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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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단계별 연습을 이끌어 성장과 치유를 경험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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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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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Jasmin Schott Carvalheiro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 게슈탈트 및 신체 치료사이자 코치 그리고 마음챙김 트레이너. 주요 치료 분야는 불안,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접촉 상실 및 스트레스 관리이다. 베를린 후볼트 대학교에서 마음챙김 분야를 연구했으며, 정기적으로 관련 워크숍과 트레이닝을 개최하고 있다.

역자 : 한윤진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돌고래처럼 기뻐하고 보노보처럼 사랑하라』,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 『결혼의 문화사』, 『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유리로 된 아이』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한윤진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적 건강은 어느 정도일지

실제로 진짜 나를 알아보는 시간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6단계 프로그램에 눈길이 끌렸다.

그라운딩-디톡싱-러빙-본딩-바운딩-그로잉

최근들어 작은 일에도 마음의 중심이 금방 흐트러지고

굉장히 예민하고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라

내 마음을 점검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내 기분을 지배하고 있는 좋지 않은 감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임을 자각하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몸과 마음의 디톡스라는 말이 좋다.

생각만으로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고

주변이 환기되고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나는 무엇을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가?

당장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버릴 수 있는가?

우리가 버리고 싶은 마음의 패턴, 습관, 신념 등을 살펴본다.

우리의 정신과 신체는 연결되어 있어 항상 서로에게 신호를 보낸다.

p166-167

욕심으로 둘러싼 마음 밭이 항상 어질러져있는 건

많은 것을 기대하고 바라고 담으려 했기 때문에 오는 피로감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실제로 무엇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상당히 두려운 일이었다.

있는 상태에서 뭔가를 내려놓음으로써 없는 상태가 되는 건

굉장히 공허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많이 지쳤다.

누군가 기꺼이 와서 강제성을 띄더라도

다 꺼내서 버려주었으면 한다.

잔뜩 쌓인 노폐물같은 묵은 습관과 좋지 않은 감정들이

얼켜있는 것이 괴로울 땐 모든 것을 리셋하고 새로 시작하고 싶다.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디톡스는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관점과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선

낡은 신념과 습관들을 털어버려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일상에서 그냥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시간과 여지를 찾으려고 시도해보라.

그렇다고 해서 방음이 되는 공간에 자신을 가두거나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곳을 찾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정 시간을 조용히 있기로 결정했다면, 잠시 침묵하며 좀 더 내면에 집중한다.

이때 의식적으로 외부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p306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선

이따금 혼자 있는 시간이 굉장히 필요한 사람이란 걸 잘 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시간을 확보하고 잠깐이지만 침묵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조용히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을 불편해하지 않는 나는

오히려 고요한 시간이 고갈된 상태를 원래의 상태로 끌어올려준다.

명상과 휴식이 다시 회복할 힘을 준다는 것에 공감한다.

명상은 나의 활성을 돕기에

짧은 시간이라도 천천히 호흡하고

내면의 안정감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 자신을 찾아가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단계적으로 잘 짜여진 책 속의 프로그램에 맞춰

자기 회복력에 도움을 얻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건강한 자아로 성장하기 위한 고민도 좋지만

실천 방향에 집중해서 나를 돌보는 시간을 허락하고

책에서 말하는 단계를 차근히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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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으로 만들어갑니다 - 차곡차곡 쌓인 7년의 기록
김수경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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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으로 만들어갑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수경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쳤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기르며 집 안팎의 다정한 생활의 모습들을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오래, 진심을 쓰는 사람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집, 사람』, 『소박하고 근사하게』를 지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집이라는 공간을 너무도 사랑하는 일인으로써

진정한 집순이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이 공간을 살뜰히 보살피며 산다.

누군가의 집을 초대받은 느낌이 드는 이 책을 보며

사람 사는 냄새는 물론이고

집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다.

7년 간의 집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을 남긴 것이기에

소소하고 사적인 삶의 모습들이 정겨워보였다.

해가 천천히 저물어 가기 시작하는 이른 저녁을 좋아한다.

집안의 조도가 찬찬히 낮아지면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만의 의식처럼 창에 커튼을 그리고 초콜릿색 작은 스탠드를 켠다.

그리고 이불로 만든 동굴 속에 폭닥 들어가 누워 저녁을 짓기 전까지 잠깐을 멍하게 쉰다.

아무 말 없이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 무수한 생각을 한다.

p44-45

집 안 곳곳마다 스탠드를 설치하고

저녁 시간이면 큰 전등을 끄고 스탠드 불빛으로

은은한 조명으로 집 안 가득 따뜻함을 물들인다.

조명이 물들이는 감성은 공간을 새로운 분위기로 만들어줘서 특별하다.

그래서인지 좀 더 이 부분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굉장히 작은 부분이지만 일상의 질을 바꿔놓는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조명 아래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하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이 재미야말로

집을 가꾸며 살아가는 참 맛이 아닐까 싶다.

공간을 더 근사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조명 아래에서

분주함을 내려놓고 마음을 쉼을 얻어본다.

나만의 책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나의 우주를 짓고 다듬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과 같다.

책을 펼치거나 거창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빨강머리 앤처럼 턱을 괴로 앉아 공상에 빠져 있어도 충분한 그런 공감 말이다.

책상 앞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보낸 시간은 반드시

나에게 즐거운 에너지가 되어 되돌아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p104

이사를 오면서 서재방을 만들었다.

그곳에 책상을 두고 공동 서재로 쓰려고 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내가 주로

이곳의 내 공간처럼 사용중이다.

그렇다보니 좋아하는 아이템들을 하나씩 책상 위에 두고

자그마한 반려 식물도 올려두어

서재를 더 반짝이는 나의 우주로 만드는 중이다.

이런 공간이 필요한 건 나에게도

더불어 가족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공간이 부엌말로도 사적인 공간이 생긴다는 건

가족의 배려와 사랑에 기반되어

더 감사하고 애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자연스레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그 덕분에 가족이 집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작지만 소중한 이 공간을

편히 쉴 수 있도록 매일 정비하고 사는 삶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일상을 즐겁게 해주는 이 공간이 우리 집이라 좋고

매일 보듬고 사는 이 곳을 애정을 담아

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우리의 아지트로 만들어갈 생각에 신난다.

오래도록 가족의 사랑으로 여물어가는

우리 집을 매일 사랑하며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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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식물이 좋아집니다 - 헤매고 있는 초보 가드너를 위한 홈가드닝 플랜 4
한진아 지음 / 책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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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식물이 좋아집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한진아

천천히 자라 그 시간만큼의 안온함을 선사하는 초록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식물의 속도가 그러하듯 서서히, 많은 이들에게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전하고 싶단 바람을 갖고 플랜트숍 ‘서서히’를 열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후 평범히 회사 생활을 하다가 식물의 매력에 매료되어 퇴사를 결심했다.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마음이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고, 플랜트숍에서의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이후 식물로써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원예치료 분야를 공부하고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드닝 클래스를 진행하며 식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식물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나눈다.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전시, 공간 연출 등의 작업을 진행하며 식물 연출가로서의 꿈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는 말한다. 식물과 우리 사람은 무척이나 닮은 부분이 많다고.

인스타그램 @SERSERHEE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팬데믹을 겪으며 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갑갑한 실내 생활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더할 수 있는 홈가드닝에 나도 뒤늦게 합류하게 되었다.

식물과 나는 상극인 것인지

우리집에 들어온 식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맥없이 시들어 죽는 걸 보면

아직은 식물을 키울 준비가 안되었나 싶어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작년부터 부쩍 식물에 관심이 가서

하나씩 키워가는 재미에

지금은 제법 다양한 반려식물을 집에 들여 함께 살고 있다.

내 애절한 마음을 아는 것인지

첫 실패를 경험한 패배자로서 용기내지 못했던 마음에 다시 용기가 생겨났다.

오랜 실내 생활로 답답했던 마음이

창가에 둔 화분들을 보며

초록으로 싱그러움을 선물해주어 감사한 마음으로 식물을 대하게 된다.

지금도 초보 띠를 다 벗진 못했지만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늘 관심이 많다.

책이나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진 못했으나

이 책 한 권으로 홈가드닝에 대한 기초와 실전까지의

유용한 팁을 배워보고 적용할 수 있는 여러 플랜을 배워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흙이 과하게 젖어 있을 경우 공기가 적게 통해 흙의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뿌리의 호흡 작용이 억제되면 양분과 수분의 흡수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뿌리의 생육이 느려지죠.

뿌리는 흙이 적당히 말랐을 때 움직이기 때문에 늘 습해 있는 환경에서는

물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아

결국 식물 자체의 생육이 느려집니다.

p56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과습이었다.

흙에 물이 과하게 많은 상태.

적당히의 기준이 늘 어려웠다.

식물이 어떤 원리로 생육하는지를 이해하면 좀 더 그들만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있다면

배울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해보인다.

축축한 환경이 균이 번식해 식물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니

과습 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증상들과

대처 방법들을 살펴보면서

물의 양도 양이지만, 통풍에서 신경을 써줘야 할 필요를 느꼈다.

최근 들여온 화분 하나를 보며

책에서 말하는 증상 중 하나를 발견하면서

뿌리가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아파하는 걸 알았다.

배수 불향이나 물을 자주 주는 것인지

계절과 특성도 파악하고 있다면

좀 더 건강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겠다란 생각에 자신감이 붙는다.

직접 분갈이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분갈이를 직접 해보고 싶었다.

상세한 설명과 사진 컷을 보고

필요한 물품과 재료를 준비해서

집에서도 분갈이를 해볼만도 하겠다란 생각이 들어

몸집이 제법 크게 불어난 반려식물 하나를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하는 숙제를 끝내야겠다고 맘 먹게 된다.

꽃집 사장님께 늘 부탁했었던 분갈이를

내 손으로 한다는 것이 뭔가 모르게

나도 제법 초보 가드너의 티를 조금은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신난다.

마지막 장에 소개되는 식물들 소개를 보며

예술 작품을 보는 것처럼 멋지고 근사한 느낌을 받았다.

그 중에 '아라우카리아'라는 식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건

외관상은 뾰족해보이지만

쓰다듬으면 반전 매력을 가진 식물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환경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사계절 푸르른 상록수라는 것에 더 욕심이 났다.

초록을 더 가까이 두고 싶은 내 마음을 움직인

내 취향의 식물을 또 발견한 것 같아 신이 났다.

예전같으면 이런 책들을 지나치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가만히 식물을 바라보는 관심과 주의력이

책에도 마음이 기울어져있어 딱 필요한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흡족한 마음으로 책을 살펴보고

오늘도 내일도 싱그럽게 초록을 선물하는

나의 반려 식물을 오래도록 보살피며 살아가길 소망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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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삶에도 문진표가 있나요?
박세은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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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삶에도 문진표가 있나요?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박세은

밝고 정겨운 사람들 사이에서 화초처럼 앉아 있는 걸 좋아한다. 듣는 게 더 편안한 타입이다. 저자의 한해살이는 언제나 책으로 꽉 채워져 있다. 햇빛과 바람을 쏘이며 천천히 책을 곱씹다 보면 그 속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기둥을 세워주고 가지치기를 해주며 부지런히 자신을 가꾸어간다.

해질녘 식물을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키우는 반려식물이 시들해지면 김빠진 맥주를 뿌려준다. 훌륭한 비료가 되어준다. 덩달아 맥주도 열심히 마신다. 홉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IPA를 좋아한다.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매일 밤 샤워를 마치고 따는 맥주 캔처럼 이 책이 나와 다른 이들에게 위로 한 잔이 되기를 바란다.

일곱 살 터울 두 딸의 엄마.

대한상공회의소, 호텔 마케팅팀, 입시영어학원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아이들을 돌보며 집으로 출근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14년째 장기근속 중이다.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같은 호흡으로 소통하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스24 제공]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를 위한 힐링 육아 에세이

엄마인 나는 제대로 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문득 요즘 생각이 많이 든다.

많이 지쳐있는 건 아닌지 모를 요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주변 환기를

책 속에서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압력솥을 열고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흰 쌀밥을 퍼올린다.

기름을 두르고 밥을 지은 듯 윤이 났다.

흰 쌀밥한 수저에 브로콜리 나물을 올려 한 입 꾸울꺽.

'아베마리아!'. 카스트 제도 밑바닥에 납작 엎드린 불가촉천민 같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나지 않는 집안일은 잘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된다.

밥벌이가 삶의 고단함이라면 집안일은 보이지 않는 희생과 사랑이다.

p56

집밥을 준비하는 마음.

차린 건 많이 없어도 가족이 모여 앉아있는 부엌의 공간이

나에겐 노동의 행복의 땀과 희생을 절인

묘한 감정이 휘몰아치는 곳이다.

이 곳에서 우리가 서로 마주보며

서로의 일상을 주고받는 삶은 매일이 새롭다.

사실 매일 매끼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가도

손수 차린 밥상의 결과물을 보면 크고 작든 나의 수고를 칭찬해주고 싶다.

그런 잔잔한 기쁨을 나에게 허락하고

비워진 그릇들을 보면서 흐뭇하고 뿌듯함을 느끼는 나는 빼도박도 못하는 전업맘인걸까.

숙명인지 몰라도 난 이 부엌에서

내가 중심잡고 서있을 때 스스로가 빛나다고 생각하기도

대견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둠이 오면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혼자라는 고독함 때문일 것이다.

어둠이 밝은 시야를 막고 시끄러운 소음도 적막해지면 몸은 그제야 긴장감을 푼다.

캄캄한 적막 속에서 감각기관들도 휴식시간을 갖는다.

도로 위에 소움이 멈추면 작은 풀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하루 종일 들리지 않던 마음속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종알종알 말들이 머릿속에 차오른다.

다크 초콜릿처럼 고독하고 적막한 이 시간을 사랑한다.

p255

오롯이 혼자가 되는 고요한 밤시간을 난 정말 사랑한다.

부엌에 불이 꺼지고

각자 아이들은 자기 방에 들어가 잠이 들고

적막 속에 어둠이 내려앉은 깜깜한 거실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밖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평온한 마음에 휩싸이는 이 시간이 난 너무 좋다.

잠깐의 명상과 함께

좋아하는 책을 읽는 밤독서의 시간은 기가 막힌다.

얼마전에도 읽고 싶었던 책들을 장바구니에서 골라

결제창으로 넘긴 책들이 집 앞에 도착해

혼자 조용히 택배를 조심히 뜯으면서도 심장이 두근거려 설렜다.

밤이 되면 다시 활력이 끌어오르는 건

오롯이 내 시간을 혼자 만끽한다는 것에서 오는 힘이 커서일까.

이 시간은 무조건 사수해야 할 엄마만의 시간,

내가 되어가는 시간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도 협상할 수도 없는 소중한 내시간이다.

엄마가 되고보니 나에게 내어주는 시간이 적었다.

이젠 가족을 위해서라도

내 마음의 행복을 살짝이 먼저 챙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만히 엄마의 삶이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표류하고 있는지

글 속에서 나를 떠올려보고 가만히 점검해보게 된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것 같지 않아

섭섭하기도 한 엄마이지만

나조차도 나를 제대로 봐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조용히 내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 속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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