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책 - 나무에 관한 최고의 식물백과사전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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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복 지음/ 진선출판사









이것은 나무가 주인인 나무 책이다. 나무의 자기소개서이자 사람들이 나무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 가치 정립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식물생태연구가이신 저자는 전국을 다니며 꽃과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한 장 한 장 사진으로 담아낸 노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물겹다. 혼자 보기 아깝고. 사진 보는 재미에 한참을 들여다본다. 그러다가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물렀던 것이 있었는데?!!!!!






1100년을 살았다는 용문사 은행나무

뭔가 말로 표현하지 못한 웅장함.

그 아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약속하고 기다리고 헤어지고 죽었는지를 나무만 알겠지...


나무를 떠올릴 때 그 깊은 뿌리를 떠올리지는 않았는데 책으로 수많은 뿌리를 보며 새삼 놀란다.






와! 이렇게나 많은 뿌리들이 있구나! 줄기나 가지가 하는 역할, 눈으로 잘 구별이 되지 않는 줄기의 모습, 나무껍질 종류도 이렇게 많다니! 그동안 지나다니며 본 나무들을 나는 조금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그 존재의 가치를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만 받아들였다. 나무의 줄기도 좋고 뿌리도 좋지만 역시 나는 잎이 제일 좋았다. 나뭇잎 역시 저마다 다른 모습, 각자의 개성이다.

식물원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종종 가는데 이름 모를 식물들, 물론 간단한 안내표식은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새삼 자세히 보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책을 보는 동안, 지나는 풀꽃 하나 여사로 보아 넘기지 않는 태도를 배웠다.


사진으로 만나는 단편적인 모습들,

생전 처음 보는 열대지방의 혹은 한대 식물들. 그 존재들이 삶을 살아가는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거짓말하지 않는 것은 자연뿐!!!!


숲은 여러 종류의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하며서도 완벽한 생태계다 p366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숲처럼, 우리 인간들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선거를 앞두고 선거유세로 온 동네가 소란한 요즘 뽑힌 그들이 약자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는 그런 기적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소수자 약자의 삶에 진심을 기울이는 정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마음에 담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백과 중 최고!! 이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 도감과 사뭇 다르다. 사진을 찬찬히 살피며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내가 식물에게 말을 걸고 다시 식물이 내게 말을 걸어준다.

자연과 인간의 거리를 좁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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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시간들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22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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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은행나무






정지와 반복, 신화적 윤회의 서사

제목인 태고의 시간들에서 '태고'의 의미는 무엇일까?

태고라는 가상 이름의 마을에서 수십 년간 이어지는 연대기적 서사로 등장인물의 시점이 오가며 서술된다. 매우 짧은 장면으로 한 인물에서 다음 인물로 이어질 때 마치 드라마의 장면이 바뀌는 듯하다.





1914년~1918년 그리고 1944년이라는 시간의 묘사는 이 소설은 가상의 마을이지만 제1차 세계대전을 암시한다. 러시아와 독일군 중 누가 더 나쁜지 알 수 없다는 말, SS 부대와 유대인 등 전쟁에 대한 묘사, 독일군과 러시아군에게 강간당하는 루타의 시간, 민주화 운동, 냉전과 사회주의 등 전쟁에서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유린당하는지 보여준다. 전쟁을 반대하는 작가의 시선, 신은 왜 악을 허락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신, 신이라.... 그분은 잘난 회계사죠. '인출금'과 '융자금'을 늘 관리하시니까요. 둘은 서로 균형을 맞춰야만 하거든요. 그래서 하나의 생명이 사라지며,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죠.... 부인께서는 분명 잘생긴 아들을 낳으실 거 같네요..." p21





등장인물은 매우 많다. 게노베파, 미시아, 미하우, 크워스카, 이지도르와 루타의 사랑, 포피엘스키, 아델 그리고 사물, 동식물, 천사나 신의 존재들이 주인공이다.


《태고의 시간들》 정말 우연히 신기하게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일인데!! 올가 토카르추크, 폴란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키워드 때문에 관심사였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가의 책이 내 손에 오다 놀랍다. 게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강 표지다.


이럴 때 나는 내가 믿는 신이 존재하시는구나 확신하게 된다. 동물들의 감정은 그 어떤 생각도 개입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순수하다는!!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아 다 쓰기 어렵다.






인간은 자신의 고통 속에 시간을 묶어놓는다. 과거 때문에 고통받고, 그 고통을 미래로 끌고 가기도 한다. 인간은 이런 식으로 절망을 창조한다. 하지만 랄카는 단지 이곳에서 지금 이 순간을 견딜 뿐이다 P388


마지막으로 한 번만 태고를 보게 해줘요 P256




세상은 악랄해. 너도 봤잖아. 도대체 어떤 신이 이따위 세상을 만든 거지? 신이 사실은 악마이든지, 아니면 악을 용납해 준 거겠지.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 모든 걸 망쳐버렸거나 P290






다시 신화란 무엇인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둔 나만의 정의가 있다.

신화란, 말할 수 없었던 것을 이야기하려는 시도이자, 기록되지 못한 문학이 남긴 가능성의 흔적이다.

그것은 현실 너머를 상상함으로써, 잃어버린 진실에 말을 부여하는 서사의 원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신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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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좌절
김경일.류한욱 지음 / 저녁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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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김경일 류한욱 지음/ 저녁달 (펴냄)







애착 과잉의 시대라니 우리 사회 육아의 현실이다. 많이 사랑받고 자란 80년대생, 90년대생들의 육아는 어떻게 다른가!!! 아이가 자라서 독립된 개인으로 하나의 삶을 살아내는 것, 부모는 조력자다. 너무 과해도 부족해도 안된다. '적당하게'라는 말이 가장 어렵다.


독립하지 못한 어른들의

정서적 비만 시대 !!!!!!


잠자리 분리 문제, 식사 예절, 수면 시간 조절 등 일상의 기본적이지만 꼭 필요한 생활 습관부터 완전한 독립된 존재로써 책은 세상의 모든 양육자들을 응원하고 돕는다. 그렇다면 적절한 좌절이란 무엇일까?






나는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심리학자 마거릿 말러의 분리 독립 이론과 정신분석학자 하인츠 코후트의 적절한 좌절 개념이다. 참고 자료 표를 보면서 정리해 보면? 분리와 독립을 통해 좌절을 경험하고 나아가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내재적 동기의 형성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에 대한 확인!!


양육 환경이 변하면서 과거의 이론이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애착을 강조한다. 달라진 환경에서 반세기 전에 만들어진 교육 이론이 성립되는가.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육아서를 보는데 과거의 이론과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책은 반대로 묻는다

"당신 마음속 아이는 몇 살이냐고.....

결국 책은 성공이란 무엇인지 우리 어른들에게 묻는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나 자신에게도 물어본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업이 주는 만족은 잠시다.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런 가치를 심어준다. 초고도 경쟁 사회, 권위주의와 계급의식 ㅠㅠ 좋은 양육자가 되려면 먼저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실패와 좌절은 분명 중요하다. 실패를 혼자 속으로 삼킬 일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이 말하기를 실패를 공유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끄럽거나 자존심 상해할 일이 아니다. 실패를 다시 자라는 과정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늘 타인의 기준을 좇고, 괜찮은 척하며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우리 어른들에게도 질문하는 책이다.

성장은 완벽한 성공보다 실패를 품는 법을 배울 때 일어난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


각자의 마음에 심리 독립 매뉴얼 하나쯤 가진 사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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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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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재구 장편소설/ 아마존북스 (펴냄)







형남과 형구 형제는 아이스께끼를 팔았다. 공장에서 3원에 받아서 5원에 팔면 2원이 남는다. 코흘리개 두 형제는 어떤 어른으로 자랐을까?

지지리도 가난했던 시절, 모두가 가난해서 그게 당연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어떤가? 상대적 박탈감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보다 더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 태어나 보니 금수저인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그저 부모 잘 만나 부유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군대에 갈 나이가 된 형남, 전철에서 장사는 하는 형구 그리고 유치장의 큰 형 형일


형제의 집안 내력과 함께 일제강점기를 살던 사람들의 근현대사가 언급된다. 무척 흥미롭다.




정미소가 불타던 날 이들 형제들의 삶도 함께 타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아들 다섯 중에 단 한 놈이라도 성공하겠지 싶었던 어머니 평산댁.

영의정을 지낸 백사 문충 이항복 선생 가문의 장손이면 뭐 하나.... 장남 형일은 갈수록 말수가 줄어드는 기죽은 아이가 되었고 큰 딸은 집을 나가버렸다. 양계장에 새끼 머슴으로 들어간 형구, 식모살이로 보내진 형미,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서 엘리트의 삶을 살아가지만 변질되어 버린 형남.






소설은 이들 집안사람들 이야기로 서술되며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돈 앞에 장사 없다. 좋던 형제 사이가 금이 가고 멀어지는 것도 돈 때문이다. 가장 가까울수록 함부로 한다. 작품은 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이 집안사람 전체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저자의 말에서 피보다는 이념, 이념보다는 돈이라고 했다. 돈을 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표지가 뭔가 에세이 느낌을 주는 이 책은 한 개인의 오랜 경험에서 온 결과물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검색해 보니 기업인이라는 점이 놀랍다.

쉽게 말하는 천민자본주의의 민낯, 계급주의, 엘리트 문화는 이제 양극단으로 치우친다.


도박, 음주, 약물, 중독, 매춘, 가정폭력 인간사 감당할 수 없는 그 모든 이야기가 펼쳐진다. 왜 제목이 포기할 자유인지 덮으며 깨닫는다. 절망에서 건져 올리는 미미한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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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기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로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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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로북(펴냄)






철학 입문서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이다. 첨단과학의 시대, 철학이 주는 가치는 특별하다. 사유하지 않는 인간, 도무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짧은 영상, 숏폼, 유튜브, 릴스가 병든 현대인들의 마음을 얼마나 어루만져 주는지는 모르겠다. 이미 다 성장한 어른도 그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몇 분 만에 한 번씩 폰을 들여다보곤 하는데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자주 듣는 경제 뉴스에서 놀라운 기사를 접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절반이 스마트폰 과의존도, 그중 일부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9세 이하 어린이 중에 스마트폰 중독 비율도 높았다 ㅠㅠ ( 과학의 긍정적인 기능을 믿는 사람이자 동시에 과학의 편리에 대해 우리는 그 대가를 달게 치를 것이다 ) 불과 10년 후쯤이면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철학자인 저자, 서양 근현대 철학을 넘나드는 연구를 하시는 분이다. 책은 인간, 지식, 도덕, 행복, 종교, 세계, 자연, 제도, 사회, 역사라는 열 가지 테마를 다룬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저자의 사유를 읽고 한 줄로 써볼까?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란 다양성이다!!!

물론 철학을 이런 사조, 저런 사조로 나눌 수는 있지만 철학자의 숫자만큼 다양한 것이 철학이기도 하다. 철학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이 있다. 철학 말고 철학 하기를 배우라!!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철학! 그 양대 산맥으로 시작하는 서양 철학!






현대 철학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면서 바뀐 철학 개념들, 의식 변화를 함께 다룬다. 푸코가 말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의 저서 《말과 사물》을 읽었을 때 너무 어려워서 이해되지 않던 철학소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다 ㅎㅎ독일의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포스트 휴머니즘 개념도 흥미롭다. 추가로 자료를 좀 더 찾아보면 그는 푸코의 죽음의 사유를 비판적으로 보았다. 이를 죽음이라는 한계로 정의하기보다는 보편 인간으로서의 개념이 붕괴되면서 그 다양성이 여러 맥락에서 해석되는 복잡 다양한 존재로 언급했다. 이 부분 무척 흥미롭다. 앞으로 더 연구해 보고 싶다.





칸트의 정언명령을 따랐다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철학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는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다. 칸트의 말은 자기 행동이 모두가 따라도 괜찮은 원칙인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위 하라는 명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히만은 이를 부분적으로만 취했다.





뒤로 갈수록 몰랐던 철학 사유, 철학자들이 언급되어서 더 좋았다. 게티어나 야곱 폰 웩스쿨 같은 철학자들은 따로 검색을 해봤을 만큼 흥미로웠다. 철학 입문자에게도 기존 철학 책을 많이 보신 분에게도 유용할 책이다. 철학 없는 시대, 사유의 부재 시대에 철학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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