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혀끝의 기억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후카자와 우시오 지음, 김현숙 옮김 / 공명 / 2025년 5월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후카자와 우시오 / 공명

먼저 책의 저자를 살펴보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재일 교포 소설가라고 한다. 재일 코리안들의 삶, 디스아포라를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녹여내신 이번 책!! 한국과 일본 사이에 낀 감정으로 추억이 된 이야기들을 책으로 풀어냈다. 소소하게 담담하게 그러나 마음이 아리기도 했다.

“기억이 지나간 자리마다, 음식이 있었다.”라는 문장!!

누군가의 인생을 맛본다면, 그건 결국 음식의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냄새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소리나 촉각 혹은 미각으로 떠올리기도 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남겨주신 마지막 김장 김치 한 포기를 끝내 먹지 못하겠더라는 지인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혀끝에 남은 기억들을 따라가는 음식예찬... 김치, 스시, 컵라면, 프라이드 치킨, 보쌈, 수제 초컬릿 등 다양한 음식이 소환된다. 아 배고파 ㅎㅎㅎㅎㅎ

김치 앞에서 ‘진짜 한국인’인지 아닌지를 가늠당하고, 스시와 컵라면이 언니의 죽음을 소환하는 장면에는 나도 눈물이 ㅠㅠ

프라이드치킨이 입시의 스트레스 냄새를 풍길 때, 그녀에게 음식은 어떤 의미였을까....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저자, 대지진의 악몽에서는 조선인임을 숨기고 살아야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 그들의 삶을 떠올리며 저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은 저자와 비슷한 세대의 재일 일본인들의 삶이란.... 본인의 소설 속에 아리랑을 부르며 춤추는 인물을 묘사한 책의 저자 ㅠㅠ

‘어떤 한국인’도 ‘어떤 일본인’도 되지 못했던 한 여성의 복잡한 감정을 음식이라는 가장 부드럽고 구체적인 언어가 되어 독자들 손에 쥐어졌다. 김치에 대한 애도, 묵은 감정에는 아마도 조선인임을 숨기고 살았던 당대 어른들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리고 “너는 밀크티 같은 애가 아니구나”라는 한마디. 차별과 편견은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곧 다이어트와 자기검열, 감정 억제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 모든 무게의 끝에서, 그녀는 말한다.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충분하다고.”

익숙한 음식은 결국 나를 품어준다^^

사랑도, 싸움도, 이별도 포근히 품는다.

‘사람은 8할이 음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작가 김민정의 추천사에 무척 공감하며 글을 닫는다. 참 애틋안 작은 슬픔이 나를 감싸는 기분이다.

『스포츠 의학으로 보는 필라테스 티칭 바이블」

스포츠의학으로 보는 필라테스 티칭 바이블 - 필라테스 지도자를 위한 해부학과 자세평가
데비 로렌스 지음, 오은수 옮김 / 프로제 / 2025년 6월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이유

데비 로렌스/ 프로제

운동의 중요성, 건강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만큼, 신체적 정신적으로 조화로운 건강은 중요하다!!

책의 저자님 약력을 살펴보니 무려 30년 이상의 피트니스 전문가이자 교육자 경력을 보유하신 분!! 영국 최대 피트니스 교육기관 CYQ의 정통 필라테스 커리큘럼 교재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필라테스의 이론과 실전에 해당하는 두 개 영역으로 초보 입문자부터 전문가나 교육생까지 두루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고작 필라테스 한두달 해 본 나로서는 무척 흥미로운 세계이며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다. 잘 되지 않는 자세부터 이 자세가 과연 어디에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을 해결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한때 유행하던 운동이 아닌 관점으로서의 접근!!

몸의 정렬과 균형, 회복과 예방까지 아우르는 과학적 훈련법이자, 그 가치를 알아본 이들이 점점 더 전문적인 티칭을 요구하는 시대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해부학과 생리학, 교육학 이론을 먼저 언급하고 그 토대 위에 필라테스라는 운동은 입혔다는 점이다.

단순한 동작 나열이 아닌, 수강생의 신체 조건에 맞춘 프로그램 구성, 정확한 자세 평가와 피드백, 동작 분석법 (특히 시각화되어 있어 한 눈에 따라해보기 쉽다^^)

나아가 학습자와의 소통 방식까지 이 한권에 담았다. 또한 여러 학파의 흐름과 특징을 통합적으로 비교해 예비 강사에게는 탄탄한 이론 토대를,

현직 강사에게는 새로운 통찰과 실무 감각을 익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우리 현대인들은 어떤가? 스트레스 해소와 자율신경 조절에 유익한 운동이다.

호흡과 집중을 강조하는 특성!! 움직이면서도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실 요가랑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훨씬 다이나믹하고, 웨이트보다 섬세하게 정신과 신체를 동시에 케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ㅎㅎㅎ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잘 가르치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잘 하다보면 남을 가르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몸과 마음이 단단한 삶을 살고 싶은 모든 이들!!! 이제 막 필라테스에 눈을 뜬 나같은 초보 입문자에게도 무척 재밌고 유익한 책이다. 더군다나 책을 통해 만난 의학적 상식들!! 전문 지식들은 평소 건강에 대해 소홀한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혹은 수업에 임하는 모든 강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역시 실전이 중요하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 탐구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에 관한 탐구
리 앨런 듀가킨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6월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리 앨런 듀가킨 지음/ 동아엠앤비

동물들의 소통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 것은 이 책을 통해서다.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연결'되지 않음, 혹은 불통은 정말 힘든 순간일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어떨까?

이런 탐구를 위해 아마존, 밀림, 정글, 혹은 오지로 떠나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충격 또 충격이었다. 배고픈 동료를 위한 피를 통해 먹이를 나눠주는 박쥐들의 연결성. 바위너구리들의 평등한 연대가 다른 동물에 비해 긴 수명을 유지시켜주는 장면도 흥미롭다. 돌고래들은 어떤가? 어부와 연대하여 사냥하는 돌고래들은 파벌이 서너 개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붉은 털원숭이들의 그루밍 또한 놀랍다. 죽은 동물을 기억하는 까마귀, 혹은 과장 구애 협력자들 마나 킨들의 네트워크 등, 이들을 어떻게 동물적 본능에 충실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어미이자, 친구이자 경쟁자 혹은 연대자 때로는 배신자로 정의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 많은 동물 행동학자들이 생명체들의 네트워크를 연구했다. 우리가 SNS를 통해 관계를 맺고 정보를 나누고 감정을 교류하듯, 동물들 또한 보이지 않는 연결망 속에서 생존하고, 돌보고, 협력하고, 배려하며 살아갔다는 것!!

어떤 동물의 모습에서는 ‘이타성’이 인간만의 윤리적 행동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화적 선택이라는 것도 엿볼 수 있다.

관계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 저자는 오랜 연구를 통해 사회성, 우정, 협력, 의사소통, 심지어 문화까지도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아니라고 말한다. 결국 이 책은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넘어서자고 말한다.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우리가 SNS를 통해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이유, 협력과 공존을 추구하는 본능이라면, 이 모든 것이 동물의 세계에서도 이미 깊고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먹이, 번식, 권력, 안전, 이동, 의사소통, 문화와 건강이라는 각 챕터의 제목은 동물 행동을 분류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인간에게 적용하는 연구 과제와 다른 점이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결국 저자는 말한다. 물론 사회적 네트워크에는 파벌이 있을 수 있다. 과거 단순했던 동물 행동 연구가 이렇게 다양해지고 폭넓어졌다는 점 놀랍다.

#동물들의소셜네트워크, ##리앨런듀가킨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 #야생의연결

#동물사회 #과학책추천 #동물학추천

『AI를 압도하는 내면 경쟁력」 인간다움으로 길을 찾는 여정....

AI를 압도하는 내면 경쟁력 -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7가지 인간다움의 힘
이헌주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5년 6월

이헌주 지음/ 라이프앤페이지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심리상담사, 심리 전문가의 AI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떠할까?

기술은 상상을 앞서가고, AI 관련 기사는 부정적인 기사다 훨씬 더 많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내면 가치를 가져야 할까? 책 서론에서 저자의 어린 시절이 소설처럼 오마주 된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 부분 인상적이다. 저자는 ‘인간다움’이라는 답을 제시했다.

1강 '인간의 고유성'에서는 단순한 존재 이상의, 방향을 찾아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조명한다. 기계는 따라 할 수 없는 고유한 삶의 궤적, 그 잃어버린 길을 찾기 위한 내면 나침반을 다시 세워보게 한다.

2~3강에서 우리가 실제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기술의 격차가 아니라 '나다움'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운다. 나를 찾기 위해 내면 욕구를 들여다봐야 한다.

책 중반부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와 즐거움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기 인식.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상상력을 언급한다. 여기서 상상력이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인간만이 가진 미래 생성의 힘을 의미한다. 상상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 그러나 과연 이 여정이 늘 순탄하겠는가!!

상처 입은 자아는 오히려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바닥이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의미의 시작점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바닥을 친다는 것은 다시 시작점이다!!! p145

성공 경험이 아주 작은 성공이라도 그것이 모여 거대한 삶의 흐름을 바꾼다. 학습된 무기력에 갇힌 우리에게, 행동과 실천이 어떻게 내면의 뇌 구조마저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일상의 작은 습관이 우리를 얼마나 멀리 데려갈 수 있는지를 이보다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의 마지막 장 관계에서 기술이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것,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다. 나의 가능성을 ‘발견해주는 사람’, 삶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 롤 모델,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빛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결국 사람이라는 빛이 나의 길을 밝힌다.

이 책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기술이 아닌 존재 그 자체로서의 인간에 대해 다시 사유하게 한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깊이, 감정의 진폭, 그리고 회복력과 연대의 가치. 그것이 바로 ‘AI를 압도하는 내면 경쟁력’이 아닐까.

읽는 내내 나의 삶이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경험. 지금 혹시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은 함께라는 느낌을 줄 것이다.

“내 안의 가능성, 인간다움으로 길을 찾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AI시대인간다움 #내면의힘 #이헌주작가

#인간의고유성 #나의발견 #상상력과회복력

#관계의빛 #성장에너지 #자기이해 #심리서추천

『 테이블 포 투」 집약된 세계관, 위트와 절제미

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에이모 토울스 소설/ 현대문학

《우아한 연인》의 작가, 《모스크바의 신사》 《링컨 하이웨이》의 작가. 애이모 토울스 작가님 신간!!

이 소설집은 저자의 첫 소설집이라고 한다.

말하는 화자가 여성이라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토미의 아내이기도 한!!

두 사람은 매주말 아이를 베이비시터에서 맡기고 함께 식사를 하고 홀에서 콘서트를 본다. 적당히 성공한 남편과 자상한 아내.

이 콘서트를 녹음하는 노인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는데...

노인의 집에 찾아간 토미,

죽은 아내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난 처음부터 토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ㅎㅎ

에이모 토울스는 단편이라는 형식 속에서도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직조해낸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망설이며,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과 타인을 ‘마주하는 법’을 배워간다. 독자에게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우아함'과 '절제'라는 두 단어, 그것은 에이모 토울스가 글을 쓰는 방식이자, 등장인물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독자를 크게 흔들지도, 억지로 끌고 가지도 않는다. 대신 정교하게 짜인 문장과 장면들로 독자가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맞아, 인생이란 그런 거지.”

『테이블 포 투』는 독서가 끝나도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다. 비록 짧은 이야기지만, 그 안에 놓인 감정의 결은 깊고 단단하다. 사랑과 우정, 후회와 가능성 사이에서 맴도는 삶의 조각들이 하나하나 마음을 두드린다. 길고 오랜 여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본인이 겪은 일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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