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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ㅣ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평점 :
알베르 카뮈(지음)/ 책세상(펴냄)
카뮈!!!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그러고 보니 카뮈 리뷰에 항상 같은 문장을 쓴 것 같다. 카뮈, 피에 누아르...... 알제리 독립전쟁의 명암, 프랑스가 루브르에 전시한 미술품들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흐르면서 한편으로 저 대약탈 박물관!!!!!!! 남의 것 훔치고 뺏어서 전시ㅡ 도둑질을 전 세계에 자랑하는 느낌? 없지 않다.
( 아! 오늘은 돌이 여러? 군데서 날아올 것 같다)
그러면서 너는 카뮈를 왜 읽는데라고 묻는다면? 그는 최소한 오늘날의 작가들처럼 컴퓨터 앞에서만 글을 쓰지 않았다. 청각장애인 어머니, 가난한 어린 시절, 기자 생활, 레지스탕스 운동, 정치적 추방 등 그가 몸소 겪은 서사를 글로 옮긴 작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단순히
그 작가가 '싫다' '좋다'로 읽을까 말까 정하지 않기 때문,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오히려 더 읽게 된다. 삐딱이 정신!!!
카뮈가 이 소설을 쓸 당시 그의 상황은 비참했다. 반스탈린적 태도로 인해 절친 샤르트르 무리와 결별, 알제리 전쟁이 터지자 알제리 폭동 진압 vs 알제리 민족 해방운동 그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아서 양쪽에서 화살을 맞았다. 지식인의 삶은 참 고단하네...
《이방인》은 각기 다른 출판사로 3 독한 책인데 읽을수록 더 어렵다. 이 작품 《전락》을 일으며 더 고뇌하게 된다. 주인공 클라망스의 고백체로 서술되는데 일종의 모노드라마, 연극, 소설, 에세이를 동시에 읽는 기분이다. 당대 카뮈 자아성찰, 복잡한 내면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 읽고 있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가 마구 묻어나는 작품이다. 주인공 클라망스가 결국 타인을 비판하고 옹호한 것은 자신을 향해 겨눈 화살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라면 위선적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감히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어?
자살하려는 여자를 방조한 클라망스도
sns 댓글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우리 현대인들도...... 다르지 않다. 불과 얼마 전에도 학교 폭력 피해자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았던가!!
"우리 모두 다 같이 죄인이 되면 그야말로 민주주의"라는 카뮈의 문장은 뼈 때리는 듯하다.
오늘 카뮈 리뷰를 쓰면서 한 분이 떠올랐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 카뮈에 대한 양가감정, 그분은 좀 더 반감 나는 양가감정 같은 감정....
프랑스인의 알제리 점령, 파리가 해방되고 세계대전이 종전되었지만 알제리 해방의 길은 멀고 멀었다. 특히 세디프 대학살은 유럽에서조차 기억하는 이 없다..... 인구의 15%인 15만 명의 죽음을 치르고서야 프랑스로부터 풀려났다.
온갖 자원이 묻힌 나라, 석유 보유량 세계 4위, 국토 면적 세계 10위인 알제리를 점령하기 위해 프랑스가 한 짓은 일본이 한 짓에 못지않다.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는 알제리 여성들을 강간하고, 청년들을 죽음의 전선으로 얼마나 갖다 끌어 처넣었는지 그 숫자를 다 쓸 수 없을 만큼 아! 계속 쓰다가 욕 나오고 말 듯 ....... ( 이 부분은 예전에 이방인 리뷰에서 쓴 적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내용 적다가 책 내용이 줄어들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
카뮈에 대한 나의 양가감정.....
소설의 제목 전락의 사전적 의미: 아래로 굴러떨어짐, 타락하거나 나쁜 상태에 빠지게 됨.
왜 배경이 암스테르담일까? 그것도 카뮈가 단 하루 머물렀다는 도시, 물에 대한 상징성.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제목인 전락도 그렇다.
내가 사랑하는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지하 생활자의 그 미친 듯이 쏟아내는 독백이 떠올랐다. 내 사랑의 또 한 축인 《인간실격》의 요조가 떠올랐다. 지하 생활자와 요조가 너무 나 같아서,,,, 마치 나를 보는 듯한 감정, 클라망스가 자신을 변호하는 찌질한 모습 역시 나와 같지 않다고 말할 용기는 없다.
요 며칠, 난 매일 밤 죽은 다자이가 떠올랐다. 첨단 과학의 시대 만약 그를 다시 살려낸다면 사는 게 죽는 거보다 힘든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고 싶다. 그래도 그는 또 다섯 번이나 죽음을 시도할까? 이번엔 절대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아! 이 미친 사랑!!