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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평점 :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혜남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 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의 그림 편지-오늘을 산다는 것》 등 여섯 권의 책을 펴내 13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필요로 했으면 했지, 그녀에게는 그들이 별로 필요 없다고 여겼다. 더 나아가 그녀 없이는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다 잘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만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당시에는 모든 인간관계가 그저 힘들고 피곤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데 2001년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그녀를 찾아오거나 연락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 많던 지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그녀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동시에 과거에 건성으로 대했던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처럼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면 끝내 싸우고 돌아서게 됩니다. 관계를 끊으면서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 또한 관계를 더 어긋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럴 때는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십시오.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알라딘 제공]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 분석과
나의 내면을 속시원하게 들여다보는
날까로운 관찰에 봉인된 마음이 해제된다.
거부할 수 없어서 지극히 공감하게 되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사정을 영화 속 인생을 통해 재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모르고 있었다기보다 외면했던 마음을
제대로 직면하게 된 순간들이 불편하긴 했어도
진짜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 통쾌함마저 든다.
재미있는 영화의 세계와 심리의 세계가 맞닿아있는
책 속으로 한걸음 가까이 가보면 어떨까.
어리석은 인간들이 모두 그러하듯 슈렉 또한 시행착오를 겪고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옆에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다행히 슈렉은 친구들과 피오나의 도움으로 '일생의 하루'를 넘긴 대가로 자신의 존재가 사라질 위기를 무사히 극복해낸다.
p54
전편보다 더 재미있게 본 <슈렉 포에버>는
피오나 공주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 그 이후
현실적인 권태기를 그려낸 내용이라 더 공감하면서 봤다.
자유롭던 과거의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권태로움과 괴리감 속에서 하루 하루 무기력할 뿐이다.
사실 살아보니 별 것 없다.
아니, 진짜 소중한 건 매한가지였다.
끝내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와보니
혼자된 개체로서의 쓸쓸함과 허무함이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동화 속 이야기들이 흔히 말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뻔한 결말이 아니라
좀 더 현실을 녹여낸 이 영화를 매우 사랑한다.
묘하게 교집합이 보이는 내 삶과도 동떨어지지 않아
현실성 있는 표현과 스토리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그 사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죽음은 삶과 밀접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죽음을 외면하는 건 삶의 일부를 닫아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를 더 생생하게 살아가고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세심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된다.
P147
영화 <버킷리스트>는 내가 사랑하는 인생영화 중 하나이다.
죽음을 앞 둔 두 노인이 남은 삶을 뜨겁게 꿈꾸고 사랑하며
보내는 모습 속에서 절박함과 유쾌함 모두를 잃지 않고 있던 모습이
영화 내내 깊은 몰입과 감동을 줬다.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 뭐가 있을까를
이 영화를 보고 굉장히 고심해보기도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스카이다이빙은 힘들 것 같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 하기,눈물이 날 떄까지 크게 웃기 정도는
나도 해보고도 싶었다.
살아있는 동안 찾지 못했던 진정한 자아를 되찾는
온전한 자신의 시간을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서
조급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하며
유머를 잃지 않고 마음껏 살아보는 자유로움을 용기있게 배우고 싶었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전제하에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해질 수 있는 건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더 멋지게 살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만 같다.
이 사실 때문에 오히려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올해도 감사할 일이 많았음에도 참 많은 불평과 투덜거림 속에서 살았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을
잘 돌보지 못하고 불편한 현실에만 매몰되어 있다보니
삶의 여유를 잃고 균형을 잃어버리다 휘청할 때가 많았다.
삶을 완성해내는 죽음 앞에서
현재의 이 순간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내 마지막 모습이 참 멋질거 같아 흐뭇해진다.
아이들과도 오래전에 보았던 묵은 영화를 꺼내
그 감동과 깊은 사색이 이어지는 시간을 다시 한번 가져보려 한다.
스크린의 세상 속에 그려진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서
난 오늘도 내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을 또 한번 그려보고 싶다.
좋은 건 또 봐도 좋기에,
오늘은 <굿 윌 헌팅>으로 정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