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국민을 알려거든 그 나라의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
-플라톤
음악 속에 그 시대와 사회, 역사를 느낄 수 있다라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당대의 정신과 예술적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 음악이라 생각한다.
음악 문화에 담겨 있는 예술적 정신과
깊이 들어가서는 그 역사까지도 파헤쳐 볼 수 있는 소재로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역사적 증언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볼프강은 악상이 꿈처럼 자기 안에 흐른다고, "창조주께 감사드려야 할 재능이라면 그 악상들을 기억해서 종이네 적기만 하면 된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곡을 썼다.
공허와 부재와 고독에 맞서 음악이 일어난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바닥까지 내려간 시기였건만 그는 다른 작품들보다 더 눈부신 작품들을 써냈다.
프리메이슨 에데올로기의 영향이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는 어둠의 기슭에서 빛에 가닿았다.
이 작품들을 듣고 작곡가가 우울에 빠졌으리라 짐작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p68
불안정한 금전 사정에도 굴하지 않고
교향곡 39번,40번,41번 세 편을 써낸 볼프강은
작품 속에서 완벽한 화음 안에 머물러 있었다.
불안이 다시 덮치게 된 모차르트는 금전 사정이 점점 악화되고
황제의 환심을 얻기 위해 애를 썼다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긴 헀다.
개인적인 모욕과 세간까지 저당 잡히기도 한 그는
프르메이슨이 인류의 진정한 행복을 권한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할 때라 생각하며 마지막 음악 모험을 제안받게 된다.
<마술피리> 2막에서 등장하는 사제들의 합창은
완전히 프리메이슨 코랄 그 자체라 한다.
음악 속에 그 흔적들이 도처에 담겨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힘, 지혜, 아름다움.. 프리메이슨의 기본적인 세 가지 미덕이 작품 안에 숨겨져 있다.
그의 죽음이 예술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너무 가슴 아프다.
고독과 빚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왔지만
음악적 정신이 지금도 살아있는 그의 작품에서
자유와 박애를 떠올리게 만든다.
세계대전 속의 애국자로 불리는 클로드 드뷔시.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그는
인상파 음악의 기틀을 마련한 혁명적 인물이다.
전쟁터에서 숨 돌릴 틈이 생길 떄마다 그들은 눈빛 교환과 고갯짓을 신호 삼아 연주에 들어갔다.
포성이 들릴 때도 연주를 중단하지 않으려 애썼다.
총알 세례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현을 켜는 활을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전쟁의 소음과 먼 곳에서 살아가는 기분에 젖을 수 있었다.
여전히 진창에 빠져 있었으나 잠시나마 긴장을 해소할 수 있었다.
독일군을 지척에 둔 곳에서 프랑스 음악을 연주하는 것보다 용감한 행동이 또 있을까!
p174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애국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4년의 투쟁가 같은 참여적 성격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파리 코뮌에 참여해 대대를 이끈 죄로
아버지가 감옥에 끌려가고 시민권을 박탈 당한 것을 본 그는 깊은 상처가 숨어져있었다.
전쟁이 터지고 그가 옮긴 악보 속에서는
전쟁에 타격을 입은 드뷔시의 차가운 분노가 여기저기 들어나 있었다.
석탄이 부족해지고 오선지도 구할 수 없는 어려운 형편 속에 전쟁은 교착상태에 이르고
그는 마침내 영웅적 행위는 음악을 통해 이뤄진다는 담대한 생각을 꺼낸다.
프랑스 사상의 불멸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작품을 썼으며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에게 헌정하는 곡들도 만들었다.
그는 프랑스 음악을 수호하는 국민 동맹을 청설했으며
그 구호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오직 프랑스 음악만을, 특히 명예롭게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거나
전쟁 포로가 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것"
그의 죽음 앞에 열렬한 애국적 참여에 경의를 표하고
긴 시간 음악과 함께 투쟁했던 그의 애국심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싶다.
책을 보면서 이전보다 더 깊이 있게 음악을 이해하고 들을 수 있게 돕는 것 같아 감사했다.
당시 시대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던 예술가들이 고난과 박해 속에서 살아갔던 모습을 통해
이전에 내가 듣는 음악의 소리가 좀 더 다르게 들리는 건
어렴풋이 그 상황을 들여다보며
그 아픔과 슬픔, 기쁨과 환희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