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심리상담과 그림책 처방
임명남 지음 / 그래도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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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임명남

책은 우울과 불안을 잠재우는 최적의 도구였다. 그 덕에 진심으로 읽고 쓰며 밥벌이를 해왔다. 유아놀이교육 전문가로, 독서교육 전문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여러 육아교육 사이트와 한겨레, 조선일보 등에 글을 썼다. 그러다 상담학의 매력에 빠져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거치며 독서치료와 상담학을 공부했다. 주로 그림책을 매개로 한 상담에 매진하며 실제 사례를 연구에 적용하고, 연구 결과를 다시 실제 상담에 적용하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십여 년 동안 공공도서관, 복지관, 지역아동복지센터, 청소년상담센터, 초·중·고등학교 등에서 심리상담 및 독서치료를 해오고 있으며, 현재 마음나누기 심리상담센터 대표와 평택대학교 외래 교수로 활동 중이다.

주요 관심사는 그림책을 활용한 심리상담이며, 현장 경험을 살려 주로 우울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사고나 자살 유가족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간 도서로는 《대치동 유치원 무엇을 가르치나》,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초등 논술은 없다》, 《참 쉽고 재밌는 독서놀이 6~9세》,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 쓰기》, 《초등 아이를 위한 워킹맘의 야무진 교육법》 등이 있는데 꽤 오래전에 썼다.




아이 둘을 책으로 키우다보니

어릴 적부터 함께 읽던 그림책들이 마음의 양식처럼 켜켜히 쌓여있다.

밤독서, 베드타임용으로 읽는 그림책들을

엄마의 사심 가득한 책으로 한 권씩 끼워 읽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서 고맙기도 했고

빽뺵한 텍스트가 아닌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은 또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 포근함과 따뜻함, 그림이 주는 시각적인 자극이

엄청난 매력과 힘이 있는 걸 잘 알기에

어른이 되어서 책읽기가 독립된 상태인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도

이따금 어릴 적 읽었던 그림책을 꺼내 혼자 읽기도 한다.

이 책은 그림책을 심리 처방의 좋은 수단으로 권하며

다양한 사연과 고민들 속에 녹아들어간 대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이 위로를 줄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보면서

그림책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참 괜찮고도 친절한 심리서이다.

아이들과 읽었던 책들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었고

아직 읽지 못했던 그림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마흔 번의 상담 중에 나도 한번쯤은 고민해보았을 문제들도 있었고

이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풀어가는 과정이 나에겐 좋은 힐링의 시간이기도 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은 엄마가 좋은 엄마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자기들은 숨이 막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때 엄마가 좋은 엄마 되기를 포기하고 부족한 엄마로 변신했기에

자기들이 자기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아이들의 사춘기를 맞으면서 완벽한 엄마가 되길 원했던

내가 무너지고 부족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족한 엄마임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엄마 역할을 하자,

아이들이 알아서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나가기 시작했다.

p82

이같은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서로 상처만 주고 있었다는 걸 알고

엄마인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려놓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은 독립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나와 대립되는 싸움으로 불필요한 에너지와 감정 소모없이

자신의 인생에 더 몰입하며 사는 것을 보고 참 씁쓸하면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열심으로 절대 될 수 없는 건 자녀와 나와의 분리였다.

여전히도 아이를 나의 가치관과 틀 안에서 안전하게 키우고 싶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에는 그런 엄마가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좋은 엄마를 포기하는 편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에게

내 인생은 내가 꾸려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 이름은 자가주>라는 그림책에서

쉴 새 없이 변신하는 자가주처럼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그려지는 게 지금의 상황과 너무 흡사해서 실소를 토한다.

우린 모두가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아이를 인정하고 믿는 것밖에는 별 수 없다.

그러기 쉽지 않지만 그게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꾸 평가하고 판단하며 내 생각을 주장하거나 조언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때,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들어주려면 토끼처럼 아주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서

상대방이 원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버텨주는 것이 필요하다.

p234

가족을 향한 믿음과 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만히 들어주었어> 에서 모두의 위로를 뒤로하고 혼자가 된 주인공 테일러가

혼자 있던 그때에 토끼 한 마리가 조용히 다가와

등을 맞대고 말없이 앉아 있기만 했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냥 같이 있어주기만 해도, 가만히 들어주기만 해도 되었을텐데.

우린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고 사는게 아닐까.

무얼 위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 시간을 곁에서 꿋꿋하게 지키면서 그냥 가만히 있어주기만 해도 좋다.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려와 힘들 때

가만히 다가와 그저 들어만 주는 한 사람이 내 곁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사연과 고민들 속에서 느끼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감정이

한 권의 그림책 속에 스며들어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는 선물처럼

책이 그런 매체가 되어준다는 게 너무 소중하고도 감사하다.

지금 난 <엄마를 산책시키는 방법>이라는 책을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쉼을 떠올릴 수 있는 걷기와 산책이 너무도 필요한 때라는 걸 알기에

책 속에서 묻고 답하며 조용한 위로를 건네받고 힘내서 하루 하루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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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베이식 아트 2.0
알렉산드라 콜로사 지음, 김율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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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알렉산드라 콜로사

독일의 트리어에서 미술사와 독일 문학, 경영학을 공부하여 2003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뒤렌에서 자유기고가이자 현대미술 전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 키스 해링의 그림은

우리에게 친숙할 정도로 생활 곳곳에서

눈에 띄게 다양한 작품으로 접하고 있다.

입는 옷부터 다양한 생활 용품은 물론이고

그의 그림을 액자의 형태로 소장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집의 경우엔 아이들 옷이나 우산, 키링 등으로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의 초기 작품은 하나의 도상으로 양식화 되어 있었는데

모난 개나 후광 속에서 기는 아기 같은 경우

그를 가장 떠오르게 하는 대표적인 상징같아 보인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회화의 언어로

현대 문명사를 표현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있다.

앤디 워홀의 메릴린 먼로 연작을 보고서

평생 예술가의 길을 꿈구게 된 해링은

피에르 알레친스키의 회고전 작품들은 그에게 예술적 발전과 예술 세계에 큰 확신을 가지게 만든다.

젊은 청년 해링이 낙서미술을 보고서

대중과 상업의 경계를 넘게되는 행위에 매료되었고,

낙서가 지니는 소통의 힘을 작품에서 실현시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지닌 독창성과 잠재력이 돋보이게 되면서

모방자들이 생겨나기도 했으니 그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대중화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진정성은 해링 작품의 기본적 특징이다.

뚜렷하고 쉽게 이해되는 형상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일반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삶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담고 있다.

p35

배경과 선, 이야기 모두가 작품 안에서 어우러져

고유한 작품의 특성을 나타낸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중에 반핵 집회에 참여해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를 배포해

기호 언어로 제작된 작품으로 원자력 시대의 위협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검은 종이에 하얀 선으로 그린 그림인데

기는 아기는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그 주위에 생명체들은 전멸 상태이다.

부정적 의미로 표시된 두껍고 빨간 십자 모양들.

복잡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임팩트가 느껴지는 작품이라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강조한 그림이었다.

또한 1985년에 그린 <에이즈>라는 작품 또한 인상적이었다.

중아에 죽은 자를 데려가는 괴물의 머리가 있고,

부저적인 빨간색의 십자 표시가 몸에 그려져 있다.

희생자들의 다양한 성적 욕망에게 그 자신을 제공하며

그들을 더듬고, 껴안고, 핥으면서 선동하고 있다.

보자마자 굉장히 강렬했던 작품이라 내내 기억이 난다.

생의 마지막을 치명적인 병과 함께 사는 것을 절망만 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대하고 삶을 감사하며 자신이 완전히 살고 있다고 믿으며

마지막까지도 그림을 그렸던 그의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1958-1990년 동안

해링의 삶과 작품을 잘 요약한 책으로

예술적 철학과 가치, 소신을 가지며 살았던

그의 인생을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더욱이 무수한 작품들이 실려 있어

작품 해설과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어

찬란했던 그의 생애를 더 빛내줄 영원한 가치를 남기고 간 그를 추모하며 이 책을 읽으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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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우주 - 부모 너머 너와 나의 이야기
황영미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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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우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황영미

장래 희망은 10대들의 편한 친구다. 장편소설 《판탈롱 순정》 《중딩은 외롭지 않아》 《모범생의 생존법》을 썼고, 앤솔러지 《모로의 내일》에 <안녕! 정신 나간 천사>를,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에 <한밤에 만난 두 사람>을 수록했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로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책은 일본어판으로도 출간되었다.




큰 아이와 꽤 치열한 사투 끝에 전사해서 쓰러지는 쪽은

늘 엄마여야 했다는 것이 뭔가 모르게 억울했다.

아이에게 지고 싶지 않아 사춘기라는 기를

확 꺾어버리고픈 마음에 늘 통제하고 틀 안에 가두려 애를 쓰며 살아왔던 것 같다.

지금도 과도기를 통과중인터라

이 책의 제목만 보고도 마음이 울컥하고만다.

광활한 우주, 미지의 세계..

난 사춘기가 한창인 큰아이와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이 낯선 세계 안에서 아이와 끌어 안고 자폭하려는 불안정한 폭탄을 늘 가슴에 품고 살고 있었다.

왜 그렇게 못살게 굴고 싶었던걸까.

자라면서 엄마의 잔소리가 싫었던 나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안 했다.

방구석을 돼지우리로 해놓든 말든, 일요일에 뒹굴며 게임만 해도 대체로 내버려 두었다.

게임 시간만 지키면 그만이었다.

가끔 속이 터져 죽을 거 같으면 한마디 했다.

"내일 시험이라며 괜찮겠어?"

p70

속이 터져 미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을

고구마 백개 넘게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을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에도 여러번 이 같은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꾸역 꾸역 참다가 화수분처럼 터지고 마는

내 잔소리는 아이를 맨몸으로 박살내려한다.

얼마나 상처였을까.

엄마의 잔소리가 싫어서 그 전에 내 할 일을 알아서 하고

일체 말이 나오지 않도록 내가 나를 단속했던 나의 기질과는 전혀 다른 아이.

이 아이를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정말 돼지우리처럼 엉망인 아이방을 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방만 메고 훌러덩 등교한 딸아이의 지나간 자리는

언제나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이건 뭐 한번 해보자는 식인지

엄마 얘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어보였다.

지나고 보니 내 진심이 아이에겐 구속과 속박이었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못하는 보호자가 아닌 감시자였던 걸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난 너무 지나치게 무례하고 아이에게 실례가 많았던 엄마였다.

불안의 파도를 헤쳐나가는 수험생 옆에 등대처럼 지켜줄 누군가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그런데 이게 쉽지는 않다.

아이 입시에 신경 쓰면 쓸수록 부모도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근거 없는 낙관과 절망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때 아닌가.

하지만 아이가 힘들 때는 위로해주고, 잘할 때 격려해줘야 하는 사람은 어쨌든 필요하다.

그러려면 부모의 멘탈이 먼저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p211

지나친 관심에 숨이 막혀할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기 위해 엄마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난 여러모로 고민해 보았다.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지면 나도 아이도 죽는다.

관심을 좀 배제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로 했다.

그렇다보니 상당히 가성비 좋은 독서와 글쓰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덕질로 시간을 보내기도 대하소설을 완독하는 엄마도 있다는 걸 보면

그 나름대로 이 시간을 잘 통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집중하는 대상이

아이가 아닌 것이 어쩌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부족함을 깨닫게 되고 인정하게 되면서

엄마로서 좀 더 자유하게 된다.

그리고 내 아이의 세계를 그저 지켜보며 믿고 있다.

사춘기의 그 넓은 세계 안에서 맘껏 유영하며

너의 삶을 살라고 응원하고 싶다.

그뿐이면 되지 싶다.

그걸로 충분하다.

책 속에서 엄마의 마음도 쉼을 얻고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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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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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하고도 매력적인 생물들의 세계를 조금씩 살펴보게 되면

소우주의 세계를 관찰하는 묘한 매력을 맛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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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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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Florian Freistetter)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소행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행성 중 하나가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기도 했다. 2008년에 그가 개설한 천문학 블로그 ‘Astrodicticum Simplex’는 현재 최다 방문객을 자랑하는 독일어권 인기 과학 블로그다.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2014 미래창조과학부 우수도서),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2016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 《우주, 일상을 만나다》(독일 2014 올해의 과학 도서)를 비롯한 다수의 책을 썼으며, 현재 독일 예나에 살면서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저자: 헬무트 융비르트 (Helmut Jungwirth)

오스트리아의 칼 프란젠스 그라츠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고, 아포토시스(세포자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같은 대학 과학 커뮤니케이션 및 인재 육성 센터에 근무했고, 2016년 10월 오스트리아 최초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 정교수로 임명되었다. 튀빙겐과 빈 대학에서 연구했고, ‘그라츠 참여실험실Mitmachlabore Graz’을 공동 설립했으며, ‘미각실험실Geschmacklabor’의 학술 분과장이자 사회·지식·커뮤니케이션 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이래 사이언스 버스터즈 회원으로 활동하며 과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 《과학 간식, 시험관 레시피Science Schmankerl》(공저), 《운석은 왜 분화구에 착륙할까?Warum landen Asteroiden immer in Kratern?》(공저)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천문학과 미생물의 만남이라니

뜻밖의 조화에 조금은 의아했던 책이었는데

이 미세하고도 매력적인 생물들의 세계를 조금씩 살펴보게 되면

소우주의 세계를 관찰하는 묘한 매력을 맛보게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 중에

내가 알고 있는 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흔히들 많이 알고 있는 살모넬라 바이러스 P22는

유전자 교환을 가능하게 하기에 이같은 명칭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우체부터럼 형질도입 과정이라는 박테리아에게 유익을 주는 이 방법이

유전자 전달에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바이러스가 이토록 유용할 수도 있다고 하니 다시 살펴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곰팡이가 있다면 과연 무얼까.

사카로미세스 칼스베르겐시스.

이 곰팡이는 바로 맥주의 효모이다.

효모가 무엇인지도 몰랐을 당시에는 미세한 곰팡이인 효모는 도처에 만연했고

커다란 혁신을 가져오게 된 건 덴마크 식물학자 에밀 크리스티안 한센에 의해

효모 세포를 분리 추출해 배양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효모가 다양한 균주 중 하나인 이 곰팡이는

인류를 즐겁게 해준 사랑받는 균이 아닌가 싶다.

척박한 지역을 서식지로 삼아

암석 내부에 서식해 생존하는 생물이 있다면 어떤가.

이름하여 할로코쿠스 살리포디나에.

지구 생명 최후의 보루로

암내재성 생활방식을 선택해 살아가는 생물들이 이 지구에만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소행성이 충돌해도 암석 안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추측이 맞다면

머나먼 우주 다른 행성에서도 그 표면 아래엔

이같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진 않을까.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우린 늘 관심이 많다.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메탈로스페에라 세둘라'라는 고세균이

운석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미생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운석의 미생물이 지구의 암석에 비교해 빨리 불어난다는 걸 보면

고세균은 오래된 생명 형태로 초창기 지구에 소행성과 충돌했을 때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운석을 영양원으로 삼아 좋은 서식 전략으로 살아남은 강인한 미생물로

운석의 화학적 구성에 흔적을 남길 것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머지않아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가운데

정말 외계 생명의 흔적을 만나볼 날이 가까이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이 이름도 낯설지만 설명이 어렵지 않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며 읽기 재미있는 책이었다.

미생물의 세계를 하나씩 파헤쳐보다보니

더 넓은 우주의 영역 미지의 세계를 향한

풀지 못한 신비로움과 궁금증들이 더 증폭된다.

눈에 보이진 않으나 존재하는 아주 작은 미생물의 기묘한 세계 속에서

우주를 이해하고 지구의 생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유익하고도 재밌는 시간이었다.

미생물은 별의 죽음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p28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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