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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고작해야 364일 늦게 태어난 게 뭐가 잘못이라고!"
고작해야 364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황선미는
모난 아이를 둥글게, 부루퉁한 아이를 밝게, 어눌하던 아이를 당당하게, 소견 좁은 아이에게는 너른 마음을…… 좋은 사람,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는 참 든든한 우리 작가이다. 대한민국에서 자란 아이라면 누구나 황선미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한 뼘씩 더 성장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다. 1999년에 발표한 『나쁜 어린이표』에 이어 2000년에 출간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100만 부를 돌파,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였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개봉되어 기적 같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상’ 한국 대표로 이름을 떨쳤으며 폴란드?‘2012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 열기는 2014년까지 계속 이어져 런던 도서전?‘오늘의 작가’로, 영국 워터스톤즈와 인디펜던트지 그리고 영국 북 셀러?‘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작품으로는 『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마법 같은 선물이야』, 『주문에 걸린 마을』 등이 있다. 아이의 몸을 키우는 집 밥처럼, 아이 마음 키우는 글 밥을 짓는 작가. 엄마 같은 작가 황선미의 맛있는 동화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지어져 모든 아이들을 꿈꾸게 할 것이다.
그린이 김수정은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KBS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다수의 작업을 연출했으며, 그린 책으로는 『좋은 아내, 어진 어머니 신사임당』, 『바리공주』,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 등이 있다. 현재 그림책 스튜디오 ‘삼색’에서 창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모처럼 만나는 황선미 작가님의 새 작품을 설레는 마음으로 접했다.
'마당을 나온 암닭'과 '나쁜 어린이표' 모두를 읽고서
아이도 꼭 황선미 작가님 책을 읽어보게끔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부터도 하고 있었으니
이번 작품의 기대 또한 높았다.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364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참 궁금해졌다.
딸아이는 일년은 365일인데 왜 하루가 빠졌냐고 나에게 묻는다.
없어진 하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고 한다.
아이의 생각에 그저 미소로 답하면서
엄마도 궁금하니 같이 읽어보자고 말했다.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서 일단 책을 읽어보기로 한다.
연년생인 동생 명조의 이야기가
364일에 대한 비밀의 해답이었다.
고작이란 말이 아이들에게 불만 가득한 일에 대한 생각이 보이는 말이다.
늘 첫째 윤조를 먼저 챙기는 할머니..
그런 윤조를 보면서 동생 명조는 불만이 가득하다.
둘째들은 보면 성별이 같으면 보통 첫째들 옷을 많이들 물려받는다.
그런데 그런 명조에겐 너무 가혹한 일인 것이다.
갖고 싶어하던 운동화도 할머니는 윤조에게 사주고 먼저 신고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말씀하신다.
그저 새 신을 신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이입장에서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어른들도 같은 입장이라면 서운하지 않을까..
학교 다닐적에 걸스카우트를 참 해보고 싶었는데
형 윤조는 아빠가 해보지 못했던 걸
대리만족일지도 모르는 보상심리로
윤조에게 보이스카우트를 시키지만 관심이 없는 윤조..
왜 아이들은 부모가 시키면 더 엇나갈려고 하는게 있죠..
마음에 없으면 더더욱 그것이 싫어지게 마련인데
부모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내가 어릴적
바랬던 이상에 대해 내 아이들은 잘 해나가길 바라고 적극적으로 도우려하지만
이렇게 엇나갈 때가 많은 거 보면
지금의 우리와 참 많이도 닮아 있는 모습 같다.

" 할머니, 할머니는 어제만 혼자였지,
저는 계속 혼자서 잤어요.
다 둘이서 자면서 저만 혼자 뒀다고요.
우리 집에서 제일 어린데!"
아이가 뚝 내뱉은 말인데 너무 마음이 시큰거린다.
그냥 이 말이 왜이리 마음이 아프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딸아이도 할머니가 너무 한다면서
우리 할머니는 우리한테 정말 잘해주신다면서
명조 마음이 정말 아프겠다고 한다.
어린 아이의 눈에도 그대로 그 마음이 비쳐보이는 것 같다.
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저 그런 명조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책을 살폈다.
그런데 윤조라고 다 좋을까..
첫째들은 또한 기대치와 함께 스트레스가 많다.
동생 명조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이 둘을 키워보면 첫째 아이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한데
더 불만이 많고, 더 예민하다.
나 역시 남동생이 있긴하지만,
동생이 있어서 좋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때도 많다.
뭔가 공감이 되지 못할 때도 있고
서로의 입장 차이도 있기에 가끔 둘이라도 외로울 때가 있었다.
윤조와 명조의 이야기가 그저 책속의 이야기라고만 보여지지 않는다.
바로 우리가 사는 이야기이고,
우리가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
첫째로 둘째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과 모습을 떠올려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는 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두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좁혀지지 않는 이해관계도 있지만,
그 속에서 둘은 형제애로 또한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나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고작 3분...
그 3분이 남긴 이 둘의 운명이 참 기가 막히지만,
그것이 또한 우리의 인생이기에
윤조와 명조의 모습이 참 낯설지가 않다.
아이와 내가 함께 읽어보며 마음 가득 훈훈함을 머금은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