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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말을 할 수 있는 사나이 ㅣ 환상문학전집 38
안드루스 키비래흐크 지음, 서진석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평점 :
안드루스 키비래흐크(지음)/ 황금가지(펴냄)
문명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야만인가?
야만이라는 단어를 쓰기 싫어서 비문명이라 썼지만 그 단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환상문학, 소설은 문명 VS 비문명의 충돌을 은유적으로 서사한다.
전통적인 숲의 삶이 아닌 문명적인 마을의 삶을 살기 위해 떠난 레메트 가족의 이야기
아버지는 문명을 사랑했고 어머니는 그 반대였다. 레메트는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그들 전통인 뱀의 말을 할 수 있었다. 뱀의 말을 할 수 있는 아이, 그가 주는 상징성!!!!!! 뱀을 친구라 생각하는 아이, 그리고 뱀을 죽이려 달려드는 요하네스....
주인공 외에도 패르텔이라는 인물이 떠오른다. 마을로 간 그의 가족은 세례명 패트루스를 받은 후 완전히 마을 사람이 되어 버린다. 패르텔 가족이 변화하는 과정이 마치 급진적인 문명에 세뇌당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불과 10년 전에 만 해도 스마트폰을 몸에 장착하지 않았다. 폰을 잠시 두고 나가도 생활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문명과 이기의 측면에서 거의 두 달째 붙들고 있는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가 떠오른다. 아.... 문명 좋기만 한가? 비인간의 고통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소설은 많은 질문을 던진다.
삼촌 보텔레, 철갑 인간, 북녘 개구리, 곰과의 결혼, 달빛 두들기기 등 소설은 흥미로운 소재 가득하다.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며 또한 상상력 없이 가닿기 힘든 부분이 있다.
▶▶▶▶(여기서 나의 이야기)
책 사진을 찍으러 야외로 나가는 편. 집중에서 책 사진에 매달려있다 보면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고양이. 한눈에 반해버렸다. 며칠 전 포근했던 날, 오랜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와락 끌어안고 싶었지만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물었다.
"추운데 지내기는 어때요?
"그럭저럭 지낼만해"
......
"예전에 본 검은 고양이가 요즘 통 보이지 않아요. 좀 찾아봐 줄래요?
"오케이."
그리고 우리 사이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
근데 인간 말을 할 줄 아는 고양이는 처음 본다고 하자, 그가 쿨하게 말했다. 내가 인간 말을 하는 게 아니고 네가 고양이 말을 알아듣는 거라고...
아하! 그렇구나 ◀◀◀◀ (우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덧. 스마트폰 없이 얼마나 견딜 수 있나요? 하루? 반나절? 한 시간?...........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해 보이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