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장애는 환자의 현실 판단력에 장애가 생겨 망상이 생기는 정신병적 질환을 의미합니다. 망상은 실제 사실과 다르고, 논리적인 설명으로 시정되지 않고, 교육 정도나 문화적인 환경에 걸맞지 않은 잘못된 믿음이나 생각을 말합니다. 망상 장애에 걸린 환자는 조현병보다 비교적 덜 괴이한 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자신 나름의 논리와 이유를 들어 망상을 설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망상 장애 환자는 이러한 망상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일상생활을 잘 유지합니다._아산병원
망상 장애 유형 가운데 과대망상 예후는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스스로 굉장한 능력을 지녔다고 굳게 믿는 데다가 흔히 종교성을 띠기 때문이다. 김건희, 아니 김명신이 바로 그 전형이다. 나는 그가 모 기자한테 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거 큰일 났구나’ 했다: “나는 영적인 사람이다.” 그가 말하는 영성이 무속, 정확히는 점술이나 주술을 뜻하고, 모두 사특한 목적에만 봉사하는 악귀 방(方)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도 선맥(仙脈)을 이은 가문에서 태어난 나는 그런 세계 어둠을 잘 안다.
성형으로 눈빛은 속일 수 없다. 김명신 눈빛은 하나다. 숭고를 일부러 지어내려고 먼 눈길을 만들 때 불가피하게 드러나는 맹함, 바로 그거다. 이는 그가 주장하는 영성이 가짜임을 증명해 준다. 가짜 영성은 결곡하지 않다. 결곡하지 않으면 허튼짓을 막무가내 한다. 그게 맹한 눈빛을 구성한다. 맹하지만 사악하므로 윤석열 약점-대통령 사주가 윤석열한테는 없고 김명신한테 있다는 악귀 방-을 움켜쥐고서 조종한다. 이 정권 비극, 아니 블랙코미디는 여기서 발원한다. 아, 이토록 허술한 과대망상이라니.
이 허술한 과대망상은, 그래서, 힘이 세다. 이성과 과학 관지에서 보는 똑똑한 지식분자 아닌, 저 “인류학” 관지를 공유하는 “인류”에게는 그가 구사해서 성공 거둔 사술(邪術)이 대단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학력, 이력, 논문, 얼굴, 이름 통틀어 전방위 가짜로 결국은 대통년까지 됐으니 어찌 위대해 보이지 않겠나. 저들도 그렇게 살아왔으나 그처럼 성공하지는 못했으니 더 허술한 자에게 그 허술함은 숭배 대상이 되어 초월 권위를 획득할 수밖에 없다. 저들에게 김명신은 그야말로 측천무후다.
정치를 잘 아는 똑똑한 사람들은 이구동성 김명신이 아니라 윤석열이가 문제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윤석열 문제라는 말은 맞지만, 김명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틀렸다. 다른 분야도 그러하거니와 정치 문제 진면모는 “인류학” 차원에서 드러난다. 이성과 합리, 법과 제도가 지니는 힘은 단칼에 무너진다. 명태균 사태가 웅변으로 증명해 준다. 명태균을 사기꾼으로 취급하는 어법은 “영적인” 선생으로 모시는 김명신 어법에 보기 좋게 당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패했다.
패배는 김명신한테 당한 거 아니다. 김명신으로 상징되는 매판 세력, 장구한 세월 동안 나라를 말아먹어 제 곳간만 채워 온, 지금도 사회 모든 분야 헤게모니를 움켜쥔 난공불락 부역 주류 엘리트와 그 개들에게 또 당한 거다. 이번에는 김명신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제대로 응징하지 않는다면 이런 역사는 되풀이된다. 정치 보복 악순환 근절 운운하면 안 된다. 명태균을 통해 드러났듯 매판 부역 세력은 태생이 그런 종자들이다. 가능한 한 크고 깊게 이 기회에 “처단”해야 한다. 반드시. 꼭. 똑.
면면을 살펴보면 여기 연루된 인물 중 과대망상증 아닌 자가 없다. 홍준표가 아닌가. 안철수가 아닌가. 오세훈이 아닌가. 이준석이 아닌가. 멍청 무인지경인 윤석열도 짝퉁이긴 하지만 과대망상증 보유자다. 과대망상증은 유아기 마법 사고에 젖줄이 닿아 있다. 정신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병리에 공포 불안과 탐욕, 그리고 어리석음이 들러붙어 만든 괴물이다. 우리 사회 지배층은 대체로 이 괴물 아바타로 보아 무리가 없다. 망상증 무리가 싸지르는 망국에서 살지 않기를 앙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