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철학하는 여자, 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
황미옥 지음 / 더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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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황미옥
이민 1.5세대.

9·11 테러를 경험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4살에 경찰이 되었다. 14년차 현직 경찰관으로 부산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결혼 6년 차에 첫째를 출산했고, 10년 차에 둘째를 출산했다. 경찰이지만 두 번째 육아휴직 시간 동안 제복을 벗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생각의 크기를 키우며 매일 철학하고 변화해가는 삶을 기록했다. 일상이 철학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저서로 《어메이징 땡큐 다이어리》 (공저), 《글 쓰는 경찰》, 《나는 오늘도 제복을 입는다》, 《대한민국경찰 글쓰기 프로젝트》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전업맘으로 살면서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라는 삶과 나라는 존재에 대한 비교적 좁은 입지에 대해

많이 쓸쓸해하기도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육아로 수련중인 심신을

책으로 달래고 철학이라는 멋들어진 생각 속에서

하루 한 뺨씩 나의 입지를 세우려 고군분투한다.

독서와 글쓰기가 엄마인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간이 좋다.

책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젖먹이 아이를 돌보며 하루 종일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위태로운 어린 아이를 돌보​며

참고 더 인내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고

많은 시간 희생이라는 숭고한 시간들을 나름 보내왔다.

커가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와

나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비례하면서

나는 책을 읽게 되었다.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이 시간이 나를 엄마와 나로 살게 만들어 준 좀 더 분명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좀 더 깨어져가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얼마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지..

굉장히 의욕이 넘치고 도전적인 한 여자의 목소리가 담담히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세상사를 구경하면서 사명을 발견 하는 사람과 사명 찾겠다고

너무 조급해하는 사람과는 분명 다른 결과를 안겨다 줄 것이다.

간곡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고 하늘에 맡겨야 하듯이,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결과는 하늘에 맡겨보자.

더 나은 사명을 발견하기 위해서 오늘도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가족과 즐겁게 지내고 지인과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수다도 떤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

평온한 마음이 완벽한 사명을 가져다준다고 믿으며 오늘도 열심히 걷는다.

p80

사명 발견을 위해 고심해 본적은 별로 없다.

사는 것에 바쁘다보니 나에게 어떤 사명이 있을까란

대단한 정의와 목표, 의식에 깜깜이였다.

뭐든 자연스러운게 좋다고 생각하는지라

나에겐 책으로 만나는 세상이

가장 큰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

사명이 내 직업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전업주부라는 내 직무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좀 더 분명한 경계와 지혜를 가지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책을 보는 시간이 나에게 주는 보상과

깨달음이 ​상당히 큰 걸 알기에

일상에 새로움을 마주할 시간들에 매번 기대가 된다.


그것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동력이 된다는 것에 굉장한 위로를 느낀다.


따라올 사명도 언젠간 운명처럼 마주하게 될테지..


​나보다 앞서간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면서,

모르분 분야의 새로운 것을 익혀가면서나를 가꾸어간다.

책을 읽을 때 그냥 읽는 것과 눈과 마음 그리고 머리를 일치시키면서 읽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먼 미래보다 가까운 미래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p168

인생에서 배우고 나누며 사는 일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생각이다.

나에게 그런 동기부여가 책과 좋은 사람과의 교류에서 온다.

요즘 시국에 사람과의 만남이 단절되어 살아가고

마음이 메말라가는 것이 느껴지지지만

더더욱 책과 가까울 수 있는 시간을 반드시 사수한다.

배우고 익히는 시간만이

나에게 좋은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책과 글쓰기로

자신을 단련해가는 모습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소중한 삶을 지키기 위한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도움이 되고

나로 살아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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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보는 뇌과학 이야기
홋타 슈고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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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홋타 슈고
메이지대학교 교수이자 언어학박사.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태어났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박사과정과 캐나다 요크대학교 오스굿 홀 로스쿨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언어학, 법학, 사회심리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한 연구를 하고 있다. ‘배움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을 라이프워크로 삼고 있으며, 연구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을 다수의 일반서와 비즈니스서로 펴냈다. 잡지와 WEB에도 많은 글을 연재했다. TV 프로그램 ‘와이드! 스크램블’의 고정 패널이었으며, ‘세상에서 제일 받고 싶은 수업’에도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과학적으로 건강해지는 방법 모았습니다 (분쿄샤文響社), 공저로는 특정인 밖에 사귈 수 없는 것은 결국 당신의 마음이 식었기 때문이다 (크로스 미디어 퍼블리싱) 등이 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FEW24

인스타그램 @RAON_BOOK_TEACHER

역자 : 윤지나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 후 통번역사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탄수화물이 인유를 멸망시킨다』 『야근 없는 회사가 정답이다』 『교양 없는 이야기』 『디톡스 워터 레시피』 『그 운동, 독이 됩니다』 『가진 돈은 몽땅 써라』 『자녀교육 베스트 100』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초보번역사들이 꼭 알아야 할 7가지』 『처음부터 실패 없는 일본어 번역』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지나치게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한 날들이 많다.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의 연쇄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밤이면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단순한 삶을 지향하면서도

머리로는 방향점을 잘 찾아가지 못하는 걸 알기에

좀 더 최적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책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관계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경우가 많아 '관계를 유지하면 도움받을 일이 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만남을 이어가거나 허세나 체면 때문에 만남을 유지하는 관계도 있다.

억지로 이어가는 인간관계는 의미가 없을 뿐더러 행복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니 괜한 데 신경 쓰지 말고 긍정적인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

스스로도 긍정적인 태도를 갖출 수 있게 노력하고 만족할 만한 인간관게를 만들기 바란다.

p128


태도의 긍정성이 우리 뇌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하나 하나 따지고 들고

나이가 들면서 좁은 관계 안에서

이익 다툼이나 체면 유지를 위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제대로 친밀한 만남과 교제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런 의미없는 인간 관계에

때론 마음 상해하고 머리가 복잡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어떤 친구를 만나면 나도 에너지를 얻고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만족할만한 인간관계가

나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인정한다.


방향성도 바뀌고 무엇보다도

부정적인 성향을 바꿔볼 수 있는 분위기 환기와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서 그러하다.

뇌의 메커니즘에서 보면 누군가를 위해 필사적인 순간에는 의식이 불안한 감정이나

통증으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옛 말처럼 정신이 한 방향으로 향해 있으면

컨디션이나 몸의 감각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p165

​뇌가 버릇처럼 실제하지 못한 걸을 인지하려 하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생활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이라는 말이 정말 없는 빈말이 아닌 것이다.

우리의 생각의 회로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좀 더 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작년부터 올해에 이어 꽤 오랜 시간

독박 육아와 가까운 이웃들과 떨어져 먼 곳으로 이사를 오고서

마음이 쇄약해짐을 느꼈는데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면서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평소에 건강에 대해 신경 쓴다고 하면서도

마음 건강까진 생각지 못했었다.

뇌와 심신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 안에 있고

무수히 많은 생각들 중

얼마나 많은 긍정과 좋은 태도로 이어지는 행동들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병을 유발하고 키우게 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여기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생각이 많은 나에게 이 생각들이 좋은 일의 능률과

긍정적인 생활 태도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질의 생각으로 변할 수 있는 변환점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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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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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행복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0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 부임했고, 2010년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를 설립하여 행복과 좋은 삶에 관한 연구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 행복 교육을 전파하고 전 생애 행복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행복의 심화와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2017년 제8회 홍진기 창조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프레임』, 『굿 라이프』 등이 있으며, 역서로 『생각의 지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보통의 행복과 소소한 기쁨의 기억이

전보다 흐릿해져간다.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좁은 생활 반경에

많이 답답해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보면서

행복의 반경도 좁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러웠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일상에 흩어진 소소한 행복들을

더 예민하게 느끼고 산다.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처럼 말이다.


그렇게 행복감을 붙들려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그런 사랑과 감사가 너무 보통의 것이어서

자칫 지나치기 쉬웠던 것을 말이다.


보다 많은 공감을 이 책 속에서 생각할 수 있어 더없이 기운이 솟는다.


행복이라는 이름을 여기저기 휘둘러대어 사람들을 기죽이지 않는 사람,

행복하지 않으면 루저가 될 거라는 공포를 조장하지 않는 사람,

요란한 행복 캠페인은 체질에 맞지 않아 늘 한발 물러서 있는 사람,

그저 순간순간에 흡족해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옳다.

항상 신나고 항상 들떠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오해했었기에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소회되어 있었던가?

p95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삶을 살면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상위 단계의 만족감을 생각지 않고

그저 주관적인 내 마음에 만족할만한 형태.


흡족이란 말을 오랫만에 대하는 듯하다.


기준이 다 다르고 어떤 행복도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모두의 행복에 관여할 바가 없다.


온전히 내가 느끼는 만족감 안에서

머물러 사는 사람이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이듯이 말이다.


요란할 필요도 없고 흥분할 필요도 없는

그저 그런 미지근한 온도의 만족감도 괜찮다.


만족할 줄 아는 것으로도 충분하니

나를 혼내지 않았으면 한다.


이정도면 되지 않나 슬며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기웃거리는

웃기는 꼴을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면

적어도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를 분명 느낀다.


아주 작은 행복감을 느끼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테니까.


고통을 행복의 일부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행복 수준이 높은 편이다.

이들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좌절의 순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 잠시 힘들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p215


고통의 부재가 좀 더 편안한 인생살이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행복 수준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좌절의 순간을 극복해 나갈 에너지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나역시 고통없는 행복만을 원하긴 한다.


아픈 경험을 해본 터라 그 기억이

그 순간과 그 시간 안에 있을 땐 상당히 괴롭기 때문이다.


그런 불필요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또한 지나가리란 생각으로

묵묵히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꽤나 자라있다.


삶의 대하는 자세와 시선이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는 사실이다.


고통도 행복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앞선 사람 측에 끼진 않더라도

다가온 불행을 불행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의 다잡고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는

생각과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시간임을 잊고 살진 않는다.


어떤 모습과 형태를 하고 있건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행복을 좀 더 세세히 들여다보고

느끼며 생각한다는 것에 힘을 얻는다.


그 동력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살아가기에

좀 더 보통의 행복 안에 머물러 지내며 더 행복해지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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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될 리 없음!
윤수훈 지음 / 시공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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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될 리 없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윤수훈
(shun)
계획대로 잘 안되는 사람.
어렸을 땐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어 그림을 그렸지만 스무 살에 돌연 뮤지컬을 시작했다.
서른하나가 된 지금은 다시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앞으로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서 하루하루 여행하듯 살기로 했다.
틀어진 계획의 여정에도 순풍을 타고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필명을 순(, 순할 순)이라고 지었다.
지은 책으로 『취야진담』, 『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 『그냥이 어때서』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shunyoon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제목처럼 정말 계획대로 되지 못했던

작년와 올해의 많은 일들이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게 되었기도하다.

여행을 가보겠다는 의지가 샘솟지도

이따금 나가는 산책으로 만족해야 할 수준에 머무는 생활이라

누군가의 여행기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지금의 상황에선 더더욱.

그런 변수와 엇나가는 계획들 속에서

부딪혀 나가는 여행의 일상이 그저 그립기만하다.

책을 읽고 덮으면서도 잔상과 꿈 속에서

나는 여행을 다시 계획하고 싶어졌다.

​당장 가진 게 없던 여행자인 나는

'그럼에도 걸어보는 마음'으로 여행했다.

돈이 없다고, 친구가 없다고, 우울하고 슬프다고 마냥 멈춰 있을 수는 없다.

걷다 보며 걷길 잘했구나 싶은 순간들이 오지 않을까.

p117


여행은 인생과 닮아 있다.


잘 계획된 기분좋은 여행을 기대하다가도

변수가 많은 여행 길에 망함을 선언할 때도 있다.

오지 않았더라면 시간도 돈도 낭비하지 않았을

안타까운 마음을 곱씹기도 한다.

때로는 기대치 않은 짧은 행선지에서

유쾌한 영감과 좋은 에너지를 얻어온다.

그 맛에 살아갈 힘을 더해서 살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가고 보고 하고 보면

후회와 미련이 남는 여행이라도

행동으로 옮겨진 그 순간은 반드시 기억에 남게 된다.

내가 살아간 역사이자 시간이니까.

그런 여행이 요즘은 참 그립기만하다.

​이 도시는 물 위에 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동시에 소중한 무언가를 지켜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 길이 없지만, 도시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감히 상상해볼 만하다.

어떻게 지었을까 싶은 물 위의 아름다운 가옥들과 운하를 가로지른 돌다리들.

커다란 노를 열심히 젓고 있는 곤돌라 위의 곤돌리에 아저씨와 세상에 둘뿐인 듯 진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p261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그저 텍스트로 느끼고 반응할 뿐이다.


여행의 갈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언제쯤 현실인 듯 상상인 듯

구분이 필요한 여행이라는 실체를

두발로 걷게 되며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불이 꺼지지 않는 베네치아의 밤길을 난 걸을 수 있을까.


그 아름다움을 마냥 상상하고 그려내야 한다는 것에

많은 미련과 답답함이 남는다.


누군가의 기록을 살펴보지 못하고 있노라면

더 지독하게 그리움과 우울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경험하고 다녀왔던 그 이야기들을

세세히 알려주는 다정함이 참 고마운 때이기도 하다.


당분간의 여행은 이렇게 누군가의 여행기로 대신하게 될테지만

언젠가 그곳에 내가 가 있기를 바래본다.


나의 망한 여행기가 되었든 안되었든

여행이라는 경험은 해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세상을 살게 될 줄 몰랐다.

이것도 내 계획에 없던 일이었고

올해 지난 해 엄마와 단 둘이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두고도 떠나지 못했다.

망한 여행기가 이토록 진한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마응에 콕콕 와 닿을 줄이야.

내년 이 맘때쯤이면 미뤄둔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역시나 계획대로 될 리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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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의 모든 말 - 둘의 언어로 쓴 독서 교환 편지
김이슬.하현 지음 / 카멜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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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의 모든 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이슬
일주일에 한 번씩 로또를 사는 사람. 여전히 그런 게 희망이라 믿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역시 나를 좋아하는 일은 운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기적과도 같아서 자주 책장 앞에 서 있다.

인스타그램 @ESEULSSI

저자 : 하현
로또를 사는 돈이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사람. 희망과 행운을 자주 헷갈리지만 절망과 불행은 야무지게 구별한다. 좋아하는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다.

인스타그램 @2YOUR_MOON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얼마전 딸과 엄마가 주고 받은 독서 편지의

참신한 소재의 책을 만나보고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혼자만 줄곧 읽어왔던 독서를 해왔던터라

이와 같은 형태의 교류는 나에게 낯선 일이었다.


각기 다른 생각과 세계 속에서 잠식하고 있는

머릿 속 세계를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여러 감정을

나눈다는 것에 큰 영감을 받았었다.


이 책은 친구처럼 편한 이야기 상대와

편하게 주고 받은 독서편지라

책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들의 세계관을

좀 더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어 앞전에 읽었던 책에서

느꼈던 감정의 연장선으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하현과 이슬이 주고 받은 편지를 보며

나와 이를 공유할 수 있는 벗이 누굴까 좁은 인맥 관계를 훑어보며

나와 함께 조우할 친구를 찾아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와 쓴 교환 일기를 끝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록의 형태는 내 인생에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인지 별 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나와 더 깊은 관계 안에 있는 것 같아 친밀감이 더 느껴진다.


그것도 좋아하는 책과 함께 이야기 나눌 상대라니..


용감하지 못한 창작자가 스스로를 버릴 때, 그럴 때 그를 구하는 건

가까이 있는 동료들이야.

나는 이제 알아, 그들 역시 대범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나처럼 자주 넘어지고 길을 잃으며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다는 걸.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이 서로의 용기가 되는 순간이 나는 참 좋아.

p78


뭐 대단한 사람이 나에게 주는 엄청난 용기와 동기부여도 좋지만

사실 인생을 살다보며 나처럼 대범하지도

내세울 것 없는 주변의 인물들이

망한 것만 같은 인생에 힘과 용기를 더한다.


그런 용기와 힘을 얻어 좀 더 가보기로 마음 먹게 되고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거란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살아보고자 힘을 내게 된다.


같은 직업군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도 많고

상대가 겪고 있는 슬럼프와 위기를

좀 더 받아쳐줄 이들이기에 그런 사람이 많진 않아도

한 두명 곁에 있다는 것에 웬지 모를 위로가 될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지만..


나는 아직 여기까지만 살아 봐서 앞으로의 일들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어차피 알 수 없다면 마음대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처럼 인생은 이상하게 흐르니까.

이상하게 흐르는 인생에는 아주 오랫동안 사소해지지 않는 우정도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나 좋을 대로 생각하고 다른 미래는 아직 모르고 싶어.

인터넷으로 만난 동갑내기 여자애랑 책 이야기를 하다 친구가 되어

책 이야기를 쓰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p164


책의 제목처럼 인생이

조금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토록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애를 썼지만

내가 더 많이 힘을 주면 줄수록 멀어지고

낙심에 빠져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어 완전히 손을 놓고야 말면

다정하게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민다.


내 인생에 더 이상 찐한 우정을 나눌 친구는 없겠지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귀는 것도

만사가 귀찮고 싫어지다가도

변덕스럽게 우정이라는 그 너머의 관계를 소망하는 나.


뜻하지 않게 관계하고 싶지 않은 울타리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고

여태까지 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멀리서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기도 하다.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대로 모든 연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 착각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상하게 흘러가는 인생이라도

잘만 살아가고 있으니 참 다행이 아닌가 싶다.


하현과 이슬의 묘한 만남과

그들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책이라는 매개체는

좀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들로 이들의 우정이 더 끈끈해질 수 있길 응원하고,

나 또한 이같은 우연한 일들이

내 인생에 노크해 들어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열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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