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열고 숲을 살리다 - 명품名品 임도林道를 위한 산림기술사의 사색
김영체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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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체 지음/ 클북










초록 초록한 책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6월 마지막 날이다. 30도를 넘는 날씨, 자꾸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게 되는 오늘 먼저 책날개를 살펴봤다. 숲 인문학자라는 꿈을 가진 저자는 2015년부터 쓴 감사일지를 썼다. 일지는 습관이 되었고 기록이 되고 마침내 여러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일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어제부터 일기 쓰기 챌린지를 다시 시작했다. 매일 쓰는 일기에 '챌린지'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니 하나의 의미가 된다^^ 글 쓰는 직업, 그 모든 사물의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더하는 작업 아닐까...

물길을 트듯 길을 열고, 나무와 숨결을 맞추듯 숲을 살리는 사람..... 지난봄, 우리는 심각한 화재를 겪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재난이다 ㅠㅠ 잃어봐야 마침내 그 귀한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숲이 그렇다...






책은 산림공학 기술자의 필독서이지만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다. 땅과 나무, 사람과 기계 사이에서 30년을 묵묵히 걸어온 산림기술사의 내면이 담긴 '기술적 사색'의 기록이다. 공학과 감성의 만남,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 책은 임도를 단순한 길이 아니라 숲과의 공존을 위한 구조물로 새롭게 정의한다. 드론 라이다(LiDAR) 측량, 타당성 평가, 감리와 같은 최신 기술을 포함하면서도, 중심에는 늘 현장 경험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임도의 99%는 노선 선정이다.” 숲을 해치지 않고도 숲에 닿는 길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실패의 기록조차 정직하게 공개했다.






전문적인 내용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조금 쉽게 적어보면

임도는 숲을 가르는 길이 아니라 숲과 공존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또한 숲 전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려면 임도망(길의 네트워크 구조)이 필요하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실제 땅을 밟고 보는 현장 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임도측량은 단순히 수치만 재는 게 아니라, 현장 상황을 고려한 노선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 이렇게 다 쓰다 보면 스포가 된다 ㅎㅎ 결말에서 저자는 말한다. 임도는 숲을 위한 길이라고! 기술과 생태, 사람과 자연의 균형을 생각하는 윤리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 우리 일반인들은 이것만 기억하면 될 듯)




특히 인상적인 점은, 기술과 철학이 하나로 엮여 있다는 것이다. 임도는 자연을 개척하는 도구가 아닌, 자연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의미심장하다.

임도 설계나 산림공학에 몸담은 전문가뿐 아니라, 자연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누구에게라도 이 책은 깊이 있는 울림을 줄 것이다.



한 번 만든 길은 되돌릴 수 없다. 이 책은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써 내려간, 숲의 길에 대한 기록이다. 임도를 통해 숲을 읽고, 나아가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게 만드는 한 권의 진정성 있는 기술서. 명품 임도를 위한 사색의 글이다. 가장 진솔한 체험의 기록이다. 읽으면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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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술사시험, #일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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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의 인생 시 필사 노트
나민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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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 교수 해설로 읽는 시 큐레이팅,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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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의 인생 시 필사 노트
나민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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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나민애 지음/ 포레스트북스










한 줄의 시가 하루를 견디게 했던 날들이 있다. 시는 잘 모르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어쩌면 시를 읽는 그 자체가 좋았는지도 모른다.

먼저 나민애 교수를 소개하자면 나태주 시인의 따님이시다. 얼마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것을 들었다. 어릴 때 아버지는 시 한 편을 완성하시면 온 가족을 불러 앉히시고 시를 읽으셨다고 한다. 그러면 가족들이 시에 대한 느낌 혹은 고칠 부분을 말해야 하는 시간이었다고 ^^

가정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시인의 따님이 국문학을 전공하고 교수가 되고 글을 쓰는 것.... 참 아름다운 일 아닌가. 저자는 시란 무엇인가? 시는 이름 붙이기라고 말한다.


책에는 한국의 서정시, 귀한 시들이 주제별로 서술되어 있다. 처음 맛보는 시, 작은 위로가 필요한 시, 사랑, 가을이나 바람 같은 시, 나에게 말을 건네는 시까지... 어느 주제든 다 좋았다. 특별히 하나를 고르기 힘들 만큼 77편의 시가 주는 느낌은 따뜻했고 다정했다. 단순히 여백에 필사만 하는 것이 아닌 읽으며 깊이 사유하고 결국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 큐레이터 나민애 교수는 필사란 “말의 감각을 손끝으로 익히는 일”이라며, 시를 고르고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언어의 밀도와 호흡을 온몸으로 체험하도록 집필했다. 시 필사는 시인의 호흡, 쉼표 하나까지도 인식하는 일이라 매우 섬세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위로와 감정 정리가 필요한가! 삶의 우울, 외로움, 그리움 같은 섬세한 감정 상태를 시와 해설이 정리해 주는 느낌이다.

공광규 시인의 언어처럼 별을 닦는 나무 같은 사람,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라는 안희연 시인, 시는 아픈데 정녕 낫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승희 시인, 오은 시인의 기발한 시 그곳,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이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성선 시인.

















너도 나도 외롭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차라리 홀가분하다. 우리 모두 함께 외로운 것이라면 따로, 또 같이 외로워도 조금은 덜 외롭다 p89







책을 덮고 생각해 본다.

책의 부제를 시의 역할, 시의 소임이라고 써도 될 것 같다. 시에게 무슨 역할이 있고 소임이 있을까? 그러나 만약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다했다.


나태주라는 한국 문단의 큰 어른이 뿌리고 가꾼 씨앗 하나가,

이제는 커다란 나무가 되어 한여름 뙤약볕, 잠시 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랄까.

나민애 교수의 해설은 단단하다. 나도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시 플레이리스트, 꼭꼭 눌러담아 혼자만 알고 싶은 시!!






#필사 #인생시필사 #근현대시

#단한줄만내마음에새긴다고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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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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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14권 역시 시작부터 흥미롭다. 바로 초반 몰입 성공!!!!

한 아이의 실종, 낯선 은자의 출현, 신분을 감춘 청년, 그리고 진실을 위장한 어른들의 권력 싸움 ㅠㅠ


루넬 집안은 수도원 측과 사이가 좋았고 4년 전 그는 아들을 수도원에 맡긴다. 수도원장에게 아들의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미리 부탁한 채로 그는 유명을 달리했다. 리델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걸까? 어린 아들을 맡긴 데는 이유가 있었는데...


억센 할머니의 야욕을 알았기에 더욱 아들을 수도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손자의 결혼을 통해 그 모든 영지를 모두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ㅠ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어리석음에는 끝이 없다네 p80


중세 내전의 혼란 속, 수도원과 귀족 가문 사이에 끼인 어린 리처드는 마치 자신도 모르게 어른들의 게임판 위에서 흔들린다. 수도원장의 고집, 할머니 디오니시어의 집착, 그리고 숲속 은자의 불길한 경고는 리처드를 점점 숲 깊은 곳으로 몰아넣는다.


도망친 농노를 쫓던 드로고 보시에의 죽음, 사라진 안장주머니.

허브 밭을 가꾸기에 열중하던 캐드펠수사가 다시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도 그의 추리는 인과관계 중심으로 진행된다.


캐드펠은 단지 살인을 해결하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은 시리즈의 14권에서 또 한 번 깨닫는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관찰자로 때로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악한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숲속에 감춰진 배신과 신분 위장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며,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은자 커스러드와 청년 히아신스가 감추고자 했던 것은 뭘까? 리처드를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모두 우리가 피하고 싶은 진실의 얼굴이기도 하다.

강제 결혼을 하게된 리처드, 그리고 당돌하고 똑똑한 예비 신부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 영상화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즐거움!! 시대상을 엿보는 재미, 근원적인 욕망은 중세나 지금이나 어쩜 이렇게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 놀랍고 또 놀랍다.


법이란 엄정하며 특히나 농민과 농노, 땅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혹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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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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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 단편소설집/ 황금가지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 작가, 책의 서문에 담은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일본보다 더 빠르게 출간된 단편 모음집!! 다행일까 불행일까 작가의 전작을 읽은 적 없기에 더 순수한 독자의 자세로 즐길 수 있었다 ^^





친구 다니무라의 석연찮은 부탁, 밤마다 그를 쫓아오는 발소리는 누구일까? 도입부터 가슴 서늘하게 하는 이 소설!!

《발소리》 범인은 매우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연쇄살인범 인터뷰를 보면 그들은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있다. )


요절한 연인 미야코, 유령이 되어 나타나야 했던 이유는 뭘까?

한을 품고 죽은 자들은 죽음 이후에도 평안을 얻지 못하는 걸까... 죽음 이후라도 제발 편안하기를!

논리적인 인과관계보다 죽은 이의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 초점을 둔 독특한 설정이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좋아하는 독자, 심령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추천할만하다. 작가들은 자신의 문장에 계획한 것을 담기 마련이다. 좋은 소설은 대화 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는다. 소설의 중심이 될만한 혹은 주제가 될 만한, 혹은 작가의 세계관 등, 그렇다면 이 부분 역시 완벽하다!!





인간이란 행복해지려고 몸부림치면서도 어째선지 불행해질 만한 일을 저지르는 법이죠 p133


《아마기 산장》 광기에 사로잡힌 노학자는 분명 일제강점기 731부대 소속 의사가 아니었을까... 단편 소설이라 스포가 되기에 내용을 일일이 다 쓸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전하고 싶다. 이 소설은 무척 자극적이고 잔인하고 그러나 꼭 알아야만 하는 역사를 다룬다.

살아있는 자를 해부하고 그 결과를 미국에 넘긴 일본에 대해, 작가는 마지막 문장을 통해 따끔하게 경고한다. 사람의 모습을 띈 괴물들의 세상, 시대와 이름을 바꾸어 언제 다시 이 나라에 발호할지, 그걸 감시하는 것이 펜을 쥔 자의 소임이라고.

전쟁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이 작가를 일본에 태어나게 해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해안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남자, 이 소설의 시점은 '~었다'가 아니라 '~이다' 즉 현재 시점으로 쓰였는데 이렇게 쓰인 문장을 읽으니 훨씬 객관적인 느낌이 든다. '전생활사건망'이라는 진단명... 기억을 상실한 남자는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국가 기관에 고용된다. 가능하다면 삭제하고 싶은 과거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과거는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심리학자 린의 말에 눈물이 나는 것은 나뿐일 듯.... 《제로》

자신이 누구인지 계속 생각하다가 사람은 평생을 끝마쳐. 그저 현재를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p316


사회파 소설의 대가 다카노 가즈아키 데뷔 20주년 기념!! 나는 사회파 소설 작가들을 존경한다. 추리 혹은 장르적 문법을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모든 소설에는 이 시대를 말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단의 기억보다 개인의 기억이 더 정확하다는 최영미 시인의 말씀처럼! 그것은 작가들의 소명이며 따라서 다카노 가즈아키 작가는 그 소명을 실천하는 작가로 기억할 것이다.


몸부림치면서도 불행을 저지르고 과거는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사람의 모습을 한 괴물들의 세상....

각 단편의 핵심 단어( 내가 생각하는 핵심 ㅋㅋㅋ)를 이으면 위의 문장이 된다. 다카노 가즈아키! 남들 다 읽었다는 이 분의 소설을 이제 도장깨듯 일어볼 생각이다.


#죽은자에게입이있다. #박춘상옮김

#13계단 #다카노가즈아키 #사형제도 #사회파미스터리

#일본스릴러 #기억과속죄 #진실의무게

#정의란무엇인가 #문학과윤리 #강력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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