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언어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리치료사가 쓴 회복과 치유의 기록
사샤 베이츠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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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언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사샤 베이츠
SASHA BATES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와 자기 통제 전문가. BBC와 채널4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18년간 작가, 디렉터, 프로듀서로 일하며 〈옴니버스〉, 〈그랜드 디자인〉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인간의 마음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자 런던의 더 민스터 센터THE MINSTER CENTRE에서 심리치료 석사학위를 받고, 상담 및 통합 심리치료 과정을 수료했다.

치료사를 위한 셀프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한 요가 등 다양한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고, 특히 요가 강사로서 쌓은 몸과 마음에 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치료사로서 명성을 얻었다. 6년째 상담 치료사로 일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사랑하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에 ‘유족으로서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를 오가며, 상실과 애도, 비탄의 심리를 밑바닥까지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탄에 잠긴 사람과 심리치료사 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역자 : 신소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자 및 번역가로 일해왔다. 《야생의 위로》,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여자 사전》, 《피너츠 완전판》, 《개와 고양이를 키웁니다》 등을 번역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심리

#상실의언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 생각만해도 너무 막막해진다.


책으로 읽고 있으면서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감정이 솟아오르고

너무도 포기하고 싶은 삶을 붙들고 살아가야 하는

남아 있는 유족들의 고단한 삶을

회복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으로도 힘겨웠다.


이런 생생한 모습들이 상담자에게서 애도의 과정들을

설명되어지고 심리치료라는 측면에서

독자에게 전해지는 접근 방식이 새롭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우리 모두가 이 같은 상실을 언젠가는 받아들이면서 살아갈테지만

닥치고보면 너무도 큰 고통이지 않을까.


부정할 수 없는 현실과

그 현실을 살아가야하는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지만

그 여정을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이처럼 고통스러운 상실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서,

나는 매 순간 충실하려 노력했던 우리의 삶에 이젠 나 홀로 찾아야 할 교훈이 존재함을 새삼 깨달았다.

일상에서 순간적인 기쁨을 발견하는 일의 중요성과,

확실한 행복에 집중함으로써 슬픔과 그리움과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방법을.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빌을 잃어버린 내게 머지 않아

그토록 큰 도움을 주리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나 혼자서 그렇게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 될 것인지도 알지 못했다.

p103


이런 상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느껴진다.

실제로도 끝이 없다.

다만 그 형태가 바뀔 뿐이다.

애도를 하나의 길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p192


잠잠해졌다 해도 이따금 감정에 침입하는

고통을 어떻게 하면 적게 통제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그것 또한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씁쓸함이 참 애석하다.


비탄이란 말이 더 큰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매개체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들을 충분히 겪고 있는 유족들에겐

이 절절한 감정을 얼마나 더 인식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막막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흐르면 좀 나아지겠지 생각하지만

다른 감정들로 불쑥 다가온 여러 기분들을 또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지 말이다.


안정감에 타격을 입은 것도 극도의 외로움도

얼마나 더 고독해지고 무력해질지

그런 공허함의 꼬리를 계속 달고 살아가야할 짐을

조금 덜 가볍게 생각하는 법을 차차 배워가는 것일테지만 말이다.


실존주의 심리치료가 의미를 찾도록 연결 통로를 만들어가고

요가나 명상 등으로 내적 감각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안전기지를 찾는 법도

좋은 감정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이런 저런 시도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고인을 가슴에 묻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들과 그저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모든 여정을 끝을 찾으려하기보다

그저 함께해도 괜찮다라는 것.


내가 살아갈 삶에 고인과의 유대를 억지로 끊어내지 않는 것.


지속적인 유대 이론이 건전하고 정상적이며

애착 반응도 자연스럽고 상실을 견뎌내기 위한 필수적 반응이라 하니

지속 가능한 유대 형성이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삶과 죽음의 굴레 속에서

사랑하는 관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겪게 되는

기쁨과 슬픔 모든 아픔까지도 끌어안고 살아감에도

희망을 찾아가는 책 속에서

살아감에 대한 또다른 성찰로 이어지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살아가는 모든 과정들 속에서

우린 영원히 함께 할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당연할테니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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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연쌤의 파란펜 - 세계적 문호들의 문장론 & 이낙연의 글쓰기
박상주 지음 / 예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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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연쌤의 파란펜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박상주

20여 년을 기자로 살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군기자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유혈 시위 현장, 한국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 40년 실록, 유럽연합(EU) 유로화 출범 과정, 영화 강국들의 스크린쿼터 유지 실태 등을 취재하면서 지구촌을 누볐다.
40대 중반에 신문사를 그만두었다. ‘지구촌 순례기자’를 자처하고는 아프리카와 중동,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세계 오지를 여행하면서 글을 썼다.
어쩌다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비서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소통메시지비서관(연설비서관)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부의 지도를 바꾼 사람들』(2018년),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2014년),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2014년),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2009년), 『아름다운 동행』(2008년)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장 폴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했다.

글쓰기를 통해 살아있음을 깨닫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8


많은 사람들이 전보다 많은 글을 쓰며 산다.


직업과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든 자유롭게 글을 쓰며

단순한 소통 수단 그 이상으로

형태나 모습이 다양하다.


그럼에도 쓰지 않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쓰는 삶도 나쁘지 않다는 걸 그 맛을 좀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든다.


어린 시절부터 일기로 글쓰기에 입문해

단순히 좋아서 읽던 책읽기를 통해

문장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재미를 느껴

여전히도 어설픈 필력이지만 쓰며 지낸다.


결혼을 하고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엄마로 매달려 살다보니 나란 이름 석자의 존재감에 대한 회의와

공허함이 엄습해 오자 더 많은 책을 찾아 읽다 끄적거려 보았다.


단순하지만 글쓰기는 꽤 괜찮은 처방처럼

나에겐 살아감과 나란 사람을 더 분명히 나타내주는

강력하고 근사한 수단이었다.


왜 글을 쓰는지, 왜 써야 하는지

선한 동기부여를 이 책 속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글쓰기의 팁들을 배워보는 건 좀 나중으로 미뤄두고서라도 말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당송8대가로 꼽히는 구양수는 글을 잘 쓰는 비결로

다독, 다작, 다상량을 꼽았다.

구양수의 삼다법은 요즘 글쓰기 교재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있다.

p277


운동선수로 치면 기초체력 훈련과도 같다.


체력이 부족해서 일의 성과도 업무적인 능력도

일상 생활에 만족도도 떨어지기 쉽상이다.


글쓰기에도 이같은 기초 공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고,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잘 알고 있다해도 한번 더 나에게 더 마음에 새기는 다짐처럼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에

글쓰기의 기초 체력에 게으르고 싶진 않다.


조정래 작가는 다독, 다상량, 다작의 비율을

4:4:2로 권한다.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나도

많은 책들을 읽어보며 시중에 많이 출간되고 있는

글쓰기 책들을 찾아보며 참고한다.


어떤 테크닉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읽지 않고 쓰는 것보다 읽고 쓰는 쪽이 나에겐 훨씬 좋았다.


그래서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찾아 읽고

늘 책을 가까이 두는 습관이 이젠 제법 몸에 익었다.


그렇다보니 쓰고 싶은 날이 많아졌고

작은 단어나 문장도 수집하게 되는 취미도 가지게 되었다.


읽기로 인해 파생되는 활동들이 나에게도 좋은 기운을 불러 일으킨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오랜 무기력감을 털고 일어나게 만들어준

책읽기와 글쓰기의 공이 크다보니

마음이 더 거기로 향해 있었던 것같다.


찬찬히 책을 읽으며 읽고 쓰는 삶과

막힘없이 써내려가는 글쓰기의 방법들을

배워보며 더 오래도록 이 삶을 지속하기 위해

더 즐기는 마음으로 책장을 가볍게 넘기며 호기롭게 읽었다.


글쓰기의 선한 동기부여를 받았다면

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삶을 살길 바란다.


모두의 글쓰기는 그 자체로 빛난다.


오랫동안 읽고 쓰는 삶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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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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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삼각커피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아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졸업 후몇 번의 취직의 쓴맛에 나가떨어지고 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림으로 먹고사는 게 간절한 꿈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글도 써서 그림에세이 《오늘도 집순이로 알차게 살았습니다》를 출간했다.

지금은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새로 시작한 자영업에도 도전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다. 우아한 예술가이고 싶고 사업가처럼 호탕하게 벌고 쓰며 살고 싶지만 가난한 예술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영업자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브런치 BRUNCH.CO.KR/@SAMGAKCOFFEE

인스타그램 @TRIANGLE__COFFEE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삼각커피님의 글과 그림은 따뜻함이 있다.


이번 신작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내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는 글과 그림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내 마음도 참 오락가락 잘하는 편이다.


인생 제법 살만하다 생각하면서도

금방 공허해지고 무기력해지며 현실을 부정하기도 한다.


그런 내 마음을 잘 알기라도 하는 듯

제목에서 느껴지는 강한 공감과

삶의 태도와 생각들이 나와 너무 닮아 있어 놀랐다.


기분이 하루를 좌우하는 상당히 큰 역할을 하기에

좀 더 나쁜 생각들을 빨리 털어내고 싶어한다.


괜찮은 예감이 적중하면 더 만족하는 결과에 자신감이 생기고

사소한 일이지만 모이고 모여 내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하니까.


완전한 행복을 꿈꾸기보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좀 더 힘쓰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자기 만족 안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살고 싶다.


그런 충분한 재미와 행복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 나를..


고친다고 고쳐도 아직도 게으르고 미련하고 영리하게 살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익이 많은 방향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어려운 일도 능숙하게 잘 해내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p74


어두운 현실속 내 모습을 바라보면 우울해진다.


전엔 더 오래 생각이 머물러 있고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보다 싶어 더 나를 다그치고 미워했다.


결과적으로 하나도 나아진 게 없고 더 나를 못살게 구는 편이 되었다.


나를 좀 더 보살펴주고 인정해주지 못했던 것 같아

참 미안한 생각이 들어 오늘도 수고했을 나에게

좀 더 토닥토닥거리며, 좋아하는 것들을 가까이 두고

내가 좋아하는 생각들로 애써 불안하지 않으려 한다.


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며 게으르게 살더라도

내가 만족할만한 것에 집중하려 한다.


그렇게 살다가기에도 인생이 얼마나 빠듯한데

애써 나를 못살게 굴 필요까지 있겠나싶어서 말이다.


꼭 중간 맛을 찾지 않아도, 어떤 사람이라고 딱 정의 내리지 않아도,

내 맛대로 나만의 맛을 만들어 가면 된다.

p170


답을 내려서 틀에 맞추려고 하다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확한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랐는데

다양한 맛을 구분 짓기보다

내 취향에 맞는 맛을 찾아 먹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나로 만들어가는게 가장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지 모르겠지만

좀 더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자유롭게 내 의지대로 행동하며 사는 것에 자족하고 싶다.


그런 씩씩함으로 나를 돌보고

나를 채춰가는 매일의 삶이

내가 좋아하는 책 속에서 만나는 문장들로

더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마음을 만져주는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해야할까.


오늘도 대체적으로 살만하다고 봐야겠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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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기를 합니다 - 더 괜찮은 나로 살고 싶어서
박선희 지음 / 여름오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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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기를 합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박선희

서울에서 가장 소박한 동네 주사위만한 아파트를 알록달록 꾸며놓고 살고 있다. 전혀 다른 직업들을노마드처럼 옮겨 다니던 끝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 오래 머물러있다. 천천히 산책하는 속도로 지금까지 일곱 권의 소설책을 펴냈다. 어느 시기에 연달아 떨어진 벼락같은 일들, 추락한 자존감과 상처,한 줄기 빛처럼 만난 BTS의 , 러브 마이셀프 글쓰기, 상담심리학 공부, 글쓰기 강의 등이 ‘Serendipity’가 돼 마음 쓰기에 관심이 기울었다. 『마음 쓰기를 합니다』를 시작으로 글을 키우는영토를 넓혀가려 하고 있다. 매일의 목표는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 인생의 목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소설가가 되기 전까지 기간제 교사, 출판사 편집자, NGO 활동가, 소극장 기획자 등 다양한 직업을 즐겁게 옮겨 다녔다. 특히 NGO 활동가로 일하면서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결코 그것을 다스릴 권리가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소극장 기획자로 대학로에서 일할 때는 가난하면서도 열정적이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직장 생활 내내 재미로 소설을 습작하다가 2002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美美」가 당선되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미미』와 장편소설 『베이비박스』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 『그놈』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줄리 엣 클럽』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가 있다.


[예스24 제공]





우울한 감정과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슬픔,

오랜 상처들을 꾹꾹 눌러 남아

글로 남기는 행위는 꽤 괜찮은 마음 치료 처방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참 답답한 현실에 갇혀

마스크라는 자기 방어 수단에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타인과 철저히 거리를 두며 살아왔다.


혼자 지내는 것에 제법 익숙해질 법도 한데

밀려오는 외로움이나 서글픔, 답답함을 넘어서 오는 혼란까지

온몸으로 막으려 하다보니 마음까지 지쳐버린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같이 뜻을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고

스스로도 굉장히 경계하다 살다보니 더 예민해지긴 마찬가지다.


그런 곤두선 마음의 결을 좀 더 누그러지게 만드는 게

마음 쓰기, 나를 지켜주는 글쓰기가 아닌가에 공감한다.


불안함 속에서 더 드러낼 수 없는 속 깊은 마음을

내밀한 글쓰기로 난 좀 자유롭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문구점에서 고른 예쁜 편지지를 나눠주며 '10년 후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라고 할 때만 해도 나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잠깐의 소란이 지나간 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아이들은 손 편지 쓰기에 빠져들었다.

속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대충 쓰지 않고 심사숙고하는 것 같았다.

p61


학창 시절 우정을 담은 교환 일기와

장난스럽게 쓰던 일상의 쪽지들이

작은 상자에 담겨 친정집에 있다가 내가 사는 집으로 왔다.


새삼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그때를 추억하려니 아련한 기분에 먹먹해진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도 참 많았는데 그 기억보다

친구들과 쉬는 시간이면 매점에 뛰어가 목요일이면 오는

좋아하는 빵을 잔뜩 사들고 나눠먹던 기억과

매달 1일이면 서점 매대에 깔리는 하이틴 잡지를 보러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들리는 동네 책방에서

그 늦은밤 소녀들의 웃음꽃이 핀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용돈이 많진 않지만 책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아던 부모님 덕에

그때부터 좋아하는 책을 사서 모으는 재미까지.


내 학창 시절의 동력이 아마 거기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추억들을 물끄러미 생각나게 만드는

내 추억의 일기와 쪽지 속에 무수히 많은 일들이

단편 영화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남겨진 기록이 없었다면 더 흐리고 불투명한 기억들이

더 또렷해지며 더듬어 가는 그 길이 번쩍이는 섬광처럼 환해지는 기분이 들어

나에겐 그 시간을 추억할 기록이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한 재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미래에서 온 편지'라는 새삼스러운 글을

손발 오그라들며 쓰던 풋풋한 여고생의 감성이 아닌 중후해진 40대의

인생의 서사로 이어질까 다소 두렵지만

다시 한번 써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 책에 몇 자 눌러 담아 적어본다.


속수무책 자신감이 바닥을 향하고 자존감이 갉아 먹히는 것같을 때,

'부심'을 가져다주는 사물과 사람에 관해 쓰다 보면 우군이 모습을 드러낸 듯 든든해짐을 느낄 것이다.

스스로 좋은 것들을 가진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p184


대단한 착각 속에 빠져 내가 우쭐해지는 기분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 우쭐한 자만심을 경계하기도 했고

겸손함을 과장해서 스스로를 많이 억누르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소모되는 자존감이 상대적으로 크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런 태도가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나에게 관대하지 못한 사람으로 더 예민하게 곤두서 있었다.


가장 나를 나답게 드러낼 수 있는 글로

보이지 않는 내밀한 마음을 비춰낼 수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좀 더 나를 세워주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쓰기와 좋아하는 사물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이 두며

좁지만 깊이있게 만나는 몇 몇 사람들과 오랜 시간 함께 있고 싶다.


그런 우군들이 나를 지키기도 하며

나를 스스로 지켜나갈 힘을 얻어 살아가니까.


 이 책은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책에 글이 많이 적힌 책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기록을 메모해 두는 노트도 좋지만

그저 그때의 감정을 끊지않고 떠올리며 옆에 쓰다보니 기록책이 되어버렸다.


이런 활동 독서도 모처럼 느끼는 재미가 있어 좋다.


심심한 마음을 다양한 생각들과

즉흥적인 영감들로 자유롭게 쓰며 읽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더 인상적인 책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쓴 문장과의 조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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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알고 행복해졌다 - 나를 조종하는 '뇌의 기능'을 깨닫자 '행복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양은우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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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알고 행복해졌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양은우

국가 공인 브레인 트레이너.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거쳐 일리노이 주립대학교(UIUC)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에 첫 책을 낸 후 10년에 걸쳐 14권의 책을 펴냈다. 30여 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글을 쓰고 강의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특히 관심이 많아 그 근본이 되는 뇌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으로 뇌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해 2014년에 브레인 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했다. 그 뒤 지제근 신경해부학 교실을 비롯해 다양한 뇌과학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뇌에 대해 공부해 왔다. 그동안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워킹 브레인》, 《당신의 뇌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습관을 만드는 뇌》 등 여러 권의 뇌과학 책을 펴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YTN Science News, KBS 라디오, MBC 라디오 등에 출연했으며 교통방송 ‘나도 모르는 뇌, 심()봤다’ 코너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작은 힘이나마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개인과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어 책을 쓰고 있다.


[예스24 제공]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 관심도 좋지만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뇌건강에 더 눈길이 간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걸 실천하면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겠다란 생각에

뇌과학 책들을 조금씩 찾아 읽기 시작했다.


관심분야이다보니 이 책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과

요즘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기력감과

운동부족에서 오는 체력저하로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좀 가볍게 비워내고 싶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인지 몰라도

다이어트는 오랜 숙원 사업처럼

좀처럼 빠지지 않는 체중으로 적절한 몸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정작 스쿼트를 열개도 넘기지 못하는

부실한 다리를 탓하며 내 몸에 얼마 있지 못한 근력이 너무도 못마땅해보여

몇 일 끙끙 앓으며 운동과의 절교를 선언하고만다.


살을 빼면 오는 행복과 즐거움이 무엇보다 크다는 걸 안다.


최근들어 걷기, 산책에 유익함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도 우울증 치료에 운동이 좋다고 한다.


스트레스 수용 수준을 높여서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운동이야말로

약물로 치료받지 않는 우울증의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강도 높은 운동이 나에겐 잘 맞지 않다는 걸 내 몸이 느끼기에

적어도 하루 30분에서 1시간을 걷는데

'아, 이래서 걷는구나' 싶을 정도로 요즘 걷기에 매력에 빠져버렸다.


달리기는 엔도르핀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 시켜준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행복감이 생기고 뇌가 평온해지며

근육의 통증이 줄어든다고 한다.


우울증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신경 형성 감소에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내가 걷기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걸 경험해보니

달리기는 좀 더 강도 높은 영역이고

감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던 운동인데

걷다가 조금씩은 달리고도 싶어진다.


이전보다 훨씬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에

몸을 움직여야 하는 귀찮은 운동이 이토록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되었으니

좀 더 부지런히 걷도록 하는 게 좋을 법하다.


단순히 살을 빼는 목적으로의 운동은

더 나를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가볍게 걷고 뛰는 단순한 운동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에 더 위안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두뇌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새로운 것, 새로운 활동을 찾아 뇌를 자극하는 것이 좋다.

뇌는 자극받을수록 그 자극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삶에서 도전을 멈추지 말야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p194


독서가 두뇌 발달에 좋다는 건 쉬지 않고 뇌를 움직이고

자극이 되기 때문에 퇴화를 방지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독서를 통해 파생되는 효과가 크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은 어떤 식이든

사고를 더 확장시키고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영감을 떠올리게 만들어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유형의 결과물로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래도록 할머니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가고 싶다.


단순히 뇌의 퇴화를 막는데 도움이 되어서도 좋지만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나에겐 삶에서 다야한 자극이 되고

좋은 영감을 주는 것이 책이니까 말이다.


기억은 신경세포의 연결을 촉진하는 과정이다.

한 번 형성된 신경 세포의 연결은 사용하면 할수록 연결 강도가 강화된다.

그 연결 강도를 강화하는 과정이 인출이다.

즉 입력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면 기억을 형성할 때 연결했던 신경회로가 다시 활성화된다.

p212


많은 책을 읽지만 다 기억하지 못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책들도 많다.


책에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출력을 반복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다독을 하는 사람으로써 좀 더 재독 또는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것,

내용 정리나 요약을 반추하며 읽도록 권하는

기억 독서법에 시선이 멈추게 된다.


내 기억력이 이거 밖에 안되나하는 자괴감보다

다양한 형태로 책읽기를 접목하면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방법들을 찾아감이 좋겠다.


'뇌'를 알고서 행복해졌다는 책의 제목처럼

아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 삶에 적용해보고 행복감을 느껴볼 수 있도록

관심과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분명 전보다 더 훨씬 행복해질테니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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