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종이들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유현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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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이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유현정

빛바랜 종이를 보면 설레고 오래된 물건을 보면 수집하고 싶어지는 호기심 많은 왼손잡이다.

오늘의 감정을 매일 노트에 기록하고, 과거의 감정이 궁금해질 때는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는 종이들을 살핀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소비자학과 미술사학을 복수전공했고, 〈포브스코리아〉와 〈월간중앙〉에서 기자로 일했다.

몇 년 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와 대전역 근처 인쇄 골목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책자들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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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어린시절 항상 연습장으로 쓰라고

아빠가 모으시던 폐지의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학 문제를 풀기도 했던

종이의 유익함과 즐거운 추억의 회상이 겹쳐져

재활용되어 잘 버려진 종이는 그렇게 아깝지 않다란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어른이 되어 쉽게 사고 쓰지 않는 빈노트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가득 차지 않고 텅 빈 느낌을 얻기도 한다.

그럼에도 종이라는 물성이 좋아 이것 저것의 형태로

집 안 곳곳 많이도 가지고 있는 종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보면 난 꽤 종이를 좋아하는 편인가보다.

그런 종이와의 연대와 추억거리가 가득한 이 책이 그저 좋았다.

괴로움을 종이 위에 토해낼수록 마음은 진정됐다.

불편했던 감정을 가슴속에 담고 되뇌었던 것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불편한 감정은 쉽사리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일상에서도 불현듯 머릿속을 헤집었다.

물론 종이에 그것을 썼다는 이유로 마음이 확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쓰기 전보다 더 평온해졌다.

p127

종이에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감정 정리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어릴때부터 폐지 위에 맘껏 그리고 끄적였던

별 것 아닌 행동이 어지러운 마음을 그곳에 풀 수 있었던

소심하고 작은 해소 방법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종이를 좋아했고 더 집착하게 되었나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소소하고 소중한 물건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가만히 손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아졌던 것이

아마 그때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가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해질 때가 많다.

별 수 없이 별 생각 없이 쓰다보니

제법 많은 이야기들을 토해왔던 종이 위의 글들이

나에겐 마음의 해우소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는 필사를 비생산적인 행위로 판단했다.

누군가의 글을 따라 쓰는 일보다 그 시간에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필사를 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필사는 누군가의 삶과 그가 겪어온 시간을 완벽히 이해하는 특별한 작업이다.

p159

사실 나 역시 필사를 맘 먹어 보진 않았었다.

최근에 평소 마음에 들어했던 필기구를 구입하면서

좋아하는 노트에 일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너무 소중해서 읽을 때마다가 아깝게 여겼던 책을 꺼내

고심 끝에 필사를 맘먹게 되었다.

혼자서 경건해지는 마음과 바른 자세로

한 권의 노트에 완성되어질 책의 문장들을

하나 하나 옮겨적으며 얼마나 마음이 기울여지던지..

마치 내가 이 멋진 문장 속의 작가가 된 듯한

애정 듬뿍 창작의 욕구가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이 맛에 필사를 하는 건가 싶어

끝나는 시점에서 느낄 그 쾌감을

매순간 묘하게 느껴지는 이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오늘도 뭔가를 사각거리는 종이의 질감을 맘껏 느끼며

몸과 부대끼며 사는 이 삶이 즐겁다.

이와 같은 유희적인 활동을 소중한 종이로

이어져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영원히 사라져서는 안될 나에게 소중한 종이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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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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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애리

20년 차 일기 장인.

열여덟 살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2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오랫동안 일기를 쓰며 마음을 돌보고, 일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미래를 계획했다. 스물다섯 살에 첫 책을 출간한 후로 해마다 한 권의 책을 저술, 기획·편집하며 총 10권의 책을 썼다. 현재 는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강연을 진행하며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열심히 사는 게 뭐가 어때서』,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책은 언제나 내편이었어』 등이 있다.

마흔을 앞둔 오늘도 일기에 오늘 한 일, 어제와 달라진 점, 내일의 크고 작은 기대를 담담히 기록해나가며, 훌륭하지는 않아도 성실하고 따뜻한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은 여덟 살이 된 딸과 함께 일기를 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일기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블로그 BLOG.NAVER.COM/AERI1211

인스타 INSTAGRAM.COM/WRITER_A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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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며 사는 걸 희망한다.

매일 꾸준히 한 가지 일을 해 왔다는 것이

나에게는 굉장히 큰 의지와 목표와 희망을 갖게 만든다.

일기 쓰기가 그렇게 어렵겠냐만은

꾸준히 쓰며 산다는 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멋진 일기 쓰기라는 쓰는 삶을

기록이란 형태로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하면

굉장히 근사하다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적어도 나에게는 평생에 걸쳐 쓰며 사는 수련의 길을

매일 갈고 닦으며 긴 수확의 기쁨을 맘껏 누리며 살아가고 싶다.

그런 일기 쓰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여다본다.

많은 순간 저를 일으켜 세운 일기 쓰기는 그 시절 다시 한번 저를 변화시킨 일등공신이 되어 주었어요.

매일 현시점에서 내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들을 정리하는 일기 쓰기.

그 작은 성실함으로 저는 다시 내면의 자아와 긴밀히 연결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소한 반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p44

꾸준히 할 수 있는 가장 단위를 떠올려봤을 때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게 된다.

감사 일기가 그랬고, 하루 10분 영어 공부,

윗몸일으키기 등 다양한 형태로

매일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해보기도 한다.

나에겐 해마다 새해를 준비하는 의식처럼

새 다이어리를 구입하는데

기록의 형태를 오래도록 남기고 싶어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매일 쓰자니 쉽진 않지만

짧게나마 남길 수 있는 기록을

남겨두는 형태로 일기쓰기가 가장 만만하고 접근하기가 편했다.

번아웃이 오거나 무기력이 찾아올 때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도 싫어질 때

가장 손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끄적임이었는데

나에게도 일기쓰기가 도움이 되었던게 생각이 났다.

자아와 가장 맞닿아있는 내밀한 대화가

일기라는 형태의 글쓰기가 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다.

이같은 반복된 행동이 습관이 되면

나에겐 든든한 버팀목이자 뿌리를 지탱할 수 있는 좋은 영양분이 된다는 것에 확신하며 살게 만든다.

기쁨이나 풍요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물질적 여유만을 연상합니다.

'제대로' 다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하며 그것은 놀랍도록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냄을 배웠습니다.

그 밖에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기쁨과 풍요가 일상의 도처에 숨어 있었어요.

P172-173

풍요의 정의가 달라지게 된 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가만히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깊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일상의 감사가 떠오른다.

바빠서 놓치는 일들이 많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돌아볼 정신이 없기도 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조용한 시간을

고요한 나만의 시간 안에 진짜 행복을 들여다보는 감사의 되새김이

너무도 소중하고 중요한 문제였다란 걸 너무 늦게 깨닫진 않았으면 한다.

한동안 쓰고 있지 않았던 일기장을

조용히 꺼내보며 버려진 시간들을

나만의 작은 기록으로 남기고픈 의미있는 시간을

다시 일깨우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 힘이 난다.

신나는 기운을 듬뿍 얻어 오늘부터 다시 끄적이며 지내려한다.

가장 성실하고도 친밀한 나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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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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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정성으로 만든 와인 한 병 안에

지난 날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아

이들 부부의 모습이 어찌나 소박하고 진솔해보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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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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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신이현

경상북도 청도 태생으로 막걸리 심부름을 하면서 몰래 마시다 논두렁에 빠져, 쏟아진 술 주전자를 보면서 자주, 많이 울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작가가 되면 촌티를 벗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해서 작가가 되었지만 계속 촌스럽다.

“파리에 가면 촌티를 벗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해서 파리에서 촌남자를 만났다.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고 술을 마신다.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할 때는 첫 술잔을 들 때, 바로 그 순간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술 잘 만들어. 알았지? 그리고 올해는 한국말 꼭 배우고. 엉?”

약간 꼰대 스타일의 여자다. 오랫동안 파리와 프놈펜 등의 도시에 살다가 현재 한국 충주에 정착해 글을 쓰며 프랑스인 남편과 와인을 만들고 있다.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데뷔작 장편소설 《숨어있기 좋은 방》을 시작으로, 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갈매기 호텔》과 에세이 《알자스》 《열대 탐닉》 등의 저서와 《에디트 피아프》 《야간 비행》 등의 번역서가 있다.

레돔 씨(도미니크 레몽 에으케)

저자의 남편이자 이 책의 진짜 주인공. 프랑스 알자스 태생으로 외갓집은 포도 농사를 지었으며 할아버지는 소를 몇 마리 키우고 치즈도 만들었다.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일하다 불현듯 농업대학에 들어가 포도 재배와 양조학을 전공하고 알자스 와이너리에서 일했다.

“겨울날 포도밭에서 가지치기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이렇게 해서 농부가 되었고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꼬부랑머리 레돔 씨, 어디 가세요?”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않는다.

“레돔 씨, 한국말은 언제 배울 거예요?” 온 동네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묻는다.

“올해는 꼭 배우게 할게요.”

아내가 좀 부끄러워하며 대신 답한다. 잠들어 있던 농부의 피가 잠을 깬 것일까? 아내의 부끄러움을 뒤로한 채 그는 지금 인생에서 아름다운 봄의 한때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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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계절의 변화를 더 빨리 느낄 수 있는

전원의 삶 속에서 누구보다도 인생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는 이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쾌하다.

이 책을 보면서 웬지 모를 흐뭇함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건

자연과 어울려 사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설렌다.

작은 알자스 레돔 테루아..

그 밭에 꿈과 사랑이 필 걸 기대해본다.

"저 하늘의 수많은 별이 우르르 쏟아지지 않고 조화롭게 돌아가는 것은

서로가 강하게 밀고 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이야.

모든 행성은 서로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받아.

달의 움직임에 따라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이 되어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 봐.

지구는 가장 가까운 달의 움직임에 따라 굉장한 반응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

나무들도 마찬가지야. 인간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인간보다

더 예민하게 우주 행성의 움직임에 반응을 해."

p57

별의 움직임에 따라 농사를 짓는 모습이 이색적이게 느껴지지만

어쩌면 우주를 바탕으로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란 생각에

대지도 우주도 사람도 식물도 모두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음유시인처럼 농사를 지으며

이런 멋진 낭만을 느낄 수 있고

철학적인 생각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늘 인생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며 사는 것 같아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누리는 이들의 삶이 참 멋있어 보인다.

난 어떤 낭만을 꿈꾸며 살고 있나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삶을 보면서 이런 도전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일상의 작은 일탈 정도로 문득 기분 좋아진다.

다가올 여름과 가을 동안의 숙성 시간이 지나면 한 병의 와인으로 완성된다.

그때는 어떤 맛일지, 뚜껑을 여는 순간 펜팔로 오랜 우정을 나누던 친구를

비로소 만나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기대와 두려움,

행복감, 복잡한 감정이 올라 올 것이다.

한 모금 마실 때 기대한 맛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비로소 미소 지을 수 있다.

지난해의 비와 햇빛과 바람, 농부의 땀에 대한 기록,

자연과 인간의 숨결이 봉인된 한 병의 숲이 되어 줄 날을 기다린다.

p164-165

땀과 정성으로 만든 와인 한 병 안에

지난 날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아

이들 부부의 모습이 어찌나 소박하고 진솔해보이는지..

소신껏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남편 레돔과

같은 방향을 맞춰가는 아내의 모습이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평화로워보이는 건 뭘까.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매일 흘리는 땀과 노력에

값진 하루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는 이들 앞에서

난 얼마나 배부른 소리를 하며 불평했던지 부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가장 부러운 건 작은 우주를 품고 있는 숲 속에서

심고 가꾸는 과일과 작물들이 근사한 삶을 그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의 삶과는 사뭇 다른 자본과 경쟁의 색이 아닌 그것 말이다.

아마도 이들 부부가 이런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일찍이 깨우친 덕에

맛보는 결실이 아닐까 싶다.

나같으면 엄두가 안날터이지만

늘 이상적인 삶을 꿈꾸는 건 이들의 삶이라

참 아이러니하단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일이 아니라 로망처럼 보이는 것인지 모를 현실을 살고 있는

시골 생활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테기에

감히 흉내조차 내지 못할 나는 텍스트 안에서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같이 호흡하고

그 안에 머물 수 있는 듯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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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 싶은 비건-논비건을 위한 관계 심리학
멜라니 조이 지음, 강경이 옮김 / 심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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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멜라니 조이

Melanie Joy

사회 심리학자이자 비건 운동가, 관계 코칭 전문가. 매사추세츠대학교에서 11년간 심리학과 사회학을 가르치며 육식주의Carnism라는 개념을 창안하고, 동물을 먹는 행위에 내재된 이데올로기를 연구하는 데 앞장섰다. 육식주의에 대항하는 국제단체 ‘육식주의를 넘어서Beyond Carnism’ 창립자이며, 육식주의를 알리기 위한 대중 강연과 미디어 홍보, 활동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사람들이 폭력적·비관계적 행동에 참여하는 이유와 이러한 패턴을 바꾸는 방법을 설명하는 그의 획기적인 이론은 〈뉴욕타임스〉, 〈BBC〉, 〈NPR〉, 호주 공영방송 〈ABC〉 등 전 세계 언론에 소개되었다. 2013년에는 비폭력과 불살생 원칙을 지키는 개인에게 수상하는 아힘사상을 받았다. 이 상은 넬슨 만델라와 달라이 라마에게도 수여된 바 있다.

대표작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는 전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된 동물 복지 분야의 고전이다.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는 논비건 세상을 살아가는 비건과, 비건과 가까이 살아가는 논비건을 위한 최초의 관계 심리학 책으로 신념의 차이를 넘어 서로의 연대자가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이 책은 2017년 노틸러스 북 어워드 ‘관계와 소통’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이자 번역가로도 활동 중인 그는 《생명의 위대한 비밀Life’s Greatest Secret》 《세대Generation》 《레지스탕스The Resistance》 《팔월의 열하루Eleven Days in August》 《냄새: 아주 짧은 소개Smell: A Very ShortIntroduction》 등 대중을 위한 인문서를 다수 집필했고 〈러더퍼드와 프라이의 궁금한 이야기The Curious Cases of Rutherford & Fry〉〈 인사이드 사이언스Inside Science〉 〈무한한 원숭이 우리The Infinite Monkey Cage〉 등 BBC 라디오 과학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현재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와 〈가디언The Guardian〉의 전문 논설위원이다.

역자 : 강경이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컬러의 시간》 《관통당한 몸》 《불안한 날들을 위한 철학》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예술가로서의 비평가》 등이 있다.

역자 : 강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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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논비건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대립이

여러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는 경우도 많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과의 유대도

관계의 차이로 멀어지는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비건과 논비건의 차이도 극복할 수 있는 차이인지 혼란스럽다.

어떻게 하면 차이의 본질을 이해하고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비건은 동물을 먹는 이유와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다.

상대가 계속 동물을 먹는 이유는 동물을 해치는 것에 진정으로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인가?

아니면 비건이 되는 일에 따라오는 것들,

이를테면 가족 관계의 균열이나 사회적 정체성의 상실 등을 걱정하는 것인가?

어쩌면 다른 방식으로 비거니즘에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

p75

서로의 욕구를 보살피며

비건과 논비건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차이의 본질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으로

서로의 공감과 존중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보편적인 관행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회적 시선,

상대의 존엄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식을 우린 개선하고 배워나가야 한다.

존엄과 욕구, 권리를 배려하는 건 기본이다.

취향의 차이로 아파트보다 전원 주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러

원칙이라는 게 정해져있지 않은 틀 안에서

여러 종류의 차이를 인정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비거니즘은 합리적이고 윤리적일 뿐 아니라 현대의 많은 사람에게 실현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많은 논비건이 증인을 심문하듯 비건의 신념과 실천에 대해 캐물으며

논리의 빈틈을 찾으려 들고, 비거니즘에 관한 부정확한 말들을 엄연한 사실인 양 말한다.

비건들은 이러한 방어적인 태도에 말문이 막히고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더군다나 논비건들은 자신이 성장하며 배운 신념 체계를 확신하고 가르침을 표현할 뿐,

자신들의 방어적인 태도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논비건은 자신들이 육식주의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p257

비효과적인 소통은 두 사이의 갈등의 핵심이 된다.

말다툼과 만성적인 핵심의 원인이 소통할 줄 모르면서 생기는 오해이다.

이해와 공감, 진정성을 키우고 안정적으로 교감하는 관계는

상호작용이 원활하므로 관계가 더 튼튼해 질 수 있다고 본다.

서로 다른 신념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건 소통의 힘이다.

이 이점이 비거니즘에 관련된 문제의 소통을 돕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어보인다.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자신감을 주는

대화의 재구성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비건과 논비건을 논하면서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들이 참 다양하다.

새로운 사실을 선택하거나 변화에 좀 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려는 노력은 여러 측면에서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상대의 가치관이나 성격, 태도를 바꾸라는 요청보다

상대를 존중하는 올바른 방식으로

태도의 변화로 이어질만한 행동 변화를

정중하게 요청해보는 편이 훨씬 나아보인다.

결국은 서로를 배려하고 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결말이겠지만

어쨌든 당장 도달할 수 있는 결과를 얻진 못해도

나 자신과의 관계를 내부에서 묻고 찾아보면서

교감하고 소통하는 법 부터 차근차근 배워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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