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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
정서연 지음 / 마음시선 / 2020년 11월
평점 :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서연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방송영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전문매체 〈연합인포맥스〉에서 증권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근무하면서 대중문화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일을 했다. 대학원에서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및 문화연구를 기반으로 대중문화 텍스트를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뉴미디어와 대중문화,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다. 책과 사람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좋아한다. 현재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학업을 지속하면서 연구자로도 성장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믿는다.
BRUNCH.CO.KR/@NAONG2
‘슈뢰딩거의 나옹이’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전업 주부인 나의 일과는 뻔하디 뻔하게 흘러간다.
집안 일과 내적 성장에 불균형이 생기면
삶의 적신호에 불이 깜빡인다.
가장 큰 수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건 아이들과 남편이란 걸 잘 알기에
엄마인 내 건강과 행복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내 시간을 가지려 애쓰고
뻔한 일과에서 마음의 결이 고와지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씩 채워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더 분명히 안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는다.
더 나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나를 채워가기 위해서..
어떤 분야의 준전문가가 되면 취미로도 먹고 살 수 있는 경지인 '덕업일치'로 향한다.
덕업일치란 어떤 분야를 너무나도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파고드는 일, 즉 '덕질'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취미를 전문화하는 것이 덕업일치의 길이다.
덕업일치를 이뤄낸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행복해 보인다./p161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되어 그 일마저도 잘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면
놀랄 수 없는 쾌감을 맛보며 하루 하루 살게 되지 않을까.
매일 눈 뜨는 하루가 정말 신나고 행복할 것만 같다.
물론 현실 앞에서 밀려오는 고충들도 있겠지만,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건
불안과 좌절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일찍 내가 분명히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았더라면 좋을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늦은 때인가란 생각에 우울해 한적도 있다.
분명한건 그때나 지금이나 꾸준히 몰입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책'이었다.
이게 무슨 업이 되겠냐 싶지만,
요즘은 다방면으로 주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그 용기가 참 부럽다.
뭔가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확신이 서기까진 꽤 시간이 걸리고 오랜 자기검열 끝에
온전하게 판단 내려지는 그 순간까지 기다리다 포기했던 일도 많았다.
아마도 나의 덕업이 일치하는 순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책읽기는 계속 될테니 크게 걱정하고 싶진 않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우연히 좋은 기회로 인연이 닿는다면
그땐 주저없이 선택하겠노라 살짝이 문을 열어 둔다.
꿈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독서가 빠지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책을 읽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만을 경험하지만,
독서를 하는 사람은 아주 많은 삶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책 한 권을 읽으면 한 세계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p212
요즘 같은 때에 더 집에 콕 박혀 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되고
느슨한 연대 안에서 살아가면서
정작 무얼하며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를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집순이들을 위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에
집에서 쉽게 명화를 그릴 수 있는 페인팅 아트 또한
우리집 아이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했던 작업 중 하나였다.
큰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꽤나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번호에 맞춰 물감을 색칠하는 것이 여러 형태의 아주 작은 단면을
하나 하나 색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쉽진 않다.
어떤 테크닉을 요구하는 건 전혀 아니지만,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에 1000피스 퍼즐 맞추기를 1/5 남겨두고
인내심의 한계가 와서 포기했던 순간이 터올라 나는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가장 손쉬운 취미 생활로 '독서'를 선택한 것에 너무 만족하며 산다.
아마 책이 없었으면 지금의 시간들을 잘 헤치며 나가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루 세끼 밥 챙겨 식구들 먹이고 집안이 하다보면
육체 피로와 영혼의 갈급함이 차곡차곡 쌓여 급기야 파업 선언을 하고픈
냉전의 시간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나에게 독서는 이를 벗어난 확장된 세계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멋진 행위라 할 수 있다.
배고픔만큼이나 읽고 싶은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건
뭔가 다른 비교가 필요하다.
아침밥 먹고 설거지하며 청소기 돌리고 어제 읽다만 책의 135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을 기다릴 수 있어 설렌다.
오늘도 나를 키워가는 시간들 안에서 바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