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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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고수리
세상에 온기와 위로를 전하는 작가 고수리. 광고 기획 피디를 거쳐 KBS 〈인간극장〉, MBCTV 특종 놀라운 세상〉에서 방송작가로 일했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면서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삶에도 드라마가 있다는 걸 배웠다. 카카오 브런치에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으며 제1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일상을 보듬는 그녀만의 포근한 시선들이 담긴 첫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는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세종도서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됐다.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 글쓰기 안내자로 활동하며 남편과 쌍둥이 두 아이와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우리 삶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조용히 살펴보며 지난 날을 회상해보았다.


나에게도 이런 때가 있었는데

빠른 시간과 세월 속에

지난 날의 아련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건

웬지 모를 사치처럼 여유부리는 것 같아

주어진 현실에 숨죽이며 살아가기 바쁘다.


책은 숨을 쉬는 여유를 배울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걸어가는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을 여유조차없이

내 갈길만 보고 뛰기 바빴던 호흡과 시선을 잠시 거둬들이고

방향을 바꿔 바라보는 지금의 때가 좋다.


그런 걸음을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지금의 때가 이상하리만큼 여유롭다.


우리에게는 언젠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던 날이 있었다.

넘어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자꾸만 뒤를 돌아보던 처음이 있었고,

비틀거리던 자전거가 부드럽게 굴러가던 신기한 순간이 있었다.

차릉 차릉 경적을 울리며 자전거를 달렸던 기분 좋은 날이 있었다.

그동안 잠시 잊고 살았을 뿐, 자전거를 타는 일은 이토록 즐겁다./p83



자전거만큼이나 가장 배우고픈 것이 피아노였다.


어릴적 체르니 100번에서 그만 두었던

미련이 지금껏 남아 있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엄마의 성화에

거의 끌려가다시피 동네 여자친구들과 함께

피아노 학원에 다니면서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단지 친구들과 어울림이 재미있을 뿐

피아노에 대한 흥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서야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픈 마음은

그때와는 다르게 어떤 목표와 도달해야 하는 기준점이나 경쟁이 아닌

자유로움 속에서 피아노가 주는 위로와

멜로디 속에서 느껴지는 여운들을 내가 받아들이고픈 때가 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때가 늦은 건 알지만

그땐 그것이 즐겁다란 걸 느끼지 못해서 참 안타까웠다.


못배움에 대한 미련이 커서인지 더 배움에 대한 갈증이 크게 느껴진다.


자전거 타기도 재미와 여유를 느끼기 좋은

지금의 때가 뭐든 배우기 좋은 때란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잘 보이지도 느끼지도 못하지만 나는 매일 자라고 있다.

하루, 한 달, 한 해가 지나면 나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라 있을 것이다.

그때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른 누구처럼이 아닌 고유한 나로 살아 있길 바란다.

그리하여 언제까지나, 나는 자라 내가 되고 싶다./p237



내가 자라고 있다는 걸 내가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눈에 띄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탄력을 보면

세월의 흐름에 노화되는 모습에 더 민감할 뿐이다.


그보다 내 내면의 모습엔 둔한 편이다.


젊을 때의 철없던 생각들이 지금은 좀 더

깊은 생각과 가치관이 나를 만들어가고 있음에

인생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드러난다.


그런걸 보면 성품이 자라가고

이전과 다른 나의 모습들을 발견할 때면

새삼 놀라울 때가 있다.


죽기전까지도 우린 성장 할 것이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또 다르다.


매일 다른 나를 마주하는 것도 참 흥미로운 일이다.


아직 알지 못하는 내 모습들이 많다.


억지로 울음을 쥐어짜진 않아도

익숙한 오늘의 내 삶과도 닮아 있는 소소한 일상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하모니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참 경의롭다.


삶은 변화무쌍하기에 알 수 없는 내일이지만

기대가 되고 설레는 내일이 있어서 살맛을 느낀다.


그런 우리의 삶이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

참 의미있고 소중한 때를 보내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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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하고 싶은 너에게 - 출판사에 프러포즈하는 법!
조선우 지음 / 책읽는귀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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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하고 싶은 너에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조선우
한때, 현직 교사들이 주 독자층인 교육 전문지 <교육신보>에서 서울시 교육청 출입 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출판사 밥을 먹은 지 약 20여 년 차, 편집자 겸 기획자. 현재 책읽는귀족 대표이기도 하다.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이후, 30대 초반에 출판사 일을 시작해서 초기 시절, 『깔깔마녀는 일기 마법사』를 작가 섭외부터 진행하여 ‘소박’을 터뜨렸고, 40대 초반에 책읽는귀족을 창업하여 현재까지 종이책만 57종의 다양한 책들을 직접 기획하고 편집해오고 있다. 다수의 책이 국립중앙도서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한편,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에서 인문 추천도서로 선정된 『내 손 안의 인문학, 꿈의 문』을 직접 저술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작가 사냥』, 『발칙한 꿈해몽』, 『우리는 어떻게 북소믈리에가 될까』, 『(서양철학사와 함께하는) 패턴 인식 독서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또 세계일보(책동네 산책)에 ‘새로운 콘텐츠는 국부의 원천’, ‘위선이 지배하는 사회’ 등 칼럼을 썼다. 롯데백화점(일산점) 문화센터에서 글쓰기 강의를 했고, 현재 출판, 글쓰기, 독서, 꿈해몽에 관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출판의 꿈을 안고 있는 많은 초보 작가들을 위해 20년 ‘출판 밥심’을 발휘하려고 직접 나섰다. 그동안 저자이기도 하면서, 편집자이기도 하고, 출판기획자, 또 출판사 대표로서 경험했던 출판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원고 투고로 출판사에 프로포즈하는 법을 현실적이고 실감 나게 펼치면서 저자로서의 꿈을 응원하고자 한다.

ㆍ유튜브 채널(YOUTUBE)에서 ‘북소믈리에와 함께하는 책

이야기’ 동영상으로 이제 책읽는귀족의 책들을 만나 보세요!

ㆍ다음(DAUM)에서 ‘책읽는귀족’으로 검색하면

유튜브 동영상이 검색됩니다.

또는 책 제목으로 검색하세요.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작가... 말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 두근거림으로 설레는 글쓰기의 입문 단계에 있는

많은 예비작가들에겐 너무도 단비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내 이름 석 자로 책을 출판한다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정말이지 짝사랑으로만 그칠 행복한 나만의 상상 속에

머물고픈 그런 감정 선에 머물러 사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럼에도 그 짝사랑을 끝내고

제대로 된 사랑몰이에 용기내 다가가는

간절함과 신념이 필요하다란 걸 충분히 안다.

어쩌면 1단계에 머물러 다음 스테이지에 오르지 못하는

나의 우유부단함이 이럴 땐 그렇게 속이 터질 정도로

스스로도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꿈만으로 남아 있던 소박한 바램이

내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글들이 보면서

내심 스스로가 멋져보이는 건 나만 느끼는 짜릿한 기분이란걸..

네가 하는 자랑이나 인생 이야기를 듣고자 이 불경기에 사람들이 얄팍한 지갑을 털어

네 책을 사는 게 아니거든.

우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이 가감 없이 불평해대는 서평을 달 거야.

요즘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받아서 올리는 서평 이벤트에도 어림없지.

그대로 다 올라와.

물론 그중에는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겨볼 만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놓지.

다음 책 작업을 위해서는 그 서평들을 잘 참고해야 해.

행간의 속마음까지도 잘 분석해 봐야 하지.

그래야 독자들 심리를 따라잡을 수 있는 거야./p111

뭔가 알게 되면 속시원한 해답을 얻어서 좋은 줄만 알았다.

그런데 뭔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독자들의 관심에 취중하다보면

괜시리 펜을 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만 같다.

 

​뭔가  내가 쓰고 싶은대로 쓰는 거란

자신감과 확신에서 펜을 들지만

생각을 너무 다른 평가의 시선에서 몰두하고 있으면

글을 쓰는데 오히려 방해되는 요소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어

책을 낸다란 생각보다

글을 쓴다란 생각으로 좀 더 가볍게 마음 먹으며

감정의 선을 잘 잡아가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책 한권이 그냥 써지는 건 아니란 걸 안다.


굉장히 복잡한 작업이기도 하고

육체적 노동처럼 고된 고충을 가늠할 수 있기에

선뜻 용기내어 보지 못하고 주저하고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매일을 글을 끄적거리는 건

내가 살아가는 숨과도 같은 귀한 호흡과도 같다.


글은 나에게 그런 의미이자

생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책은 그런 점에서 참 좋은 도구가 된다.


앞으로도 더 부지런히 책을 읽고

행복한 글쓰기의 감을 놓치지 않고 계속 쓰고 또 쓸 것이다.


출판까지 멀고 먼 길처럼 여겨지지만

그 길의 좋은 가이드가 책의 도움으로 덜 수 있다면

읽고 또 배울 것들이 참 많은 것같다.


그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늘도 한줄이라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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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뻔했다
윤옥희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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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뻔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윤옥희

부모들의 공감메이트 윤교육생태연구소장이다. 최효찬자녀경영연구소 기획위원과 〈꼬망세〉 〈베이비타임즈〉 등의 육아·교육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올레TV 〈우리집 누리교실〉 등 다수의 방송에도 출연했다. 네이버 부모i에 부모교육 전문가로 연재하고 있는 〈마음읽기 공감육아〉는 1년간 1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육아대학 공감학과〉를 통해서도 부모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부모를 위한 강연 외에 어린이·청소년·대학생을 위한 ‘진로 및 미디어 특강’도 펼쳐왔다. 저서로 『강점육아』와 『학과 핫 100』(공저)이 있다. 숙명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숭실대학교 평생교육학 박사 과정을 마치면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성인학습으로서의 ‘부모학’을 널리 알리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온기를 잃어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공감’의 힘으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글쟁이’가 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마음을 담아 엄마의 ‘행복연습’을 위한 방법들로 가득 채웠다. 기억하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이메일 iamasmartmom@naver.com
네이버 포스트 post.naver.com/iamasmartmom
윤교육생태연구소 블로그 blog.naver.com/iamasmartmom


[예스24 제공]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살면

주도권이 엄마에게 있기에

아이를 위한 육아의 방향에서 서서히 멀어지는 것 같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큰 아이는 뭔가 모를 기대감과

항상 하는 일에 대해 큰 만족감이 스스로에게 느껴지지 않기에

잘 채워지지 않는 그런 자녀란 생각에

엄마의 욕심이 더 많이 기울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것에 못견뎌하는 아이는

사춘기의 괘도 위에서 엇나가기 시작한다.

​가까워지기 위해 한걸음 물러서는 걸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할 때란 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못난 엄마란 생각에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적당한 거리와

내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란 걸 더 깊이 체득해 알게 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요 내 인생은 내 것이다."

이렇게 아이와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홀로 서야 할 시간이 온다는 생각을 하면서 미리 연습을 해보자.

육아에 중독된 것 같은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면,

이제는 아이를 더 사랑하려는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려볼 시간이다./p59

아이와 내가 분리된 삶을 이전에는

욕심과 집착에 가려서 생각지도 않고

나의 종속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 한걸음 멀찍이서 바라보면

적당한 서로간의 분리된 시간 속에서

성장하고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가는 시간이 참 귀하다.

아이에게 집중했던 시간들이 더 많으면

더 노력대비 성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 필요를 조금은 접어두고 나에게 방향을 바꿔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싶고 나는 무얼 좋아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들이

오히려 더 현명한 시간들일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얼마되지 못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 관심의 촛점을 바꿔 생각하는

아이에서 나로 옮겨 생각해보면 참 행복한 시간이자

나를 재탐색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것이 분명하다.


​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해내고 있고 잘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해도 충분할 정도로./p236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애를 쓰다보면

끝도 없는 죄책감이 밀려온다.

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이에게 좋은 엄마의 기준이 내 안에 한가득이면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내가 초라해보인다.

이것에서 좀 더 자유로웠으면 한다.

지금의 내 사랑이 아이에게 전해주는 것이 부족할지라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음을

내가 칭찬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칭찬하겠는가.

생각 안에 날 가둬두고 너무 괴롭히진 말자.

완벽하려 하지 말고

오늘 하루도 엄마로 살아감에 애쓴 나를 위로하고 더 격려해주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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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 - 혼밥을 즐기는 아재가 들려주는 봄날같은 감성에세이
김쾌대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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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쾌대
1967년 서울 출생.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해외관련 업무를 하다가, 캐릭터 라이센싱과 IT 웹 개발 벤처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했다.사업이 망한 이후 콘텐츠 마케팅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했지만, 돈을 거의 벌지는 못했다.

나이 오십에 접어들면서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고, 골든 아워를 놓치지 않아 죽지 않고 생환했다. <산티아고>라는 이름으로 SNS와 팟캐스트 방송을 하며 폐쇄적이고 비관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내다가 글 쓰는 작가로 인생 2막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2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첫 책을 쓰게 됐다.

생각보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일들이 너무 많은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자기 자신과 주변을 새롭게 발견하기,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를 통하여 현재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든든한 아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조금은 특별한 딸아이에게 정성스러운 요리를 해 주는 것처럼, 자신만의 레시피로 따뜻한 밥을 짓듯 글을 지으면서 독자들과 더불어 함께 가고 싶은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침 시간이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남편이 일찍이 출근하고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면

그제야 혼자 밥을 떠서 먹는다.


이 시간이 참 좋다.


식탁위에 조용히 앉아

좀전까지만 해도 정신없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찬거리가 많지 않아도 좋다.


그냥 무얼 먹고 있다는 것이

차분한 마음과 함께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게 된 건

둘째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면서부터

서서히 내 시간이 생기고 혼자 밥 먹는 시간이 생김에

정말 눈물나도록 감사할 때가 많다.


밥을 해서 먹이는 입장에선

음식이 차려지기까지의 과정들이

얼마나 정성과 시간을 들이는지를 잘 안다.


그렇기에 음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이야깃 거리들이 참 많다.


우리집도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참 많다.


이 책에서 그런 인간적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저는 '짓다'라는 표현이 좋습니다. 밥을 짓다, 옷을 짓다, 집을 짓다, 미소를 짓다, 라는 말 속에는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요.

저 자신과 세상을 뜸을 들여 들여다보고, 거기서 발견하는 생각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뭔가 쓸모있는 글들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글들이 벽돌처럼 하나하나 쌓여 올라가서 누군가 편안히 쉴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p64


나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

뭔가 있어보이는 모습에 따라 해보기도 하지만

나는 역시 집순이가 딱 맞다란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가장 최적의 장소이자

뭔가 혼자서 끄적거리다 졸리면 자기도 하고

책을 쌓아놓고 보기도 좋으며

누구의 시선 따위도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가장 좋은 이유는 곧은 자세로 앉아서만 있지 않고

누울 수 있으며 삐딱하게 기대기도 하고

세상 편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집만큼 편안한 장소도 없다.


그런데 뭔가 고심하고 집중해야 할 때는

도서관에서 작업하는 것이 능률이 높다.


이런 각자만의 특별한 공간 안에서

참 분주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편하지만 너무 게으르게 사는게 아닌가 싶어

몸을 일으켜 바른 자세로 앉아 책상 앞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낸다.


밥을 짓는 것처럼 글도 술술 잘 지어졌으면 하지만

맘처럼 쉽지 않기에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다.


그런 과정들이 이해가 되는 건

나또한 뭔가를 시작해보겠다는 몸부림치는 길 위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것이 닮은 느낌이다.


아이와 함께 운영하고 싶은 카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한잔의 커피 향이 온 가게에 퍼지는 것처럼 입가로 미소가 번지고 있습니다.

현실은 상상과 달리 커피 원두처럼 쓰지만, 그래도 그동안 아이와 함께

 걸어왔던 지난 시간의 추억과 경험이 달콤한 시럽처럼 흘러서

걱정과 불안의 마음을 달래줍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도 아이의 손을 꽉 잡고 걸어간다면 어떡하든 길이 보이고

희망이 나타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일단 다가오는 이번 봄부터는 바리스타 수업부터 첫발을 뗄 것입니다./p199


예전에 나도 아이에게 많이 제안했던 것이

취미를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란 생각에

엄마가 하는 걸 같이 해보면 어떠냐고 많이 물어봤었다.


한때 재봉틀에 빠져서 아이와 손바느질보다

요령만 알면 더 쉬운 홈패션을 같이

배워보자고도 말했고,

최근에는 같이 켈리그래피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머리가 커지고 친구들이 좋기만 한

지금의 딸아이에게 엄마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소중한 자기만의 시간을 침해받기 싫은 때란 걸

거절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접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또 아이에게 같이 해보자고 말할 생각이다.


추억과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는 걸 원해서도 있겠지만

아주 오래전에 엄마와 딸이 같이

공방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선

여유로움과 다정한 모습들에서

굉장히 편안한 인상과 함께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던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나와 함께

공유할 추억들을 나눌 이들이 내 가족들과 벗들이 함께 한다면

특별한 시간들 속에 내가 살아감에

벅찬 감동이 느껴질 것 같다.


오늘도 읽고 쓰는 삶을 존경하며

그 마음이 지치지 않고 뚝심으로 걸어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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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 - 일할 때는 쉬고 싶고 쉴 때는 불안한 당신을 위한 느슨한 시간표
디아 지음 / 웨일북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디아

영성 공부를 하러 헤매고 다니다가, 스물네 살부터는 밥벌이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북에디터로 출판사에서, 또 프리랜스로 열심히 일했다. 네모난 사무실의 네모난 컴퓨터 앞에서 몸-마음이 네모가 되어갈 즈음, 요가를 만났다. 몸 감각이 깨어나자 그간 읽었던 좋은 말들이 조금씩 삶으로 흘러들어왔다. 영성, 철학, 인문학 공부의 바탕에 몸이 있어야 한다, 몸은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고 있다. 지금은 책을 만들고 요가를 가르치며 산다. 두 가지 일을 하지만 ‘몸-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일’이므로 하나로 느끼고 있다. 삶으로써, 또 글로써 요가 철학, 행복 철학을 전하고자 한다. 쓴 책으로는『마음이 헤맬 때 몸이 하는 말들』이 있다. 디아(diya)는 소원을 빌며 물에 띄우는 작은 불이다. 영혼의 강 갠지스에서 그 불들의 물결을 보고 반해서 따온 이름이다.


[예스24 제공]





승모근이 자주 뭉치는 요즘

뭔가 긴장감이 느껴지고

버둥거리는 삶에서 내가 놓치 않고 있는 부분이 많은거 같아

잔뜩 뭉친 근육을 아프게 풀면서

뭐가 그리도 조바심이 난다고 애를 쓰는지 스스로에게 좀 쉬라고 말하고 싶었다.


여유없이 뭔가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잠시 손을 놓고 가만히 멍때리며 있었다.


뭔가 엄청난 기운들이 다시 쏟구쳐 오른다기보다는

오늘의 삶에서 내가 힘을 주어 살려는 내 필요들이

시실은 내 이기적인 욕망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냥 내버려두면 좀 더 편하게 풀릴 문제들을

더 어렵게 베베 꼬고 있는 것이

어리석은 내 모습이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담백하다.


저자의 생각에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내가 요즘 생각하는 삶도 중간의 쉼과 텀이 좀 더 길어지길 원하기에

무언가를 먹고 있다면 먹는 것에

책을 읽고 있다면 읽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 느슨함의 시간표를 다시 계획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아이를 돌보면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 엄마, 회의 시간에도 카톡을 주고받는 후배,

지하철 환승을 하면서도 게임을 하는 회사원,

밥을 먹으며 휴대폰에서 눈도 떼지 않는 청소년,

스마트폰을 쥐여줘야 울음을 그치는 아이까지,

그리 놀랍지도 않은 우리의 풍경은 거대한 경기장 같다.

각자의 트랙에서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p101


외면하기 힘든 우리의 모습이다.


사실 미디어 중독에 빠진 이들이 많다.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집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런 모습들로 앉아 각자의 환상 속 세계안에서

끊임없이 바쁘게 눈을 혹사시키며 산다.


웃지 못할 풍경을 글로 마주하니

참 내 꼴이 우스워보인다.


한심하다란 생각이 머릿 속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가고

이내 휴대폰과 마주하는 바보스러운 모습이

뭔가 생각조차 하기 귀찮아하는 끊임없는 혼자만의 레이스에 빠져있는 것 같다.


알고도 있지만 이 달콤한 유혹이

정말이지 너무 강한 독이라 깊은 내성에 빠져

어떤 치료제를 써야할지 고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나답게 산다는 말을 좋아한다.

이때의 '나'는 개성있는 옷을 입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정도의,

즉 '보이는 나'는 아닐 것이다.

두려움 없이, 만족스럽게, 그러나 거추장스럽지 않게,

타인의 눈을 덜 신경 쓰면서 살고 싶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숲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p206



표현을 자유를 바라면서도 정작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면서 제대로 내 감정을 시원히 표현하지 못한다.


나답게 살고 싶다.


뚜렷하진 않지만 뭔가 나답다라는 것이

자신감 있어 보이고 소신과 철학을 가진 것 같아 멋지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지 않는다.


괴짜처럼 혼자 튀는 모습도 우스꽝스러워보이고

비판과 평가 앞에서 나 스스로도 무너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나를 드러내기조차 두려워진다.


그냥 완벽한 타인으로 있는 편이 더 편해보인다.


어설프게 다리 걸치며 잘 지내보려다

내가 더 힘들어질 때가 많아 이젠 지친다.


관계가 거추장스럽지도 않고 싶고

시선처리에 좀 더 가볍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답답한 마음들을 여러 각도로 삶을 바라보면서

주고 받는 대화를 나눈 것처럼

비슷한 공감과 생각들이 교차해서 묘한 매력을 더 느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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