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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엄마의 행복수업
다카하타 유키 지음, 윤은혜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엄마의 행복수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다카하타 유키 飛幡祐規는
1956년 도쿄 출생. 1974년 18세의 나이로 파리로 건너갔다. 파리 제5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파리 제3대학에서 타이어?동남아시아문명을 전공했다. 현재는 프랑스 문화연구자이자 에세이 작가, 번역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인 남편, 아들과 함께 파리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그래도 살고 싶은 프랑스』, 『평상복의 파리 안내』, 『맨얼굴의 프랑스 통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왕비에게 이별을 고하고』, 『유대인 대학살의 증인 얀 카르스키』, 『엘렌 베르의 일기』 등이 있다.
역자 윤은혜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독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번역을 목표로 삼아 글을 읽는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JAL 회생 전략』, 『미토콘드리아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은 여태까지 봐온 육아서와는 다른 깨달음을 준다.
프랑스 엄마의 육아법이 이슈가 되면서
엄마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나또한도
처음 이를 접하면서 색다르면서도 뭔가 다른 정서에서 느끼는 깨달음도 느꼈다.
삶의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우리 아이들이
지금 열심히인 시험 성적 하나 하나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면
부모는 아이의 삶을 좀 더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된다.
아마도 더 폭 넓어지고, 아마도 더 풍요로워질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런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왜 그렇게 힘을 주고 살아왔는지..
뭔가 그렇게 우리 아이들을 성적 속에 몰아두게 되었는지..
삶의 작은 여유도 사치처럼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의 삶은 참으로 각박하게 흘러간다.
내가 부모로써 아이들에게 무얼 가르쳐야할지를
이 책은 내가 생각하고 고민했던 부분에 답을 준다.
나와 남편은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독서의 즐거움을 루카에게 가르쳤다.
'자연스럽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소위 조기교육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우리가 좋아하는 것, 감동을 받은 것을 아이와도 (언젠가)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성장하려면 멍하니 몽상할 수 있는 지루한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문득 일본에 사는 어느 친구가 가르쳐준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상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건 정말 멋진 표현이야."
어렸을 때 읽은 '빨강머리 앤' 속에서 책을 좋아하는 앤이 사용한 이 표현을
그녀는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상상의 여지를 파괴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일상에 정적을 되찾아야만 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의 전제에 있는 것은 '고요함'이니까.
- 책 중에서 -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상상할 수 있고
쉼을 얻을 수 있는 책읽는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도 참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만 간다.
그렇기에 아이에게도 생각을 강요하지만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그들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고,
우리 아이가 뒤쳐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에
아이들은 더 많은 공부를 감당해야만 한다.
그러니 책의 즐거움에 빠지기전에 지쳐 쓰러지기 일쑤이다.
지금 나이가 들어서도 어릴적에 읽었던
'빨강머리 앤'이란 작품의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옛날 부모님이 다른 걸 강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공부하도록두고 나에게 많은 책을 사주며
책 속에 빠지게 했던 그 일들이 지금의 내가
책을 사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나또한도 그러고 싶다.
시험 성적을 올려주는 비법서나 학원을 찾는 것보다도
아이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가치있는가를
선물해주면 분명 아이가 내 나이만큼 자랐을 때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다.
책을 보면서 현실에 한숨을 쉬게 되고
그 이상을 꿈꾸게 된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부모가 방관하면
아이들은 무얼 잡고 살아가겠는가.
나 역시 내가 먼저 가치있는 것에 마음을 열기로 했다.
또한 내 아이가 무얼 배우고, 공부가 즐거운가를 생각하게 된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를 알기에
나를 위한 공부보다 부모를 위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달달 외우는 식의 공부는 그것으로 끝난다.
더 깊이 배우고 이해하려면 더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세계를 발견하고 지식을 흡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 부분 역시 나에겐 숙제로 남아 있다.
아이와 함께 풀어가야 하고, 지금도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또한 좋았던 건
역사 의식이 부족한 이 세대를 위해
좀 더 나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 땅의 뿌리를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우리는 역사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게 훨씬 많기에 가장 먼저
아이에게 살아있는 우리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의 재발견이란 과제 또한 아이와 내가 함께 감당해야할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가 또한 함께 풀어나가야 하며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해 가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이 책은 단순한 육아서가 아니다.
나조차도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멈칫하며 책을 보았고,
부족한 부분을 다시 되새기며 책을 읽었다.
엄마인 내가 아이의 삶에 얼마나 가치있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지
생각해보며 어른이 된 내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꽤 만족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삶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온전히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런 따뜻한 지혜를 프랑스 부모의 삶 속에서 많이 배웠던 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