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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평점 :
나는 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캐럴 피어슨
심층심리학자이며 심리 상담가인 캐럴 피어슨은 CASA(원형 연구소) 소장으로 칼 융의 원형 이론 연구와 강의에 평생을 바쳤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중 문학비평 과목에서 ‘신화와 상징’을 접하고 칼 융과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정신적 제자가 되었다(그녀 자신은 이것을 ‘매우 이상한 여행’이라 부른다). 이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집단무의식 원형을 6가지로 밝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내 안의 영웅 깨우기』 『나는 무슨 이야기를 살고 있는가』 『지금 나는 누구인가』 등 많은 책의 저자이기도 한 피어슨은 콜로라도대학, 메릴랜드대학, 조지타운대학에서 강의했다.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대표 저서 『나는 나(원제 The Hero Within)』는 원형 심리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역자 : 류시화
시인.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과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인생 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가 있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와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우화집 『인생 우화』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를 썼으며, 번역서로 『성자가 된 청소부』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인생 수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조화로운 삶』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등이 있다.
그림 : 지니 토마네크
시인이며 화가. 성인이 되어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문학, 신화, 동화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여성적 원형을 탐구하며 그림을 그려 왔다. 뉴욕주 제네시 밸리 지역 농장에서 성장하며 경험한 자연이 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무, 꽃, 새, 눈은 감정 상태나 이야기의 상징이다. 별과 달이 빛나는 하늘 아래에서 여행하는 주인공은 때로 개와 동행한다. 문학 잡지와 시선집 표지 작품을 그렸으며, 다수의 작품이 미국, 유럽, 호주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유코 호사카
일본 도쿄 근처 사이타마현에 작업실이 있는 현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판화가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를 거쳐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광고, 책, 잡지 등에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거의 매년 전시회를 여는 동판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한 폭의 그림 속에 하나의 이야기와 개성적인 등장인물이 어우러지는 동판화가 특징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심리학의 오묘한 맛의 재미를 요즘 느끼고 있다.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마음의 심층을 분석해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들을 많이 외면했던 때가 떠오른다.
우주의 에너지를 모두 끌어 쓰면서까지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만남 속에서 공허함을 풀고자 했던 그 때가 생각이 난다.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그랬다.
그렇게 자신에게 보살핌이 필요한 인간이란 걸
쓸쓸하고 고독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면서
심리학의 경계선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반드시 사수 해야 할 중요한 일이란 걸
너무 늦게 알지 않았나 싶지만
지금이 나에겐 어쩌면 딱 적절한 때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으로 탐구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시간을 가져본다.
심리적 부정은 자신의 고통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게 보호해 준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통받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면, 그것은 자신이 이제 앞으로 나아가 삶을 변화시킬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그때 우리가 할 일은 고통을 인식하고, 살펴보고, 자신이 정말로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고통은 하나의 선물이다.
고통은 우리의 주의를 끌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임을,
새로운 행동 양식을 배우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시기임을 알려 준다./p83
고통을 통해서 오히려 배워가는 것들이 많다.
작년 한해 생각지 못한 시련들이
가족들 앞에 한꺼번에 덮치면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위기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도보고
현실을 외면도 해보고 처참하게 찢겨가는 몰골을 마주하는 것이 참 괴로웠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때의 고통을
초월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셈이니 얻은 바가 있다.
이기고 살아남는 문제는 생존과 직결된다.
어쩌면 나에겐 전혀 생각지 못한 새로운 행동 패턴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한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상황을 이겨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탈바꿈 되는 시간이었다.
그 누구도 나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말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오직 자신만이 그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영웅의 소명을 따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방종과 자기애를 진정한 소명과 혼돈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낙원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삶의 이야기를 직접 써 내려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p204
노력없이 얻어지는 댓가는 없다.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는지도 혼란스러운 때가 많다.
완벽한 메뉴얼이 있다면
그대로 따라 가면 좋으련만 그럴 수도 없으니
살아가는 것이 쉽진 않다.
때론 내 삶에 따라오는 책임도 나에게 짐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자 모델링 하지만
사실 내가 뭔가에 의해 계속 질질 끌려가고 있는 기분마저 들 때가 많다.
영웅적 서사시를 쓰려는 것도 아닌데
뭔가 고귀하게 포장되어야 하는 그런 불편을
왜 어색하게 꾸미고 살아가는지..
껍질만 나이고 진짜 나는 없는 기분이다.
참 별로인 삶을 피곤하게 살아갔었더라면
관점을 바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믿음으로 존재하는 나를 마주할 때이다.
내 안에 심리적 원형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어떤 모습으로의 나를 객관화하며
그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 가면서
구체화되는 내 모습들을 어색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는 심호흡이 필요한 책이었다.
어렵지 않게 주어지는 답을 찾아
하나씩 꺼내지는 상자 속 선물을 내 것으로 잘 받아들이며
무언가를 소중히 받아들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에 의미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심연의 고독 속에 파묻힌 본질을 찾아
존재의 이유를 밝혀낼 수 있는 깊고도 넓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