은 책도 읽히지 않으면 ‘죽은 나무의 다른 모습일 뿐’이라는 신념으로 좋은 책과 독서법 그리고 글쓰기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다. 쓴 책으로는 서평집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 책을 읽고 즐기는 법을 이야기한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공감의 한줄: 세상을 바꾸는 어록의 힘』,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평범하게 위대한 우리책 100선』 등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마징가 제트 장난감에 홀려 60권의 책을 할부로 구매하고 다음 날 아버지한테 매 맞고 쫓겨났다. 물론 책과 친하지도 않았고, 책을 읽지도 않았다. 머리가 나빠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교과서와 참고서만 붙잡고 있느라 책과 담을 쌓고 살다가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를 꼴찌로 들어갔는데 웬걸, 갑자기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책 읽기는 신기했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했다. 소설을 읽으며 책 읽기 습관을 들였고, 1년 뒤에 책이 손에 달라붙는 경험을 하게 된 후로는 책에 푹 빠져서 살았다. 지난 20여 년간 직업은 네 번 바꾸었지만 하루라도 책에서 손을 놓은 적은 없었다. 매달 20권의 책을 읽고 있는데 현재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책이 수천 권에 달한다. 교보문고 북모닝 CEO 선정 ‘북멘토’, 경향신문 「책으로 읽는 경제」 칼럼과 코오롱 그룹과 한전 사보에 북 칼럼,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에 경제경영 전문가 칼럼 등을 연재했고 MBN M머니 [경제 북카페], 팍스TV [부자가 되는 책], CJB 라디오 [김은섭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출연했으며, 2010년부터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에서 [글쓰기 입문]과 [독서클럽] 강의를 했다. 2008년부터 Daum 우수블로거로 꼽혔으며, 2010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TOP 100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스24 제공]







암이라는 병을 안고서 뭔가 집중하며 사색하는 시간이

과연 온전히 가능할까.


사실 난 자신이 없다.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아픈 것에 온통 신경이 다 쏠려서

그 좋아하는 책마저도 귀찮게 여겨지니 말이다.


투병 중에 병상에서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도 힘들다.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글을 쓰는 건 쉽지 않은 노동이다.


이 책을 보며 내가 읽고 있는 한 권의 책도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시간과 추억이다.


아직 철들지 않은 풋내 나는 독서와 글쓰기지만

좋은 책들이 나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 같아

내가 만난 이 책은 그런 길로 나를 또 이끈다.


이 대목에서 멈춘 나는 책을 덮고 암환자가 된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데에 몰두했다.

'피할 수 없으면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내가 대장암에 걸린 건 나라는 자동차가 인생이라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충주 어딘가에서 잠깐 고장을 일으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병원에 입원해 누워 있는 건 정비소에 잠깐 들려 고장 난 부픔을 떼어내고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 끼우는 정비를 하는 것이다.

단지 그러느라 원해 가던 길을 잠시 벗어났고, 시간이 지체되었을 분, 이제 다시 달릴 일만 남았다./p80


이 같이 마음 먹기가 쉬웠겠는가.


죽을 수도 있다란 극한 상황에서

비관적인 마음으로 모든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여유있게 살필 수 없을 것만 같다.


인생을 자동차에 비유하는 이 설명만큼

지금의 자신을 잘 설명한 글을 보니

속도는 느리지만 천천히 고속도로에서 가다 쉬다 가다 쉬다하는

내 인생도 참 고단하지만 꾸준히 가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몇 번이고 현실을 부인하고 싶었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만,

그에겐 책과 글쓰기가 강한 삶의 원동력인 것 같아 같이 힘을 내고 싶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라며

여행을 칭송한 바 있다.

또 어떤 누군가는 이런 말도 했다.

"여행이 행복한 이유는 떠나기 직전의 설렘 때문"이라고,


막상 떠나면 모든 여정은 '개고생'이라고.

나는 개고생 아니라 비행기 타고 이륙하자마자 김해공항으로 회항한다 해도 지금 떠날 수 있어서,

그럴 만큼 건강을 되찾고 있어서 공항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는 순간이 정말정말 행복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바쁜 하루를 보낸 의사 친구는 잠이 들었다.

나는 커피 한잔 받아들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가방에 담아온 책을 폈다./p199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는 재미.


매일 밤 독서를 즐기는 나에겐

여행만큼이나 이 시간이 참 행복하다.


별거 아닌게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할 수 있다.


어디 먼 곳에 훌쩍 떠나고 싶어도 시국이 이러니

보고 싶은 부모님도 얼굴을 못 뵌지가 오래 됐다.


일상에서 잠시나마 나의 피로감을 덜 수 있는게 책이기에

여행 떠나는 그 기쁨과 설렘을 좋은 책 한권으로 달랜다.


커피 한잔과 책 한권이라면 충분할

나만의 시간이 별거 아닌데 괜히 더 감사하다.


누구보다도 힘들었을 시간이었음에도

삶의 긍정을 잃어버리지 않고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는 모습에

더 말할 수 없는 숙연함과 존경하는 마음에 손이 모아진다.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삶의 깊은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늘 손에 책과 펜이 들려있는 저자의 삶이

얼마나 가치롭고 숭고해보이는지..


아직 한참이나 부족한 나의 인생이

그를 흉내낼 수도 없기에 저자의 책으로나마

고단했을 인생 길 위에 책이 함께 있어 살아가고 깨닫고 성장하는

건강한 삶을 응원하고 또 격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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