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 식물이 빚어낸 매혹적이고 경이로운 이야기
엘리스 버넌 펄스틴 지음, 라라 콜 개스팅어 그림,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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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굉장히 방대한 식물의 서사 과정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향기의 기원과 역사만을 살필 것이 아니라

식물의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생활사, 서식지,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다.




원주민들은 아퀼라리아의 어린 나무가 씨앗을 만든 어미나무 근처에서 자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나무들이 군생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나뭇진이 많은 나무를 얻으려면, 나무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환경인

더 건조하고 더 높은 개울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들은 야자나무가 아퀼라리아와 함께 자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매미의 정령 때문에 향기로운 수지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또 그들은 곤충이 나무에 뚫은 구명, 잎떨굼, 생장 상태, 두들겼을 때 나는

속이 비어 있는 소리와 같은 병적 증상도 알아본다.

p58

아퀼라리아 나무가 모여 사는 경향이 오래된 나무들 사이에

더 빠른 감염으로 위험이 커질 수 있고,

매미는 나무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생활사를 이어가므로

바닥에 번성하는 곰팡이류의 매개체가 된다는 걸 보면

식물들의 생존전략이 참 흥미롭게 느껴지기만 한다.

나무에서 만들어진 향기로운 분자가

나무를 보호하기도 하는데 특히나 단향나무는

그 향기가 굉장히 고혹적이라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에서도 귀히 쓰인다고 한다.

그 향기를 묘사하기 힘들정도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졌다고하는데

귀중한 단향나무를 국가 차원에서도 안전하게 지키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워낙 이 나무의 교역의 역사가 길어 3세기를 훌쩍 거슬러 올라가며

관리방식과 증류, 정유하는 법도 꽤나 복잡해보이나

그만큼 아름다운 예술의 경관을 보여주는 듯

향류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나무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후추의 작은 씨앗은 아주 옛날부터 여행 경로를 따라서 아시아 전역으로 이동하고

이집트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후추를 방부제로 이용했고, 중국에서는 약재로 여겼다.

p92

잘 알려진 향신료인 후추는 향수 제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고 한다.

잘 증류된 검은 후추 정유는 완벽한 매운 향을 더하고,

녹색 후추는 사랑스럽고 독특한 풋풋함을,

읜 후추는 머스크향의 느낌이 난다.

잘 알고 있는 검은 후추의 껍질에 들어 있는 피페린과 합성 화합물이

곤충 기피제로도 사용된다고 하니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

후추가 여러세기 동안 교역의 중요한 토대가 됨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향신료 교역의 근본 상품임을 책에선 대단히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라벤더는 약 32종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느다란 잎과 줄기를 지닌 향기로운 떨기나무이다.

다양한 라벤더 품종과 재배종이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서 자라고 있고,

매력적인 잎과 보라색 꽃 때문에 관상용 식물로 널리 쓰이고 있다.

p190

흔히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라벤더가

오랫동안 청결과 순수의 상징으로 불리는 건

중세 가정에서 악한 영혼을 쫓아내기 위해 그 향을 맡을 권을 권했다고 한다.

불면을 퇴치함은 물론이고 라벤더의 섭취를 권하기도 한다는데

진정 작용과 정화 특성을 언급하고 있다.

20세기 초반엔 좋은 소독제라는 걸 인정 받게 되고

제1차 세계 대전 동안 상처 치료에 이용되었다고 하니

식물로 사용되는 다양한 이용 혜택을 보고 더 놀랍고 유용함을 인정하게 된다.

파촐리는 조향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향기 성분이지만,

향수 산업에서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천연 성분이다.

파촐리는 민트와 같은 무리에 속하며 열대 아시아에서 자라는 허브이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된다.

p278

동양에서는 중요한 약재로, 19세 유럽에서는

패션과 파촐리의 향을 조합하는 것을 유행으로

투박한 자연의 향기로 대마초 냄새를 감추기 할 정도라니

어떤 향일지 책에 묘사된 것만으로도 유추하기 어려워보인다.

소박한 식물에서 나온 향기가

빅토리아 영왕부터 1960년대 히피까지

다양하게 조합한 향기로운 산물이란 것이 매우 흥미로운 식물이 아닌가 싶다.

날 것 그대로를 가지고 어떤 조합으로 어떤 산물을 만들어 낼지 고민하는

조향사들의 창조된 향기 성분이

과학과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단순히 인류 문명에 대한 이야기 같아 보여도

향기가 기여하고 미친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이 책을 보고 제대로 실감하게 만든다.

향기 분자로 시작해 식물 이야기의 모든 서사 과정에서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식물의 다양한 메케니즘을 살피면서

넓고 깊은 향기의 세계에 푹 빠져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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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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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개성과 성격을 가진 20대 여성 4인이 만나

한 집에 모여 살며 가족애를 느끼게 되는 따뜻한 힐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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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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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게는 가족이 있다. 혈연관계는 아니고 말로 확인한 적도 없지만 확실히 이곳에 있다.

p246

각기 다른 개성과 성격을 가진 20대 여성 4인이 만나

한 집에 모여 살며 가족애를 느끼게 되는 따뜻한 힐링 도서를 만났다.

도쿄 중심에 있는 빨간 지붕의 단독주택.

현관 밖 항아리 안에 송사리 몇 마리를 보고서 지은 이름이라 그렇게 불린다.

문제는 이 집이 재개발 위기에 처해 있어서 1년 뒤 퇴거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해 버린 것이다.

집주인 유즈를 필두로 하루카, 나치, 가에데.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사는 이 여성들이

이곳에서만큼은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 나누고 위로받게 된다.

운명의 상대를 늘 꿈꾸지만 사랑이 그리 쉽지만은 않고,

여전히 사랑을 원하는 하루카.

무명 배우인 나치, 커리어우먼 가에데. 가족사에 얽혀있는 유즈까지..




꿈 많은 청춘이라고 하지만 확실한 것이 없어

불완전한 이들은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의 모호함을 두고

불안하기도 기대하기도 하며 엎치락뒤치락

울고 웃으며 그네들의 청춘을 불사르며 산다.

비록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진 않아도

송사리 하우스에서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준다.

그녀들만의 진한 우정과 각별한 마음을 나눌 수 있던 사연들이

꽤 인상깊게 남아 있고, 한 때를 추억할 수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나 역시 고민 많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하루 하루 살던 20대를 회상해보면서

그땐 그랬지라며 농담으로 가볍게 넘길만한 문제들도 끙끙 앓고 힘들어했던

내 작은 나를 추억할 수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살지만,

어쩌면 그들이 떠안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비슷하게 느끼고 고민하고 있는 바가 아닌가 싶다.

세월이 지나도 그 본질은 크게 벗어날게 없는 문제랄까.

사랑과 연애, 결혼과 일…

대립되는 마음 속에서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20대.

딱히 무언가를 이룬것이 없어서 더 막연했던 현실 속에서

이상과 부딪히면서 많이 울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과 용기 덕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을런지도.

미래의 내가 그 때로 돌아가면,

좀 더 실패해도 괜찮다고, 언젠간 잘 될거라는 걸 얘기 해주고 싶다.

책을 보면서 더 그런 마음으로 청춘의 건배사를 외치고 싶어진다.

그 걸음 걸음 속에서 함께 했던 소중한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었음을 지금 나는 안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부디 길을 잃지 않고

부딪히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손을 놓지 않고 즐겁게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송사리 하우스는 그녀들에게 바로 그런 아늑한 안식처가 아니었나 싶다.

‘여기, 입주민 한명 더 추가 지원합니다!‘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이다. 즐거웠던 기억도,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것을 잊는 건 아니지만 완벽하게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순간도 잊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 덕분에 살아갈 수 있는 거다. 제아무리 깊은 슬픔에 휩싸여도 인간이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건 ‘잊는다’는 기능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p68

그래, 나는 다시 한번 최고가 되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다시 한번 그 반짝반짝 빛나는, 뜨겁고 열띤 감각을 맛보고 싶다. 그때가 인생의 정점이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지금 궤도에 올라 있는 걸음을 멈추고 싶지 않다.

결혼이 두렵다. 결혼해서 환경이 바뀌는 게 두렵다. 회사 내에서 내 위치가 바뀌는 게 두려운 거다. 결혼하면 자연스레 아이를 낳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성의 시대 어쩌고 하지만 결혼은 곧 출산, 그리고 엄마가 된다, 라는 사회적 통념은 다들 입 밖에 내기 거려하면서도 모두의 머릿속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다. 그러한 사고방식은 고루하네, 난센스네, 하고 취급하는 것 자체가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엄마가 된다는 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 싫어도 반드시 걸음을 멈춰야 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분명 회사 사람들은 “언제든 돌아와요.”,“당신 자리는 비워둘 테니.” 어쩌고들 하겠지만 말 그대로 내가 딱 맞게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려 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게다가 출산을 마친 나는 이전 사이즈의 자리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체형적으로도, 골반은 벌어지고 만다. 다시 돌아갈 순 없을 것이다.

p143

모두 저마다 각각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다. 즐거운 듯 웃고 있는 여중생 그룹도, 젊은 남자아이들도, 엄마들도. 인생이 있다는 건 제각기 고민도 있다는 것일 테지. 저 어린아이들에게도 작은 몸 나름으로 분명 고민이 있다. 그리고 긴 인생을 살다 보면 두 번 다시 웃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밤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모두 살아간다…….

p197-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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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전스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지식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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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방대한 지식의 세계를 다양한 키워드로 읽을 수 있는

지적 사유의 축소판으로 오밀조밀 잘 요약한

이 책만으로도 부담없이 지적 허기를 채우기 좋았다.

간편하게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고

뭐든 손 안에 든 스마트폰 하나로 뚝딱 해결할 수 있는

빠르고 편한 세상에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활자를 읽고 사유하는 활동을 열망한다.

이 책은 사회/의학/기술/정치/문화/종교/

생물학/화학/물리학

9가지 주제를 가지고 핵심 개념들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분량이 많지 않아 간단히 개념을 이해하고

다양한 주제를 접근하면서 다양한 호기심을 채우기 좋다.




의료에 쓰이는 나도기술 뿐 아이라 무기 앞으로는

면역 체계를 보조할 더 든든한 지원군처럼

나노 기술이 곧 미래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지 기술력의 미래는 상당히 희망적이다.

현재는 의료 기술을 개선하는데 쓰이는 정도 그치지만

장기를 새로 만들거나 회복하는데,

신체 조직에 정확한 위치에 약물을 쓸 수 있도록

몸을 고치고 수선함은 물론이고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도 앞으로 더 큰 대처 방법이 될 중요한 수단임을 보면

아직은 희망이 있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

산업혁명에 힘을 실어준 전기 또한

인류 문명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으며,

반도체 기술력은 현재 전 세계를 떠받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적 호기심을 채울 방대한 양의 지식을 잘 요약해 둔 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 든다.

여성 소설가와 여성 독자는 소설이 현재 위치, 즉 도서 시장의 왕좌에 오르도록 힘을 실어준 원동력입니다. 역대 베스트셀러 20위까지를 전부 소설이 차지하고 있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판매량은 현재 종교 서적을 제외한 비소설 1위 도서(루이스 헤이의 <치유>)의 10배입니다. 그러니 소설이 우리의 독서 습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P255

문화 주제에서 소설을 다룬 것이 흥미로웠다.

이야기를 즐기는 인간 종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즐겨오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단순히 일어난 사건을 나열하는 서사가

뭐가 그리도 재미있나 싶지만,

사실 소설의 중심이 개인의 삶과 그 중심축을 바꿔 놓을만한

거대한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가장 좋은 독서 습관으로

자리잡기에 너무 좋은 매개체임이 분명해 보인다.

인류사를 바꿔놓았던 거대한 핵심과

문명의 위대한 업적들을 커다란 덩어리에서

조각조각 분해해서 살펴본 기분이 든다.

여전히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지만 다 알 방법이 없다.

시간과 여러 제약들이 많은 현실을 살면서

그럼에도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건

그나마의 사고를 확장 시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에 그러하다.

이러한 점에서 지식의 방대한 분량을

쉽게 풀어쓴 이야기에 끌린 것처럼

책으로 쌓아가는 인문학적 통찰을 사유할 수 있어 기뻤다.

시대를 읽어가는 안목과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는

친절한 교양서로 지식의 허기를 채워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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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이곳이 싫어 떠난 여행에서 어디든 괜찮다고 깨달은 순간의 기록
봉현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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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해지기 힘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렇게 순례의 길도 걸어보며

여행지의 곳곳의 풍경을 담고

사색을 남긴 작은 속삭임이 영감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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