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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무게 -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2년 3월
평점 :
문장의 무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최인호단어의 나이를 묻는 것이 취미다. 그리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은하수를 여행하기도 한다. 간혹, 어설픈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우주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우주는 어릴적 ‘일기의 문장들’ 이 만든 우주보다 볼품없고 아주 작은 것들뿐이었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비와 바람의 기억』, 『모순수업』, 『부유하는 단어들』, 『지독 재독』, 『1등급 공부습관』, 『동양의 고전을 읽는다』(공저)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연세대 대학원 고전문학을 전공하였으며 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1세대 배낭여행족으로 20년 동안 홀로 40국 이상의 나라를 돌아다녔다. 밥보다 책이 좋아 매일 책을 읽는 책벌레인 저자는 중국, 일본, 미국 등 흔한 여행지는 물론이고 인도, 티베트, 페루, 아르헨티나 등 익숙한 이름이지만 막상 여행하기 쉽지 않은 곳들을 여행하였다. 여행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상념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그가 가진 철학과 그가 읽은 도서의 글들을 연관시키면서 풀어냈다.
[예스24 제공]



책 속의 문장들을 조용히 옮겨 적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읽고 쓰는 시간이 나를 재생시키고
살아갈 용기와 힘을 더해준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다른 사람은 무슨 책을 읽는지
어떤 문장을 수집하는지 기울이는 관심이
나에겐 지극히 당연한 현상 같아서
심심치 않게 기웃거리며 살펴본다.
친절히 기꺼이 내가 사랑한 문장을 독자들과 나누며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 책이 좋다.
조용히 사색해 볼 수 있는 문장들과 책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더 근사한 곳으로 안내하는 기분이 든다.
"운명이란, 우리가 아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길을 믿는 것이라네."
p124
이미 정해진 길.. 이 길이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속박과 한계 안에 날 가두어놓고서 산다.
주체성이 나에게 제대로 있지 못해 보인다.
현실에 안주하며 체념하듯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을 때도 많다.
타고난 운명 탓이란 비겁한 변명을 하면서
오늘도 숨어사는 내 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미 난 불운을 타고 난 것인가를 단정 짓고 살아가는 꼴 같아
더 비참하게 나 자신을 몰아가는 꼴이다.
우주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내 삶을 가만히 지켜보면
왜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러게 왜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부정적이고 시시한 것 뿐인지 모르겠다.
내가 걸어온 시간, 걸어갈 시간들을
스스로 의미없게 여기고 살아갔던 하루가
무사히 안전 궤도 안에 놓이길 바라고만 있어야 하나.
좀 더 꿈을 꿔도 좋을 들썩거림과
호기로움, 유쾌함이 좀 더 첨가될 수 있는 삶에 관심을 기울여봐도 좋을 내 삶이란 걸.
"사람들이 말에는 늘 칼이 들어있고 피의 냄새가 진하다.
그런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 말을 한다면,
결국 나는 '나'를 잃게 될 것이며, 나는 '나'를 잃게 될 것이며, 나는 나의 말에 찔릴 것이다."
p274
내뱉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의 실수는 이어진다.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제어하기 힘들다.
말이 가진 묘한 속성 속에
파괴적인 것이 지나치게 많으므로
침묵을 배우는 것이 오히려 무해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말을 하고 사는지 내 말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면
가까운 가족들에게 공격성 언어로
시비를 거는 듯한 거슬리는 말들로 덜어낼 수 없는
거친 말들로 실수를 아니 알고도 하는 말들이 많았다.
말이 사라진 세상으로 떠날 수 없기에
폭력과 파괴속에 기생해서 살아가야하나 싶어
마음이 씁쓸해진다.
좀 더 경계하고 덜어낼 말들을 생각하며 살자.
나와 상대를 흔들어 놓을 혼란한 말들로
우리 사이를 더 틀어 놓는 게 아닌
말로서 단물을 마신 듯한 기분 좋음과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좋은 기운을 내가 받고 싶은 만큼
내가 줄 수 있는 말들로 순화하며 살아가자.
평생동안 이 경계는 흐리지 않고
매번 넘어지며 연습해야 할 끝맺지 못할 숙제가 되지 않을까.
역시나 고전이 주는 강한 울림이 좋다.
나에게 닿기까지가 이처럼 손쉽고 간편한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을.
문장을 수집하고 이를 위해 늘 읽고 사는 삶을 동경하고 지향한다.
활자 속으로 좀 더 자유롭게 유영하기 위해
오늘도 읽고 기록하며 삶을 남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