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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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도구의 세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용재
음식 평론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음식 전문지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에 한국 최초의 레스토랑 리뷰를 연재했으며, 홈페이지(WWW.BLUEXMAS.COM)에 음식 문화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현재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에 격주 및 매주 칼럼을 연재중이다. 『한식의 품격』과 『외식의 품격』을 비롯해 『미식 대담』, 『냉면의 품격』을 썼으며, 『실버 스푼』 시리즈, 『패밀리 밀』, 『철학이 있는 식탁』, 『식탁의 기쁨』, 『뉴욕의 맛 모모푸쿠』 등을 옮겼다.

그림 : 정이용
만화가. 그래픽노블 『환절기』, 『당신의 부탁』, 『니나 내나』, 『요요』의 그림을 그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도구에 대한 편리함과 필요성은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지식이기에 그냥 넘어가기 힘들다.


주방 조리 도구들이 이미 많음에도

뭔가 좋다고 하면 괜시리 그 물건이 우리 집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 되야만 하는 이유를 머릿 속으로 생각한다.


이런 개미지옥은 지름신이 오면 참 견디기 힘들다.


더욱이 조리 도구는 더 욕심이 난다.


이 책에 소개되는 도구들 중

이미 집에 있는 것들이 많았다.


주방에 정말 필요한 잇템들을 모아둔

도감처럼 이 책을 주방에 두고 봐도 좋을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디테일하게 그 용도와 사용법이

잘 묘사하고 있어서 실제로 기본 용도로만 사용하지만

그 깊이를 들여다보면 참 다른 세계를 만난 듯했다.


일단 도마는 재질로 분류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 같은 플라스틱과 나무의 두 갈래다.

전자는 생선이나 채소 등에, 후자는 육자의 손질에 쓴다.

전자는 식기세척기에도 넣을 수 있는 등 유지 관리가 쉽지만 후자는 쓸 때마다

물로 씻고 잘 말려서 올리브기름, 미네랄 오일 등으로 닦아 피악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p89


나무 도마를 처음엔 사용했는데

관리를 잘 못해서 곰팡이가 피어 버리기 일쑤였는데

최근에 빵도마로 쓸 나무 도마를 직접 만들었다.


애착도 생기고 뭔가 손으로 다듬어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쓰면서도 참 마음에 쏙 든다.


나무의 유지 관리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나무만큼 재질도 멋도 나를 만족시키는 도구가 없는 듯하다.


편리에 의해 플라스틱 도마로 과일을 썰어 먹기도 하기에

손에 잘 익는 도구가 나무 도마가 될 수 있도록 나도 익숙해져야 할

도구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에어 프라이어는 이름처럼 식재료를 튀기지 않는다.

수납부의 위에 열선이 달려 있고 아래쪽에는 환풍기가 달려 있어 더운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켜 식재료를 굽는다.

설명이 어딘가 낯익다면? 맞다. 에어 프라이어의 정체는 소형 컨벡션 오븐이다.

따라서 오븐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살 필요는 없는데, 아무것도 갖추지 않았다면

오븐보다는 공간을 훨씬 적게 차지하고 냉동식품 조리에 탁월한 에어 프라이어를 선택하는 게

한국의 현실에서는 현명할 수 있다./p273


요즘 가장 많이 이용하는 주방 가전이다.


정말 집에 있는 오븐보다도 더 자주 사용하는데

부피도 많이 차지 않으며 조리의 결과물이 참으로 훌륭하다.


베이킹을 위해 큰 맘 먹고 성능 좋은

비싼 오븐을 사서 지금은 우리집 천덕꾸러기가 된 것 같아 참 서글픈 현실이다.


주방 가전도 개인적인 취향을 만족할만한 물건들로

하나씩 채워지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아직 없는 도구들에 대해 눈이 번쩍이고

있는 도구들은 그 기본을 성실하게 다루고 있기에

더없이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예전에 떡 수업을 한다고 샀던 찜기를

베란다에서 꺼내 온다.


대나무 찜기로 만든 시루떠과 백설기 맛이 떠오르는 듯하나

한 두번 만들고 잘 꺼내지 않는 물건이 되어

차라리 꺼내 자주 먹는 만두라도 쪄서 먹을 생각이다.


이전에 늘 사용하던 물건들이었지만

조금은 조리도구를 대하는 마음 가짐이 바뀌는 듯하다.


하나 하나에 내가 몰랐던 그 필요와

구체적인 원리들을 잘 배워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기에

도구들이 주는 편리에 대한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며

오늘 저녁도 맛있게 준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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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기가 될 때 - 평범했던 그들을 최고로 만든 단 하나의 습관
허성준 지음, 한진아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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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기가 될 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허성준
일본에서 먼저 작가로 인정받아 인문 분야와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출간했으며, 꾸준한 집필활동으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를 수료했다. 게임 제작, VR 시스템 제작, 설치미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으로 조직 구성과 리더십을 연구하게 됐고, 비즈니스 리더십 관련 책을 다수 집필하였다.

주요 저서로 누적 판매 10만 부를 돌파한 《초역 손자병법》을 시작으로 《초역 군주론: 마키아벨리에게 배우는 제왕학》, 《초역 논어: 공자에게 배우는 처세술》, 《초역 앨런의 행복론》 등의 책을 출간했으며, 《습관이 무기가 될 때(원제: 1ごとに天才たちのライフハック)》가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었다.

역자 : 한진아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관심이 생겨 번역가의 길을 걷게 됐다. 바른번역 글밥아카데미 일본어 출판 과정 수료 후,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는 날》, 《병에 걸리지 않는 청소법》, 《원하는 대로 산다》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남다른 습관이 당신의 경쟁력이 된다!



세계 최고가 된 사람들의 성공 습관을 보면

내 하루가 너무 게으른게 참 부끄러워진다.


한동안은 자책하지 않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겠노라

자발적으로 절교를 선택했지만,

이젠 스스로가 작은 변화를 필요로 하기에

필요에 의한 필요를 위한 책을 선택해 읽게 된다.


이젠 자기 계발서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조금 게으름과 거리를 두기 위해

나름의 긴장감을 가지고 사기 위해 책을 본다.


삶의 배경을 확장 시켜주는

좋은 습관을 정상에 있는 그들에게서 배워본다.


선택의 문제는 나에게 있기에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습관들 중에 지금 나에게 좀 더 시급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에 더 마음이 끌린다.


그런 것들이 좀 더 많아지길 바라기에 마음이 급해진다.


뉴턴이 책을 '언제까지나 보존하고 싶은 소중한 물건'이 아니라 '일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책을 꼭 깨끗하게 볼 필요는 없다. 다양한 색의 펜으로 필기하거나 메모를 잔뜩 붙이거나 해서

자신이 가장 정보를 찾기 쉬운 형태로 사용해도 좋다.

책을 쓴 저자 입장에서도 깨끗하게 읽고 그대로 책장에 잠들어 있게 하는 것보다

뉴턴처럼 해주는 쪽이 기쁠 것이다./p113


개인적이고 굉장히 사소한 강박이지만

책을 깨끗하게 보는 걸 좋아한다.


다시 읽게 되면 지저분한 책을 보는 것보다

깨끗한 책을 보는 게 좋기에

메모는 따로 메모장에 하고,

책 모서리를 접지 않고 인덱스 스티커를 붙여서 표시한다.


이런 깔끔함이 생활에선 굉장히 무관한 사람인데

책에 대해선 굉장히 예민해지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뉴턴이 책을 보는 습관은 상당히 도전이 된다.


편하게 막 봐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온전히 책의 지식을 머릿 속에 넣는 것에 집중하면

책이 구겨지고 좀 더러워져도 괜찮다는 걸 말이다.


깨끗하게 책을 보다보니 괜히 조심스럽기는 하다.


막 다룰 수 없기에 책이 주인이 되는 것 같아

그런 기분은 영 별로다.


조금은 더럽혀서 봐도 좋고,

좋은 도구로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어쩌면 제대로 배우지 못한 미숙함을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결벽은 별 필요없는 개인적 취향이라고 변명해보지만,

깊이 있는 독서는 아직도 멀어보이기에

함부로 해도 좋을 그 경계를 좀 허물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톨스토이가 죽을 때까지 쓴 일기는 분량이 약 책 스무 권이나 된다.

일상의 기록에서 공부 계획과 실천, 종교와 철학에 대한 고찰,

젊었을 때의 욕망과 여성 관계, 그것에 대한 죄책감과 반성 등이 그래도 기록되어 있다.

일기를 쓰면서 작가로서 문체를 확립하기도 했다./p205


기록하는 습관은 참 좋다.


뭔가를 꾸준히 써내고 있는 건 참 멋진 것 같다.


작가가 되기 위해 난 글을 쓴다란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매일의 일상이 기록에 남을 추억을

일기장 속에 쓰는 행위가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소소한 행복이 될 것만 같다.


옷 정리를 하다가 먼지 쌓인 일기장을 발견한 적이 있다.


충무일기장에 초등학교 때부터 쭉 써온 일기장 뭉치가

어디 있었나 싶었는데 장롱 구석에 소리없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함부로 대한 것이 미안해질 정도로

추억이 방울방울 소중한 때로 시간 여행을 떠난 기분에 맘껏 취해

지루했던 그 하루가 참 행복감에 흘러 넘쳤다.


아이들과 엄마 일기장을 함께 공유하기도 하면서

엄마의 어린 시절을 함께 읽으며 보고 있었다.


잘못한 일, 기뻤던 일, 슬펐던 일..


단순한 에피소드 안에서 너무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기에

읽는 것에 막힘이 없었지만, 맞춤법이 무자비할 정도로 틀려있는 글자는

해독해야 하는 수준도 참 우습고 재미있었다.


톨스토이처럼 멋진 문장력의 완벽한 글을 쓰고 싶다란 생각만 가지고선

아무런 글을 쓸 수 없다.


작은 행동력을 일으키는 좋은 동기 부여가

이 책의 인물들을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얻게 되는 것 같아

마냥 게으르고 주저했던 행동들에 용기를 얻게 되는 시간이었다.


쓸모에 따른 좋은 선택은 내 몫이기에

지속 가능한 작은 습관으로 파장이 넓어져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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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 당태종전 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송언 지음, 김용철 그림, 조현설 해제 / 파랑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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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태종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송언
《멋지다 썩은 떡》이란 동화책에 홀연히 150살로 등장한 뒤 어느덧 11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161살이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0살까지 동심과 더불어 깔깔대며 살아 보는 게 꿈입니다. 그동안 《김 구천구백이》 《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슬픈 종소리》 《마법사 똥맨》 《돈 잔치 소동》 《병태와 콩 이야기》 《용수 돗자리》 《왕팬 거제도 소녀 올림》 《주먹대장 물리치는 법》 《주빵 찐빵 병원 놀이》 같은 동화책을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저자 : 조현설 (해제)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서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했던 고모부 덕분에 이야기에 쏙 빠져 사는 아이가 되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옛날이야기 연구를 아예 직업으로 삼게 되었답니다. 시를 좋아해서 가끔 시도 씁니다. 그동안 쓴 어린이 책으로는 〈한겨레 옛이야기-건국신화편〉 다섯 권이 있답니다.

그림 : 김용철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그리며 자랐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옛날이야기를 좋아해서 직접 옛이야기를 쓰기도 하고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쓰고 그린 책으로 《내가 누구?》 《뒤집힌 호랑이》 《꿈꾸는 징검돌》 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 《토끼와 원숭이》 《이상한 나뭇잎》 《떡 두 개 주면 안 잡아먹지》 등이 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번째 이야기..


사림이 죽어서 간다는 저승 이야기..


단테의 신곡이 떠오르면서 우리 이야기의 저승은

어떤 모습으로 묘사 되어 있을지

어린 자녀들과 이 책을 접하면서 지금의 세상 살이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잘 잡아보며 삶의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했다.


연이어지는 이야기의 꼬리물기가 참 재미있던 책이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어린 둘째도 곁에서 이 책을 잘 듣고 있었다.


큰아이와도 우리 고전 <당태종전>을 처음 접했기에 그 내용이 상당히 기대됐다.


우리 고전의 매력 속으로..


점을 아주 잘 친다는 운수 선생의 소문에 배가 아팠던

강 속에 사는 용왕은 살짝 그 실력을 평가해봤다가

꽤나 큰 판을 벌인다.


목숨을 걸고 내일의 날씨를 점쳐보는 것.


정확히 점을 친 운수 선생의 코를 납짝하게 해 줄 생각에

세상에 내리는 비를 용광이 주관하기에 살짝 시간과 양을 비켜가게 하는 것이

큰 화를 일으키게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음으로

목숨이 달아나게 되었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용왕은 애걸복걸하며 살려달라고 매달려보는데

운수 선생은 한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죽기 전에 황제를 찾아가 위징이라는 신하가 잠들지 못하게 막으라는 것이다.


황제에게 사정을 받아들이고 신하 위징과 바둑을 둔다.


그만 깜빡 존 사이 위징의 혼령이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고 죗값을 치르기 위해 용왕의 목을 베고야 만다.


이에 분노를 느낀 용완의 혼령이 황제를 괴롭히자

몸이 쇠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죽게 되었으니

신하 위징은 살아날 방법을 알고 있었다.


황제의 품안에 최판관에게 보내는 편지를 쥐어주고

저승 길에서 염라대왕 앞에서 자신의 안타까운 죽음의 배경을 이야기하고

명확한 판결로 이승으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서 최판관은 살짝 잔꾀를 부리니

목숨이 기록된 책자를 수정함 덕분에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선견지명이라고 해야 할지

미리 예측하고 있던 시나리오처럼 착착 진행되는 스토리가

마냥 신기하다고 한다.


대단한 점술가 같다고 신하 위징 또한 말이다.


황제는 최판관을 따라 기왕 저승에 온 것이니

저승 구경이나 하고 가라고 한다.


지옥의 세상은 참으로 처참하고 참혹하다.


이 책의 표현들도 거침없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더 디테일한 묘사는 아이들 수준에선 많이 순화되었기에

이 정도의 묘사들도 토끼 눈을 하고 바라본다.


충신을 멀리하고 간신을 가까이한 신하,

남 험담하기를 좋아하는 이들,

세금을 중간에서 가로챈 고을의 아전,

이간질 시키는 이 등..


천국의 세상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이 곳에선 충신과 효성이 지극한 이들..


참으로 지옥과 현저히 비교되는 모습에

몸이 떨리고 너무 놀라 한동안 아이들 표정에서도

희비의 교차가 뚜렷히 보였다.


그러다 전쟁터에서 억울하게 죽은 혼령들이

황제의 길을 막고 자신의 원통함을 호소하는데

이를 위로해주기 위해 황제의 저승에 쌓인 곶간 문을 열어 나눠주려하니

텅 비어 있기에 다른 이의 가득 찬 곶간에 금은보화를 빌려 쓰게 된다.


"황제께서 세상으로 돌아가시면 저승에서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

 어렵고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많은 걸 베풀도록 하십시오.


사람들이 못난고 어리석어서 이처럼 간단한 이치를 모르고 죄를 짓기에 급급하니

그저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지옥에 떨어진 뒤 뉘우쳐 본들 때늦은 후회가 아니겠소이까.

이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시면, 부디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많은 걸 베풀도록 하십시오."/71


최판관의 은혜에 감사하며

황제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작은 선물을 약속하며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후 염라대왕에게 수박을 보내고,

저승에서 빌려 쓴 재물을 갚고 벼슬자리를 내려 준 약속을 지킨다.

 

정직하고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너무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는 늘 복을 바라지만

사실 그렇게 복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하고, 욕심을 내며

정직하지 못하고 분내기를 좋아하고

다툼과 시기가 끊임없다.


권성징악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를 붙잡고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 교훈적인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상적인 천국의 세상을 누구나 꿈꾼다.


우리 아이들이 그 세상 속에 속한 나를 그려보며

지금의 내 모습을 잘 가꾸고 다듬으며 멋지게 살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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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같은
호연지 지음 / 구층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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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같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호연지
1994년 1월 1일 이경숙 씨와 호해용 씨의 송년 모임 중 태어났다.

조금은 특이한(?) 출생의 비밀로 나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중.

기계공학과 중퇴 후 돌연 해군으로 입대해 중사로 전역했고,

그 후 세계여행을 하다 말고 또 뜬금없이 두 권의 독립출판물을 만들었다.

장래 희망은 목수.

독립출판물 『잘 못 들었습니다?』 , 『가,족같은』을 쓰고 그렸다.

인스타그램 @HOLOOLLOO_O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어감부터가 살벌한 가족애를 그린

웃프기도 한 현실 가족의 케미를

이 책안에서 꽤 공감하면서 읽었다.


모처럼 머리를 식히면서 마음을 가볍게 읽기 딱 좋은 책이었다.


요즘 가족들이 집안 부대끼며 살아가니

싸울 일도 웃을 일도 많아진다.


너무 개인적인 시간이 없어서

자유를 열망하는 불량 엄마는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픈

사치스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남편과도 좁은 집에서 매일 대화 아닌 대화를 이어나가다

뭔가 틀어져 서로의 생각이 맞지 않아 언성이 높아질 때가 많다.


그러다가도 맛있는 음식을 해서 먹으며

오손도손 식탁 앞에서 극적인 화해를 이끈다.


매일의 일상이 너무 뻔하디 뻔한 요즘

내 표정에서도 전보다는 생기가 없는 얼굴이

아이들에게도 남편에도 미안해진다.


그래도 어쨌건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모양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가족과 닮아 있는 모습에 소름이 돋기도 하며

웃픈 가족사를 재미있는 기록으로 살펴보아 좋았다.


자꾸자꾸 화분을 사 오는 엄마에게

"풀떼기들 좀 그만 사 와! 집이 곧 식물원 되겠어! 입장료 받아도 되겠네."했더니,

"풀떼기라니! 소중한 내 새끼들인데!"라며 화를 냈다.


진짜 엄마의 새끼인 나는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한마디 더 했다간 나도 화분에 심어질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p41


요즘 들어 부쩍 화초 키우는게 재미있다.


금방 아파하는 식물들을 보면 나에게 분명 재능없는 종목임에도

여전히 새로운 화분을 들여온다.


오늘도 집 앞에 장을 보러 갔다가

꽃집 앞에 즐비한 화분과 꽃들을 보면서

시선을 피할 수 없어 잘 키워보겠노라 결심하며

아이들과 남편의 구박을 한 몸에 받는다.


뭐 나만 좋으면 됐지.


우리집에 오는 식물의 수명이 다른 집보다 현저히 짧지만

난 여전히 식물을 보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나만의 사치를 남들 눈치보며 살고 싶진 않다.


그게 가족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집이 정글이 될지라도 엄마의 취미를 말릴 수 없기에..


냉장고에 항상 채워져 있는 보리차, 반찬들...

한 번도 청소한 적 없는 화장실은 더러웠던 적이 없고,

빨래통에 던져 버린 빨래는 어느새 깨끗하게 내 옷장에 들어와 있다.

사실은 당연한 게 아닌데 당연한 줄 알았던 일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데 편하게 살고 있다면

그건 누군가가 뒤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p57


엄마의 수고로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더 엄마의 그리움이 커진다.


결혼 전엔 설거지도 요리도 전혀 돕지 못했던 게으른 나였기에

늘 부지런히 움직이는 엄마는 그냥 그런 성향이란 걸

너무 무시하며 엄마의 자리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살지 못했다.


그냥 속옷 통에 속옷이 잘 말려 잘 개져 있음도

화장실에 수건이 보송보송 말려져 욕실장에 가득 채워져 있음도

학교 실내화가 주머니안에서 주말 지나 등교할 때면

깨끗히 빨려진 걸 확인하는 무심함도

엄마의 수고로움이란 걸.


난 너무 늦게 알았다.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니 하나씩 알게 된다.


그냥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백하고 솔직히 그리고 있기에

나의 지난 그리고 지금의 모습들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린 가족의 형태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취향을 담아 살아간다.


나와 남편,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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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도감 - 실패의 모든 것 이야기 도감 1
이로하 편집부 지음, Mugny 그림,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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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도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로하 출판사
실패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엮었어요. 동물과 식물, 곤충은 물론 음식물과 기계, 건축물에서 천체에 이르는 이 세상 만물의 수명을 알려 주는 책 〈수명 도감〉을 쓰기도 했습니다.

역자 : 강방화
일본 오카야마현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번역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옮긴 책으로 〈봄이 오면 가께〉 〈지하철 사자선〉 〈나는 달님〉 〈작은 풀꽃의 이름은〉 〈시작하는 너에게〉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머그니
MUGNY

귀여운 병아리 캐릭터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실패’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도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밝고 유쾌하게 그렸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인물과 동물, 발명품의 놀랍고도 위대한 실패


누구나 실패의 경험을 가지고 산다.


 아이들에게 주로 실패했다란 경험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학교 시험을 망쳤다거나

친구들과 싸워서 후회되는 일들,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계획 세운 일에 대해 지키지 못한 일을 말한다.

실패나 실수가 잘못된 건 아닌데

이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떡해서든 실패해선 안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살 때가 많다.

비난이 무서워서 또는 스스로가 무능해보여서

실수나 실패가 주는 패배감이 참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너무 크게 부각되기에 견디기 힘들어 하는게 사실이다.

이 책은 실패가 두려운 아이들에게

누구나 겪으며 살아가는 실패와 실수가

큰 경험으로 이끄는 과정이란 걸 쉽게 재미있게 이야기해준다.

이 책은 온통 실패담들로 가득하다.

실패도감이라는 제목 자체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중요한 건 누구나 겪고 살아간다는 것.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을 옛날부터 들어왔기에

실패해도 괜찮다라고 말한다.

무수히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서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인물들이 많다.


그 실수와 실패로 인해

이 후에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 그 과정이 참 중요하다는 걸.


그 포인트를 놓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기에

어린 친구들에게 이 책이 그런 미스테이크가

반전 넘치는 모험이 될거란 걸 경험하길 바란다.


소설을 완성한 몽고메리는 곧바로 출판사 몇 곳에 원고를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원고를 모자 상자에 담아 창고 깊숙이 넣어 놓았고 그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몇 년이 지나 창고에서 물건을 찾던 몽고메리는 우연히 그 원고를 발견하고 다시 한번 출판사에 보내,

마침내 출간 제안을 받았다.

그 작품이 바로 <빨간 머리 앤>이다./p21


좌절된 아픔으로 소설 뭉치를

그냥 창고 묵혀두고 다시 꺼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

다시 출판사에 보내지 못했다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빨간 머리 앤>은 세상에 빛을 바라보지 못했을 것이다.


거절당하고 무시당하며 초라한 기분마저 들었을

몽고메리가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줌으로써

멋진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에 참 감사하다.


우린 어쩌면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처칠의 초등학교 성적은 늘 밑바닥이었다. 

중학교 입학에도 떨어질 뻔한 그는 제일 낮은 성적으로 열등반에 겨우 들어갔고,

그곳에서도 늘 꼴등만 하다 네 번이나 낙제하기도 했다./p53

영국의 정치가이자 소설가 처칠.

그도 어린 시절 괴롭고 눈물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공부가 너무 힘들었음에도 글쓰기에 전념한 처칠은

훗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 암울하다고 해서

내 미래도 그러할까.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마음 먹고 생각하기 나름이란 건


내면의 강인함이 

넘어져서 일어서는 힘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음만 먹을 뿐 행동하지 않으면 거기서 멈춰서 있는 것처럼

실행력과 결단이 참 중요해보인다.

​접착력이 약한 풀에서 탄생한 '포스트잇'

잘 떨어지면 편리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의 전환.


쉽게 떼어져 책갈피로도 쓸 수 있고

메모지로 유용하게 쓰고 있는 포스트잇의

배경 또한 실패작이 새로운 발명품이 된다.

이처럼 실수든 실패이든

빛나는 결과물을 낳기 위한 위대한 모험의 길이라 보면

지금의 낙심과 좌절이 마냥 계속 될거라 생각지 말고

계속 실수하고 실패해도 괜찮다.

그것들이 모여 멋진 내 인생의 발명품을 만들어 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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