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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 개정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평점 :
인간 없는 세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앨런 와이즈먼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 대학 국제저널리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디스커버」 2005년 2월호에 소개, 책 『인간 없는 세상』(원제:The World without Us)의 뿌리가 된 짧은 에세이 「인간 없는 지구」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로 선정되었다.「하퍼」「뉴욕타임스」「애틀랜틱먼슬리」등의 매체와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진보적 관점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기고해온 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객원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홈랜즈 프로덕션의 선임 라디오 프로듀서이며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가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가비오따쓰: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인간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번식하고 번성해 나가는 인간의 생명력이
이 땅 위에서 불씨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재앙이 아닌가.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사뭇 생각이 달라진다.
이런 세상이 도래할 거란 예상을 하지 못했던터라
지금의 파열음이 더 크게 들리고 이 환경에 부딪혀 살아가고
살아남아야 하는 처절한 울부짓음에 몸서리가 날 정도이다.
오랫동안 인간은 지구에 머물러 살면서
이런저런 자원들의 문명 발달이란 명목하에 엄청나게 개발하고 써대면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직면하게 되는 지금의 현실 앞에서 나또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지구 입장에서 인간은 그저 귀찮은 짐처럼 여겨졌을까.
영화 '매드 맥스'에 나오는 사막으로 변한 미래의 지구가 과연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까.
인간 없는 지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플라스틱은 여전히 플라스틱입니다.
변함없이 폴리머인 것입니다.
폴리에틸렌은 의미 있는 시간 안에 생물분해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긴 분자를 생물분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바다 환경에는 없습니다"
광분해가 되는 그물을 쓰는 덕분에 바다 포유류들이 덜 죽는다 해도, 그것이 분해되어 남는 가루를
해파리처럼 미생물을 걸러 먹고 사는 바다생물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p218
반세기 동안 생산된 지구의 플라스틱은 10억 톤이 넘는다.
인간이 사라져 버린다 한들
이들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은 그대로 지구에 남아 있다.
우리의 시간이 멈추어도 생물들이 이를 분해하는 데
무한한 시간이 걸리고 다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이다.
비단 플라스틱 하나만의 문제이겠는가.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든 해류 순환에 의한 한랭화가 진행되든,
어느 쪽이든 반대쪽 작용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가 된다는 것이 일부 예측 모델의 설명이지만, 그렇게 인간이 없어진다면
기계로 꼼꼼히 관리되던 유럽의 농지에는 참새귀리, 페스큐, 루핀, 엉겅퀴, 평지씨,야생갓 같은 풀들이 가득 자랄 것이다.
그리고 몇십 년 안에 밀, 호밀, 보리가 자라던 산성화된 밭에서 참나무가 자라기 시작할 것이다.
멧돼지, 고슴도치, 스라소니, 들소, 비버가 퍼져나가며, 루마니아에 사는 늑대도 세력을 넓힐 것이다.
유럽이 더 시원해진다면 노르웨이에서 순록이 내려올 수도 있다./p293-294
인간이 지구에 입힌 큰 상처는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
인간 없는 세상에선 말이다.
우리가 없다면 지구엔 다시 여러 생물종들이 생겨나고 번성하면서
자연다운 자연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다.
인간의 개입으로 생명력을 잃어가는 지구의 생기없는 모습을
언제까지 두고봐야만 하는지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그저 넋 놓고 살아가는
나란 인간의 존재가 민폐꺼리는 아닌지 슬그머니 숨고 싶은 마음이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수백만 톤의 CFC가 아직도 사용되거나, 노후된 장비 속에 잔재해 있거나,긴히 간수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라진다면 자동차 에어컨, 가정용 및 상어뵹 냉장고, 냉장 트럭 및 기차 화물칸, 가정용 및 산업용 냉방장치에
남아 있는 수백만 톤 이상의 CFC와 HCFC가 언젠가는 누출되어 20세기의 망령으로 나돌아다닐 것이다.
그것들이 전부 성층권으로 올라감으로써 회복 중이던 오존층의 병이 도질 것이다./p347-348
우리 뒤에 남아 있는 골칫거리들을 동식물이 견뎌 나갈지
또다르게 진화해갈지는 알 수 없다.
훗날 더 미래 세대가 발견하게 될 존재물로
위험한 경고 이상의 메시지를 어떻게 끌어 안고 살아남을지 미지수이다.
인류의 유산으로 남아 있는 아니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계획들이 어떤 계획들로 인류와 지구가 공존할 수 있을지 예민하게 지켜보게 된다.
방사능 오염 또한 오랜 시간에 축적되는 것이니
우리 뒤에 남아 있을 세대와 지구의 생물들에겐
체르노빌과 계속 투쟁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생존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지만,
앞으로 좀 더 살아가기 위해 지구 또한 건재해야 함이 우선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경제성장으로 악착같이 살아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제법 빠른 속도 지구는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내 삶의 기반이 당장에 무너지고 불안정해진다면
나의 생사를 안심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
대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은 더 겸손해야 한다.
인간이란 생물종도 언젠가 끝을 만날 때가 있을 것이다.
부디 이 땅 위에 목숨 붙이며 살아가는 동안
자멸하는 시간을 앞당기지 않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지구가 없으면 인간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