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일로 인해 괴로움을 느낀다면, 그 고통은 그 일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당신이 언제든지 거둘 수 있다." 처음엔 이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를 괴롭힌 말은 분명히 그 사람에게서 왔고,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말이 옳고 안 옳고의 문제보다, 내가 그 단순한 말에 어떤 문게를 부여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조금씩 깨달았다. 말은 그저 말일 뿐이다.
내가 받지 않으면, 어떤 말이든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p17
사실 알고보면 문제를 받아들이는 마음 가짐에서
파생되어지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괴롭던 일들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내 몫이 된다.
더 큰 일로 부풀려 생각할 수도,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거를 수 있는 말을 내 선에서 잘라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전히 말 속에 생각이 갇혀 지낼 때가 많다.
그래서 더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며
나 스스로가 씨름하면서 더 괴롭다.
받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말이 굉장히 간단 명료해보이지만
명쾌한 해답 같다.
말을 말로 더 의미를 부여하지 말것을 다짐하게 만든다.
아우렐리우스는 "삶은 짧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네 삶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 능력도 먼저 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라."며
지금 이 순간을 이성적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p135
삶의 끝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짧아져가는 시간을 생각지 못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별 것 아닌 것에 목숨 걸며 사는지 모르겠다.
닿을 수 없는 미래에 전전긍긍하며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나의 못난 모습을 보며
좀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현재를 살아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인생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싸움은 '무엇을 얻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를 지켜내느냐'이다. 이기적인 삶이나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은
언젠가 허물어지고, 그렇게 얻은 성공은 마음속 공허함을 채워주지 못한다.
진짜 성공이란 외적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다가 아니다.
내가 나를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삶이라면, 비록 느리더라도 그것은 결코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
p180
관계 속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살핀다.
어떤 행위조차도 타인에 비칠 내 모습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더 나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며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진짜 나는 없는 껍데기뿐인 인생이 얼마나 공허한가.
그것을 알면서도 이같은 오류를 범하고 사는 건
여전히도 타인의 시선을 살피고 살아가는 인생이라 더 할 말이 없어진다.
결국 끝에 가서 남는 건 나 하나일텐데
내가 나를 제대로 대접해주지 못하고 산다면
인생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살고 있는게 아닐까.
문득 놓치고 살아가는 것이 많아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싶은데도 여전히 헤매고 있는 내가 눈에 밟혀서
쏟아지는 정보의 호수 속에서
조용한 사색을 일부러 찾아 시간을 가지려 애쓴다.
그런 마음의 정렬을 돕는 친절한 철학서가
나에겐 지금의 시점에 또 다른 지표가 되기도 하고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앞으로의 삶에서 여러 갈래의 고민들을
좋은 명상과 철학의 위로를 지침 삼아
변덕스러운 삶에 갈피를 잡고 걸어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