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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평점 :

설레스트 잉 장편소설/ 비채
미국 우선주의가 제도화된 근미래 배경이지만 이미 현실 같았다.
PACT(Preserving American Culture and Traditions Act)'가 뭔지 궁금했는데 미국 전통문화 보존법! 이는 미국에서 실제 시행되었던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적인 것’만이 허용되는 나라. 자유와 다양성의 나라라 자부하던 미국은 이제 오직 ‘미국스러운 생각과 얼굴’만을 허용하며, 그 외의 모든 것을 탄압한다. 이런 제도 아래에서 미국스럽지 않은 것은 '죄'가 된다. 주인공 노아가 아홉 살이 되던 해 집을 나간 엄마,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아빠와의 갈등... 노아는 곧 버드가 된다.
설레스트 잉의 세 번째 장편소설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은 이러한 디스토피아적 미국을 배경으로, 아시아계 아이 ‘버드’가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좇는 여정, 어느 날 버드의 손에 도착한 편지를 통해 엄마가 왜 숨어지는지, 엄마가 생각하는 세계란 어떤 것인지 잃어버린 정체성과 인간의 존엄, 그리고 '저항'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저자의 매력은 ‘현실과의 경계’를 흐리는 설계에 있다. 설레스트 잉은 SF 적 상상력보다는 현실 정치와 사회 분위기를 정교하게 확장시켜, 지금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혐오, 검열, 이민자 탄압, 사회적 소외 등의 문제를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낸다. 때문에 이 소설은 가장 첨예한 현실로 느껴진다.
소설을 통해 작가는 한 가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로 연대와 기억, 그리고 이야기의 힘. 체제에 길들여지지 않은 목소리는 은밀히, 그러나 끝내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며, 우리에게 진짜 자유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문장이 아름 담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1984』나 『시녀 이야기』 『헝거게임』 등이 떠올랐다. 디스토피아 소설을 통해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성찰하는 이야기...
책의 소개 글처럼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하나의 혁명이다!! 읽고, 공유하고, 기억하고, 저항하기 위한 책이다.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침묵해왔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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