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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편 - I'm a los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정의의 편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혼다 다카요시
저자 혼다 다카요시는 1971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다니던 당시 동급생이던 가네시로 가즈키의 영향을 받아 쓴 단편『잠자는 바다』로 1994년 제 16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99년에는 수상작을 포함한『미싱MISSING』을 출간했는데 이 작품은 잡지『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0년』에서 톱10에 진입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후 45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혼다 다카요시는 독특한 감성과 동시대를 응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투명한 문체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내일까지 5분 전』,『모먼트』,『파인 데이즈』,『체인 포이즌』등이 있다.
역자 : 서혜영
역자 서혜영은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레몬일 때』,『도쿄밴드왜건』,『하드보일드 에그』,『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말해도 말해도』,『작은 인연』,『보리밟기 쿠체』,『반딧불이의 무덤』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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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가진 책임에도
재미있는 요소들로 꾸며가고 있는 책인 정의의 편..
제목이나 주제는 너무 무거운데
책 표지는 웬지 모르게 웃음을 유발시킨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학교 폭력와 왕따 문제를
떠올려보면 한없이 고뇌하고 문젯거리에 짓눌려버린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장이라 그런지 그저 안타깝고
그런 피해자 학생에 대해선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도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닌
웃기려 하지만 웃을 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이 사회에 정의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괴롭힘을 당하는 데에는 강한 것도 약한 것도 없어.
강함과 약함이 시험받는 건, 괴롭힘 당한 그다음이야.
넌 그걸 극복했어.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극복했어, 넌 강해."
희망에서조차 클래스가 나누어져 있다.
상에는 상의, 중에는 중의 희망이 씨고, 그리고 하에는 하의 희망이 있다.
그것을 넘어선 희망은 이미 희망이 아니라 그저 꿈이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공허한 꿈이다.
나는 가질 수 있는 희망조차 클래스가 나뉜 세계에 사는 거다.
- 책 중에서 -
고등학교 시절부터 왕따와 구타를 당해오던 료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렇게 괴로웠던 지난 날을 뒤로하고 누구나 새출발을 꿈꾸기 마련이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리라 생각하지만
자신을 괴롭혔던 하타케다가 거기에 나타난다.
그 잊고 싶은 가슴 아픈 괴로움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걸 느꼈을 료타의 마음이
그 상황 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하타케다의 구타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기 힘들었다.
그럴 때 붉은 망또를 입고 나타나 위기에서 나를 구원해 줄
누군가의 힘이 필요함을 느낄 때
제목에서 보았던 빨간 망토의 사나이가 번뜩 생각났다.
여기선 도모이치의 등장으로 료타의 인생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바로 '정의의 편 연구부'라는 꽤 그럴싸한 동아리에 가입되면서
료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나도 조금은 답답했던 것이
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밖으로 쏟아내지 못하는
피해 학생들의 주눅이 들어 있는 모습이 참 답답했다.
감정 해소와 주변 동료들이 큰 힘이 되었기에
료타의 굳어진 가슴에 다시 새살을 붙게 된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건 그 굴레를 벗어나 이전과 다른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건 무엇일까.
그 속에서 혼란스러운 료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정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군림하려드는 것과
그와 반대적인 측면이 너무 판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중립적인 자세를 가지기 사실 힘이 든다.
료타는 극과 극인 두 상황을 자신의 삶에서
모든 것을 경험해 왔기에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심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마냥 가볍고 재미있게 보지 못했던 것은
중간 중간 코믹한 요소가 있음에도
료타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감정 대립이
나에겐 크게 다가왔고 무거운 주제와 맞서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나 역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지금도 정의란 무엇인지 사실 답을 내리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정의는 필요하고 희망은 여전히 꿈꾸고 싶은 바이다.
웃음 속에서 진지함을 놓질 못하고 책을 읽었지만
각기 다른 입장에서 무얼 정의라 하는지 나조차도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는 바이기에
앞으로도 더 고민하고 고민할 문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