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65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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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



열린책들 세계문학

165-166




열정과 욕망을 다룬 샬럿 브론테의 로맨스 소설.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문학이다.

당시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엄격하고도 암묵적인 편견을 피하기 위해

저자는 '커러 벨'이라는 남성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여성의 위치가 한없이 제한적이었던 시대에

삶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여성으로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이 책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당시 파격적인 여성상이라 볼 수 있는 제인에어는

여성을 남성의 사유물로 취급하며 선택받는 쪽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에서 여성의 해방된 자유를 느끼게 만든다.

물론 시대적 한계는 있지만 말이다.

"당신이 내게 내린 버른 고약한 당신의 아들이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때리고 넘어뜨렸기 때문이었어요.

누가 물으면 이 이야기를 그대로 해줄 거예요.

사람들은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 하지만 당신은 못되고 모진 사람이에요.

당신이야말로 거짓말쟁이라고요."

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내 마음은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한

야릇한 자유와 승리감으로 부풀어 오르고 후련해지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굴레가 떨어져 나가고 생각지도 않았던 자유 속으로 헤치고 들어간 느낌이었다.

p57

그의 편안한 태도는 나를 답답한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

따뜻하면서도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친밀한 솔직함 때문에 나는 그에게 끌렸다.

때로 그가 내 주인이 아니라 친척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제멋대로 구는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데에 개의치 않았다.

p237

나는 그가 매우 끈기 있고 참을성이 많으면서도 엄한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기대했다.

내가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면 그는 그 특유의 방식으로 충분히 칭찬을 표명했다.

조금씩 그는 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내 마음의 자유가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내 복종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p651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외숙부의 가족과 살면서

온갖 불합리함과 고되고 힘든 생활을 겪게 된다.

버림받은 그녀는 자선 학교로 가게 되고

가정교사로 손필드 저택에까지 이르게 된다.

가정 교사로 일하던 제인에어는 로체스터씨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사실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사랑했던 그에게마저 신뢰가 깨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겪게 된다.

그를 떠나게 되지만 이후 이들은 다시 재회하게 된다.

늘 홀로 외톨이가 된 듯한 그녀의 외로움 삶을 보고 있노라면

따뜻한 가족의 품도 사랑하는 애인에게마저도

온전한 사랑과 신뢰를 얻기 힘들었던 그녀의 고단한 삶이 그저 안쓰럽고 애처롭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굉장히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서

신념이 확고한 모습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충분하다.

여성이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성격을 가진

이 책의 로맨스의 흐름이 제인 에어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구속과 억눌림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의 마음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하다.

제인 에어의 삶을 통해

여성의 불꽃이 피어오르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모습에 큰 영감을 얻게 되는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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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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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나 아렌트 평전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이자

유대인이며 난민이자 지식인이었던 한나 아렌트.

뛰어난 통찰력과 지성을 겸비한 한나의 신념과 용기는

20세기 최고의 정치사상가의 표본이 되었다.

평생 사유를 위해 자신의 철학적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며

실천적인 삶을 살았던 한나 아렌트.

철학의 본질에 대한 의경과 현실의 부딪힘 속에서도 거침이 없었고

나치의 박해를 피해 18년간 난민으로 살았으며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험이 차별과 인간의 권리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 사유 활동으로 이어진다.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악의 평범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유의 힘을 강조했고,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했다.

그녀의 삶과 열정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아무 말 없이 엄숙해지고 만다.

"위험한 생각은 없다. 단지 생각 그 자체가 위험할 뿐이다"라고 말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사유 활동,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이 활동은 내가 믿는 모든 것을 뒤흔드는 힘을 갖고 있다.

사유는 내 빗장을 여는 힘을 갖고 있다.

p22

끊임없이 사유하고 또 사유하는 활동으로 현실을 감내할 수 있다는 해석은

나에게 굉장히 도전이 되는 말이었다.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바로 사유함이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마르크스까지 이어진 철학의 뿌리와 사회가 맞물려

고민해서 읽게 되는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되는 사유는

절저히 고독한 대화의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이기에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나눠 갈등했던 그 모습들이 떠오르게 만든다.

인류 역사상 희망이 인간보다 힘이 센 적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전쟁, 그러니까 이 강제수용소에서만큼은

희망이 인간에게 아주 몸쓸 짓을 저질렀다.

우리는 희망을 포기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그 때문에 오늘도 가스실에서 사라져갔다.

p132

'비폭력과 지혜'에 대한 교훈을 선사하는 브레히트의 시를 마음에 새기면서도

보로프스키는 무분별한 낙관과 절망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다.

강제수용소의 끔찍하리만큼 잔혹한 현실속에서

희망을 버리는 건 삶을 위해 삶을 거부한다는 것.

한나 또한 사회적 유대감을 해치고 인간관계를 망가뜨리는 위험한 걸림돌은

희망이 행동을 가로막고 낙관이 세상을 똑바로 못 보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적인 사적인 삶의 구분이 없어지면 인류애는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말이다.

네가 사유-판단-의지에 관한 글쓰기 준비를 폭탄의 준비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난 어떤 의미에서도 폭탄을 준비하는 게 아냐.

오히려 반대로 내가 하는 일이 모두 다 허무해.

성패가 좌우되는 일에 비해 몽땅 시시하게 느껴지거든.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자리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그 시간에 몰두하면 지금의 허무함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p286

한나는 이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고 어떤 사삶들은 악의 무리에 동조하는지

그 이유를 사유라는 행위와 상상으로 찾기 시작했다.

<정신적 삶>에서 사유가 곧 활동 그 자체임을 말하고

새로운 언어를 원하고 있었다.

의미 그 자체, 즉 사유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서말이다.

막연한 진리에 대한 갈망과 탐구를 넘어서서

끊임없이 구호활동과 사색으로 이어진 그녀의 불꽃같은 삶과 열정에 감탄하게 된다.

한나를 둘러싼 격동 속에서도 차분히 현실을 헤쳐 나가는

사유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지유를 이어나간 한나 아렌트의 고집있는 철학과 소신은

오늘 우리에게 많은 해답을 안겨주고 있다.

저항적이고 통찰력있는 사상가로 이름을 남기기까지

고단했을 그녀의 여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한 개인이자 시민으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읽혀져야 할 책이 아닌가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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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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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블레이크 크라우치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1978년 미국 노스캐럴라이나에서 태어났다. 웨이워드 파인즈 3부작 시리즈(《파인즈》《웨이워드《라스트 타운》)등의 베스트셀러를 냈으며, 그중 이 3부작은 TV 드라마 〈웨이워드 파인즈〉 시리즈로 각색되어 FOX 채널에서 방영되었다. 레티 도베시 중편 연작소설을 원작으로 한 TNT 드라마 〈굿 비헤이비어(Good Behavior)〉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는 한편, 총괄 프로듀서 겸 작가로 《30일의 밤》을 각색한 드라마 〈다크매터〉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그의 책은 지금까지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100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콜로라도에 거주 중이다.




어느 날 괴한으로부터 납치를 당하는 주인공.

그 괴한은 바로 또 다른 나.

다른 세계로 와버리게 된다.

다중 우주론이 실제한다면 어떨지를 이 소설을 읽으며

쏟아지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나라는 존재가 단 하나로만 존재할까.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나'라는 존재에 대한 복잡한 생각 속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리고 본질을 꿰뚫어보게 되는 소중한 시간도 깨닫게 된다.

나의 감정.

내 내면의 폭풍.

조용히 나를 움직이는 숨은 동력.

세계의 수가 무한하다면 유일무이하고도 명확하게 내 것인 세계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p335

"우리 둘 다 제이슨1일 수는 없어. 게다가 자신이 원복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이들도 많이 있고."

"우리 중 누구도 아니야."

"그래, 우리는 복합물의 파편이지."

"일면이지." 그가 말한다.

"개중 일부는 같은 사람에 매우 가깝겠지.

추측건데 너와 나처럼 말이야. 그와 달리 아주 딴판인 이들도 있겠고."

내가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시각으로 나 자신을 보게 되지 않아?"

"이런 의구심이 들어. 누가 이상적인 제이슨일까? 그런 제이슨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p148

태어나서 줄곧 우리는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고유한 개인이라고.

지구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이것은 인류의 송가다.

p460

평행 세계로 통하는 복도의 문을 통해

다른 차원에서 각기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된다.

삶을 도둑맞은 주인공 제이슨은 다시 평범했던 삶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자

현재를 구성했던 내가 기억하는 그 세계로 과연 돌아가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다른 세계와 나와 맞서

자신의 삶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수없이 많은 세계를 오가며 가족들에게로 돌아가고자 사투를 벌이는 제이슨.

나 역시 이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평범했던 순간 순간 속에서

소중한 가족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아쉬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는 걸 보면서

같이 가슴 아파하고 나역시 끝까지 가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과거의 시간 속에서 일어난 일련의 선택들에 후회없이

매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지금이라는 삶이 너무나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책이다.

제이슨이 겪는 심리묘사들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빠른 전개에 물론 지루할 틈 없이 읽었다.

평행우주와 도플갱어란 설정이 대단히 모험적이고

30일간의 여정의 긴박감이 박진감 넘치는 멋진 SF 소설이다.

이 세계가 유일한 세계일지,

다른 세계가 있다면 나와 같은 또 다른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ㅇ르지

그런 나를 마주하면 난 무얼 느낄지

살짝 겁이 나면서도 궁금해진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 애플 티비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하니

영상으로도 한번 만나보면 어떨지 이 또한 기대해 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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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레시피 -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침 식사 루틴 만들기
최민경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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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레시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최민경

정형화되지 않은 조리 방법과 음식의 담음새, 재료의 질감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표현한다. 식공간 연출을 중심으로 개인 또는 작업자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굿모닝레시피’를 운영하며 콘텐츠를 확장하는 단계이다.

인스타그램 @goodmorningrecipe




계절을 담은 요리 레시피북을 보는 재미가

눈을 즐겁게 하고

예쁘게 플레이팅까지 한 모습을 보면 마음 가득 행복함이 넘친다.

주부 경력이 쌓여가도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건 아니라

매번 해먹는 요리가 정해져있고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산다.

아이들도 오늘 또 이거냐는 식으로

지겹도록 먹는 집밥이지만 다양성이 없는

대게의 엄마 요리가 무언지 가늠할 수 있는 범위를 항상 넘지 못했다.

외식을 거의 안하고 집에서 해먹는 편이라

가족들에게 가끔은 특별한 음식을

평범한 집밥 곳곳에 선물처럼 대접해주고도 싶다.

이들도 요즘 핫하다는 음식과

다양한 재료로 요리하는 근사한 요리를 기다하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니라서 새로웠고

뭔가 모르게 간단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실제로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상당히 간단한 레시피 순서를 보고

쉽게 도전해 볼 마음이 들긴 처음이다.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 책이 단순히 요리책만은 아닌 식사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책이라 특별했다.

하나의 요리에 하나의 질문들에 답을 달다보면

어느덧 끝까지 꽉 차 있는 레시피북을 보면

나만의 요리책이 완성될 것 같아 상당히 기대가 된다.

빵덕후인 딸과 엄마가 좋아할만한 간단한 아침 식사로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밀가루 요리들이 많아

먹는 재미와 대접을 위한 플레이팅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집에 늘 구비되어 있는 당근으로

당근 수프를 먼저 만들어 볼까 한다.

재료들도 마침 집에 다 있고, 굉장히 간단한 조리법에

주말 아침 식사로 간단하고 든든하니 영양 가득한 요리라 어젯밤에 미리 생각하고 잠들었다.

어제 장을 보면서 사온 연어가 있어서

마침 연어 스테이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거트소스만 만들어 스테이크 위에 올려서

플레이팅을 예쁘게 해서 놓으면 굉장히 근사하고 맛있어 보이겠다고 생각했다.

저녁은 이걸 해서 먹자고 생각해두니

주말의 식탁이 굉장히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많은 가짓수의 음식을 만들어 식탁의 가득 채운 건 아니지만

한 접시에 정성을 담은 단백하고도

정갈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생연어를 덮밥으로 활용해 먹기도 하지만 스테이크로 먹으면

맛도 식감도 더 담백해지니

상큼한 맛과 식감을 모두 잡은 건강 요리에

가족들의 취향을 저격할 음식에 기대가 된다.

주부들의 고민은 늘 '오늘은 뭐 먹지'

여기서 시작해 이걸로 끝난다.

늘 입버릇처럼 뭘 먹을지 고민이 많다.

되도록이면 아침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든든했으면 좋겠고

무겁지 않고 가볍게 먹고 싶어하는 하기에

이 책의 아침요리를 참고하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매일의 날씨와 감정이 다르듯

먹고 싶은 음식도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각기 다른 맛과 매력을 가진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보며 요리해서 맛 볼 생각에 신이 나기도 한다.

상큼한 음식을 맛보며 하루의 아침 시작이 든든하고 즐겁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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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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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캐서린 레이븐 (Catherine Raven)

캐서린 레이븐은 1959년생으로 미국의 몬태나 대학교에서 동물학 및 식물학을 공부했고, 몬태나 주립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했으며 〈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 〈저널오브아메리칸멘사〉, 〈몬태나매거진〉에 자연사 에세이를 기고했다. 레인저로 일하며 야생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그녀에겐 후진도 안 되는 낡은 자동차 한 대, 그리고 기본적인 캠핑 장비가 전부였다. 이 책은 로키 산맥 자락의 인적 없는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던 그녀가 야생 여우의 정기적인 방문을 받으며 시작된다. 오두막 근처 여우 계곡에 가면 그녀가 진창에서 회전초를 뽑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취미가 여우 사귀기.

꽤나 짧은 약력 사항에 눈에 띄는 이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여우와 어떻게 사귈 수 있냐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여우와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우선 피부가 악어 가죽이 되어야 해요.

잡초를 많이 뽑아야 할 테니까요." 말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은 외롭고 소외되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지냈다.

땅에 매이고 싶었지만 땅은 나의 애정에 보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소삭감을 느끼고 동질감을 느끼고 싶은 갈망을 가지고 있었다.

여우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했던 관찰자의 입장을 뛰어넘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야생 붉은 여우는 이상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사하라사막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여우들이 그를 위로했고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숨이 막히도록 경의로운 모습이었다.

"우리가 어떤 것 하나만을 골라 내려 할 때,

그것이 우주의 다른 모든 것들과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환경 보호가 존 뮤어의 말이다.

새로운 인류 문화가 땅을 지배하고 말았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가능할까.

야생동물의 고통에 무관심했었고,

그들의 고통에 방관하는 인간들이 이 땅에 가득한 이상

글쎄... 그건 불가능해 보인다.

독백으로 시작해 서로의 대화에 스며드는 것을 보면

얽혀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 같았다.

노리개 하나고 밀고 당기며

팔 하나 반 거리에 안착해

물러나다 다가가다 등을 활처럼 구부려 노획물에 코를 박고

사냥을 위해 코를 쫑긋거리며 경계하다가도 이내 방향을 돌려 여우가 다가오던 그 순간.

땅에 사는 모두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떠안았다는 그 감정이

옴을 아무에게도 죽게 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시작이

굉장히 아름다운 언어와 몸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여우에게 말 걸기를 망설인 이유는 우리가 다른 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벙어리이기 때문도 아니라, 내가 더는 스스로에 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p165

비언어 소통 능력에 대한 관찰을 이처럼 집중해서 본 적이 없다.

여우를 관찰하면서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건

행동과 시선이 언어 없이 맥락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우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어쩌면 말보다 더 신뢰할만한 소통이

몸짓과 행동, 표정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건 침묵과 눈 맞춤 때문이라고.

서로간의 신뢰가 말보다도 행동이었기에 대화가 아닌 활동이 보여주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린 우주의 모든 것들과 얽혀 살고 있다.

야생 속에서 지극히 나약한 한 인간과

동물이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도 하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만 하다.

한없이 다정했던 야생의 세계,

붉은 여우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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