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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평점 :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황정미
고개를 숙여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장애인의 삶을 살아왔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이유로, 조금 기다란 마음을 가진 그녀는, 아이들의 아픔을 들어 주고 치유해주는 일을 30년 동안 이어왔다. ‘몸이 아픈 사람은 의술의 힘으로 나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은 한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아이들과 24시간 동고동락하는 선생님으로서 작지만 커다란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교육을 전공, 수많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넘어 ‘엄마’로서 함께했다. 덕분에 MOM.T(맘티)라고 불리며 아이들의 성적 향상은 물론, 상담자로서 멘토로서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라는 사랑과 믿음을 주는 존재로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올해로 53세, 이제는 교육사업을 쉬고 에듀엘 비전스쿨 상담소 운영에 몰두하려고 했으나, 여전히 같은 문제로 찾아오는 아이들을 거절할 수 없었던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담은 책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진심을 나누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와 아이들이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진솔하게 풀어내었고,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저자가 아이들과 ‘길고 긴 동행’을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들을 그대로 담았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이 기버(GIVER)로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현재 저자는 다년간의 상담과 교육자의 경험을 살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상담카페 [여기:그대路]를 운영하며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놀라운 기적을 행하고 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MENTOR6677
인스타그램 @SABINA_6677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픈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쉽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개 숙인 아이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건
더 마음이 쓰이는 일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 그런가 더 그렇다.
특별한 경험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입장 어른의 생각을 같이 읽고 나누며
곰곰히 지금의 나와 내 자녀들을 생각해본다.
우리의 행동 양식도
가끔 도가 지나칠 때도 있으며
별 것 아닌 문제들로 넘어갈 때도 많았다.
하루에도 여러번 감정의 널뛰기를 하니
가끔은 본질을 잃어버리고 내 감정대로 아이들을 대할 때
그걸 상처로 받아들이게 되는 아이들 입장에선 참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내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도 살펴보게 된다.
여러 상담 일지들을 통해 더더욱 생생하게
글로 다시 상황들을 꺼내어 보여주는 간접경험들이 나에겐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나의 삶이 너희와 닮아서 좋고, 내가 너희를 닮아가서 좋다.
사람은 옳은 말을 해주었따고, 변하지 않습니다.
나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자기편]인가 지켜보고,
그 [자기편]의 삶이 일관되어야 변합니다.
원래 외모 지상주의에 뭐, 츤데레(무뚝뚝하지만 챙겨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연예인 기준이 아니어도 아이들이 아주 예쁩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해주었습니다.
손가락질 받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랑했습니다.
그래야 아이들은 [자기편]을 보러 오니까요.
그래야 전이된 행복을 또다시 나누니까요./p219
가끔 아이와 불편한 대화가 오고 갈때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내가 싫어하는 행동 습관들이나 말이
아이에게서 그대로 투영될 때가 있다.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은 나 닮지 말지 싶다가도
닮아서 좋은 점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안좋은 부분만 보면서 더 탄식할 때가 많다.
사실 흔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
내 한계를 뭔가 뛰어 넘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좋은 행복 에너지가 전염되기 위해선
나를 내려놓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된다.
언제나 그런 결심을 맘먹지만 어떤 삐딱한 행동이나 말투 속에서
확 맘이 상해버려 전투 모드로 돌변한다.
내가 어른답지 못함을 인정한다.
사실 틱틱거려도 아이들은 의리가 있다.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못하는 발연기이지만, 속아 넘어가주면서
엉뚱한 감동을 줄 때가 있다.
내가 마음으로 대하는 걸 가장 정확하게 아이들은 캐치한다.
그런 소통이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린 더 끈끈한 관계 안에서 함께 할 것이다.
그랬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에 서투니
순수한 영혼들이 안아주는 포옹이 그렇게 어색했고, 의식했었다.
시간이 흐르니 제자들의 사랑법을 거울처럼 흡수하고,
연극 분장 없이도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엄마가 보였다.
엄마도 서툰 것일 뿐, 장애인 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는,
표현이 서툰 것일 뿐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p280
우린 모두가 이처럼 부족한다.
그런 부족함을 미처 알지도 못하고 둔하게 살아가는 때가 많으나
누군가는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서툰 표현을 어색하게라도 행동한다.
그런 작은 걸음들조차도 외면해버릴 때가 많았던
냉정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나도 참 너무했다 싶다.
당장은 알 수가 없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을 키우며 한 해 두 해
내 나이도 들어감에 따라 감정이 바뀐다.
미성숙한 내가 어른인듯 행동하지만,
내 안에 사랑받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를 끌어안으며
울고 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이 더 진하게 표현되는 건
시간이 필요했다.
여전히 아픔을 싸매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런 상처를 안고 누군가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는 건 쉽지 않다.
나와 닮은 내 아이를 좀 더 긴 호흡으로 안아주고
더 마음으로 깊이 사랑해주자.
나도 너도 서로 사랑받으며 살아가야할 존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