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이 흩어지는 울음 그만

그대의 어둠을 꿰뚫어 보면서

심연을 향해 비수처럼 울어요

 

온 감정 쓸어 담은 울음 그만

그대의 상처를 낱낱이 살펴서

마음 결 따라 울 때만 울어요

 

생각 줄 끊어 버린 울음 그만

그대의 슬픔을 생생히 담아서

심심한 애도로 곡진히 울어요

 

숨죽이며 흐느끼는 울음 그만

그대의 아픔을 통째로 실어서

심장이 터져 나가게 통곡해요

 

* 오랫동안 상담치료를 해오면서 경험적으로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울지 않는 환자는 치유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울면 낫습니다. 그런데 치유에 방해가 되는, 나아가 치유와는 거리가 먼 울음이 있습니다. 

 

첫째, 고통울 외면한 채 이리저리 나뒹구는 울음입니다. 고통을 직면한, 고통으로 정향된, 도저한 울음에 치유력이 있습니다.

 

둘째, 다른 감정 표현을 은폐하는 울음입니다. 적재적소에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 표현이 정신 건강의 표지인데 다른 모든 감정을 오직 울음으로만 표현하면 그게 불가능해집니다.

 

셋째, 울음에 파묻혀 자기가 울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아채지 못하는 울음입니다. 이런 경우는 울음의 근거인 감정을 애도할 수 없습니다.

 

넷째, 감정을 억눌러서 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울음입니다. 흐느낌은 상처와 고통을 더욱 깊어지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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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 경계를 세우고 허무는 대칭 행위의 길항으로 살아간다.

 

경계를 세우는 것은 서로 떨어진 개별자로 살기 위한 밀어 막기다.

밀어 막으면 다름이 생긴다. 다름이 창조하는 가치를 자유라 한다.

자유를 향해 난 길이 홀로 서기다. 정녕 홀로 서면 사랑할 수 있다.

 

경계를 허무는 것은 서로 이어진 보편자로 살기 위한 당겨 열기다.

당겨 열면 같음이 생긴다. 같음이 창조하는 가치를 평등이라 한다.

평등을 향해 난 길이 사랑이다. 오달지게 사랑하면 홀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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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定 - 관점을 바꾸어 쌍방향 진실을 보고 무지를 넘는다

2. 靜 - 전체 속에 자신을 놓아 사적욕망의 경계를 부순다

3. 浧 - 편안히 맡긴 채 거침없이 넘나들며 자유로이 논다

 

* 왕양명의 龍場悟道(定-靜-安)가 다소 불철저하고 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어서, 붓다의 삼독-삼학-삼특상, 원효의 일심-화쟁-무애로 보강하고 녹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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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보지만 아무 것도 보지 않는 눈동자

슬픔 건너 가뭇없는 저 언덕 엄마 음성 듣는가

 

* 하루 열다섯에서 스무 명을 상대로 성 판매를 해야 모진 목숨 이어갈 수 있는 열일곱 살 난 방글라데시 소녀. 이슥히 저 눈과 손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떤 질문 하나가 비수 되어 영혼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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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0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뭐라 말 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눈동자며, 사진이군요...

bari_che 2013-06-11 09:27   좋아요 0 | URL
인간은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 인간인가.......

저 소녀, 살아 있는
붓다로서 그리스도로서 질문하네요.

프레이야 2013-06-1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너무 맑아서, 손마디는 너무 험해보여서 슬픕니다. 소녀는 저 너머를 보고 있는걸까요 ᆢ

bari_che 2013-06-1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에도
손에도
아무런 힘이 없는, 작디작은, 슬프디슬픈
항의가 서려 있는 듯하여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답변을 찾을 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