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전쟁 -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로라 밴더캠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시간 전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로라 밴더캠
Laura Vanderkam
시간 관리 전문가.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 후 《USA 투데이》 수석 칼럼니스

트로 일하며 시간 다루기에 대해 여러 책을 썼고 수많은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각자의 삶에 맞도록 시간을 재배치하는 법에 대한 그녀의 TED 강연은 1000만 조회를 기록 중이다.
네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시간 전쟁’을 겪던 로라 밴더캠은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을 연구하고자 900여 명의 시간일기를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놓치는 시간의 사각지대가 드러났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람들이 훨씬 여유로운 삶을 누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가 큰 반향을 일으키자 로라 밴더캠은 자신의 시간 관리 툴을 웹사이트(lauravanderkam.com)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시간 활용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게으른 습성을 가진 나로썬 하루의 시작부터가

굉장히 부지런하지 못하여

아침 시간에 버려지는 시간이 시작부터 많다.


미라클 모닝은 꽤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적어도 내가 깨어있는 시간 만큼은

좀 더 만족감이 넘치는 무언가로

피드백이 되면 좋을 것 같아 시간의 생산성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자기만의 시간을 디자인함으로써 주어진 시간 안에서

원하는 삶을 꾸리는 일에 매일매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마음챙김은 시간을 허락한다.

시간은 선택을 허락한다. 선택은 자유로 이어진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의 땅을 갖고 있든 그렇다.

시간이 없다는 거짓말은 믿기 쉽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을 "너무 바빠"에서 "내게는 중요할 일을 할 시간이 있어"로

바꾸겠다고 선택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가능성들이 어떤 땅에서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p64


아이 둘과 온종일 아침부터 잠들기전까지

복작거리는 일상 속 소음 속에서 함꼐 해야 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빨리 지치게 만드는 요즘이다.


뭔가 마음 편하게 책을 보고 싶고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도 싶은데

좀처럼 그럴 짬이 없다고

어젠 남편에게 뭔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내 시간이 너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렇게 노트북을 펼쳐 몇 자 적는 것도

아이들 눈치가 보이는 내 자유가 너무 구속되는 것 같아

편하지 않아 더 눈치보인다.


그런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열일 재쳐두고 할게 아닌가.


어쩌면 아이들 핑계로 나 또한 더 게으르게

시간을 보냈던게 아닌가 살짝 찔리기도 했다.


나에겐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 일을 할 시간이 없다고 남편에게 불평하면서도

사실 그 시간을 만드는 일을 선택하지 못한

나의 나태함과 게으름에 조금은 부끄러워진다.


좋은 핑곗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뭔가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늘 나은 것은 아니다.

이메일을 지우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로 둬라.

시간을 채우지 말라. 시간을 활짝 열어둬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지만, 시간을 열어둔다면

적어도 그 시간은 여름날의 햇살처럼 풍성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p133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맘이 편칠 못해

서둘러 계획을 세우고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며

시간을 잘 활용했음에 뿌듯해 하는 마음이 들땐

만족감이 큰 하루이다.


아침부터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늦은 아침인지 점심인지도 모를 한끼를 대충 먹고

어영부영 게으름을 즐기는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내고

별 일 없는 하루였지만,

너무 아무런 일이 없진 않았나 싶을 정도로

돌아본 하루가 참 어이없이 지나갔을 정도로 별로 만족하지 못한 하루를 보낸다.


휴일은 한없이 늘어지기 쉬운 시간이다.


맘껏 쉬고 먹고 하고 싶었던 일이 있으면 하는 정도로

그냥 시간의 무게를 생각지 않고 가볍게 생각한다.


유한한 삶을 두고 보면 이런식으로 시간 보내기는

굉장히 의미없는 시간이 같아 보인다.


그래서 바쁘게 시간을 쪼개 알차게 뭔가를 하며 보내는 일상이

시간과 인생을 잘 보내는 삶이란 생각이 머리에 박혀있다.


그런데 내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긴 인생을 두고보면 대단히 거창한 건 아니다.


여유와 쉼을 가지고

하루에 작은 행복들이 느끼며 사는 삶 정도면 괜찮은 삶 아닌가.


오히려 시간이란 제한성 안에 나를 가둬두고

뭔가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안될 기계처럼

시간의 노예로 나를 부려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


계절이 바뀌고 봄날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맑은 하늘을 보는 시간이 매 시간마다 더 많아지고

채우는 것보다 열어두는 시간 안에서 좀 더 자유롭고 싶다.


시간 전쟁이란 압박감보다

시간이란 풍성함 속에서

일과 여유의 균형을 잘 찾아나갈 수 있는 지혜로움을

책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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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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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로버트 휴 벤슨
ROBERT HUGH BENSON(1871~1914)

로마가톨릭 신부이자 당대 최고의 지식인 중 한 명. 역사소설, 과학소설, 현대소설, 희곡, 시, 동화, 회고록, 신학 논문 등 장르를 넘나들며 5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조지 오웰, H.G 웰스, J.R.R 톨킨, C. S. 루이스, G. K. 체스터튼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1871년 에드워드 화이트 벤슨과 메리 시지윅의 막내아들로 런던 외곽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이던 해, 그의 아버지는 영국 성공회의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에 올랐다. 벤슨은 이튼 칼리지를 거쳐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종교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1895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자 충격을 받아 건강이 악화된 벤슨은 회복을 위해 중서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유럽에 체류하며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벤슨은 성공회의 교리에 의문을 품고 방황을 거듭한 끝에 1903년 로마가톨릭교로 개종한다. 캔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이자 촉망 받는 성공회 신부였던 그의 개종은 당대 종교계는 물론 유럽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를 따라 수많은 유명 지식인들이 로마가톨릭으로 개종하여 당시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영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그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이다.

1904년 로마가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케임브리지로 부임해 사목 활동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1911년 비오 10세로부터 교황 전속 사제로 임명되면서 큰 신부님(몬시뇰: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 칭호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이론이나 사상만큼이나 치열하게 살면서 열정적으로 창작에 매진했던 벤슨은 지속적인 과로로 인해 폐렴을 동반한 협심증과 신경계 손상으로 1914년 10월 19일 샐퍼드에서 43세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오늘날 세계 정세와 사회 변화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다시금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100년의 시간 동안 바래지 않는 그의 혜안과 통찰은 여전히 큰 울림을 전하고 있으며 두 명의 교황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역자 : 유혜인
경희대학교 사회과학부를 졸업했다. 글밥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에서 영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우먼 인 캐빈 10》, 《위선자들》, 《악연》, 《봉제인형 살인사건》, 《우리는 아이들을 믿는다》, 《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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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로버트 휴 벤슨은 1871년 런던 외곽에서 태어나서

1895년에는 성공회 사제 서품,

1904년에는 로마 카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으신 분이다.


'세상의 주인'이 쓰여진 시기에

우리나라는 구한말, 일제의 본격적인 수탈이 시작되는 시기였는데,

그 시기에 쓰인 소설이 100년이 훌쩍 넘은 이 시기에도 현실감있게 읽어진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두 교황께서 세상의 주인이 '세계화에 대한 경고'가 담긴 책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책이 시대의 유행을 타고 읽혀지고 사라지는

교훈이 남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언급하셨다고 생각된다.


독일의 철학자 칼야스퍼스는

'위대한 사상가들'이라는 책에서

세계 사대 성인으로 예수, 공자, 소크라테스, 석가모니를 꼽는다.


그 분들이 사상과 철학이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 아닐까.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종교적 색채 없이 이애할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 같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세속적인 가치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 겪게 되는 공포를 예시해주는데

100년이 훌쩍 넘는 과거에 쓰인 글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기시감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

군사쿠데타, 경제부흥, 한국 기업들의 성공,

오렌지족(X세대), 문민정부, K-pop, 헬조선,


몇가지 단어들만 언급해도

우리들에게 무엇이 중요시되고 무엇을 비난하며 사는지 보이지 않는가.


그렇기에 교황도 현대를 사는 인간에게 경고를 주고자

이 책을 추천하셨다란 생각을 해본다.


책에서 필세버그는 미 상원의원 출신으로 초자연성(신)을

인본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의 전쟁이 사라지고 분열보다 통합이 낫다는 것을 해낸 곳은

종교, 그리스도교가 아니었다.


자연의 덕을 떠받들고 초자연적인 덕을 멸시하기 시작했으며,

우애가 자비를, 만족이 희망을, 자식이 '믿음'을 몰라냈다.


책에 나오는 문구를 짧게 편집해보았다.


필센버그는 세계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정치 질서를 내세우고 강요한다.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세력은 퍼시가 이끄는 가톨릭 신도들,

진보한 기술을 가진 인본주인자들은

로마를 잿더미로 만들고 하나님을 믿는 자들을 박해한다.


성공회 대주교로서, 교황 비오 10세의 전속 사제로 임명된 작가의 책이기에

종교적 색채가 매우 강하지만,

1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무리없이 읽혀지는 것은

우리에게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다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기에 부족하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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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맛 - 무엇이 당신의 독서를 가로막는가 5가지 맛으로 알아보는 인생 독서법
김경태 지음 / 프로방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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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맛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경태
‘성공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돕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동기부여가들의 놀이터 〈모티베이터스랩〉과 〈닥치고독서클럽〉을 운영하며 대학생들과 직장들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꿈과 비전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직장에서의 위기를 극복하였고, 스스로의 가치와 욕구를 깊이있게 고민하여 진정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들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독서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나누고 있다.

현재 블로그와 SNS를 통해 독서 노하우와 좋은 책, 자기계발법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있으며, 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진정한 꿈을 발견하는 일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꿈을 찾는 독서(비전독서법)’, ‘독서습관 만들기’, ‘잘 읽히는 글쓰기’ 등이다.

저서로는 〈일년만 닥치고독서〉가 있고 〈보물지도 13〉 〈또라이들의 전성시대3〉를 공저하였다.

모티베이터스랩 대표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

독서코칭 전문가, 닥치고독서클럽운영자

자기계발 작가, 동기부여강연가, 독서콘텐츠제작자

블로그 : MOTIVATORSLAB.COM

인스타그램 : KENNIE.KIM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5가지 맛으로 알아보는 인생 독서법


책을 선택한 결과는 옳았다.


방황하며 한동안은 책을 읽고 싶지 않은 슬럼프도 나름 겪기도 하고

일일 일독으로 독서 몰입에 빠지기도 했으며

깊이를 알수 없어 한 권의 책의 주기적으로 다시 꺼내 재독하는 경우도 있어

나에겐 다양한 형태의 독서가 함께 한다.


뭔가 정해진 룰은 없다.


그저 이런 저런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없이 즐기고자 한다.


왜나면 재미있어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이 아닌 책은 삶의 즐거움이고 싶으니까.


물론 일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완벽한 조화로움이겠지만 욕심내진 않는다.


이 책에서의 독서의 5가지 맛.


독한 맛/색다른 맛/행동하는 맛/묘한 맛/변하는 맛.


다양한 맛 속에서 다양한 책의 가르침들이

삶에 녹아져 있어서 참 좋다.


루틴으로 인해 매일 아침 일어나면 먼저 비우고 다시 채우는 습관이 만들어졌다.

비움은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시작을 준비하다 보니 독서와 글 쓰는 시간이 더 알차게 되었다.

또한, 준비는 설렘을 불러왔고 설렘은 가슴을 뛰게 했다.

결국, 이 습관이 새벽의 나를 몰입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새벽이 참 좋다. 이런 순환의 끝에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렇게 나는 매일 새벽 독서에 몰입하게 되었다.

결국, 꾸준함이 내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p174


최적화된 루틴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은 그 배열이 많이 흐트러져있다.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 눈뜨고 자는 시간까지를 함께 하다보니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과 여유가 전보다 없기에

독서와 글쓰기는 참 눈치가 봐지는 일이 된다.


그러다 야행성인 내가 새벽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심한 갈등과

몸에서 부대낄 거부감이 용솟음 치지만

그 시간이 아니고서는 온전히 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조금씩 조금씩 몸과 마음을 준비 중이다.


분명한건 순기능이 더 나에겐 큰 이득으로 다가올 걸 알기에

매일 새벽 독서를 고수하는 독서인들의 삶을 참 동경 할 수 밖에 없다.


아직 완전한 걸음을 걷고 있지 않은 내 입장에서는 말이다.


머지 않아 새벽독서를 가뿐히 해낼 그 날을 기대해보며

오늘도 매일의 같은 삶 속에 아이들의 눈칫밥을 먹으며

책을 읽고 글을 쓰지만,

이 시간이 참 고되지 않고 감사할 뿐이다.


동네 서점에 들러 서가에 꽂혀있는 책을 둘러보다가 내 눈이 콕 찍은 책을 한 권 뽑아들고

볕이 좋은 창가에 기대앉아 책을 펼친다.

제목을 읽고 목차를 훑으면서 작가의 생각을 짐작해보고 관심 가는 꼭지를 찾아 몇 페이지 읽어 본다.

어느 순간 나는 그의 생각에 동화되고 페이지는 이미 수십 장을 넘겨버린 뒤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건 나에게도 독서는 휴식이자 채움이기 때문이다./p266


뭔가 큰 일이 있거나 변화를 필요로 할 땐

서점으로 향한다.


빼곡히 둘러쌓인 책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천천히 고르며

책과의 호흡으로 숨을 고른다.


그렇게 이젠 독서가 휴식이 되어버린 일상이

나에겐 전보다 더 나은 삶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십대, 이십대의 가슴 떨리는 설렘이

인생 책을 만나면 마주하는 순간 심박동이 빨라진다는게

나에겐 깜짝 이벤트 같아 기쁘다.


작년 한해 큰 일을 갖고들이 겪으면서

정신적인 데미지가 참 컸었다.


어디가서 내 속을 보여줄 수도 없어

참혹한 현실 앞에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다.


참 많이도 울었지만,

생각보다 수면 아래 있는 시간동안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법을

혼자 있는 사색의 시간과 책으로 버텨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주변을 하나 둘 정리하는 법도 배웠다.


마음껏 토해내고 숨기고 싶지 않은 실체를 마주하면서

내 안에 깊은 응어리를 꺼내어 보았다.


그럴 용기를 책과 사람과 시간 속에서 배워나갔다.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을 짧은 시간동안

많은 가르침으로 인생의 훌륭한 교훈으로 다가온 참 빛난던 한해였다.


온종일 집안에 있는 일상 속에서

무기력해지기 쉬운 요즘 같은 때에

더욱이 아이들과 매일 씨름하다 지치기 쉬운 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충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짬을 내서 책을 읽는 건 꿀맛 같다.


오늘도 짬짬히 책을 읽으며 한 권의 책을 완독했다는 배부름에

텅빈 마음을 채워나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본다.


건강한 휴식과 취미가

책이 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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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그리워졌다 - 인생이 허기질 때 나를 지켜주는 음식
김용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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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그리워졌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용희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평론 「생명을 기다리는 공격성의 언어: 김기택론」으로 등단하였다.

실연당한 지 한참 되었지만 아직도 양푼비빔밥을 좋아한다. 신선한 식재료에 관심이 많고 요리 유튜브를 엄청 즐겨본다. 음식의 맛과 향을 즐기듯 삶의 결이 느껴지는 글을 쓰고픈 크리에이터. 이화여대 국문학과에서 현대시를 공부하고 문학평론, 시, 소설을 써왔다. 인문학으로 풍요롭게 살기, 소박한 음식 속에서 오감을 느끼며 살기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평택대학교 공연영상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 『나의 마지막 첫경험』, 『해랑』, 『향나무 베개를 베고 자는 잠』, 『화요일의 키스』가 있고, 문화비평서 『천 개의 거울』, 『기호는 힘이 세다』, 『사랑은 무브』, 문학평론집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 『천국에 가다』 등이 있다.

첫 장편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로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추천됐으며 김환태비평문학상,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삼십대 비정규직 여성이 조직사회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권력과 폭력, 일상과 사랑의 문제를 코믹하면서도 스릴감 있게 그려낸 『화요일의 키스』, ‘쿨’ 세대인 1970년산, 1980년산 세대들의 엽기와 잔혹, 동성애와 그로테스크한 피의 한 풍경을 전달하는 『쿨 & 웜』 등 꾸준한 작품활동도 함께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예스24 제공]





인생이 허기질 때 나를 지켜주는 음식


요즘 부엌에서 온종일 사는 기분이다.


겨울방학부터 줄곧 집에 콕 박혀있는 아이 둘과

평일이든 주말이든 외식없이 집에서만

오롯이 집밥으로 식사하는 우리 가족들의

배를 채우는데 내 에너지와 열정을 매일 쏟아낸다.


저녁 시간엔 정말 있는 체력까지 끌어쓰며 주방 불을 켠다.


나도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지금은 내가 사는 곳과 너무 멀리있는 친정 집을 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더 엄마 손맛이 그리워진다.


음식 이야기는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지고

나에게만 차려진 한 상을 온전히 받는 기분이랄까.


마음 가득  그 맛과 향을 느끼고

씹지는 못하지만 꿀떡 꿀떡 음식을 넘기는 것처럼

음식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내 것으로 삼킨다.


나에게도 음식에 얽힌 일화들이 많기에

음식 이야기로 풀어져 가는 인생사가 참 재미나다.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음식 취향도 바뀌면서

인생 최고의 음식도 그 우선순위가 조금씩 수정되고 있다.


이 책에선 어떤 음식과의 추억을 나눌까 궁금하다.


먹고 사는 게 전부인 것처럼

인생의 묘미와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는 그 숭고함까지

긴 여정을 죽을 때까지 음식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묘한 감정이 생긴다.



엄마는 상추의 물기를 탈탈 턴 후에 상추 위에다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가락, 고기 한 점, 마늘 한 쪽, 파채, 쌈장을 넣고 보자기처럼 쌈을 쌌다.

그리고 나보고 아, 하고 입을 벌리란다.

나는 마음껏 입을 벌려본다.

무정형의 사랑, 어떤 것으로도 규격화하지 않고 크든 작든 모든 것을

다 감싸줄 것 같은 것이 엄마란 생각이 든다./p45


친정집 가까이서 살 때

항상 집에 들러 텃밭에서 기른 싱싱한 상추며 깻잎, 고추를 가득 따다 주셨다.


마트에 파는 빳빳한 힘이 있진 않지만

부들부들해서 여러 장 손바닥에 올려놓고

크기도 길이도 다 다른 상추 여러겹으로 따뜻한 밥 한공기 퍼서

집에 있는 아무런 찬거리를 내놓아도

쌈장 하나로 어우러지는 조화는 정말 소박하면서 따뜻하다.


전날 과식해서 속이 더부룩할 때면

아침 식사로 상추쌈에 흰밥이 늘 머릿속에 맴돈다.


엄마 텃밭에서 자란 그 보들한 상추쌈 한 입으로

금방 포만감을 느끼고 먹고나서 속이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가끔 오일장에 가면 할머니들이

산에서 따다 파는 빨간 플라스틱 대야에 놓인 상추를 보면

먼 곳에서도 엄마 생각에 문득 발길이 멈춘다.


천원치 사도 푸짐한 양과 할머니의 인심에 벌써부터 배가 부르다.


저녁엔 삼겸살에 상추쌈을 먹으며

마냥 그리운 엄마 생각에 추억팔이를 한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클라라의 집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주기 위해

몰래 모아두었던 하얀 빵을 생각한다.

빵을 나누어 먹으면 모두 가족이라는 것을.

지구라는 행성의 공기와 물을 나누어 마시는 이웃이라는 것을.

내가 외면했던 타인이 어쩌면 나를 구원할 빛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는 서로에게 빛을 받아 다시 빛을 비춰주는 존재라는 것을.

그 빛을 받아 내가 어둠 소겡서 빛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p63


갓 구워낸 빵은 언제나 옳다.


고소하고 향긋한 빵냄새가 잔뜩 예민해졌던 나를

금방 진정시키는 효과 빠른 약과도 같다.


빵이 주는 행복감은 정말 우주를 유형하는

자유로움과 평온함 그 모든 것들이 무아지경 속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나에겐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탄수화물 덩어리이다.


이 맛을 모르고 살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


남편의 직업상 1,2년에 한번 이사를 다니는 터라

새로운 정착지로 향할 때면

집 주변의 도서관과 빵집을 가장 먼저 서치한다.


책과 빵을 분리시키기란 나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내가 몸을 눕혀 사는 그곳을 중심으로 둘러싼

여러 빵집들을 하나 둘씩 주말이면 나들이며 투어에 나선다.


입구에서부터 빵바구니와 집게를 들고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서 방방 떠 있는 사춘기 소녀처럼

즐비하게 놓여져있는 빵들을 보며 정신이 혼미해진다.


남편은 내가 빵집에서 빵 담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일사분란하다며 조롱을 준다.


봉투에 가득 담긴 빵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기도 잠시

찍힌 계산서 속의 숫자들과의 괴리감에서 벗어나고자

눈은 내 손으로 고른 빵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이미 내 코는 빵의 향에 중독되어 있고,

손은 금새 하나 포장지를 뜯어 입으로 욱여 넣고 있으니

아찔한 행복감에 온 몸이 짜릿하다.


내가 왜 이렇게 빵을 좋아했나 생각해보니

어릴 적에 아빠가 월급날이면 집 근처

고급진 양과점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소보로빵과 단팥빵, 카스테라를 사오셨다.


어린 입맛에 팥의 맛보다 보드랍고 촉촉한 카스테라와

바삭하고 달콤해서 자꾸 뜯어먹게 되는

마성의 소보로빵은 내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죽하면 발렌타인데이때 남자친구가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해주는 것보다

빵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빵을 사주는 애인이 더 멋지다란 생각을 했을까.


제대로 취향 저격이란 걸

그 코드를 맞춰주는 사람이 많진 않아도

내가 빵덕후란 걸 알아주는 남편과 아이들 덕에

다이어트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누군가도 좋아한다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다.


이 책이 그랬다.


서로 다른 시공간 속에 있지만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뭔가 하나로 이어지게 만든다.


음식 이야기에 한껏 들떠서 유쾌해진 내 기분을 읽었는지

오늘 저녁 메뉴를 준비하는 엄마의 뒷모습이

다른 날보다 더 들떠 있음을 가족들이 느낀다.


오늘도 세끼 밥상과 육아에 지쳐 살지만

 밥 한상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한끼 식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맛에 산다는 남편 말에 조금은 견딜만하다.


그렇게 허기와 영혼을 살찌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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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안녕, 나의 순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영희
만화광 소녀가 자라서 글 쓰는 어른이 된 케이 스. 어릴 때부터 각종 만화잡지와 만화책을 읽어치웠다. 만화,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를 꾸준히 즐기며 문화부 기자로 오래 일했다.

2015년 『어쩌다 어른』을 출간하여 에세이스트로 데뷔, 2018년 두 번째 책 『나는 나를 좋아할수 있을까』를 펴냈다. 최근 중앙일보 국제부로 옮겨 바쁘게 일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아이 둘 가진 엄마가 주책스럽게 소녀처럼 까르르 웃게 만드는

이 책은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숨어 있던 순정을 끌어올렸던

80년대를 풍미하던 그때 그 시절로 순식간에 거슬러 올라갔다.


와, 생각지 못한 책을 만났다.


엄마도 한때 순정만화에 푹 빠져 살던 때가 있었노라고

큰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면서 흥분의 도가니였다.


작가들의 그림과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얼마 안되는 용돈을 모아 샀던 <댕기>와 <윙크>라는 만화잡지를

매월 사서 모으고,

다 읽으면 단짝이 구독하던 <로망스>와

교환해 읽으며 우린 그 때 그 시절을 순정만화라는

보물같은 책을 공유하며 서로의 우정을 이어 나갔다.


그 기억들을 제대로 소환할 수 있는 추억 회상의 시간이었다.


나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사랑 이야기라 왠지 모를 질투와 위화감만 느껴졌던

소녀 시절과는 달리, 마흔 줄에 만난 주인공들의 모습은 한없이 귀여웠다.

특히 소녀 시절의 나는 <점프트리 A+>의 주인공 유혜진을 좋아하지 않았다.

걸핏하면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라며 울음을 터뜨리고,오빠에게 매달려

징징대며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남자들을 모두 주변에 놓아둔 채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 '어장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너그러워진다.

혜진은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 보이고,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는데도 선뜻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춘기 소녀의 혼란을 겪은 것 뿐이구나./p99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이은혜 작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밝은 분위기의 코믹스러움과

인물과의 대면 구조가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는 만화라 좋아한다.


호흡이 가벼우면서도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


<금니는 싫어요>를 연이어 읽고

<블루>로 넘어 갔는데

뭔가 몽환적이고 우울감이 감도는 색감과 감성이

내가 생각했던 이은혜 작가스러움을 파괴했던

놀라운 작품이었기에 그 강렬함이 아직도 오래도록 남아 있다.


월간지를 구매하는 것으로도 모잘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을 소장하기란

돈이 없던 학생에겐 참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기에

맘놓고 마음껏 내 책으로 소장해두고

보고 또 보고픈 그런 갈증을 늘 느끼던 책들 중 하나였던 기억이 난다.


호텔 아프리카라, 그곳은 말이야

사랑 때문에 가슴이 벅찬 그런 사람들만이 오는 곳이야

흑인이거나 백인이거나 잘살거나 못살거나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그저 따뜻한 가슴, 그것만이 중요한 그런 곳이야./p128


<윙크> 잡지를 사서 보기 시작하면서

한순간에 푹 빠져버렸던 박희정 작가의 <호텔 아프리카>


만화이지만 굉장히 호흡이 길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찬찬히 들여다보고 한참을 음미해야

마음에 요동침이 솟구치는 오묘한 책이다.


그림도 배경도 전반적인 분위기도 너무 딱 떨어진다 싶을 정도로

나에겐 너무도 완벽한 만화책처럼 여겨졌다.


슬픔이 곳곳에 묻어나고

쓸쓸함과 고독감이 내 기억 속엔 오래도록 남아있다.


오래전 결혼을 하면서 고향을 떠난 에이미가

사랑했던 연인의 사망소식과 유언을 듣고

호텔 아프리카를 찾아와서 받게 되는 30년간 써내려간 편지.


떠난 연인을 향한 애뜻한 그리움과 사랑이

시각 장애를 가진 남자의 편지에서 그대로 담겨있다.


아픈 사랑이라 더 마음을 끙끙거리게 되고

호텔 아프리카에 오기전까진

무거운 마음에 짓눌려 있다가

이내 마주하는 현실에 펑펑 울다가도

따사로운 햇볕을 마주하는 그 곳.


그 곳은 나에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그 신비로움을 함부로 풀기엔 너무 아까운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늘 새로운 이들과의 새로운 관계 안에서

늘 새롭게 시작되는 곳으로 기억된다.


이젠 소년이 어른으로

나이 40이 넘어 다시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니

손발이 오그라들까도 싶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게 그때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투영되어 다시 비춰진다.


잃어버린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지나온 세월동안 내 소녀감성은 묻혀있었지

그대로 있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해주는 것 같아 기뻤다.


그리고 반가웠다.


추억이 방울방울

그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었던

가슴 떨리는 시간을 순정만화라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책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행복하고 따스했다.


제대로 추억 소환에 성공할 수 있어서

엄마가 아닌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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