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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의 참회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와!! 시리즈의 마지막!!! 20권이다. 《캐드펠 수사의 참회》라는 제목이 주는 상징성!!
중세 수도원의 고요함 속에 숨겨진 치열한 인간사의 갈등,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참회'라는 키워드는 그 어떤 범죄의 진상보다도 더 무거운 울림을 준다. 어느새 12세기 모드 황후와 스티븐 왕의 갈등, 내전도 치열해진다.
여기 소설에서 십자군이 언급되는데 이것은 캐드펠이 수도사가 되기 이전에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으며 살생에 대한 속죄로 그는 수도사가 되었다. 올리비에 드 브르타뉴 왕의 군대에 사로잡힌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
캐드펠 수사가 자신의 과거 즉 젊은 과부와의 사랑, 그리고 태어난 아들을 회상하는 장면. 성직자임에도 자신의 사랑을 권리를 책임을 부인하지 않는 모습 놀랍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창조주께서는 당신의 피조물들 가운데 가장 하찮은 것이라도 쉽게 저버리실 수 있을까요 p35
이 장면에서 왜 뜬금 눈물이 아는 걸까 ㅠㅠ 올리비에를 떠올리는 장면 묘사는 정말 이 작가만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여성작가만이 쓸 수 있는 문장!! 수도사로서 맺은 신과의 약속을 깨뜨리면서까지, 그는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선택한다. 수도원의 담장을 넘어선 그의 발걸음은 오히려 가벼워 보였다.
결국 캐드펠이 가장 치열하게 싸워야 할 상대는 바로 그 자신이었다. 스스로 선택하여 진심 어린 서약을 한 뒤 들어온 이곳. p42
『캐드펠 수사의 참회』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완결’이다. 단순히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인물의 내적 여정이 완성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수도사이자 약초사, 그리고 이제는 아버지로서의 진실한 얼굴을 드러낸 캐드펠은, 고뇌하고 흔들리며 마침내 과거를 직면하고 스스로를 용서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가장 빛나는 성취이다.
회의장에서 모드 황후의 발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장면 속이 시원했다. 걸크러쉬~~!!!!!ㅎㅎㅎㅎ 그리고 이 장면에서 캐드펠 수사의 전쟁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작가의 생각이기도 하다. 서민들의 삶은 관심도 없이 자기들 권력만 다투는 모드 황후와 스티븐 왕의 모습 ㅠㅠ
고통은 도처에 있소. 안에서나 밖에서나 고통이 숨을 곳은 없지. 그게 세상의 본질이오 p104
결국 캐드펠 수사는 단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에만 주력하지 않는다.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직면하고 끌어안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정의와 가족, 신념과 사랑, 그리고 인간의 구원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모든 열정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 20권에 녹아있다. 긴 여운과 울림을 주는 기념비적인 소설이다. 이번 세기에 누가 쓴들 엘리스 피터스만큼 쓰겠는가!!!!
실제 역사와 소설과의 접점을 살짝 언급해 보면 (나는 이런 역사적 사실 찾기에 무척 진심인데)
소설은 이 무질서의 시대 말기, 그러니까 1140년대 후반~1150년대 초 즈음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점은 모드 황후가 여전히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쟁의 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던 시기다. 소설 속 사건의 발단은 모드 측 기사들이 스티븐 왕의 병사들에게 사로잡히면서 시작된다. 특히 캐드펠의 숨겨진 아들, 올리비에 드 브르타뉴가 포로로 잡힌 뒤 의문의 실종 사건 발생!!
캐드펠은 이를 계기로 수도원을 떠나 전쟁 협상 회의가 열리는 코번트리로 향하고, 그곳에서 정치적 음모와 살인 사건이 얽힌 미스터리 속으로 휘말리게 된다. 너무 줄거리를 다 말하는 듯 ㅋㅋㅋ이 회의 자체는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전쟁의 혼란 속에서 다양한 협상과 포로 교환, 외교적 술수가 빈번했던 당시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모두가 참회하게 하는 소설~~~!!
♣ 소설 1권부터 언급되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갈등!! 실제 역사적 배경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무질서의 시대라 불린 1150년. 헨리 1세의 딸 모드 황후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황후였고, 헨리 1세가 아들이 죽은 후 그녀를 후계자로 지명한다. 그러자 헨리 1세가 죽자, 조카 스티븐 블루아가 먼저 왕위에 올라 스티븐 왕이 된다. 이에 대해 모드 황후와 그녀를 지지하는 귀족들이 반기를 들면서 장기적인 내전이 벌어진다. 이 내전은 지역 귀족들의 이권 다툼과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며, 일반 백성에게도 큰 고통을 안기는데...
결국 1153년, 스티븐 왕은 모드의 아들 헨리 2세(훗날 플랜태저넷 왕조의 시작)에게 왕위를 넘기기로 하고 평화협정을 맺는다.....
작가는 단지 ‘시대를 빌려온 것’이 아니라, 중세 정치와 종교, 개인적 윤리의 충돌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소설에 녹여낸다. 전쟁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캐드펠이 보여주는 인간적 선택과 참회는, 어지러운 시대 속 인간은 어떻게 정의롭고 진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보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소설을 관통하는 큰 주제이기도 하다.
덧: 이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으면 좋겠지만, 순서와 무관하게도 읽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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